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녀의 능력치는 세계 최강입니다.
#12화 _ 쓰러진 황녀(3)
W_아름다운뿌리
나는 꽃이 만개한 꽃밭에 누워 홀로 하늘을 보며 나는 그야말로 정말 행복했다.
갑자기 그 남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한 모습 그는 정말 소름 끼치게 아름다웠다.
다시 생각해보면 난 그렇게 보고 싶던 신을 처음으로 마주한 시간이었다.
″안녕?″
그 소름 끼치는 얼굴로 그는 웃으며 나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이 꽃밭이 마음에 들어?″
이상하다.
평소라면 잘생긴 이 남자가 말을 건 것에 마냥 좋아해야 하는데 유난히 거부감이 느껴진다.
″네, 뭐….″
내가 그의 말에 긍정의 말을 하자 은은한 미소만 번지던 얼굴에 웃음 꽃이 번졌다.
″그럼 이 꽃밭 너한테 줄게.″
″이 꽃밭이 당신 거에요?″
″응.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다 내 거야.″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라 말하는 그. 웃는 그의 표정은 여전했다.
′무슨 이런 미친 X이 다 있을까?′
″네가 날 사랑한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모든 것을 네 게 줄 수 있어. 넌 날 사랑해?″
그는 내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줄 수 있다 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사랑 하냐 물었다.
난 그의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기에 그의 물음에 답을 할 수 없었다.
″그건 모르겠어요.″
윽!!
하지만 그는 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갑자기 내 멱살을 잡으며 말했다.
′정신이 아득해진다.;
″넌 날 사랑하기만 하면 돼.″
나에게 강압적인 모습.
이런 집착도 사랑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건가?
그에게 멱살을 잡힌 나는 숨 막히는 고통에 계속 기침을 해대며 그가 나를 내려주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그의 멱살잡이는 오래가지 못했고 시간이 조금 흐른 뒤 나에게 화내던 그는
표정이 갑자기 굳어지며 나의 멱살을 잡았던 손을 풀며 말했다
″아… 어머니 어찌하여 제 편은 한번도 들어주지 않으십니까?″
좌절하는 그.
그는 어린아이 같았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좌절하던 그는 숙였던 고개를 다시 올려 나를 보며 말했다.
″다시 올 것이다.″
″네가 나를 거절 할 때마다 나 너의 것을 하나씩 가져가겠다.″ [?]″지금의 너는 한낮 인간에 불가 하니까.″
″…….″
′무슨 저런 정신병자가 다 있어? 자기를 거절 할 때마다 내 것을 하나씩 가져가겠다니. 지 멋대로이니까 엄마한테 외면 받지.′
다시 올 거라는 말을 끝으로 그는 사라졌고 그 곳에는 소아만 남았다.
하아 하아-
멱살이 잡혀 숨을 쉴 수 없었던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얼마 되지 않은 순간에 소아는 지옥에 다녀왔다.
그가 손을 풀었을 때 다리 힘이 풀려 제대로 서있지도 못해 주저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한 남자.
아까 내 멱살을 잡았던 남자의 기운과 정 반대되는 기운이었다.
″누구세요?″
″…….″
그 남자다.
내가 이 세계에 오기 전에 꿨던 꿈에 나온 남자.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그 남자.
″그대는 아직도….″
″네?″
″기다렸다 나의 반려.″
″아….″
또르륵-
전혀 슬픈 것도 아닌데 눈이 멋대로 눈물을 흘렸다.
″뭐야, 나 왜 울고 있지?″
이유가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울어야 할 이유는 없었는데
그냥 눈에서 눈물이 나왔다.
내가 눈물을 흘리자 내 눈물을 닦아주는 그.
″괜찮다. 이젠 나와 함께 다. 이제는 더 이상 그대가 울 일이 없어. 물론 나도….″
따스하게 나의 가슴을 감싸 안은 그의 온기.
여전히 얼굴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온기, 그 따뜻함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흐으윽-
무서웠다.
아까 그 정신병자가 내 멱살을 쥐었을 때에는 정말 죽는 줄 알았어.
이유도 모르는 채 멱살이 잡히니 미칠 것 같았다.
″그렇게 울지 마… 난 아직도 그대의 눈물이 나에게 벼락처럼 다가오니까….″
″사랑해요.″
무의식적으로 나온 말. 지금 이 말을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 할 것 같았다.
″나도 변함없이 널 연모하고 있다.″
내가 마치 꼭 그 말을 전해야 했던 것처럼 그 말을 전하자 마자 시야가 점점 어두워 지기 시작하고 나는 잠에서 깼다.
잠에서 깬 나는 내가 꿨던 꿈을 기억하지 못했고 자신의 본래의 이름이었던 '이소아'라는 이름을 잃어버렸다.
