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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면의 기사들
작가 : 스와디아
작품등록일 : 2019.9.2

가면을 쓴 두명의 소년 이야기

 
1. 로크의 회상(1)
작성일 : 19-09-03 01:54     조회 : 58     추천 : 0     분량 : 3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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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이, 라그나! 조금이라도 쉬다가 하자, 이렇게 일만 하다가는 정말로 죽어버리겠어!”

 

 

  “야 이 멍청아. 누구는 일하기 좋아서 이러고 있는 것처럼 보이냐? 옆집에 덕켄 아저씨도 흑사인가 뭐시기 하는 병 때문에 쓰러지셨단 말이야. 그리고 아저씨가 내셨던 만큼의 세금을 우리가 부담을 해야 돼!”

 

 

  “헹! 안 그래도 사람이 없는데, 세금 못낸다고 우리한테 뭐 어떻게 하겠어?”

 

 

  “꼭 우리를 해코지할 필요는 없잖아. 우리 어머니가 화를 당하시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

 

 

  “....”

 

 

  그 순간 정적이 찾아왔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나는 입을 막았다.

 

 

  흑사의 병이 찾아오기 전, 모든 것이 풍족한 시대에는 영주들이 농노의 재산을 무리하게 갈취하지 않아도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로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

 

 

  문제는 영주들이 그 풍족의 시대 때의 소비생활이 너무나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농노들은 흑사의 병 때문에, 또는 빈곤 때문에 죽어나감에도 세금이 줄어들지 않고 있었다.

 

 

  “제길.. 일하다 죽을 바에야 언제 한번 기회봐서 어머니 데리고 도망이라도 가고 말겠어.”

 

 

  “동감이야. 지금은 뾰족한 수가 없어서 묶여 있는 개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지만 그게 언제까지 가는지 보자구.”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며 씩 웃었다. 하루 이틀 해본 이야기는 아니다. 어느샌가 우리들에게 익숙해진 이야기, 어렵겠지만 꼭 해내야 하는 나 자신과의 의무. 농노의 탈출. 성공한다면 농노들에게는 로망이 되는 말이었고, 실패한다면 사형장의 팻말로 올라갈 한 마디의 말이다.

 

 

 우리는 농노이다. 하지만, 다른 농노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농노로서의 삶을 버리고 도망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꽤나 긴 시간 동안을 생각해왔던 일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공상과 가까울 정도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을 뿐이지 그것을 실행할 용기나 계획은 우리에게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도망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모든 것은 흑사의 병 때문이다. 그 병이 돌고 있는 지금 사람들이 계속 죽어나가고 있다.

 

 

  병에 걸린 사람은 병에 걸려서 죽고, 그 농노의 세금을 충당하기 위해서 병마가 피해간 사람들도 과로에 의해 쓰러져 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 있으면 하나는 확실하다. 죽는다.

 

 

 그렇게 두 소년은 결의를 다졌다. 그리고 그들은 괭이를 휘둘렀다. 마치 소가 땅을 가는 것처럼 그들의 괭이질은 땅을 부수고 있었다. 그것은 영주를 위해 열심히 일 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농노들의 삶에 전혀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그들에게 내뿜는 살기이자 반감이었다.

 

 

 “로크, 만약 우리가 탈출에 성공해서 이 땅을 벗어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뜬금없는 물음이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그런 물음.

 

 

 “글쎄? 화전민의 마을에 가는 것도 괜찮을 거 같고, 그냥 죽은 듯이 산에서 사는 것도 괜찮고, 무엇이든 여기보다는 낫지 않을까?”

 

 

 “로크,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내 생각은 달라. 흑사의 병이 돌고 나서부터는 영주가 기사를 동원해서 화전민 마을의 사람들을 잡아오고 있어. 세금을 거두어야 하기 때문이겠지. 산 속에 틀어박히는 것도 좋은 생각이 아니야. 산 속에는 많은 몬스터들이 살고 있어. 고블린 몇 마리만 나타나도 우리는 저항도 하지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을 거야. 몬스터가 많기로 소문이 자자한 바로크 산맥에서는 더더욱.”

 

 

  라그나는 나보다는 3살이 많았다. 그래봐야 18살이니 많은 나이가 아니지만, 그는 확실히 똑똑했다. 마을의 세금을 모아 영주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것만 봐도 그렇다.

