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는 마이클을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선생님 반가워요!!! 이제 다 나았어요? 얼마나 걱정했는데요"
"아이구! 짜식! 그렇게 걱정했어? 나 멀정해 다 나았다구! 얘들아 반가워"
그러나 아이들은 마이클 선생님이 반갑지 않은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노회장의 심기불편한 모습을 얼른 캐치한 지도교사가 한마디 했다.
"선생님 이렇게 마구 돌아다니셔도 됩니까?"
"완치되었는데 무엇이 문젭니까?"
"그래도 조심하셔야지요. 후유증도 심하다던데"
노회장이 흠흠 헛기침을 하였다.
"선생님 나 좀 봅시다"
한쪽으로 지도교사를 불렀다.
이쯤에서 알마니 양복을 쫙! 빼입은 조폭 간지가 줄줄이 나는 조비서는 빠져 나왔다.
노회장 승용차 기사에게 전화를 하고 있는데
그의 눈에 누워서 자는 듯 졸고 있는 봄이 모습이 보였다.
조비서 눈이 반짝 빛났다.
’오! 귀족인걸?’
“나비야, 나비야, 이리 와라~~ 후후!!
휘파람을 불면서 봄이를 불렀다.
‘야옹!’ 하고 봄이는 몸을 감추어 버렸다.
조비서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휘파람을 불면서 봄이를 불렀다.
그럴수록 더 깊숙이 몸을 숨기는 봄이
그럴수록 더 봄이를 골려주고 싶은 마음의 조비서
숨어 달아 나는 봄와 찾아 내는 조비서
마치 숨바꼭질을 하면서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탱탱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 때 노회장과 노로마가 나오고 그 뒤를 따라나오는 지도교사 모습이 보이자
조비서 얼른 표정 수습하고 깍듯한 모습으로 변한다.
노회장과 노로마 조비서 거느리고 승용차에 탔다.
지도교사가 90도 각도로 깍듯하게 절을 했다.
”이사장님, 안녕히 가십시요!!“
그 모습을 시니컬하게 보던 노로마가 한마디 했다.
“아주 허리가 꺽어지는 구만! 딸 팔아먹는 엄마만 있는 줄 알았더니
제자를 팔아 먹는 선생도 있네?”
그리고 노회장에게 한마디 더 보탰다.
“노친네 곱게 늙어 가세요. 돈 명예 권력 다 가졌으니 인제 젊음을 갖고 싶은 맘
이해는 가는데 넘 추하지 않아요?
”거 절로 터진 주둥이라고 함부로 놀리지 마라“
이미 조카 노로마의 빈정거림에 이골이 난 노회장은 노여워 하지도 않고 대꾸하였다.
”뮤지컬로 가자구요. 오페란 혼자만 즐기시고, 마이클박 예술감독으로 앉혀서“
그러나 노회장의 표정은 ‘넌 해라 난 안든는다’다.
지도교사와 노회장 일행이 나가자마자 아이들은 마이클박에게 달려 들었다.
”선생님 정말 반가워요! 빨리 학교로 복귀해 주세요:
아이들은 기념 촬영 하자고 스마트폰을 셀카모드로 하였다.
노회장을 배웅하고 온 지도교사는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 소리 질렀다.
"떨어져! 떨어져! 얘들아, 지금은 언택트 시대야"
그리고 그는 흥분된 어조로 여름이를 불렀다.
“이여름 너 출세길이 열렸다. 이사장님이 집으로 초대하셨다.
오늘 그 아리아 이사장님이 제일 좋아하는 곡이야. 가서 불러 드려라”
듣고 있던 마이클 표정이 싸늘해졌다.
“이사장이 왜 집으로 부릅니까? 돈 내고 콘서트홀에서 들으라고 하세요.
”돈 주겠답니다.
“그게 더 웃기네!”
“왜 웃깁니까? 이사장님은 학생들한테 기회를 주시려는 겁니다. 박선생님도
아실텐데요. 우리한테 필요한 것이 뭔지. 무대에 많이 서봐야 실력도 늘지
않겠어요?
”칫! 집에 가서 하는 노친네 위문공연이 무대경험인가요?
“이사장님이 좋아하세요!
”무슨 개수작인지 모르겠구만!“
”말 좀 정화시키세요! 예의범절도 없습니까?
살벌해지는 두 사람 사이에 가을이가 끼여 들었다.
“그 자리 제가 가면 안될까요? 이사장님이 제 노래는 안들어보셨잖아요.
저한테도 기회를 주세요. 선생님”
뭐시라? 마이클의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가을 그런 자리가 가고 싶니? 그런 자리 가면 안된다”
“왜 안되는데요? 선생님 경험의 잣대로 평가하지 마세요”
헐?!!!
마이클은 어이가 없었다. 어쩌다가 이런 아이가 되었지?
“선생님 저는 그 자리 가고 싶지 않습니다. 오페라는 제가 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구요”
여름이가 나서서 자기 의사를 밝혔다
난 가고 싶지 않아! 네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