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어색함 , 불청객- 그리고 계란하나
작성일 : 17-07-09 22:51     조회 : 24     추천 : 0     분량 : 953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불꽃놀이가 끝난 후- 두 사람은 둘다 말 없이 돌아가는 길에 올랐다.

 

 

 차를 운전하러 갈때- 지혁은 자력으로 일어 나서 걸었다. 생각보다 무리 없이-

 그의 큰 키가 - 뒷 모습을 더 매정하게 만드는 것만 같았다.

 

 

 

 결심은 , 그보다 마음은 자신 혼자 자라난 것이었다. 보답이나... 혹은 피드백을 바라면 안된단걸 알면서도....

 

 

 

 

 

 

 서먹한 사이가 예전과는 좀 다르게 맘을 조여왔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몸만 여기있지 도무지 옆에 있는데도 있는것 같지가 않았다.

 

 

 

 차에 시동을 걸며- 가볍게 물었다.

 

 

 

 "혹시 목 말라요? 마실꺼 안 필요해요?"

 

 

 

 

 

 지혁은 말 없이 고개를 저었다.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해서 말 없이 그대로 차를 몰았다.

 

 알면 알수록 알수 없는 사람이다. 그냥 옆에 있는데도...

 

 

 

 

 그의 얼굴이 옆 유리에 비쳐서 - 아름답게 보였다. 더욱 더

 

 유리에 비친 그는 평소보다 더 투명해 보여서- 거리의 모습에 그냥 살짝 덧 씌워진듯

 

 현실감이 없었달까.. 하임은 좀체 운전에 집중을 할수가 없었다.

 

 

 

 

 

 

 옆에 있는데 이렇게 현실같지 않은 사람이.. 또 있을까.

 

 날아 가 버릴듯 불안한 그런사람.

 

 

 

 

 

 

 어찌 저찌 집에 다다랐을 쯔음 -

 

 

 

 

 

 갑자기 지혁의 손이 자신을 덥석 하고 잡았다.

 

 그의 손은 차갑고 힘이 있었다.

 

 

 

 

 놀란 하임은 차를 다소 급하게 세웠다.

 

 

 "왜그래요?"

 

 

 

 그의 표정은 더 없이 사나웠다. 그러나 뭐 때문인지를 알수가 없었다.

 

 

 

 

 "라이트 꺼봐-"

 

 

 그의 목소리는 낮았다. 낮고도 조용했다.

 

 하임은 조용히 라이트를 껐다.

 

 

 

 

 

 

 그는 다급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하임에게 말했다.

 

 

 

 

 

 

 "일단. 난 여기서 내려서 걸어갈게- 너는 요 모퉁이 돌면 주차 공간있어- 주차하고- 한 십분쯤 있다가 올라와-

 

 엘레베이터 타지 말고... 계단으로-.. 나 들어가는거 보고 들어와 알았지?"

 

 

 

 

 하임은 어리둥절했다.

 

 

 

 

 "...왜요?"

 

 

 

 

 그의 표정은 지독하게 쓸쓸해졌다.

 

 

 

 "좀있다 말해줄게, 불청객이 왔네."

 

 

 

 

 

 

 

 그는 말 없이 재킷을 걸치더니 차에서 내려 조용히 문을 닫고 흔들림 없이 걸어갔다.

 

 하임은 라이트를 끄고서 지혁을 기다린 남자의 얼굴을 먼 발치에서 보았다.

 

 지혁보다 키는 좀 더 작았다. 게다가 별 연관성이 없어 보였다. 눈매가 사나운 남자였다.

 

 

 

 수트를 머리 끝 부터 발 끝까지 빼 입고 있었는데도... 그닥 멋도 없었다. 옆의 캐주얼한 지혁이 오히려 더 멋져보일 정도로...

 

 하임은 뒷 내용이 궁금했지만 우선 지혁의 말 대로 조심스럽게 모퉁이를 돌아 주차를 했다.

 

 

 

 그가 없는 그의 차 안에서... 하임은 또 그사람이 맞고 있을 다른 현실을

 

 

 걱정할 수 밖에 없 었다.

 

 

 

 

 -

 

 

 

 

 

 

 

 

 

 

  차를 타고 집에 가까이 도착하자 마자 익숙한 뒷모습이 비쳤다.

 

 ...

 

 

 

 

 형이었다.

