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아찔한 선배님
작가 : 이은교
작품등록일 : 2016.9.19

24살 대학생 주환관 20살 승희의 알콩달콩한 캠퍼스 로맨스.

 
Chapter 2. 신입생 환영회.(2)
작성일 : 16-09-23 18:48     조회 : 281     추천 : 1     분량 : 446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Chapter 2. 신입생 환영회.(2)

 

 숨통까지 막아 버리는 듯 한 그의 무거운 중압감에 승희는 사지에 몰린 새끼 고양이처럼 몸을 부르르 떨었다. 주환은 살벌한 눈동자를 하고 한 발자국 승희에게로 다가왔다. 승희는 반사적으로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고 결국, 제 앞까지 다가온 주환으로 하여금 벽으로 내몰아쳐지고 말았다. 승희는 더 이상 피할 공간이 없었다.

 

 승희를 벽까지 몬 주환은 자신의 두 팔로 승희를 완전히 가두고는 상체를 한참 숙여 눈을 마주했다. 깊이가 보이지 않은 밤바다의 그것처럼, 주환의 눈은 아주 많이 화가 났지만 유난히 까맣고 짙어 보였다.

 

 “왜 훔쳐 본 거야.”

 

 감정이 묻어 있지 않은 주환의 목소리에서는 살벌함까지 느껴졌다. 자신을 몰아 부치는 주환이 무섭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억울한 일이기도 했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이 불미스럽고 불편한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공공장소’라는 화장실에서 그런 짓을 한 주환과 그 여자가 아니던가!

 

 승희는 속으로 자신에게 외쳤다.

 

 너는 아무 잘못이 없다! 너는 단지, 화장실을 온 것뿐이고 두 사람들의 은밀한 행위를 자신으로 하여금, 민망하지 않게 지켜 준 죄 밖에 없다!

 그러니, 넌 이렇게 이 남자에게 쭈글이 오징어처럼 쫄 필요가 없다!

 

 “훔쳐 본 거 아니에요. 단지, 나가기가 민망한 상황이라, 나가실 때 까지 기다리고 있던 것뿐이에요.”

 “네가 민망함을 느끼기 전인 처음에 나갈 수도 있었잖아?”

 

 거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었다. 승희 자신 또한 후회 중이기 때문에. 하지만 승희는 굴복하지 않고 ‘용기’라는 것을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며 주환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것 또한 바로 후회가 들었지만.

 

 “솔직히 따지고 보면 공공장소인 화장실에서 그런 짓을 하신 건, 모두에 대한 예의가 아니시죠. 이건 엄밀히 선배께서 잘못한 일이시잖아요.”

 “그래서, 지금 나한테 사과라도 하라는 거야?”

 “사과는 아니더라도, 저한테 이렇게 따지고 들 상황은 아니라는 걸 말씀 드리고 싶은 거…….”

 

 뿐이에요. 라는 말을 대충 얼버무리고 흘려보냈다. 이상하게도 그의 눈빛은 오래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알 수 없는 묘한 분위기가 흘렀고 더 쳐다보다가는, 지금 이유 없이 뛰는 이 심장소리를 끝까지 멈추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지금 심장이 뛴다. 단순히 달리기를 해서 뛰는 심장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주환의 눈빛을 마주하는 순간, 블랙홀처럼 빠져 들 것 같은 이 감정을 뭐라 정의할 수가 없어 승희는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어쩔 줄 몰라하는 승희의 귓전으로 그의 딱딱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동자를 피해 버린 자신과는 달리 주환은 여전히 승희를 제 눈에 가득 담고 있었다.

 

 “그런 짓?”

 

 주환의 목소리는 억지와 화가 많이 실어져 있었기 때문에, 승희는 ‘그런 짓’ 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제 주둥아리를 원망했다.

 

 “내가 무슨 짓을 했는데.”

 “아, 아니…….”

 “고작 키스 한 번 한 거 가지고 너한테 쓰레기 같은 취급을 받는 이 상황이, 난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나는데.”

 “쓰, 쓰레기라뇨! 제가 언제 선배를 그런 취급 했…….!”

 “지금 네 표정과 눈동자가.”

 “…….”

