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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 바다의 광시곡 (Dark Ocean’s Rhapsody)
작가 : 김솽
작품등록일 : 2016.9.1

일체의 공기도 허락치 않는 진공의 바다, 불과 수백년 전만 하더라도 일체 사람의 손길을 허락치 않던 이 칠흑의 원시 바다는 어느 샌가 사람들의 손에 더럽혀진 채 각종 마기(魔器)의 잔해들로 이루어진 데브리들이 강을 이루어 씁쓸한 냉소를 흘리고 있었다.

세상을 뒤덮듯 혼재한 프로파간다 속에 이제는 그 누구도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이 옳지 않은 것인지 단언해 이야기할 수 없는 그런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저 자신이 믿는 정의가 옳은 것이라 스스로 자위하며 지금까지 그래왔듯 걸어온 길을 계속해서 나아갈 뿐이다.

 
Chapter 1. 트라우마 (Trauma) - (4)
작성일 : 16-09-08 13:38     조회 : 394     추천 : 0     분량 : 6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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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예요, 정말! 잠깐 나갔다 온다더니 어딜 그렇게 쏘다니다 온 거예요?"

 

  유나는 한창 신혼인 아내가 남편에게 그런 것처럼 한 나절 내 멍하니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시우를 기다리다 잔뜩 심통이 난 상태였다. 하지만 물론 진심이 담긴 그런 종류의 화는 아니었고 하나의 애교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복잡한 생각들이 가득 찬 탓에 시우는 달리 대답할 수 있을 만큼 유나에게 집중하고 있지 않았다. 이런 식의 대화는 시우가 어떤 식으로든 받아줘야 생산성을 갖는 것인데, 무응답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시우는 아무 대답도 않은 채 여느 때와 같이 소파에 녹아 내리듯 앉아버렸고 그 뒤로도 역시 아무 말도 없었다. 그런 시우에게 뭐라도 해보고자 그의 뒤를 따르던 유나는 그가 지나간 공간에서 희미하게 느껴지는 알콜 특유의 향기를 감지해내고, 일단 꿀물을 한잔 타오는 것이 좋겠다 판단한 뒤 부엌으로 향했다.

  시우는 한참을 고개를 푹 숙이고 눈을 감은 채 있다가 일순 고개를 들곤 소파 옆 테이블에 놓인 담뱃갑에서 담배를 꺼낸 뒤 입에 물곤 왼손가락을 가볍게 튕겨 불꽃을 만들어내 그 끝에 붙였다. 치익 하며 새하얀 연기가 피어 올라 공기 속으로 퍼져나갔다.

 

  "아, 정말! 혼자 사는 공간도 아니고 자꾸 이럴 거예요? 간접흡연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아요?"

 

  절묘한 타이밍에 쟁반에 받쳐 꿀물을 타오던 유나는 거실 자욱한 담배 연기를 보며 한숨을 푹 쉬곤 테이블 위에 잔을 내려놓은 뒤 바로 주변의 창문을 하나 둘씩 열기 시작했다.

  유나가 한참을 투덜거려도 시우는 아무 대꾸도 않은 채 그저 허공을 주시할 뿐이었다. 사실 유나에게 시우의 이런 모습은 조금 익숙한 면이 있었다. 한때 은하를 잃고 폐인처럼 변해버렸던 시우의 모습이 딱 지금 이런 느낌이었다. 당시 그의 이러한 상태는 꼬박 1년이 계속되었었다. 잊을 수 있을 리 없었다.

  유나는 더 이상 아무 말 않고 시우의 등 뒤로 다가가 일단 더 이상 피우지도 않으면서 입에 문 채 재만 떨어트리고 있는 담배를 빼앗아 옆에 놓인 작은 접시에 비벼 끄곤 그를 뒤에서 꼭 끌어안았다.

 

  "또 저한테 이런 무력감을 느끼게 할 거예요? 그 기분이 어떤 지 오빠가 가장 잘 알면서. 이제 더 이상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요."

  "…미안."

 

  등 뒤로부터 전해지는 유나의 체온이 생각에 심취한 그의 정신을 반쯤 돌아오게 한 건지, 시우는 반쯤 입 안에서 맴도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유나에겐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알아들을 만했다.

 

  "알면 됐어요. 그래서, 이번엔 무슨 일이에요? 얘기해줄래요?"

  "그냥… 문득 예전 일이 생각 났어."

  "…어떤 일이요?"

