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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기억속에서
작가 : Jiharu
작품등록일 : 2016.9.8

"사실 생각해보면 그래.영원히 산다는건 그리 좋지만은 아닌거같아."
그녀의 그 한마디에 손이 떨렸다.
"그래도...아직은 내 곁에 있어줘."
그녀는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당근! 아직 나는 떠날 생각 전혀 없는걸? 좀 더 행복하게 해줘."

매주 화,목,토요일에 찾아뵙겠습니다!

 
Write of first memory (2)
작성일 : 16-09-20 01:26     조회 : 422     추천 : 0     분량 : 5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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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당탕탕!...."

 

 "......"

 

  문 안쪽에서 큰 소리가 났다. 뭔가 일이 생긴게 분명했다.

 

 "뭐야 갑자기?"

 

  나는 방 안에 두고온 그녀가 갑자기 떠올랐다. 안에서 무슨 사고가 난거지?...난 급히 도어락 번호를 쳐댔다.

 

 "꺄아아악!"

 

  안에서 그녀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나는 흥분되서 비밀번호를 재대로 누르지 못했다.

 (혹시나라고 하시는 그런 신음소리 아닙니다! 독자분들은 이런 단어 하나하나에 오해하지 않으시는 신사,숙녀 여러분들일거라 믿습니다.)

 

 "무슨일입니까?!"

 

 어떻게든 문을 열고 나는 방 안으로 뛰쳐들어갔다.

 

 "아니....그게...."

 

 "저기 바퀴벌레가 큰게 하나 있어서요..."

 

  그녀는 울먹거리면서 말했다. 그리고 바퀴벌레가 있는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으윽...!"

 

  정말 큰 바퀴벌레에 나도 모르게 이런 소리를 내버렸다.

 

 "이런 걸 제 집에 키우고 있었다니...저 자신도 솔직히 이번에는 놀라게 되네요.."

 

  손바닥만한 크기의 벌레였다. 정말 저걸 어떻게 잡아야할지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에잇...!"

 

  그때였다. 뒤에서 그녀는 특이한 기합을 넣어가면서 무언가를 바퀴벌레를 향해 휘둘렀다.

 

 "팍 팍 팍!"

 

  바닥에 벌레가 가루가 되었다. 아니,가루보다는 딱지같이 되었다. 마치 내가 어렸던 시절 동네 친구들과 함께 딱지치기를 하기 전,내 딱지가 넘어가지 않게 하기위해서 일부러 눌러놓은 딱지마냥 납작하게 땅바닥에 펴졌다.

 

 "생각보다 터프하시네요 하하....그나저나 뭘 휘두르신...으어....."

 

 '아.....나에게는 왜 이런 일이 벌어진걸까? 신이시여....제가 무엇을 잘못했나이까?..'

 

  그녀가 휘두른 물건은 분명 내가 얼마전까지 갖고싶어서 이런저런 노력끝에 지인에게서 거금을 들여 산 이외수 작가의 친필싸인이 그려져있는 소설책이었다.

 

 "털썩"

 

  나는 그저 아무말도 없이 양손 나란히 땅바닥을 짚고 쓰러졌다.

 

 "하....하하..."

 

  허탈하게 웃음밖에 안나왔다. 그녀로써는 그저 손에 무언가가 잡히고 그 무언가가 생각보다 벌레를 때려잡기 괜찮은 사이즈였으니 그 정신없는 상황속에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휘두르고 본거였겠지....라고 생각했다.

 

 "그 책...저한테 줘보실래요?..."

 

  나는 그녀의 손에 있는 책을 스윽 꺼내왔다.

 

 "끄어아아아아...."

 

  망했다. 책의 표지에 그려져있던 이외수 작가의 싸인 위에 흉측한 벌레놈의 흔적이 여기저기 붙어있었다.

 

 한창 절망에 빠져 슬퍼하고 있을 때,그녀가 말을 걸어왔다.

 

 "저기....죄송한데..."

 

  그녀가 이 싸인이 그려진 책을 알아본 모양이다. 사례라도 할 생각인건가?

 

 "잠깐 다시 나가주실래요?...."

 

  무슨 소리를 하는거지 이 여자는? 내 집에서 내 보물로 저런 흉측한 것을 때려잡아서 보물을 조져놓고는,이제는 방에서 다시 나가란다. 순식간에 맛이 가버린 나는 그녈 노려보려고 고개를 쓰윽 들었다.

 

 "아......"

 

  놀라서 '아......'라고밖에 소리가 안났다. 그녀는 비에젖은 옷을 갈아입고 몸을 말리기위해 우리 집에 방문했었다. 상황이 상황이고 벌레가 벌레인지라 잠깐동안 인지를 못하고있었지만....그녀는 타올한장으로 몸을 가린 채 내 앞에 서있었다.

