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이희연, 22살이다. 평범한 대학생이다.
주변에서 말했듯이 대학교만 들어가면 자취도 하고 남자친구도 사귀는…그런 설레는 캠퍼스 라이프를 만끽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하필 대학교가 우리 집에서 버스로 30분도 안 걸리는… 또! 남자친구는 무슨…누가 대학에 가면 다 생긴다고 했는지 얼굴이나 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나의 삶은 지극히 평범, 그 자체였다. 외모도, 성적도, 가정환경 역시 남들과 비교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딱 중간! 이었던 나에게 딱 맞는 삶이었을지도 모른다.
분명 나도 이 세상의 중심은 나라고 믿었을 때가 없지 않았다. 어렸을 적 나 자신을 특별하다고 여겼던 나는 때때로 내가 최고라는 생각에 도취해 모두가 나를 주목할 거라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공주병을 선물해준 당사자가 우리 부모님 인 것은 끝까지 비밀로 하고 싶었으나…솔직히 어느 부모나 의례 하는 콩깍지 적인 행동을 착각한 내 잘못이 크다.
이와 같은 나의 착각은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순간부터 끝이 났다. 초등학교에 입학해보니 나보다 잘나고, 예쁘고, 인기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너무 일찍 깨달은 나를 안쓰럽게 보는 사람도 없지 않겠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그 착각에서 벗어나 부끄러움을 겪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점점 사춘기가 시작된 내게 첫사랑이 찾아왔다. 사랑이 뭔 지도 모를 나이이지만, 그 때 그 첫사랑의 그 아이 앞에서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웃었던 나는 내가 분명 사랑에 빠졌구나 했다. 이것이 바로 나의 첫 짝사랑이었던 것이다. 모든 일에 있어 처음은 항상 기억에 남았다. 또한 슬프게도 그것이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데 기준이 되기도 했다.
용기 있게 그 아이 앞으로 가서 ‘야! 나 너 좋아해!’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이상하게 나는 늘 그 아이가 앞에 서 있으면 말을 더듬고 내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그 아이를 피해 다녔다.
그 후로 나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2년간의 짝사랑을 계속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가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나는 그 아이와 헤어지기 전 나의 마음이라도 고백하기로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