 

 

 

 

 이젠 말로만 해서 안되겠단 생각이 들었겠구나..싶었던걸 몰랐던건 아니지만.. 굳이 봐야할때도

 싫어 몸서리치는 양반이 굳이 날 찾아왔다는 것에 일단은 놀라고

 

 

 

 둘째로는 옆에 이 여자한테 , 형이 할 말들이 걱정됬으며

 

 

 형이 이 여자를 알게되는 것도.. 걱정됬다.

 

 

 

 

 

 

 

 ...

 

 내가 어떤하루를 보냈던지 그걸 형이 아는게 너무나 싫었다.

 

 형과는 관계 없는 일이었다... 내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도

 

 전혀 상관 없는 일이었다..

 

 

 

 

 

 차의 문을 열고, 내리자마자...

 

 다시 나는 원래 내가 있었던 , 물 속으로- 미끄러지듯 빠지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다시 공기는 내 폐의 어느곳에도 머무르지 않을듯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다시 난 물속이었다.

 

 

 

 

 될수 있는데로 고르게 걸었다. 이 고통은 환상이라고 수없이 되뇌면서

 

 형은 내 발소리를 듣고는 돌아섰다.

 

 

 

 

 

 형의 얼굴에는 오만함을 넘은 교만이 가득 차 있었다.

 

 뭔가를 캐치한것이거나.. 요구할게 있어 온 모양이었다.

 

 

 

 

 

 "불 꺼져 있길래 외출했나 했더니.. 정말이네?"

 

 

 

 

 

 ".... 잠깐 볼일이 있어서."

 

 

 

 

 

 형의 표정에는 미묘한 비웃음이 맴돌고 있었다.

 

 

 

 

 

 "니가 이시간에 무슨 볼일이 있어서?"

 

 

 

 나는 냉정한 표정으로 -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잠시 시간을 두고서, 그냥 본론부터 물었다.

 

 

 

 

 

 "..... 할말 있어서 온걸거 아냐- "

 

 

 

 

 "그럼 좀 올라가자- 여기서 할 얘긴 아닌거 같으니까..."

 

 

 

 

 형은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독단적으로 걸어서 엘리베이터로 갔다.

 

 

 

 

 

 형을 집에 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수 없었다.

 

 내가 싫다고 해서 갈 인간도 아니었으니까.

 

 

 

 

 

 

 어쩔수 없이 집 문을 열고 들어가 의자를 권했다.

 

 

 형은 내가 의자를 권했으나 성큼성큼 들어가 소파에 눕듯이 앉아 턱짓으로

 

 앉으란 듯한 시늉을 했다.

 

 

 

 

 

 옷 벗을 시간조차 주지 않았으니... 일단은 재킷을 옆에 걸쳐두고 그렇게 앞에 의자를 당겨 앉았다.

 

 

 

 

 

 되도록, 예의바르게... 상황을 넘기는 것이 현명한 일이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말로 , 되도록은 숙이고 ,

 

 어쩔수 없는 우박을 맞듯이. 그저 방어만 하면서.

 

 

 

 

 

 

 

 형은 집 안에서 , 더군다나 내가 담배 안 피는것도 알면서도 일언반구 양해의 말도 없이 안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뭐라 말할까 하다가.. 입이 아파서 말을 그만 두었다. 노란 니코틴을 품은 연기가 집에서 풀풀 피어나기 시작했다.

 

 

 

 

 연기는 불이라도 난듯 뿌옇게 번져왔다.

 

 

 

 "어머니한테 전화 드렸냐?"

 

 

 

 형은 말의 첫마디 부터 힐난하는 어조였다.

 

 

 

 

 

 

 "그랬지 그럼-"

 

 

 

 

 

 "너 - 이번엔 니가 갈 생각은 없었나부다? -"

 

 

 

 자기가 가라 그래놓고도 그게 또 점수라도 딸까봐 걱정됬던 모양이다.

 

 어떻게 이렇게 빤한 인간이 있을까..

 

 

 

 

 

 "..........."

 

 

 

 

 

 "내가 답답해서 대 놓고 물으러 왔다- 다른것도 아니고-

 니가 욕심안낸다는 내 자리-

 

 

 아무리 봐도 아버지는 몰라도 어머니는 지금 날 땜빵으로 사용하고 계신거 같거든?"

