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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연애GO자
작가 : 변청하
작품등록일 : 2017.11.7

외로운데 소개받긴 싫고, 외로운데 누굴 만나기가 귀찮은 연애고자, 진나봄.
그녀 앞에 고난도 면담 스킬을 활용하여 여자를 꼬시는 날라리 정신과 의사 이설호가 나타난다.
이 시대의 연애고자들을 위한 공감자극 로맨스.

 
D-day (1)
작성일 : 17-11-29 14:03     조회 : 257     추천 : 2     분량 : 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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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 D-day (1)

 

 

 

 

 “미안해요, 정말.”

 “아니에요. 괜찮아요. 팀장님. 어쩔 수 없죠.”

 “맘 같아선 월차라도 쓰고 싶은데, 연말이라 갑자기 바빠지네요.”

 “다음 주에 만나면 되죠, 뭘.”

 “음.. 다음 주는 근데...”

 “아, 다음 주도 바쁘세요? 신년 호 출간 때문에 그러실 수 있겠네요..”

 “아니.. 그때쯤이면 얼추 마무리 되는데요. 다음 주말이 연말 회식이라서..”

 “회식이요..?”

 

 연말이면 업무량이 많아졌다. 덕분에 팀장님과 나는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볼 수 있는 휴식날도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보지 못하고 있었다. 벌써 2주째 그를 보지 못했고, 연락도 자주 못했다. 짬을 내서 이렇게 몇 분씩 전화 통화를 하는 게 전부였다. 겨우 시간을 낼 수 있는 다음 주엔 연말 회식이라니, 타이밍이 뭣 같았다.

 

 “네.. 나봄 씨는 이번에도 무리시겠죠..?”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그였다. 예전 같았으면 깊게 생각해보지도 않을 무리인 일이다. 쉽게 거절하고 당연히 불참한다며 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팀장님이었기에, 그리고 어느새 내 마음 속으로 들어오는 그였기에, 난 망설이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겠죠?”

 “음.. 그건 아직 모르겠어요. 그런데 연말 전체 회식이고, 또 이번엔 뭐 회식 겸 파티분위기로 한다고 하나 봐요. 그래서 다른 때보단 더 많이 오긴 올 거예요.”

 “아...”

 “무리하지 마세요. 제가 또 시간을 내보죠.”

 

 시간이라는 것은 참으로 우습다. 그렇게 넉넉할 때는 국밥집 할머니처럼 정이 많고 여유롭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간절히 바랄 때는 기업인으로 돌변해 손님, 왜 이러십니까, 라고 답한다. 그럼 결국 난 시간 앞에 을이 되어 굽히고야 만다.

 

 “아니에요. 갈게요. 회식.”

 

 올해가 가기 전에 그를 보고 싶었다. 2주 전 다짐했던,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는 이 감정을 그에게 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어쩌면 난 이 감정을 이용해 갇혀있던 그물망에서 벗어나고 싶었는지 모른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은 용기가 기반 된 엄청난 것이다. 많은 사람들 속에 일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쉬워 보이지만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난 그 어려운 것을 이제야 시작해 보려했다.

 그는 무리하지 말라했지만, 괜찮다며 온갖 센척을 해댔다. 그도 아마 내심 내가 그곳에 가는 걸 바라고 있었을 것이다. 편집부 팀장으로 부서가 단합이 잘 되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해 항상 편집장에게 눈치가 보였을 그였다. 편집장이 유독 술과 사람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대한민국 임원이라 부하직원들이 곤욕인 것뿐이지만.

 

 “그럼 중간에 빠져 나온단 말이야?”

 “응. 팀장님이 나 힘들 것 같다고 중간에 나와서 따로 술먹재.”

 “이건 그린라이트가 아니라 그냥 소주병진초록라이트다. 오늘 고백할 거지?”

 “그렇다니까.. 긴장되니깐 자꾸 물어보지 마.”

 “참나, 야 그거 입게? 이거 입어.”

 

 기껏 골랐던 원피스를 지적하는 유희였다. 드디어 오늘 난생 처음으로 회사 회식을 참석한다. 회식이 진정한 사회생활이라며 단단히 겁을 주는 그녀 앞에 난 태연한 듯 옷을 골랐다. 난 회식도 회식이었지만, 이어지는 팀장님과의 만남도 긴장이 되었다. 어쩌면 그와의 만남이 더 긴장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유희는 바쁜 와중에도 오늘 같은 날은 자신이 엄마 노릇을 해야 한다며 집으로 갑자기 들이닥쳤다. 지금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날 만드는 것이 문제지만 말이다.

