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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찔한 선배님
작가 : 이은교
작품등록일 : 2016.9.19

24살 대학생 주환관 20살 승희의 알콩달콩한 캠퍼스 로맨스.

 
Chapter 1. 신입생 환영회.(1)
작성일 : 16-09-19 16:02     조회 : 549     추천 : 1     분량 : 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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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1. 신입생 환영회.(1)

 

 불타는 금요일이었다.

 

 어느 대학생들과 다를 것 없이 승희 역시 입학 하고 일주일 뒤쯤에, 과대에게로 부터 <신입생 환영회>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친한 친구들과 삼삼오오 한 집에 모여 들뜬 마음으로 사상 최대치로 몸을 치장하고 집합 장소로 향했다. 오늘 밤을 뜨겁게 불태울 청춘들이 한껏 멋을 부리고 모여 있는 신입생 환영회 장소에는 몇 몇의 낯선 이들도 포착 되었다. 승희 일행은 비워져 있는 창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컵 가득 물을 채워 마시던 승희는 앞에서 어딘가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은지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어딜 그렇게 쳐다봐?”

 

 승희는 물 컵에 여전히 입술을 가져다 댄 채로 은지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려 두리번거렸다.

 

 “저 쪽에 있는 저 남자 말이야. 서주환 선배 아니야?”

 

 은지가 몸을 한층 웅크리며 승희에게 턱짓으로 안쪽을 가리켰다. 승희는 은지가 가리킨 방향으로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클럽으로 치자면 VIP석이라고 볼 수 있는 가장 메인인 자리에는 보자마자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훌륭한 외모를 소유하고 있는 한 남자와 그 남자의 옆을 야무지게 차지하고 있는 두 명의 여자가 보였다. 두 명의 여자들은 몸을 아예 남자 쪽으로 돌려서 어떻게든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의지로 재잘재잘 떠들고 있었지만, 남자의 반응은 지나치게 건조하고 지루해 보였다.

 

 “그런데 서주환 선배라니? 이름도 알고……. 아는 사이야?”

 

 남자를 응시하고 있던 승희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은지에게로 향했다.

 

 “아는 사이는 아니고. 그냥 알지. 나만 아는 사이. 저 선배는 나 모르고.”

 “너만 아는 사이라니?”

 “양승희. 너 서주환 선배 몰라? 저 선배, 우리 학교에서 되게 유명한데.”

 “유명하다고?”

 

 승희가 어리둥절하며 묻자, 은지가 혀를 차며 얘 안 되겠네. 라는 말을 덧붙였다.

 

 “어. 연예인 뺨치게 잘 생기고 빈틈없는 바디에다가 금수저 물고 태어났다고 할 정도로 집도 엄청 잘 살고.”

 “아, 진짜?”

 

 저 정도의 얼굴과 헐렁한 티셔츠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탄탄해 보이는 듯 한 바디를 한 남자가 그 이유로 유명하다는 것을 승희는 전적으로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남자는 길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듯 마주쳤을 때, 한 번도 아니고 수십 번을 뒤돌아보게 될 만큼 완벽한 외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더 유명한 건, 그런 것들이 아니지.”

 

 은지가 몸을 낮게 수그리고 승희와 예정에게 모여 보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세 사람은 누가 봐도 의심스러울 정도로 몸을 둥글게 말아 서로에게 밀착 시켰다.

 

 “그걸, 그렇게 잘한대.”

 “뭐어!?”

 

 유난히도 승희가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튕겨 오르듯 몸을 일으켰다. 은지가 난감한 얼굴로 얼른 주변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이도 이쪽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큰 목소리를 내면 어떡해!”

 “미, 미안. 예기치 못한 말이라서, 당황했나봐.”

 “근데 그걸 어떻게 알아?”

 

 이번엔 예정이 궁금해 죽겠다는 얼굴로 묻자, 은지는 한층 더 낮아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오는 여자를 굳이 안 막는대. 그런데, 저 끝내 주는 외모와 재력 까지 가진 남자에게 어느 여자가 다가가지 않으려 하겠어. 많은 여자들이 다가가겠지. 그 여자들이 입을 턴 거지, 뭐. 대박인 건, 그 소문은 저 선배가 군대를 가기 전인 1학기 인, 학교를 다닌 딱 3개월 만에 이미 쫙 펴졌다는 거지.”

 “와, 그럼 따지고 보면 저 선배는 안 가진 게 없다는 거네. 그거 잘하는 건, 그게 어마무시하다는 거 아니야?”

 “그것도 그거지만, 테크닉이 죽여주나 보지.”