 

 

 

 

 

 ....... 대체 시비를 걸러 지금이 11시 반이 넘었는데... 이렇게 정성껏.

 

 

 참 대단도 하다..

 

 

 

 나는 피곤에 못 이겨 한숨을 쉬었다.

 

 

 

 

 

 

 "대체 알고 싶은게 뭐야. 하고 싶은 말만 해- 지금 너무 피곤하거든.."

 

 

 

 형은 얼굴에 묘한 미소가 떠 올랐다.

 

 

 

 

 "간단한 부탁이야- 너야 뭐 그 누운애를 좋아하던 말던 상관없어-

 어머니 주식만 나한테 준다고 - 서명하나만 해."

 

 

 

 

 

 

 내가 특별한 어떤 존재가.. 이사람의 입에서 더 없이 가혹하게 내뱉어 지고 있었다.

 

 

 

 

 

 

 

 "어차피 넌 회사 욕심 없다며? 아버지는 어쩔수 없이 너한테 주실수 밖에 없을테고

 

 

 어머니가 쥐고 계신거 너 다 주시면- 넌 나를 이길만한 대 주주가 될 테고-...

 

 아직도 어떤 일만 일어나면 주주들은 너 세울려고 난리들인거.. 그건 아냐?"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오히려 내가 회사안에 설려고 하면 더 난리일게 분명했다.

 

 정신과 소견에다-... 또 경영권 포기 선언에다.. 경영 자체를 모르는 나였다.

 

 

 

 

 이건 순전히 형의 불안감이었다.

 

 

 이상할 정도의... 열등감.

 

 

 

 

 

 

 "...."

 

 

 

 "글쎄-.. 내가 하고 나서 다 더 성장하고 주가는 더 올랐는데.. 왜 다들 너만 찾을까?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다들 너만 찾으니.... 니가 이렇게 얼 빠진 놈인줄은

 아무도 못 보고 나만 보는가봐- 다들 내가 나쁜놈이래-

 

 

 

 

 사정 아는 사람들은 더 그러더라- 가엾은 동생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쁜 형이래 나더러-

 

 

 

 글쎄? 난 니가 그 사고 내기 전에도 그랬어- 넌 늘 남을 이용해 먹는 타입이지

 

 

 

 남을 위해 뭘 할수 있는애가 아니었어-"

 

 

 

 

 

 

 형은 그 말을 끝으로 내 탁자에 재를 떨었다.

 재는 탁자위에 불씨를 안은 채로 놔 뒹굴었다.

 

 

 

 

 순전히 나 기분 나쁘라고.. 하는 짓이었기에 그냥 넘기는 수 밖에 없었지만

 

 형은 내 공간까지 기어들어와 내 공간까지도 탁하게... 오염시키고 있었다.

 

 

 이 안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었는데..

 

 

 

 나만의 안전한... 공간 이었는데...

 

 

 

 "그리고 이제 그만하고 ,

 

 그냥 한번 모임에 나와- 나와서 얼굴 비치고 넌 그냥 따로 하는 일 있다던가

 공부하고 있다는 얘기 해- 아무 여자나 한번 끼고 나와서-..

 

 

 

 이상하게 그 소문은 너한테 힘을 더 실어주는거 같다?

 

 이상하지 너때문에 애 하나는 죽느니만 못한 상태가 됬는데 다들 널 딱해해..

 

 

 아무렇지 않은 척이라도 해. 그래야 널 , 그래도 형제로라도 대할수 있지..

 

 솔직히 우리 있는 라인에 있는 모임치고-.. 너랑 그 장하민인지 뭔지 하는 애 모르는 사람 있었어?

 

 다 아는 사이에 왠 청승이냐고- 젊은날 좀 만나다 그렇게 될수도 있지- 그러고 넘어가면 될 사실을 가지고.."

 

 

 

 

 

 

 ......

 

 

 형은 탁자에 이제 꽁초를 문질러 껐다. 그러나 마치 내 가슴팍에다 대고 꽁초를 비빈듯

 

 

 

 마음속의 상처는 요동치고 있었다. 예의나 이죽거리는 그 표정이나 이런거 때문이라기 보다.

 

 

 

 

 

 

 나 때문에 누워서도 욕먹는 하민이에 대한 , 미안함이 형에 대한 증오로 맘으로 다시 몰려들었다.

 

 

 

 가슴이 뜨거웠다... 눈에는 증오만 고였다...

