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1 현재
이제는 별장에는 아무도 없다. 모두가 사라졌다. 그들이 사라지자 바깥의 상황은 예전처럼 평화를 찾았다.
다음 날 아침 그 햇살은 오랜만에 보는 것이었다. 먹구름을 가르고 나타난 햇살 한줄기가 그 별장의 창문을 통해 들어왔다. 이제야 희망이 뒤늦게 찾아왔다. 아니, 뒤늦은 희망이다.
그가 시작한 게임. 이제 마지막이다.
범인은 장문의 편지를 남기고 자살을 했다.
그리고 그곳에 놀러 갔던 다니엘을 포함한 12구의 시신은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그곳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 먼지가 쌓이고 거미줄이 쳐졌다. 가구 위에는 하얀 천이 덮여 있었다,
언제 미친 듯이 바람이 몰아 쳤냐는 듯 파도는 잠잠해졌다
잠시 후
경찰들이 들이 닥쳤다.
안으로 들어서자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경찰이 이곳저곳을 수색할 때 마지막으로 경관이 안으로 들어섰다. 그 역시 코를 찌르는 냄새에 얼굴을 찡그렸다.
찡그린 얼굴로 수색하는 대원을 보며 주위를 살피다 시선이 꽂히는 곳이 있었다. 탁자 위에 놓은 액자를 발견했다.
그 사진 배경을 보니 별장 입구였다. 그 사진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그 평면은 영상이 되어 움직이는 듯 했다. 나무가 한들한들 거리고 그 조그마한 네모 안으로 그리운 이들의 얼굴이 하나둘씩 모이고 목소리도 들려왔다. 그리고 그들이 이곳에서 격을 사건을 예상치 못하고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니 마음 한구석이 미워졌다.
“형, 빨리 와요”
알린이었다. 그도 그 둘 사이의 관계를 몰랐다가 이 사건 통해 알게 되었다.
“오케이, 간다. 그대로 있어. 구도 좋고”
마지막으로 다니엘의 모습이 보이자 사진이 찍히고, 그들이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자 참았던 울음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지막이 읊조렸다.
순간이었지만 그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듯 했다.
“미안하다. 내가 너무 늦게 왔구나. 내가…”
그 사건은 세간에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곳에 갔었던 12명과 사건이 종결되고 찾아갔던 경찰들은 그 섬이 존재하는 섬이란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들 입장에선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은 상황에 시신이 없어졌다는 것에 대해선 미스테리로 남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