 “와우, 테크닉!”

 

 예정이 장난스럽게 혀를 날름거리며 말하자, 은지가 키득거리며 말을 되받아 쳤다.

 

 “그러니까 말이야. 근데 들리던 소문 보다 훨씬 더 근사하다. 나는 좀, 기생오라비처럼 생겼을 줄 알았는데. 하, 저런 남자와 침대 위에서 하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야한 농담도 아무렇지 않게 노골적이고 능청맞게 하는 은지와 예정을 보며 승희는 당황스러울 만큼 적응이 되지 않았다. 지나치게 후끈거려 오는 얼굴을 식히려고 손부채질을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승희가 슬쩍, 남자의 눈치를 살폈다. 행여나, 우리끼리 한 은밀하고도 엉큼한 대화를 알아 차렸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남자는 투명한 물이 다 비추는 컵을 의미 없이 매만지며, 여전히 제 곁에서 재잘재잘 떠들고 있는 여자들에게 아무 관심도 보이지 않은 체, 멍 하니 앉아 있었다.

 

 어째, 그 모습이 묘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그렇게 남들 몰래 남자를 한참 구경하고 있을 때, 교수님들이 도착했다. 교수님들은 입학한 신입생들에 대한 간단한 환영 말씀을 끝으로 눈치껏 빠져 줘야 한다며 서둘러 호프집을 빠져나가셨다.

 

 본격적으로, 신입생 환영회를 가장한 술 파티가 시작 된 것이다.

 

 “마셔! 마셔!”

 

 이미 반쯤 취한 3학년 선배 과대의 외침에 신입생들은 간에 아낌없이 술을 퍼 부어 주었다. 선배들은 번갈아가며 반 강압적으로 후배들에게 술을 따라 주었고 승희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잘 마시지도 못하는 소주를 벌써 한 병이나 넘게 마신 상태였다.

 

 정신이 해롱해롱 하고 온 몸이 뜨겁고 혀가 퉁퉁 부운 것 처럼 발음이 세어 나왔다. 승희는 뜨거운 얼굴을 식히고 볼 일도 볼 겸,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틀.

 

 “같이 가줄까?”

 

 옆에 있던 예정이 걱정스럽게 물었지만, 승희는 손사래를 치며 거절을 하고 혼자 화장실로 향했다. 호프집 안에 있는 화장실은 이미 포화 상태로 발을 디딜 틈도 없었다. 승희는 하는 수 없이 밖으로 나와 한 층 계단 위에 있는 화장실로 향했다. 칸막이를 열고 들어간 승희는 변기통에 앉아 시원하게 볼일을 보며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아무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은 휴대전화를 먹먹하게 바라보며 막, 몸을 털고 일어나려던 찰나였다.

 

 “지금 바로 나가면 안 돼? 난, 못 참겠는데…….”

 

 칸막이 너머로 잠시, 어수선한 소리가 들리더니, 철문이 쾅, 닫히고 곧 간드러지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참아봐.”

 

 간드러지는 여자의 목소리에 비해, 남자의 목소리는 지극히도 건조하게 들려왔다.

 

 “어떻게 참아. 네가 옆에 있는데! 못 참아. 나.”

 “…….”

 

 모든 신경세포를 기울였을 때, 승희는 지금 밖에서 펼쳐지는 상황들을 대충 예상할 수 있었다. 확실한 건, 절대, 지금 자신이 칸막이를 열고 나갈 수 없다는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승희는 안절부절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불안해하다가 이내,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래, 걸리면 얼마나 걸리겠어…….조금만, 아주 조금만 기다렸다가 저 사람들 나갈 때, 그때 나가자.

 

 더군다나, 자신이 있는 칸막이는 맨 끝에 있어서 그다지 신경이 쓰일 만 한 공간도 아니었다.

 

 “안아줘. 아, 좀 안아줘. 서주환. 더 힘껏.”

 

 서주환?

 이름을 듣는 순간, 승희의 머릿속에서는 술자리 내내, 지루함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던 그를 떠올렸다. 여자의 재촉에 주환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가 궁금해졌다.

 

 ‘그걸, 그렇게 잘한대.’

 

 은지의 속닥거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승희는 숨을 죽이고 아주 미세한 틈 사이로 밖의 상황을 은밀하게 훔쳐보았다. 남자의 품에 꽉 안겨 있는 여자의 뒷모습이 보일 듯, 말 듯, 승희의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남자의 다부진 잔 근육이 박힌 팔이 여자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키스해줘. 주환아. 응?”