 

  어떤 일인지는 그의 분위기로 미루어 이미 짐작이 갔지만, 좀 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유나는 한번 더 물어보는 방법을 택했다.

 

  "오늘 우연히 그때 그 사고의 생존자를 만났어."

  "…그래서요?"

 

  유나는 두 팔에 힘을 주어 시우를 더 강하게 끌어안으며 그의 다음 말을 재촉했다.

 

  "그냥 그 사람이 너무 미웠어. 은하가 죽은 건 그 사람 잘못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그때의 생존자를 눈앞에서 보니…!"

  "…누군가 구체적으로 화낼 수 있는 대상을 찾고 싶었던 거겠죠. 말도 안 되는 구실을 붙여서라도. 이해해요."

 

  실제로 그 분노를 발산할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지금도 우주를 헤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은하를 빼앗긴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이번엔 그들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은하를 제대로 붙잡지 못했던 내 자신이 너무 미워졌어. 그냥 그녀의 죽음 앞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무력한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해져서…!"

  "…응, 그래요."

 

  유나는 시우를 등 뒤로 안은 그대로 고개를 숙여 그의 오른쪽 어깨에 이마를 기대었다. 그가 느낀 그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무력감을 유나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거기에 따라오는 자기 혐오의 감정 역시.

 

  "오빠도 알고 있죠? 그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에요. 그곳에 있던 청중들의 잘못도. 오빠의 잘못도. 그곳에서 일어난 싸움이 나쁜 거죠. 그런 싸움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당시의 상황이 나빴던 거예요."

 

  그렇다면 그 상황이 대체 왜 일어나야 했는지, 그게 누구 때문인 지라도 알 수 있었다면 좋을 텐데. 제한된 정보 만을 가지고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인과 관계를 명쾌하게 설명하기란 불가능했다.

 

  "…그럼 난 대체… 누굴… 원망해야 하지?"

 

  시우는 유나에게 안긴 채 오른쪽으로 몸을 조금 틀어 고개를 돌리곤 바로 정면에 마주한 유나의 얼굴을 바라봤다. 유나는 살풋 미소 띈 얼굴로 시우에게 보다 더 가까이 다가가 그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살며시 기대곤 말을 이었다.

 

  "아무도요. 자신의 살아갈 이유를 분노에서 찾지 마세요. 세상에는 그보다도 더 아름다운 것들이 가득하잖아요."

 

  사실 이건 유나 자신의 말이 아니었다. 삶에 대한 그럴 듯한 말을 하기에 유나는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아직 그리 현명한 사람이 아니었다. 이 말은 9년 10개월하고도 조금 전, 불길로 가득한 참상 속에서 자신을 구해주었던 한 남자가 해준 말이었다. 유나는 살짝 고개를 들어 그 남자의 얼굴을 올려보았다. 시우는 올라오는 취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그새 그대로 눈을 감은 채 잠들어 있었다.

 

  "뭐, 그런 멋진 말을 하기엔 당시의 오빠도 아직 그리 어른이라 할 만한 모습이 아니었지만요."

 

  유나는 은은한 미소를 얼굴에 띄운 채 몸을 일으켜 아주 얌전한 걸음으로, 하지만 빠르게 어디론가 걸음을 옮겨갔다. 잠시 후, 유나는 시우의 침대 위에 깔려 있던 이불과 모포를 들고 와 한곳에 잠시 내려놓곤, 시우의 몸을 조금이나마 더 편한 자세로 소파에 기대었다. 크고 작은 움직임에도 시우는 깨어날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유나는 이어서 시우의 양말을 벗기고 두 다리를 테이블 위에 부드러운 모포를 깔아 받친 뒤, 마지막으로 가져온 이불을 그의 몸에 덮어주었다.

 

  "그래도… 그 당시 제겐 그 말이 정말 큰 위로가 되어주었어요. 지금의 제겐 오빠와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들이 제 최고의 살아가는 이유예요."

 

  유나는 한번 더 그에게 다가가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추곤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더했다.

 

  "잘 자요, 내 사랑하는 오빠."

 

  시우는 그런 그녀의 달콤한 인사말에도 아랑곳 앉고 두 눈을 감은 채 따스한 이불의 온기 속으로 파고 들며 움츠러들어갔다. 유나는 그런 그의 모습이 너무 귀엽게 느껴졌는지 따뜻하게 웃으며 몸을 돌리곤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겨갔다.