 

 눈물을 흘리고 싶지 않았다... 나는 심장에서 나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입을 결국 열었다.

 

 

 

 

 

 

 결국은 참지 못하고 한마디를 해야만 했다.

 

 

 

 화가 나면 어린애 같아지는 목소리를 내는 내가 싫었지만

 

 오히려 목소리는 생각보다 낮게 나왔다.

 

 분노를 넘어서 증오가 타오르는게 느껴졌다.

 

 

 

 

 

 

 "그만 좀 해- 이제.. 창피하지도 않냐?

 

 형이 그러면 그럴수록 난 절대로 그런거에 서명 안할거야- 왠줄 알아?

 

 어차피 형제 사이의 우애? 그런거 기대 안해- 어머니는 기대하실지도 모르지만

 

 

 

 난 형의 실체를 낱낱히 알거든-

 

 

 

 

 형이 이용해 먹고 버린 여자들만 한 트럭인거? 그거 어디 나만 아는 사실 아니잖아?

 

 그리고 아버지 앞에서만 순한 양인척 하지만 사실은 길거리 양아치보다 더 추잡스러운거?

 

 

 가리려고 .. 애 쓰는건 나도 아는데.."

 

 

 나는 말을 잠시 멈추었다가..형의 분노를

 

 지켜보면서 더 이죽거리면서 다시 말을 이었다.

 

 

 

 

 

 "글쎄 그게 가린다고 가려질까?

 

 

 

 다 주고 나도 형 꼴 안보면 좋겠지만- 어떻게 아버지가 지켜온 회사인데-

 

 

 형 손에 넘겨서 다 망가지는 꼴은 , 다른 월급 사장을 앉혀서라도 막아야 하지 않겠어?

 

 

 정신이 이 꼬라진데- 어떻게 경영을 하겠어....

 

 

 아버지 없을때 마다 아주 호랑이 없는 곳에는 여우가 왕이라더니만..

 

 골고루 하네- 어머니 한테 가서 말씀드려-

 

 주식 저 주세요- 차라리 그렇게 해- 형제 앞에서도 형제 아픈곳 찔러 원하는거 얻어내면서

 

 

 

 어머니 한텐 왜 그렇게 못해? 왜 그러다 정말 그거 다 나 주실까봐-

 

 

 쫄려?"

 

 

 

 

 

 

 

 분노로 절절 끓던 형의 눈빛이 돌변하면서 형의 주먹이 나름 맵게 얼굴에 날아들었다.

 

 

 

 입술이 터지고 비릿한 피 맛이 번져왔다.

 

 

 

 "뭐가 어쩌고 어째? 이 또라이 새끼가?"

 

 

 형의 흥분한 목소리는 우스꽝스러웠다.

 

 

 

 

 지혁은 오히려 맞고 나서 씩 웃었다. 피가 가득 고인 입술로-

 

 

 

 그러곤 온 힘을 다해 주먹을 날렸다.

 

 

 

 

 

 "맞았을때, 때리면 자기방어인건 알지? 억울하면 고소해... "

 

 

 

 

 말랐어도 원체 사고치고 다녔던 지혁은 형과는 달리 주먹은 더 날렵했다.

 

 

 뒤로 넘어지고는 지혁의 형은 미친듯 욕설을 퍼부었다.

 

 

 

 

 목소리는 더 높을수 없을 만큼 격앙되어 있었다.

 

 

 

 

 

 

 "......."

 

 

 

 

 

 "이제 여자에 미쳐서-형제고 뭐고 없냐? 그리고-... 내심 욕심냈던 모양이지?

 

 니가 이렇게 뒷꿍이가 있는 새끼야 - 그런데 다른사람들은 모르잖아? 그러니 내가 얼마나 열받겠냐?"

 

 

 

 

 

 

 지혁은 한 손으로 흐르는 피를 닦으며 이를 악물고 한마디를 더 했다.

 

 

 

 

 "지금....이 집에서 꺼져-"

 

 

 

 

 

 "뭐? 이새끼가 그래도-"

 

 

 

 

 "할 말 있으면 아버지 어머니 입회 하에 하지? 어차피 이제 얼굴 볼 일은 없을꺼 같으니까

 

 당장 꺼져-

 

 

 사람 불러서 끌어내기 전에- 곱게 제 발로 나가- 그래 지금 눈에 뵈는거 없으니까

 형이고 나발이고 죽사발 될때까지 패 주기 전에 꺼져-"

 

 

 

 

 

 

 지혁의 눈에선 벌써 이성이고 뭐고 홀랑 아웃된지 오래였다. 어차피 피붙이라 해도 이 사람이 내 형제가

 

 맞나 싶을만큼 가혹하게만 자신을 대한 형이었다.