 “너 지금 많이 취했어.”

 “안 취했어! 하나도 안 취했다고!”

 

 여자의 앙탈 섞인 고함소리에 남자의 깊은 한숨이 엉켜 들려왔다.

 

 “그만해. 별로 재미없어.”

 

 주환은 거절했다. 여자의 허리를 은밀하게 감싸던 팔이 나가 떨어진 것이다. 승희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상하다. 오는 여자 안 막는다고 분명히 은지가 그랬는데…….주환은 여자를 거절하고 있던 것이다.

 

 여자에게서 떨어진 주환은 세면대로 와서는 물을 틀어 손을 닦았다. 그런 주환의 곁으로 다가온 여자는 등에 몸을 밀착시키고는 또 한 번 애교를 피우기 시작했다.

 

 “여기서 싫으면, 우리 집으로 갈까?”

 “피곤해.”

 “딱 한 시간만. 한 시간도 안 돼?”

 

 여자는 자존심도 없이 포기를 모르는 집념이 강한 사람 같았다.

 

 “주환아. 제발. 나 너 때문에 미칠 것 같단 말이야.”

 

 가느다랗고 하얀 여자의 손이 주환의 아래로 향했다. 승희는 화들짝 놀라 마른 침을 꼴깍 삼켜 넘기며 얼른 눈을 감았다. 그러다 다시, 이기지 못한 호기심에 떠밀려 틈 사이로 눈을 내밀었다.

 

 “야…….”

 

 주환의 경고어린 부름에도 여자는 막무가내로 바지버클을 풀기 시작했다.

 

 “내가 매일 밤 이거 생각나서 얼마나 괴로운 줄, 알기나 해!”

 “그만 못 해?”

 “너랑 자고 나서는 다른 남자하고는 만족을 못한다고! 어쩔 거야!”

 

 바지버클에서 손을 떼라는 주환의 경고에도 여자는 절대 놓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주환의 두 뺨을 잡고서는 제 입술로 확, 끌어 당겼다.

 

 “!!”

 

 주환의 입술과 여자의 입술이 야하게 포개어졌다. 더 이상 여자를 밀쳐내지 못하겠는지, 주환 역시 저돌적이게 여자의 입술을 파고들었다. 한 손으로는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아 자신에게로 밀착 시키고 다른 한손으로는 그녀의 뒷머리를 부드럽게 받치고 있었다.

 

 한 마디로,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 듯 한 멋진 남자 배우의 매우 올바른 키스 자세되시겠다. 승희는 마치, 자신이 키스를 하기라도 하는 것 처럼, 쿵쾅쿵쾅, 제 멋대로 뛰는 심장에 미칠 것만 같았다. 방향을 바꾸면서 돌려진 주환의 굴곡 없이 베일 듯 한 날카로운 턱 선이 승희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단숨에 한 단어가 떠올랐다.

 

 ‘섹. 시. 해.’

 

 여자는 자신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주환의 손을 끌어다가 제 봉긋 솟아올라 있는 가슴 위에 올려놓았다. 속옷과 얇은 천이 덮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이는 주환의 손에 여자는 간드러지는 신음을 내뱉었다. 여자가 주환에게서 입술을 떼어내고 얼른 품에 안겼다. 주환의 손은 여전히 여자의 솟아 오른 가슴에 머물러 있었다.

 

 “만져줘. 더. 세게.”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어 가고 있음을 느낀 승희는 살면서 가장 큰 후회를 했다. 처음에 나갔어야 했어! 맨 처음에!

 

 “그만 하자.”

 

 그때였다. 주환이 제 품에 붙어 있는 여자를 밀쳐내고 화장실을 빠져나갔다.

 

 “주환아!”

 

 그 뒤를 여자가 다급하게 따라 나갔다. 화장실에 순식간에 찾아 온 정적에 승희는 그제야, 꽉 막힌 듯 한 숨통을 터트리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0년 동안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남자와의 키스를, 눈앞에서 직접 본 충격과 은밀한 것을 몰래 훔쳐봤다는 죄책감에 승희는 한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러다 가까스로 몸을 추스르고 칸막이에서 나오자마자, 굳게 닫혀 있던 화장실 문이 벌컥 열렸다. 쾅! 문이 다시 닫히고 놀라서 두 눈이 휘둥그레진 승희 앞에 남자.

 

 그러니까, 방금 전 분명히 여자와 함께 나갔던 주환이 서 있었다.

 

 그것도 매우, 무서운 얼굴을 하고서는.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happydream 16-10-07 21:28
 
흡입력 좋으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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