 

 

  같은 농노라고 하더라도 경작하는 땅의 크기는 모두 다르다. 그 땅의 크기에 알맞게 세금을 거두는 그의 모습은 솔직히, 나에게는 우상이었다.

 

 

  또한 그는 보통의 농노들보다 사회에 밝았다. 세금을 거두러 오기도 귀찮았던 영주는 이따금 라그나를 성벽 안으로 불러들였다.

 

 

 그 곳에서는 농노들은 볼 수 없는 활기찬 상인들의 모습, 왼쪽 옆구리에 칼 하나 차고 슬금슬금 움직이는 용병들, 반짝반짝 빛나는 갑주를 입고 성문을 수호하는 병사들의 모습이 있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문들. 소식들. 세부적인 사항들까지 알 수는 없어도 적어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성의 이름이 산맥의 이름을 따서 만든 바로크라는 사실, 몬스터가 많다는 사실, 도시 군사들의 동향들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네 생각에는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된다는 거야?”

 

 

 

 “그러게.. 내가 쉽게 탈출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탈출 자체가 힘들기도 하지만 그 이후가 없기 때문이기도 해. 과연 우리가 농노의 신세를 벗어던진들 무엇을 할 수 있는 걸까?”

 

 

 

 타박타박..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았어. 자금이 있을 리가 없으니 상인이 될 수도 없고 농사를 짓자니 땅이 있는 것도 아니야. 하긴 도망 다니는 상황에서 여유롭게 땅이나 일구고 있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지. 무엇보다 우리는 성문을 통과할 수 없어. 지금의 나는 세금을 낸다는 명목으로 잠깐 들어왔다가 나갔다가 하는 것이지만 도망자 처지가 될 우리가 성문을 통과할 수도 없지.”

 

 

 타박타박..

 

 

 “로크, 사실 우리에게는 희망이라는 것 자체가 없는 거 아닐까?”

 

 

 우뚝

 

 

 “그럴 리가 없잖아 라그나. 그런 말은 일단 탈출에 성공하고 해야 하는 말인 거야. 장로님이 가끔 해주시는 말씀 중에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에게 복이 깃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물론 우리를 포함한 여러 농노들이 그냥 열심히 일하기를 바람에서 하신 얘기겠지만. 여하튼 내 생각에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노력은 일단 탈출하는 게 아닐까?”

 

 

 라그나는 말없이 괭이질을 계속했다.

 

 

 타박타박. 타박타박.

 

 

 “로크, 그러면 나에게 하나만 약속해줄 수 있어?”

 

 

 “먼데?”

 

 

 “나는 반드시 이 빌어먹을 운명을 부수어 버릴거야. 반드시! 그러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려서는 안 돼. 가끔씩은 내가.. 아니 어쩌면 정말 많이 나쁜 짓을 해야될 지도 몰라. 장로님의 밀을 조금 훔쳐 먹는다던지, 부러진 괭이를 핸더슨 아저씨 집에 던져 놓고 새 거를 훔치는 것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말이야. 어쩌면 사람을 죽여야 할 지도 몰라.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너는 나를 이해해 줄 수 있겠니?”

 

 

 “약속해, 라그나. 나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너의 가족이야. 나는 너처럼 머리가 뛰어나지도 않고, 힘이 쌔지도 않아. 그래서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겠어. 휴.. 해가 이미 저물어 가는구만? 들어가자 라그나. 차피 도망갈 처지에 뭐하러 열심히 밭을 갈겠냐?”

 

 

 라그나의 얼굴에 웃음이 지어졌다.

 

 

 “고마워 로크. 일단 먼저 들어갈래? 핸더슨 아저씨네 집에 이 괭이를 돌려드려야 할 거 같아.”

 

 

 “야 너 설마 아까 얘기 진짜야? 빨리 돌려드리고 오는게 좋을거야. 아저씨도 돌아오실 시간이야. 집에 먼저 가 있을께. 아 참, 오늘 어머니께서 감자를 좀 캐 오신다고 하셨어. 늦으면 나 혼자 다 먹어 버릴테니 꼭 늦게 오도록 해.”

 

 

 나는 그렇게 잠깐 동안의 작별을 위한 인사를 하고 뒤돌아 걸어갔다. 그 순간에 라그나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는 것 같았지만, 너무 목소리가 작아서 들리지 않았다.

 

 

 상관없다. 다시 돌아보진 않았다. 몇 분 뒷면 다시 집에서 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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