 

 

 

 어려 초등학생 때.. 이유없이 동네 형들에게 몰려 맞고 있을때 불렀을때도 매정하게 누군지 모른다고 단호하게 돌아섰던 형,

 

 중 고등학생때 마주치면 욕이나 하고 돌아섰던 형,

 

 

 내내 우리는 단 한번도 형제같은 사이였을 때가 없었다... 언제나 그랬다...

 

 

 

 내가 , 사고가 났을때..

 

 

 

 내 모든걸 앗아간 그 사고가 났을때- 니 겉멋때문에 이제 넌 장애인 까지 됬다고 모멸감을 줬던 형.........

 

 

 

 

 

 

 

 

 그때 아까 하임이 한 말이 아련하게 귓전을 스쳤다.

 

 

 

 

 '그러니까.. 우리 친구해요-..'

 

 

 

 

 

 

 만난지 얼마 안된 여자조차 애석함과 안타까움을 품는 내 기억이

 

 이 사람에게는 약점으로 쏠리는 기회일 뿐이란 생각이 들자. 참을수 없이 더 비참해졌다.

 

 

 

 

 형은 그제야 욕을 하며 침을 뱉은 뒤 문을 부서져라 닫고 나가버렸다. 아마 이대로 끝은 아닐 것이었다.

 

 

 

 아버지가 돌아 오시면 백퍼센트 불려가 상황 설명과 또 득도 되지 않을 이야기를 늘어놓아야 할 것이다.

 

 

 

 ......

 

 

 그냥 줘 버리면 될 일을,

 

 

 

 나는 또 후회했다.. 줬어야 했다 싶어져서-..

 

 

 

 

 

 그냥, 괜찮냐 한마디를 기대했던 자신이 그저 우스웠다.

 

 

 언제나 그렇게 살아와 놓곤 , 대체 무슨 새삼스런 생각이란 말인가.

 

 

 

 ......

 

 

 말없이.. 문에 기대어 얼마쯤이나 있었을까.

 

 

 

 

 테라스에서 어른어른 그림자가 비치는 것 같았다.

 

 

 집의 불을 껐다. 그러자 환히 보였다.

 

 

 

 

 

 옆의 테라스 불이 켜진게 느껴졌다.

 

 

 아무리 안 들으려고 해도- 듣지 않으려 해도 들렸을 것이다

 

 

 

 고함지르던 형을 떠올린다.

 

 

 나는 부끄럽고 , 그녀가 들었을 그 고통스런 소리가

 

 내 마음에 다시금 흠집을 잔뜩 내는 것 같았다-

 

 

 

 

 

 지혁은 천천히, 테라스 문을 열었다.

 

 

 

 

 

 

 

 

 

 -

 

 

 

 

 

 하임은 웅크린채 테라스에서 기다렸다. 의자도 필요 없이 테라스 문턱에 앉아 있었다.

 

 

 지혁은 ...

 

 

 자신이 노력해 행복한 하루를 보내게 해줬는데.. 안에서 뭔가 험한꼴을 당하고 있는 듯 했다.

 

 

 

 

 아슴아슴 들리는 상대의 목소리는 힐난의 어조가 가득했다.

 

 하임은 일단은 기다렸다. 아마..... 이 뒤에 지혁은 나오지 못할거라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혹시... 말하고 싶어지지 않을까, 위로 받고싶지 않을까.. 그래서...

 

 

 

 조금 뒤에는 지혁이 고함소리까지 들렸다..

 

 하임은 웅크렸다. 그의 분노한 목소리는 무섭고 안타까웠다.

 

 

 내 눈에 왠지 자꾸 눈물이 차올랐다... 어린애처럼

 

 겁이나고 떨렸다..

 

 

 

 

 욕설이 들리고 우당탕 하는 소리까지 들렸다...... 한참 뒤에야 문이 닫기는 소리가 났다.

 

 

 

 

 하임은 마음이 아파왔다. 무슨 일이던 ...... 이 시간까지 이랬어야 했을까? 그보다..