 

 “자, 됐다.”

 “이제 마음에 들었냐? 어렸을 때 못했던 아바타 옷 입히기 놀이를 나한테 하고 있어.”

 “넌 왜 이렇게 쓸 만한 하드웨어를 썩히는 거야?”

 

 그놈의 하드웨어 소리. 오늘따라 그녀는 칭찬이 과했다. 그리고 칭찬만 과한 줄 알았더니, 그녀가 입혀준 나의 옷 코디마저 과한 듯 느껴졌다.

 

 “근데 너무 과하지 않아? 이렇게까지.. 너무 멋 부린 것 같잖아.”

 “아니, 딱 들어보니까 연말 회식이 아니라 연말 파티인 것 같던데. 호텔에서 한다며. 그럼 이 이 정도는 입어줘야지.”

 

 연말 회식답게 편집장님이 힘을 줬다고 그가 설명했다. 회식이라면 자고로 삼겹살집, 술집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가 알려준 회식, 아니 파티 장소는 호텔이었다. 연말 파티라니, 드라마에서나 들어봤을 법한 단어였다.

 

 “준비 됐어? 잘 하구와.”

 

 밖으로 나서려 현관 앞에 선 나에게 유희는 복싱선수 코치마냥 응원을 해주었다. 덕분에 난 무슨 세계챔피언을 따러 나가는 복싱선수가 된 기분이었다. 연말에 어울리는 코디라며 그녀가 점지해준 원피스를 입고 밖을 나서자 차가운 바람이 온 몸을 감쌌다. 매일 패딩으로 꽁꽁 싸맸던 터라 코트를 입은 내 몸은 적응을 하지 못했다.

 

 “나봄 씨!”

 

 오늘따라 멀끔하게 차려입은 그가 내게 다가왔다. 짙은 그레이 수트를 입은 그의 모습은 과하지도, 또 어둡지도 않은 깔끔한 모습이었다. 훈훈하게 생긴 얼굴이 주변 추위를 모두 녹여주는 것만 같았다. 딱 적재적소의 비주얼이랄까.

 

 “와, 오늘 너무 예쁜 거 아니에요?”

 “팀장님이야 말로 못 알아볼 뻔했어요.”

 “에이, 춥죠? 얼른 타요.”

 

 그는 쑥스러운 듯 말을 돌리며 차 문을 열어주었다. 자동차 앞에서 정중히 조수석 문을 열어주는 그의 모습을 보니, 마치 궁전으로 향하는 공주가 된 기분이었다.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차 문을 열어줄 땐, 손이 없나 발이 없나 왜 문을 열어주는 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하지만 오늘 깨달았다. 상대방에게 대접받고 배려 받는 느낌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행동이라는 것을.

 

 “와...”

 

 유희가 골라준 옷이 너무 과하지 않나, 싶었는데 파티장 안으로 들어서니 그런 생각은 싹 사라졌다. 이것이 정녕 출판사 직원들의 스펙인가 싶을 정도로 화려한 사람들이 눈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대형 출판사라 그런지, 직원들뿐만 아니라 유명한 셀럽들까지도 참여한 듯 보였다. 내가 생각한 연말 회식은 삼겹살집에 일자로 앉아 고주망태가 되는 모습이었는데.. 문득 내가 어마어마한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소속감까지 들 정도였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네요. 이번에 편집장님이 너무 무리하셔서 당분간 회식은 안할 것 같아요. 다행이에요. 하하.”

 “꼭 드라마에서 나오는 파티 같아요.”

 “저도 이런 건 처음이에요. 아, 복잡하니까 잠시만 여기 있어요. 저희 팀 테이블 어디 있는지 찾고 올게요.”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며 편집부가 있는 테이블을 찾으러 향했다. 난 두리번거리며 본격적으로 넋을 놓고 내부를 감상했다. 아직까진 다른 사람들이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것 같아 어색하거나 불편하진 않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속에 있는 것도, 좋은 시설 안에 와있는 것도 모두 다 생소했다.

 그래도 내가 언제 이런 데를 다시 와볼 수 있을까... 아무리 출판사에서 주최하는 파티라지만 팀장님의 말대로 이건 너무 무리한 파티임이 분명하다. 난 얼른 이 순간을 남기고 싶었다. 내 스스로 이 곳을 온 것도 뿌듯했고, 특히 항상 날 답답해하는 유희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찰칵 –

 

 사진 속에 지금 두 눈으로 보이는 화려함이 모두 담기지 않아 아쉽긴 했지만, 아무렴 어떠한가. 내가 지금 이 공간에 있는데.

