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 경비가 설정되었습니다!”
가게 문을 잠근 재희는 주차장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멈췄다.
“아, 참!”
우진과의 맥주 약속 때문에 차를 가져 오지 않았던 재희는 뒤돌아 지하철역을 향해 걸었다. 삼청동 관광안내소를 지나 파출소 근처에 이르자 얼마 전까지 공사 중이던 곳에 들어선 ‘블루문’이라는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스마트폰을 켜 약속시간까지 시간이 충분한 것을 확인 한 재희는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이는 젊은 남성이 반갑게 재희를 맞이했다.
“여기 언제 오픈했어요? 얼마 전까지도 공사 중이던데.”
“아! 지금 가 오픈 기간인데 다음 주부터 정식 오픈 예정입니다.”
“아!”
카페 안을 둘러보던 재희는 곳곳에 걸린 그림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림이 많네요?”
“예, 갤러리 카페라서.”
“와! 너무 좋아요.”
언젠가 경치 좋은 바닷가에 갤러리 카페를 운영하는 것을 꿈꾸고 있던 재희는 가까운 곳에 갤러리 카페가 생겨서 너무 좋았다.
“차 한 잔 마셔도 되죠?”
“그럼요. 뭘 로 드릴까요? 핸드드립 커피는 사장님이 안계서서 지금 안 되고 나머지는 다 됩니다.”
“음, 그럼 카푸치노 한 잔 주세요.”
주문을 마치고 앉을 자리를 찾던 재희는 카페 안의 풍경을 가장 넓게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앉았다.
“그림 좀 봐도 되죠?”
“예!”
재희는 핸드백과 스마트폰을 테이블 위에 두고 그림이 전시된 카페 내부를 천천히 구경했다.
“어?”
재희는 어디서 본 적이 있는 듯한 그림 앞에서 멈춰 섰다.
“그 그림 아세요?”
카푸치노를 들고 오던 아르바이트생이 재희에게 물었다.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어디서 본 것 같아서요.”
아르바이트생은 테이블 위에 카푸치노를 내려놓은 후 손님에게 설명했다.
“이거 엄청 유명한 그림이에요. 사장님이 천만 원 정도 주고 샀다고 하시던데 아마 국내에 몇 점 없을 거예요.”
재희는 카푸치노를 마시면서도 그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미술 잡지나 전시회에서 분명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생각이 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