 

 저 사람은 누굴까...

 

 

 하임은 , 아무래도 소용없는 기다림이겠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탁 털고 일어나질 못했다.

 

 

 

 그때 의외로 옆 테라스 문이 열렸다.

 

 

 

 

 

 

 "........."

 

 

 

 

 

 

 

 지혁의 옆 얼굴과 입술에는 맞은 흔적이있었다.

 

 

 입술은 피가 터져있고.. 인상은 어느때보다 파리했다.

 

 억지 설명이라도 하러 나와준 그에게 고맙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무슨 말을 해야할까.. 물어야 할까? 아니면...

 

 

 

 얼굴은 마치 처음 본 날 마냥 말갛고- 또 아무일 없는 것 처럼 아무 표정도 품고있지 않았다.

 

 

 

 

 

 

 "잠시만... 여기서 기다려요,.."

 

 하임은 그 말을 하곤 집에 들어가 연고와 면봉,

 

 그리고 날 계란을 챙겨서 다시 돌아왔다. 지혁은 이미 넋도 아웃된 상태였다.

 

 

 

 

 하루를 길게 보낸 그였다.

 

 

 

 

 

 

 "이리 좀 다가설래요?"

 

 

 

 

 

 그가 멍하니 서 있기에 중간의 화단 쪽으로 얼굴을 좀 당겼으면 해서 부르자 그는 투명하고 짙은 눈으로

 

 멍하니 나를 보며 , 좀 망설이다 얼굴을 내 밀었다.

 

 

 

 

 

 ..원래도 이랬을까 아님 나를 만나고 나서 유난히 이런일이 많은걸까.

 

 

 

 그의 하얀얼굴엔 벌써 파르스름한 멍이 들고 있었다. 내일이 되면 더 볼만할 듯 했다.

 

 

 입술은 피가 터져- 입속까지도 찢어졌을거 같았다.

 

 

 

 살짝 살짝 약을 바르자 지혁은 눈을 찌푸렸다. 따가운것 같았다.

 

 

 "자요.. 이거 굴리면서 얼굴 좀 문질러요-"

 

 

 

 

 

 지혁은 멍하니 계란을 보더니 계란을 든채, 테라스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하임은 그저 선채로 지혁을 쳐다봤다.

 

 

 

 지혁은 계란을 잘 닦더니..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살균란이야?"

 

 

 

 

 

 ............. 이건 뭐 투철하다고 해야할지 ,바보라고 해야할지..

 

 

 

 

 지혁 딴엔 농담이었다.

 

 

 

 하임이 마치 눈물이라도 흘릴듯 자신을 딱해하는게 느껴져서

 

 농담으로 던진 말이었다-

 

 

 

 그런건 싫었다. 그는 여전히 동정을 싫어했다. 연민도..

 

 자신한텐 익숙한 일이었다. 익숙해 지지 않으면 이제껏 살아오지도 못했을 만큼.. 그런 일이었다.

 

 

 

 오히려 하임은 성질을 냈다.

 

 

 

 "살균이고 나발이고 빨랑 안 문질러요?"

 

 

 

 지혁이 한숨을 내 쉬며 옷에다가 살살 계란을 닦았다. 옷엔 이미 피도 묻어 있었다.

 

 

 그러고는 얼굴에 마지 못해 문지르기 시작했다.

 

 하임은 빤히 바라봤다.

 

 

 

 

 눈길을 느낀 지혁이 알아서 자진 납세를 했다.

 

 

 

 

 "궁금해서 거기 서 있는거잖아-.. 물어봐-"

 

 ....

 

 

 하임은 쳇 하며 한숨을 내 쉬더니.. 대답했다.

 

 

 

 

 "내키지 않으면 말 안해도 되요 나야 뭐.. 얼굴이 더 걱정이네요- 고운 얼굴 망가져서...."

 

 

 

 

 

 

 지혁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했다. 표정이 그랬다 늘 있는 일이라는 듯한 태도.. 그 태도가 더 가슴아팠다.

 

 

 

 

 

 ".. 형이야... 좀 다퉜어.. 원래 사이가 안 좋거든....."

 

 

 

 

 지혁은 간단하게도.. 말했다 그렇게 오래 다투고 얼굴은 엉망이 되서 나타나 놓곤...

