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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 바다의 광시곡 (Dark Ocean’s Rhapsody)
작가 : 김솽
작품등록일 : 2016.9.1

일체의 공기도 허락치 않는 진공의 바다, 불과 수백년 전만 하더라도 일체 사람의 손길을 허락치 않던 이 칠흑의 원시 바다는 어느 샌가 사람들의 손에 더럽혀진 채 각종 마기(魔器)의 잔해들로 이루어진 데브리들이 강을 이루어 씁쓸한 냉소를 흘리고 있었다.

세상을 뒤덮듯 혼재한 프로파간다 속에 이제는 그 누구도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이 옳지 않은 것인지 단언해 이야기할 수 없는 그런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저 자신이 믿는 정의가 옳은 것이라 스스로 자위하며 지금까지 그래왔듯 걸어온 길을 계속해서 나아갈 뿐이다.

 
Chapter 2. 은하의 발라드 (Galaxy's Ballade) - (1)
작성일 : 16-09-18 13:02     조회 : 565     추천 : 0     분량 : 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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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일은 지금으로부터 8년 전, 그녀가 16살이 되던 해 생일에 일어났다.

  제 3 콜로니가 위치한 라그랑주 포인트 L4 공역은 계속되는 DAVID의 테러 활동으로 인해 이들과 I.U.G 연합군과의 무력 충돌이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역이었다. 스페이스 콜로니 대부분의 기능은 평상시와 같이 기능하고 있었으나 전쟁에 대한 불안감은 날이 갈수록 커져갈 수 밖에 없었다. 그곳의 주민들은 거의 매일 같이 마치 정해진 일과처럼 어디 선가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와 공습경보에 따라 방공호로 대피해 숨어 있다가 경보가 해제되면 다시 밖으로 나오는 생활을 반복해야 했다.

  그렇게 주민들의 정신적인 피로감이 극에 달해 있던 어느 날, 우주 최고의 스타 소은하가 제 3 콜로니를 방문했다. 소은하의 열렬한 팬이었던 갤럭시아 하모니(이후 시아)는 자신의 16번째 생일선물로 그녀에게 공연 티켓을 선물해준 엄마와 함께 가수 소은하의 공연을 보러 와있었다.

  흉흉한 콜로니 내부의 분위기에도 제 3 콜로니 중앙 광장에 위치한 대극장은 그녀를 보러 온 관중들로 만석을 이루며 대성황을 이루었다. 그녀가 부르는 노래 한 곡 한 곡을 모든 관중들이 따라 부르며 공연은 절정으로 치달아 갔고, 시아의 행복감도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 이윽고 공연이 모두 끝나 소은하는 무대를 내려갔고, 시아를 포함한 관중들은 앵콜을 연호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그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지진이 일어난 듯 지면이 강하게 진동하는 듯 하더니, 극장 천장 한쪽 면이 폭발하듯 떨어져 나가며 불길이 치솟았다. 순식간에 극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한시 바삐 극장을 빠져나가기 위해 발버둥치는 관중들로 혼란 속에 잠겨갔다. 사방에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고 질서를 잃은 관중들 사이에서 몸싸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치솟아 오른 불길과 그로 인한 연기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았다.

  몇 차례 더 큰 폭발이 일어나며 건물 이곳 저곳이 무너져 내렸고, 많은 이들이 그 밑에 깔려 바로 숨을 거두거나 몸의 일부가 끼어 탈출하지 못했다. 시아의 엄마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마지막까지 단 하나 뿐인 딸을 구하기 위해 그녀의 손을 꼭 잡고 극장 안을 헤매었으나 공포에 질려 이성을 잃은 군중들 속을 뚫고 나가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혼란 속에 비상구를 찾던 중 그들의 위로 건물의 파편이 떨어져 내렸고, 그녀는 마지막 힘을 다해 시아를 있는 힘껏 밀쳐냈다. 기분 탓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딸에게 최고의 사랑을 담아 '꼭 살아남아'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시아는 자신을 위해 최고의 생일을 계획해준 그녀의 단 하나 뿐인 가족을 잃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시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이상하게 눈물이 나오질 않았다. 그저 머리 속이 새하얘져 갔다. 더 이상 자신이 어디로 가면 좋을 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 순간,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렸다.