 

 "죄송합니다!"

 

 "철컥! 끼익! 탁!"

 

  나는 문밖으로 급히 뛰쳐나와서 또 다시 담배 한개피를 꼬나물고 불을 붙였다.

 

 "후우.....진짜 나 뭐하고있는건지 알 수가 없구만..."

 

  분명 단순히 비가 와서 추운 날씨에 가엾은 여성이 비를 쫄딱맞은 채로 공원 벤치에 앉아있기에 도움을 주려고 했을 뿐인데......어째서 나는 소중한 이외수 작가의 친필 소설책도 잃고,여성의 타올한장 걸친 모습을 보게되서 내 집에서 내쫓겨나듯이 나와있는가....정말 이제는 내가 제일 가엾은 인간같아졌다. 분명 시작은 얼마전 받은 건강검진결과로 받은 비만도가 높다는 얘기에,운동이나 좀 해보자고 집 근처의 공원으로 갔던게 발단이었다.

 

 "이래저래 운동이 되기는 됐구만....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졌어...."

 

  정신적으로 힘든것은 살빠지는데 도움 안되려나....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쯤 내 집의 문이 열리고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이제 들어오셔도 될 것같아요."

 

  그녀였다. 이제 옷도 다 갈아입었나보다.

 

 "아 네 그럼....실례하겠습니다."

 

  뭔가 이제는 남의 집에 들어가는 것같아서 나도 모르게 내 집 들어가면서 실례한다고 해버렸다.

 

  자취방으로 다시 들어가자 아까 그녀가 벌레에게 휘둘러서 벌레사체가 붙어있는 친필 소설책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그것에 조용히 눈길이 가면서 나는 침울해졌다.

 

 "저기....죄송해요...뭔진 몰라도 중요한 책같은데 제가 함부로 벌레같은걸 잡는데 써버려서...."

 

  그녀가 내 기분을 알아챈거같다. 나의 보물에 대해서 사과하고있다. 그나마 마음이 조금 누그러뜨려진다.

 

 "아뇨....괜찮습니다. 손바닥만한 벌레를 집에 두고도 몰랐던 것도 저고,중요한 물건이랍시고 있는 것을 아무렇게나 아무곳에 둔 제 잘못이죠 뭐 아하하하...."

 

  일단은 그녀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물론 싸인이 안보이는 싸인 소설책은 이미 가치가 없어졌지만 그래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 내 자취방에 데려와놓고 화를 내버리면,그녀를 도우려고 희생당한 작가님의 싸인이 아까울 것이기 때문에 그냥 어차피 잃은거 그녀라도 마저 돕자 생각했다.

 

 "......"

 

 일단 돕자고 생각은 했지만 생각처럼 그게 쉬우면 세상만사 다 쉬운일......모르는 낯선 이성을 내 자취방에 데려오고 내 옷을 입히고 그녀는 심지어 내 욕실을 사용하기까지 했다. 솔직히 건강한 남녀가 한방에 앉아있다고하면 누구나 생각하는 그런 야릇한 분위기가 되기 마련이니 정말 어색하기만 한 분위기에서 나는 넌지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옷은 괜찮으신가요? 제가 살집이 조금 있는편이라 옷이 많이 클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렇게 말을 걸면서 이제서야 내 옷을 입은 그녀에게 눈길을 뒀다.

 

 "헤......괜찮아요. 원래 옷을 크게 입는 편이라서 딱 마음에 들던 참이었어요."

 

 자연스럽게 대화를 여는데 성공했다. 역시 난 대단한 남자다. 그나저나 계속 그녀와 이렇게 내 방에서 있을 수는 없는 노릇......당연히 그녀의 지인과 연락을 해서 그녀를 돌려보내야하는데,대체 어떻게......라고 생각하고있었다. 그 순간 아까 공원에서 내 핸드폰을 빌려서 그녀가 연락을 시도했던 어떤 대상이 떠올랐다.

 

 "그나저나 아까 제 휴대폰으로 전화 드렸던 어떤 분한테는 연락이 오지 않네요?"

 

 "그러게요...저도 더 이상 신세를 질 수 없는 노릇이고,빨리 연락이 닿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는데......"

 

 순간 떠오른 생각. 그녀는 핸드폰이 망가져서 다른사람에게 연락을 못하는 것인가? 아니면 배터리가 없어서 연락을 못하는 것인가? 그보다 지금과 같이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버리기 이전에 이곳으로는 대체 어떻게 온 것인가?

 

 "생각해보니까 그쪽은 휴대폰 없으세요?"

 

 그녀에게 질문했다.