 

  "…은하야… 가지마… 난 네가 필요해…"

 

  시우의 목소리에 한해 유나는 그게 정말 작은 목소리라도 뚜렷하게 들을 수 있었다. 지금 그 잠꼬대에 섞인 말 역시 놓칠 리가 없었다. 유나는 잠시 멈칫 하는 듯 하다, 이내 다시 걸음을 옮겨갔다.

  이미 다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시우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리고 이것은 대가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다. 자신의 지금 이 시대착오적인 차림과 설정은 그러한 마음의 표현이었다. 8년 전 그 일이 있은 이후, 그녀는 스스로 그렇게 정했다.

 

 

 = Dark Ocean’s Rhapsody =

 

 

  "동조율 양호, 시그널 그린. 언제라도 나갈 수 있어요, 오빠."

 

  귀에 걸린 헤드셋 너머로 다소 상기된 유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나가 볼 수 있을 리 만무했지만 시우는 습관처럼 고개를 끄덕이곤, '가온누리' 안에서 약동하고 있는 마소의 흐름에 정신을 겹쳐갔다. 여느 때와 같은 시원한 바람이 콕핏 내부에 불어오는 듯 하더니, 그것은 하나의 큰 흐름이 되어 순환하듯 그 안을 돌기 시작했다. 조금 더 정신을 집중하자. 이제 가온누리의 내부를 넘어서 그 의식을 외부로 뻗어나간다.

  검게 드리운 가온누리의 두 눈의 그림자 속에서 투명한 마소의 흐름이 아지랑이처럼 피어 오르는 듯 하더니, 이내 그것은 보다 격렬한 움직임이 되어 번쩍이는 황금빛의 안광으로 변해갔다. 가온누리와 이어져 있던 의식과 마소의 흐름이 이제 그 주변의 공간들과도 이어져 하나가 되어갔다. 저 너머 프론트로부터 시우에 대한 걱정에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는 유나의 감정이 선명하게 느껴져 왔다.

 

  "뭘 그렇게 떨고 있어?"

  "응? 떨고 있다니, 누가요?"

 

  애써 태연한 척하려 애쓰는 유나의 목소리에선 여전히 불안한 감정이 묻어났다. 이어서 그녀의 당황하는 기색이 마소의 흐름을 통해 전해져 왔다. 시우는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좀 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걱정하지마. 여느 때와 같이 무사히 돌아올게. 널 절대 혼자 두거나 하지 않을 거야."

  "…정말이죠?"

 

  그것은 시우 자신이 그 누구보다도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유나에게도 통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 정말이야. 그러니 마음 놓아도 돼."

  "…너무 동조율을 높이지 말아주세요. 오빠의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너무 마음이 아파요."

  "알고 있어. 명심할게."

 

  유나는 늘 그렇듯 이게 말뿐인 약속이 되리란 것을 지난 수년 간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시우는 그 누구도 죽이지 않으려 언제나 애를 쓴다. 그러기 위해선 그 누구보다도 압도적이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마소와 동조하기 위해 한계까지 집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나는 늘 그 말 뿐인 약속이나마 시우의 입을 통해 듣고 싶었다.

 

  "그럼 다녀오세요, 오빠. 기다리고 있을게요."

  "응, 다녀올게."

 

  시우는 그렇게 인사를 마무리 짓곤, 익숙한 몸짓으로 귀에 걸고 있던 헤드셋을 벗어 목에 걸쳤다. 목적지는 제 1 콜로니 공역. 최소한 4번 이상의 워프를 해야 한다. 시우는 각오를 다지듯 입술을 잘근 물고는 계기판의 광역 레이더 상에 체크해둔 위치를 다시 한번 확인한 뒤, 두 눈을 감고 첫 번째로 향할 곳을 머리 속으로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가온누리의 주변으로 점차 마소의 입자들이 아지랑이처럼 피어 오르더니, 서서히 떠오르는 가온누리의 주변을 거품의 형태로 감싸갔다. 그것이 완전한 형태의 거품이 되어 가온누리의 몸을 감싼 순간, 마침내 시우는 눈을 뜨고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워프(Warp)."

 

  유나의 귀에 걸려있는 헤드셋 저 너머로 조금 멀긴 했지만 아주 익숙한 시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다음 순간, 격납고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던 가온누리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유나는 공허한 표정으로 텅 빈 격납고 내부를 한참이나 바라보기만 했다.

 

 

 = Dark Ocean’s Rhapsody =

 

 

  "이게 뭐예요?"