 

 당황해서는 말까지 더듬거리며 변명하려는 승희의 말은 주환은 그대로 잘라 버렸다. 그는 어떻게든 제 이성을 절제 시키려는 모양인지, 어금니까지 꽉 깨물고서는 말을 이어나갔다. 그 와중에, 어금니를 깨물며 드러난 턱 근육과 목의 퍼런 핏대가, 승희의 눈을 사로잡았다.

 

 제기랄…….!

 

 “날 그렇게 쳐다보고 있잖아.”

 “아, 아니에요! 절대 쓰레기 취급은 한 거 아니라고요!”

 “그럼 아니라는 증거를 대봐.”

 “증거요?”

 

 뜬금없는 그의 증거 타령에 승희가 두 눈을 끔뻑였다. 몇 분 전 까지만 해도 온 몸을 집어 삼키고 있던 술의 기운은 이미 달아 난지 오래 되었다. 차라리, 술기운이라도 좀 남아 있다면 얼굴이 철판 깔고 대충 사과 하고 달아나면 그만인데, 이 빌어먹을 제 정신은 꼴에 자존심 밟히는 것이 싫다고 계속 이렇게 발악을 하고 있으니, 여러모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증, 증거를……. 증거를! 어떻게 돼요?”

 

 승희의 톡 쏘는 따짐에 주환이 제 입술을 아주 가까이 승희에게로 밀어 넣었다. 승희가 두 눈을 찔끔 감았다.

 

 “…….”

 “…….”

 

 어둠 속에서는 스스로가 듣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들쑥날쑥한 자신의 숨소리와는 다르게 그의 고르고 일정한 숨소리가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은근하게 느껴졌다. 살포시 눈을 떠봤다. 입술을 조금만 내밀어도 닿아 버릴 것 같이 그의 얼굴은 바로 앞에 있었다.

 

 “지금, 뭐, 뭐하시는 거예요?”

 “그러는 너는, 뭐하는 건데?”

 “…….”

 “눈은 왜 감아. 뭘 기대하고.”

 

 승희는 도둑질을 들킨 초보 도둑놈처럼, 놀라서는 급기야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다.

 

 딸끗- 제기랄. 진짜, 눈은 왜 감은 거야.

 

 딸끗! 눈을 감고, 순식간이었지만 왜 정말…….그의 입술에 내 입술에 닿을 거라고 생각 한 거야!

 

 아니, 왜 닿길 바란 거냐고!

 

 딸끗!

 

 멈추지 않는 딸꾹질에 괴로워하는 승희를 보고 나서야, 주환이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켰다.

 

 “부정을 안 하는 거 보니, 내가 생각했던 그걸 기대한 게 맞고, 기대한 걸 보니, 날 쓰레기로 취급을 안 한 증거가 되네.”

 “…….”

 “누가 쓰레기랑 입을 맞추고 싶겠어. 안 그래?”

 

 승희는 여전히 딸꾹질을 멈추지 못한 체, 원망 가득한 눈길로 주환을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얼굴엔 다 풀리지 않은 화가 조금 남겨져 있는 듯 보였다.

 

 “사과해.”

 “뭐라고요? 딸끗! 제가, 사과를 왜 해요! 딸끗!”

 “날 기분 나쁘게 만들었잖아.”

 “제 기분은 생각 안…….딸끗! 하세요?”

 “네가 단순히 내 기분을 나쁘게 만든 건, 이 화장실에서 만은 아니라는 걸 알텐데.”

 “네?”

 “넌 이 신입생환영회에 들어 온 순간부터 날 기분 나쁘게 만들었잖아.”

 “뭐라구요?”

 “자리에 앉아 있는 내내, 날 몰래 훔쳐 본 거.”

 

 그걸, 눈치 챘단 말이야?

 

 “모를 줄 알았어? 그렇게 대놓고 쳐다봤으면서.”

 

 마치, 자신의 마음을 읽고 대답 하는 것 같은 주환에 승희는 소름이 다 돋을 지경이었다.

 

 “그것도 부족해서 화장실 와서 까지 날 몰래 훔쳐봤지. 누군가가 날 계속 몰래 훔쳐본다는 것이 얼마나 기분 더러운 일인지, 알아?”

 

 더는 빼도 박도 못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싫었다.