 

  "세상에 어둠이 내리고 모두가 잠이 들 때, 나는 이 노래를 부르네."

 

  이미 대피했을 줄 알았던 소은하가 다시 무대에 올라와 홀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 긴박한 상황에 대체 그녀가 왜 저기서 저러고 있는 건지, 시아는 이해가 되질 않았다. 무대 한쪽 편에서 그녀의 경호원들이 그만 무대에서 내려와 빨리 대피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세상에 어둠이 내리고

  모두가 잠이 들 때

  나는 이 노래를 부르네.

 

  어두운 밤 하늘에 빛나는

  별들의 수 만큼이나

  수많은 모든 이들을 위해.

 

  깊이 잠든 세상이 언제까지나

  행복한 꿈을 꾸기를 나는 바라네.

  긴 밤의 끝에 일어나 보면

  따스한 해가 뜨기를 나는 바라네.

 

  이건 나와 당신의 노래.

  어두운 밤을 수놓는 발라드

  이건 우리 모두의 노래

  이 아름다운 은하의 발라드

 

  아무런 반주도 없이 그녀는 오직 그녀의 목소리 하나만을 의지하며 그렇게 꿋꿋하게 노래를 계속했다. 그리고 정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질서를 잃고 그저 공포와 혼돈 속에 우왕좌왕하던 관중들이 조금씩이나마 질서를 찾아가며 대피를 시작한 것이다. 개중에는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주저 앉거나 쓰러진 이들을 부축해 대피를 돕는 이들도 있었다. 시아 역시 그런 이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극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극장을 빠져나가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시아는 극장 내부를 바라봤다. 자신을 구하고 숨을 거둔 엄마와 무대 위에서 노래를 계속하는 소은하의 모습을 끝까지 쫓았다. 소은하의 노랫소리 너머에서 '꼭 살아남아'하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극장 밖의 상황은 극장 내부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방에서 일어나는 폭발음과 사람들의 비명 소리, 각지에 도착한 구조 대원들의 고함 소리 등이 뒤죽박죽으로 뒤섞여 있었다. 하늘에선 DAVID와 I.U.G 연합의 마기가 서로 뒤엉켜 전투를 벌였다.

  순간 극장 쪽에서 또 한번 큰 폭발음이 들려왔다. 시아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에 반응해 그곳을 돌아봤다. 자신이 조금 전까지 저 공간에 있었다는 실감이 좀처럼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살아있다는 실감을 느꼈다.

 

  "…어라?"

 

  그리고 그제서야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한번 흐르기 시작한 눈물은 마치 눈물샘이 범람한 듯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시아는 그제서야 처음으로 자신이 잃은 것의 무게를 실감하곤 목이 터져라 울부짖었다. 이제 그녀는 혼자였다. 이 넓은 우주에 오직 그녀 혼자 뿐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시아는 점차 마음을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녀를 그렇게 꿋꿋하게 살아있게 하는 힘은 오직 하나, 음악이었다. 시아는 지금도 그 혼란의 도가니 속에서 마지막까지 자신을 지켜주었던 엄마와, 그곳에서 끝까지 관중들을 위해 노래하다 세상을 떠난 가수 소은하의 노랫소리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연스럽게 결심했다. 자기 자신도 그녀와 같은 가수가 되겠다고. 시아는 음악의 힘을 잘 알고 있었다. 그날 음악이 그녀를 구해주었고, 또 지금까지 살아갈 힘이 되어주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힘겹게 모은 돈으로 구입한 어쿠스틱 기타는 소은하의 시그네처 모델로 그녀의 가장 소중한 보물 1번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힘겹게, 하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던 시아는 어렵게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모두 써서 포인트 L4에 있는 제 3 콜로니로부터 포인트 L2에 있는 제 2 콜로니로 가는 우주선 티켓을 구입했다. 시아의 목표는 단 하나, 소은하가 처음 음악을 시작한 제 2 콜로니에서 그녀의 음악 인생을 시작해 그녀와 같은 우주 최고의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그녀의 도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 Dark Ocean’s Rhapsody =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조상우 16-09-18 18:56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김솽 16-09-19 15:53
 
매번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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