 

  민아는 흰 제복을 입고 작전 대기실 테이블 가에 늘어지듯 앉은 채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두꺼운 서류더미를 가리켰다.

 

  "새 장비의 메뉴얼. 상황이 상황인 만큼 출고가 되자마자 바로 들여와서 이미 각 기에 설치해두었다고 하니까 조금이라도 시간이 있을 때 읽고 숙지해둬."

  "뭘 새삼스럽게. 우리가 언제 무슨 메뉴얼 읽고 장비 다룬 적 있어요?"

  "난 늘 그렇게 하는데."

 

  그렇지 않은 건 너뿐이야.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명호는 딱히 민아와 싸우고 싶지 않았다. 싸워봐야 돌아오는 건 늘 허탈한 패배감 뿐이었다. 민아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관심도 없다는 듯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명호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말을 이었다.

 

  "스펙터에게 당하고 돌아온 파일럿들이 모두 어떤 상태였는 지는 들어서 알고 있지?"

 

  사실 그에 대해 자세히 다룬 보고서도 줬지만 별로 읽었을 것 같진 않고. 라고 또 한번 말하고 싶었지만 역시 같은 이유로 참았다. 민아와의 싸움에 한해 이기지 못할 일은 시작하지 않는 것이라 배웠다.

 

  "마소의 역류에 의한 PTSD… 라고 했던가요?"

 

  다행히 용케도 기억하고 있구나. 명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펙터에게 당한 파일럿들은 모두 마기가 입은 피해를 자신의 몸이 입은 피해인 양 인식하고 정신적인 공황장애를 겪게 되었다고 해. 거의 대부분의 파일럿들이 그렇게 재기불능 상태에 빠져버렸어. 앞으로 스펙터 꽁무니를 쫓아다녀야 하는 우리들로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지."

  "그런 거, 정신력으로 어떻게든 이겨내면 되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오늘도 한숨이 늘어간다.

 

  "당연히 안 되지. 그래서 스펙터 전담 특무대인 우리에게 보급된 장비가 이거야. 원리는 잘 모르겠지만 뇌와 직접 연결돼서 마소의 역류를 차단해 준다더군. 뒷목에 차고만 있으면 되니까 특별한 사용법이 있는 건 아니지만, 예상 외 상황이 터졌을 때 대응요령을 알아둬야지."

  "에이, 귀찮아. 그런 건 필요할 때 오빠가 알려주세요. 굉장히 유용한 장비네. 그건 인정."

 

  그렇게 깍지 낀 두 손으로 머리를 받쳐 기댄 자세 그대로 민아는 다시 명호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그래, 널 누가 말리겠니. 명호가 그렇게 땅이 꺼져라 다시금 긴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찰튼과 우주가 대기실에 차례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

 

  "두분 다 여기 계셨군요."

  "아, 두 사람. 왔어?"

 

  반갑게 손을 흔드는 찰튼과 달리 우주는 정중하게 몸을 숙이며 명호의 인사에 답하곤 민아 반대편의 의자를 꺼내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너무 자연스럽게 민아가 내팽개쳐둔 메뉴얼로 시선을 옮겨갔다.

 

  "민아, 그런 식으로 늘어져라 앉아있으면 언젠가 소 된다?"

  "…아저씨, 그런 얘기는 어디서 듣고 온 거야?"

 

  찰튼이 자연스럽게 민아에게 다가가 농담을 주고 받는 사이 우주는 어느 새 그 메뉴얼을 가져 와선 내용을 살피기 시작했다. 명호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그래, 저게 정상이지.'하고 생각하며 내심 뿌듯해했다.

 

  "아, 그러고 보니 대장님! 뭐 하나만 좀 부탁해도 될까요? 여기서 쓰는 마기는 내가 쓰던 마기랑은 이래저래 다른 점이 많아서, 설정값이 좀 애매한 부분들이 있거든. 가능하다면 한번 더 조정해두고 싶은데."

  "응? 그런 거라면 당연히 도와야지. 얼른 가보자. 언제 출격 명령이 떨어질 지 모르니까."

 

  찰튼이 또 한번 겉보기와 다른 유형의 섬세한 걱정거리를 내보이자, 명호는 내심 놀라면서도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 그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서둘러 대기실을 빠져 나가고, 어느덧 그곳에는 민아와 우주 만이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양 반대편에 앉아 어색한 기류를 형성하고 있었다.

 

 = Dark Ocean’s Rhapsod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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