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진 하늘 아래 동쪽 끝으로 한 젊은 청년이 말을 타고 달려온다. 그리고 곧장 멈춰서, 그 청년은 말에서 내려온다. 땅은 매마른 나무가지 덩쿨들이 조금 숨이 탁탁 막히는 바람으로 인해 땅에 아무렇지 않게 뒹굴려진다. 말에서 내려온 청년의 얼굴에는 절망감, 후회, 슬픔이 몰려온다. 그의 앞에는 어느 중년의 남자가 호리호리하게 생겨선 축 늘어진 소녀를 들어안고 있다. 적어도 그 소년은 소리를 낼 수 없을 뿐, 분명 속으로는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이 상황이 꿈이길 비고서, 소리 없는 침묵의 비명을 지르고 있으리라. 청년은 주위를 둘러본다. 자신의 앞에 '죽어있는 소녀' 와 그런 그녀를 들어 안고있는 중년 남자를 제외하고, 그의 눈동자에는 사람 없는 건물들만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담겨져있었다.
"제... 탓이에요."
청년은 목소리를 떨어댔다. 중년 남자는 그의 울먹이는 말에 그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여 침묵을 지킨다. 청년이 눈물을 힘겹게 삼켜내고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남자에게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고, 흐느낌을 애써 참아내어 손을 뻗는다. 소녀의 늘어진 검붉은 머리카락들은 청년의 길쭉하고도 하얀 손가락 사이로 흩어지듯 흘러내린다.
중년 남자는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고, 청년은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
["릭. 내가 제일 하고 싶은게 뭔지 알아요?"]
바람이 시야를 가리는건지 눈물이 시야를 가리는지 모르게 됐다. 그는 그녀가 생에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린다. 그녀의 물음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 나는 몰라. 하지만 알고싶어. 어떤걸 제일 하고 싶은데?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대답 해 주지 않았다. 단언컨대, 분명히 그녀는 그렇게 말 했을 것이다. 평범하게 한 남자를 사랑하고, 아이를 낳아 가정도 만들어, 그 안에서 따듯하게 살다가 자식들에게 웃어주며 생을 끝낼거라고.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 그래서 더 그녀의 그런 작의 소원을 이루게 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면 뭐 해? 그녀는 이미 내 곁에 없잖아.
릭은 조금 진정 된 후에야 숨을 크게 내 쉬고, 중년 남자를 향해 말했다.
" 나는 그녀를 구하러 갈 거에요."
그의 말에 남자는 놀란듯 두 눈을 크게 꿈뻑인다. 도데체 네가 무슨 수로? 적어도 릭의 눈에는 남자의 행동이 그렇게 보였다. 릭은 옅게 웃음을 짓는다. 그래, 불 가능 할 걸 알아. 내가 무슨 수로 그녀를 다시 살리겠어? 하지만 그는 이 곳에 오기 전에 나틀베니아 남쪽 끝에 있는 황야의 마녀에게 '선물' 을 받은 적이 있다. 그녀는 분명히 릭에게 말 했다. 정말 필요 한 순간이 온다 싶으면 써. 그리고 언제든 나를 찾아와, 청년. 릭은 그녀의 말을 떠올리고 소녀를 들어안고있는 남자에게 말 했다.
"지금 이 시간을 떠날거에요."
그의 말에 남자는 놀란 듯 언성을 조금 높인다.
"뭐? 릭. 그건 안 돼. 그러다 영영 이 곳으로 돌아오지 못 할지도 몰라. 네 능력은 불안정 해."
그런 그의 말에도 릭은 조금도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릭은 남자의 어깨 한 쪽에 살포시 자신의 손을 얹었다. 나는 죽으러 가는게 아니에요. 그녀를 구하러 가는거에요. 그는 아까보다 더 밝은 미소를 지었지만 여전히 얼굴에는 그림자가 드리웠다. 나는 맹세했어요.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로.
남자는 한숨을 내쉰다.
"이 아이의 모습을 유지 해 줄 수 있는 관을 만들어놨어. 마지막으로 보고 가."
"고마워요, 웰튼."
릭은 그의 뒤를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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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