 

 내가 가서 때린 것도 아니고, 욕한 것도 아니고, 조금 쳐다봤다고 사과를 요구하다니, 다른 많은 여자들도 훔쳐봤을 것이 분명한데. 왜 그 사과를 내게만 요구하는 것이냐고!

 

 승희는 자신을 가둔 주환의 두 팔에서 소심하게 몸을 비틀어 빠져나왔다.

 

 “안 쳐다봤어요. 그러니까, 사과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대답을 하고 서둘러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뒤에서는 그런 자신을 쫒아오던 주환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다가, 이내 ‘서주환!’ 하며 그를 에워싸는 친구들의 목소리가 뒤섞여 들려왔다. 이때가 기회다 싶은 승희는 제 자리로 돌아가 얼른 가방을 챙겨들었다.

 

 “뭐야. 너?”

 “시간이 너무 늦어서, 나 먼저 가볼게!”

 “뭐야, 양승희! 너 버스 일찍 끊긴다고 오늘 우리 집에서 자기로 했잖아!

 

 친구들이 말릴 틈도 없이 호프집을 빠져 나온 승희는 어수선한 시내를 가로 질러 버스 정류장으로 내달렸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 전광판을 보니, 4분 뒤에 막차 버스가 도착할 예정이었다. 너무 빠르고 급하게 도망쳐 오느라고 힘을 쓴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져 버렸다. 승희는 버스 정류장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서, 교통카드를 찍기 위해 미리 지갑을 꺼내놓고 기다렸다.

 

 아휴…….!

 후회된다. 정말, 그 사람들이 들어왔을 때 망설이지 않고 바로 나가는 건데!

 그건 그렇고, 내가 호프집에서 계속 쳐다보고 있던 걸 눈치 챘다니! 너무 창피…….

 

 “야.”

 “악!”

 

 깊은 생각에 잠겨 있던 승희는 옆에서 들려오는 주환의 목소리에 놀라서는 자신도 모르게 우악스러운 고함을 내질렀다.

 여기까지 쫒아 오다니…….대체, 이 남자 정체가 뭐야.

 

 “감히, 도망을 가?”

 

 주환이 어이없다는 비소를 지어 보이던 그때였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버스가 그의 어깨 너머로 승희의 시야에 포착 되었다. 승희는 제 앞에 멈추는 버스를 올라타려고 했지만, 너무 가볍게 주환에게 잡히고 말았다.

 

 “아, 진짜 저한테 왜 이러세요!”

 “......”

 “저 이거 막차란 말이에요!”

 

 승희의 악다구니에도 주환은 굴하지 않고 그녀의 지갑을 뺏어 열더니, 무언가를 빼냈다. 그것은 학생증 겸 승희의 체크 카드였다.

 

 “이거 찾고 싶으면, 월요일 날, 2시까지 영화 동아리실로 와. 물론, 진심을 담은 사과와 함께 와야 할 거야.”

 “돌려 주…….! 우이씨.”

 

 승희의 체크카드를 들고 주환이 그대로 돌아섰다. 승희는 빨리 안타냐고 재촉하는 기자아저씨의 윽박지름 에 잠시, 갈등을 하다가 울며 겨자 먹기로 현금을 내고 버스에 올라탔다. 학생증이야 새로 발급받으면 되고, 체크카드에 있는 돈은 다른 통장으로 옮겨 넣으면 된다. 하지만, 승희에게 저 체크카드는 어느 것 하고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내내, 함께 지냈던 가장 친한 친구 지영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기 전에 찍은 마지막 스티커 사진이 붙여 있기 때문이었다.

 

 “아, 정말. 짜증나!”

 

 차오른 짜증감에 발을 동동 굴려 봤지만, 달라 질 수 있는 상황은 아무 것도 없었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happydream 16-10-07 21:56
 
재미있네요^^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 Chapter 4. 동아리실에서. (2) (1) 2016 / 9 / 24 308 2 4796   
3 Chapter 3. 동아리실에서. (1) (1) 2016 / 9 / 23 280 1 4025   
2 Chapter 2. 신입생 환영회.(2) (1) 2016 / 9 / 23 282 1 4466   
1 Chapter 1. 신입생 환영회.(1) (1) 2016 / 9 / 19 550 1 520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메두사는 연애중
이은교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