 

 “진짜 대박이다. 나 입사하고 처음 봐. 이런 연말 파티.”

 “정말요? 매년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그럼 우리 월급이 지금보다 더 희박할걸~?”

 

 구석에 가만히 서서 구경하고 있었더니,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들려왔다. 선후배 사이인 것 같은데, 생각보다 다정한 여자 두 명이었다.

 

 “그러면 올해는 왜 이렇게 하는 거예요?”

 “나야 모르지, 근데 원래도 워낙 남들한테 과시하고 자랑하는 거 좋아하는 양반이라.”

 “되게 중후하고 검소하게 생기신 아저씨 같은데.. 의외네요. 어? 근데 저 분 유명한 모델 아니에요?”

 “어디? 아. 맞네. 잘생겼다, 진짜. 이번에 우리 출판사 잡지 메인 모델이었잖아. 그 옆에 여자도 엄청 늘씬하다. 누구냐.”

 “저 여자 어디서 많이 봤는데.. 아 누구였지..?”

 

 모델? 연예인인가? 난 문득 일생일대에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연예인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 같아 최대한 티를 내지 않으며 눈을 굴렸다. 그러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불쑥 솟아있는 큰 키를 이내 찾을 수 있었다. 나도 잡지와 인터넷에서 한번 쯤 본 익숙한 얼굴의 남자모델이었다.

 저 모델이 이번 우리 출판사 잡지 메인모델이었다니, 난 잡지를 따로 구매한 적도 없고, 미리 디자인을 보지 못하게 되어있어 모델은 볼 기회가 없었다. 그 옆에 서 있는 여자모델은 직원들이 떠들어대는 그대로 늘씬한 몸매를 자랑했다. 뒤태만으로도 모델 포스라는 것이 느껴졌다.

 

 “나봄 씨, 여기 있었네요.”

 

 모델들을 본격적으로 감상하고 있을 무렵 팀장님이 나에게 다가왔다. 여자 모델의 얼굴을 보고 싶었는데, 아쉬운 마음에 입맛을 살짝 다셨다.

 

 “네. 오셨어요?”

 “왜 이렇게 구석에 있어요. 한참 찾았네. 저쪽으로 가요. 사람들이 나봄 씨 기다려요.”

 “...”

 

 날 기다린다는 말이 왜 이리도 부담스러운지, 침을 꿀꺽 삼켰다. 사람들이 정말 나를 기다리는 걸까, 나를 공격하려고 기다리지는 않을까, 왜 여태 회식이나 회의를 참석 안했냐고 추궁하면 어떡하지, 온갖 별별 생각이 내 머리를 어지럽혔다.

 하지만 나를 안내하는 널따란 그의 등을 보며 최대한 안정감을 찾으려 애썼다.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된다. 큰 실수만..

 

 “안..녕하세요. 진나봄입니다..”

 

 말더듬이처럼 인사를 해버렸다. 입은 열렸는데, 눈은 그들을 똑바로 바라보질 못했다. 아마 내 모습을 거울로 본다면 엄청나게 찌질한 모습일 것이다.

 

 “우와아 –”

 “반가워요.”

 

 유독 밝게 인사를 받아주는 직원 두 명이 보였고, 나머지는 건성으로 박수를 살짝 치고 있었다. 몇몇 여자 직원들은 팔짱을 낀 채, 나를 아래위로 훑기도 하였다. 어딘가 내가 못마땅해 보인다는 티를 팍팍 내고 있는 그녀들과 마주치기 싫어 눈을 애써 밑으로 깔았다.

 내가 속한 편집부는 대략 20명 남짓한 인원들이었다. 생각보다 꽤 많은 인원에 어깨는 저절로 좀 더 안으로 굽어졌다. 이러다 양 어깨가 턱에 닿을 지도 모르겠다.

 

 “나봄 씨가 입사한지는 2년 정도 되었으니까, 참고 하시구요. 저희 편집부 모임에 처음 참석하는 것을 환영했으면 합니다. 잘 챙겨주세요.”

 “...”

 “자, 다 같이 박수!”

 

 그는 나름대로 나를 생각해서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겠지만, 난 그 순간이 세상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순간이었다. 몇 개인지 제대로 세지도 못할 많은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 무섭고 두려웠다. 팀장님의 박수 권유로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울리고, 그 속에서 하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주 상전이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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