*
*
대공이 연을 저승으로 데려갈 준비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연의 온 몸에서 빛이 나더니 공중으로 뜨기 시작했고
대공은 준비하던 손을 멈추고 온 몸이 금색 빛으로 빛나는 연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이내 빛은 사라졌고 연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사뿐히 내려왔다.
흑안의 흑발.
그리고 판도라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한복.
마지막으로 손에 끼어져 있는 반지까지.
그녀는 유일한 판도라의 희망.
이다연이었다.
그 먼 옛날 판도라의 공물로 들어와 1세대 판도라들과 친구가 돼 희망까지 됐다는 전설의 그녀.
가만히 눈을 감고 있던 그녀가 눈을 떴고, 그녀의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던 월야의 눈이 커졌다.
“아…”
말문이 막힌 것처럼 아무 말도 잇지 못하는 대공.
그는 손을 벌벌 떨며 눈을 감고 있는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가고 있었다.
그의 적안과 더불어 자신이 배척하려는 사람들을 가차 없이 처리하는 그의 행동으로 ‘피의 대공’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을 정도로
그는 냉정했고 가차 없었다.
감히 말하자면 이렇게 동요하는 대공은 판도라 내에서도 아무도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눈이 느릿느릿 천천히 떠지고
대공은 그녀에게 닿았다.
“여…연아…”
대공이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대공을 가만히 보고 있던 그녀의 입술도 열렸다.
“대공…”
와락-
아주 순식간이었다.
그녀의 입이 열려 그를 부르는 순간 그는 참지 못하고 그녀의 손을 잡아 끌어 자신에 품에 안았다.
“연아… 연아…!!”
그가 그녀를 안은 채 그녀의 이름을 애타게만 부르고 있자 그녀의 손은 올라가 그의 등을 다독였다.
그녀가 그의 등을 다독이자 다리에 힘이 풀린 건지 그녀를 안은 채로 주저 앉은 그.
덕분에 그녀도 그와 같이 자리에 앉게 됐다.
혹시라도 없어질 새라, 틈으로 빠져나갈 새라 없어지지 못하게, 틈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틈이 없게 안은 그.
그녀는 숨이 막힐 법도 했지만 자신을 안은 그의 등을 계속 토닥이고 있다.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뚝 뚝 흘리기 시작하는 그.
그런 그의 반응에 그녀는 그의 눈물을 닦았다.
“대공… 얼굴을 보여주세요. 대공의 얼굴이 보고 싶습니다.”
그녀가 얼굴을 보고 싶다 말하자 그제서야 그녀를 안은 손에 힘을 푸는 그.
그녀는 그걸 놓치지 않고 그의 손을 풀어 두 손으로 그의 뺨을 어루만졌다.
“하… 하…”
그의 뺨을 쓰다듬으며 베시시 웃던 그녀가 갑자기 울먹이기 시작한다.
“대공… 너무 수척하였습니다.”
“네가 없어서 그렇지 않나…”
“그래서 제가 이렇게 오지 않았나요.”
“그래,난 그거 하나면 돼.”
“대공, 당신의 이 적안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창조주의 저주라며 그의 적안을 저주하며 불행 취급하며 박해하고 피하기만 했던 사람들이었지만 유일하게 자신의 적안을 좋아하던 유일한 사람.
그의 적안을 유일하게 사랑했던 사람.
여전히 그녀는 그의 적안을 아름답다 칭찬했다.
“이 적안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너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아닐 것입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누군가는 대공의 적안도 대공의 영생도 좋아하겠죠.”
“제발 그 입에서 내 옆에 너 아닌 다른 사람을 언급하지 말아라. 내 옆에 있어야 할 유일한 존재는 오직 너 하나 뿐인 걸 아직도 모르겠느냐.”
“대공…”
“예전처럼 이름으로 불러줘…”
자신을 피하려고 하는 듯한 그녀의 말에 상처 받았는지 그 눈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그.
그의 약한 모습은 그녀도 처음이었고 세상에게도 처음이었다.
“루에…”
“더…”
“루에, 루에, 루에.”
“계속 불러 줘.”
마치 어린 아이가 어리광 하듯 자신의 이름을 더 불러 달라 재촉하는 그.
그런 그의 행동에 그녀는 거부도 못하며 그의 부탁을 그의 재촉을 다 들어줬다.
지금 그의 슬픔이 얼마나 할 지 그녀도 가늠할 수 없었기에, 그녀는 그의 부탁을 다 들어줬다.
“월야…”
그녀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 놀란 듯이 눈이 커지는 그.
“어떻게…?”
이미 죽었던 그녀가 바뀐 이름을 어떻게 알았을까?
“제가 지어줬던 이름이 아닙니까…”
“달의 빛으로 어둠을 뛰어 넘으라고, 나의 달, 나의 만월, 나의 달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