 

 "아......휴대폰이 있기는 한데요, 배터리가 나가있는 상태라서요."

 

 역시나! 요즘같은 시대에 휴대폰이 없을리 없다.

 

 "그럼 충전기로 충전하셔서 다른 분한테도 연락을 한번 드려보는게 어떨까요? 그동안 저는 그쪽 옷을 말려둘게요."

 

 그녀에게 충전기를 건네면서 얘기했다.

 

 "아 그런 방법이 있었네요."

 

 그녀가 충전기를 받아들어 자신의 휴대폰을 충전시키기 시작하면서 그런 대답을 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고도 가장 편한 방법이 있었는데 둘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서였는지 이걸 이제서야 떠올렸던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이렇게 비에 쫄딱 맞아서 있기보다는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시는 방법도 있으셨을텐데 왜 비 맞고 계셨어요?"

 

 궁금증은 풀라고 있는거다. 나는 그저 궁금한 점을 또 한번 질문했다.

 

 "......"

 

 그녀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면서 대답을 하지 않았다.

 

 생각없이 그냥 궁금해서 던진 질문이었다. 그녀는 뭔가 오늘 정말 사정이 이것저것 많은 것같다. 이래뵈도 본인이 글쓰는 사람인데 분위기 하나 재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계속 나불거려대고있으니 자신이 너무 싫어졌다.

 

 "여기 저를 데려다 준사람이 제 정말 친한 친구인데요......"

 

 그녀는 뜸을 들이기 시작했다. 뭐 기다리면 어차피 계속 알아서 말을 이어갈 분위기였기 때문에 나는 잠자코 있었다. 역시나 그녀는 조용히 경청하는 나를 한번 힐끗 보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 친구가 이번에 저한테 새로운 남자친구를 소개시켜준다고 하더라구요......"

 

 아......뭔가 삘이 딱 온다. 요즘 나도 이런 막장 드라마같은 소설을 쓰고있다. 지금 온 이 삘은 잘 유지해뒀다가 나중에 그대로 글로 옮겨적자.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남자친구가 제 전 남자친구더라구요......"

 

 음?......삘이 아니라 이건 예지인건가? 아무튼 글감으론 그저 최고구만?! 이라는 생각을 하고있었다. 아무튼간에 그녀가 돌아갈 방법이 정말 궁금해졌다. 언제까지고 내 방에 이렇게 그녀를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아 그래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신......"

 

 "그럼 어떻게 돌아가실 생각이세요?"

 

 그녀는 내 대답에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제가 그렇게 사교성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데려다 줄사람이 마땅치 않아서요......아까 그쪽 핸드폰으로 전화를 건 상대가 저희 아버지 번호인데,아버지가 전화를 받지 않으시네요......아버지하고 연락이 닿기 전까지는 죄송하지만 이렇게 그쪽한테 신세좀 지고 있을게요."

 

 그녀의 말에 나는 한번 더 당황했다. 누구 마음대로 내 방에 신세를 진다는 것인가? 당장 나는 내일 마감 해야할 소설 원고도 있는데......이렇게 된 이상 그녀를 직접 집으로 귀가시키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렇다면 제가 집으로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안그래도 저도 답답해서 밖에 운동을 나갔던 참이었으니 드라이브도 할겸 집까지 바래다 드릴게요."

 

 솔직히 말해서 멀어봤자 얼마나 멀겠냐는 생각으로 데려다 준다고 했다.

 

 "아......그럼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녀는 뭔가 엄청나게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내게 재차 확인했고,나는 당차게 대답했다.

 

 "네! 낯선 남성의 집에 여성이 그렇게 오래 있는것도 위험하니까요!"

 

 이게 문제였다. 이 대사를 쳐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

 

 그녀는 이제서야 내가 낯선 남성이라는 것을 눈치챘는 모양이었다. 갑자기 얼굴빛이 시뻘게진것이 나를 의식하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그래......나도 일단은 남잔데 그걸 이제서야 눈치를 챈 모양이구만?'

 

 그녀의 옷도 슬슬 마르기 시작했다. 조금 뒤면 옷을 갈아입을 수 있을 거같으니 나도 나갈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녀에게 목적지를 물었다.

 

 "아무튼,그러면 저는 그쪽을 어느곳으로 모시면 되겠습니까?"

 

 그녀는 머뭇거리다가 슬쩍 던져보듯이 대답했다.

 

 그리고.....그녀의 말에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부산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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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화에 계속 됩니다.

 

 어휴......명절도 끼고 하는 마당에 이것저것 일이 많아서 일주일을 말도 없이 그냥 날로 먹어버렸네요......언제쯤 이 연재에 익숙해져서 재대로 된 시간,날짜에 글을 올릴 수 있게 될까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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