 

 

 

 "..사이가 안 좋다 해서 동생을 이렇게 묵사발을 내 놓는단 말예요?"

 

 

 하임은 오히려 자기가 화가 나 죽겠다는 듯한 투다.

 

 

 

 

 "아니, 나도 이번엔 때렸어- 다른건 몰라도 내가 손찌검은 못참꺼든...

 

 자기 방어차원에서 그랬으니, 이번엔 괜찮겠지"

 

 

 

 

 

 

 .... 당당한 얼굴로 지혁이 대답하자.. 그건 또 그거대로 어이가 없다.

 

 

 

 

 

 

 "어휴....."

 

 

 

 

 

 다 물을수도.. 안 물을수도 없었다.

 

 

 이 사람은 무슨 수수께끼 상자도 아니고 자꾸만 물어도 혹은 묻지 않는다 해도

 

 새로운 사실이 나온다.

 

 

 

 

 

 지혁은 아무 말 없이 부은 입술을 더듬으며 하임에게 별일 아니라는듯 말을 건낸다.

 

 

 

 

 

 ".... 우리 형제는 그래-

 

 

 남보다 못한 사이야 언제나. 형은 돈 아니면 날 안 찾아와- 아직도 자기 자리가 불안하다 느껴질 때마다

 

 날 찾아와- 나를 보고 자기 자리에 대한 자신감을 얻지. 내가 엉망진창일수록. 형은 더 자신만만해져.."

 

 

 

 

 

 "...무슨 형제가...... 대체 그래요?"

 

 

 하임은 어이가 없다는 듯 대답한다.

 

 

 지혁은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한다.

 

 

 

 

 "다른 사람들은 안 그렇다는거 , 안지 얼마 안됬어- "

 

 

 

 

 

 원래 있는 집들은 형제들끼리 더 쫓고 쫓긴다고 했다.

 

  흔히 뉴스에도 오르고.... 하나도 몰랐던 사실은 아니다. 하지만 지혁의 경우는 놀랍도록 가혹했다.

 

 

 이 늦은... 시간에 동생을 저렇게 패고 사라지는 형이라...

 

 

 

 

 "저도 동생있지만.. 동생이 가진거 차지하겠다고 동생 때린적은 한번도 없어요!"

 

 

 

 지혁은 픽 하고 웃으며 당연한걸 지적했다.

 

 

 

 "지금 뭐 새 장난감 걸려서 싸웠다고 생각하나?

 

 재산이지- 어머니 앞으로 되어 있는 아버지가 물려줄- 주식때문이야

 

 나를 압박해서 다 가지고 싶은 모양이야- 그럼 더 단단해 지겠지.. 그것 때문에 왔어 , 내가 친 사고도 좀 있었고..."

 

 

 

 

 

 

 하임은 그 말에 - 며칠 전 그가 목발을 짚고 돌아오던 그 날을 떠올린다. 이토록 빠르게 그까지 생각이 닿는다는 건..

 

 내가 이제 이 사람을 조금은 안다는 ... 그런 이야기인가보다.

 

 그는 한숨을 내 쉬었다. 하임의 귀에도 들릴만큼.

 

 

 

 

 

 왜 자신을 숨겼는지 혹은 왜 도망치듯 차에서 내렸는지.. 아니면 형이랑 이토록 가혹하게 싸운데는

 

 재산 외의 이유가 있는지.. 여러가지를 묻고만 싶었지만.. 지혁은 말이 없었다. 그리곤 한참만에 말했다.

 

 

 

 

 

 "쉬어 이젠.. 월요일날 보자구... 오늘 고마웠어- "

 

 그리곤 계란을 들어 보인다-

 

 

 

 "이것도- 고마워 "

 

 

 

 

 

 그의 테라스 문이 닫기고도 하임은 한참을 테라스에서 들어가지 못했다.

 

 자신은 자신의 손으로 방어를 놓았다.

 

 

 이사람이 좋아져서...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차가운 밤 공기가 스치자 그게 얼마나 무모한 일이었는지... 이제야 실감이 났다.

 

 

 

 

 

 

 벌써 놓친 그 끈은 하임 마음의 건너편에서 놔 뒹굴고 있을 것이었다.

 

 

 

 

 하임의 깊은 한숨을 지혁 또한. 테라스 너머에서 조용히 듣고 있다는걸

 

 하임은 몰랐다.

 

 

 

 

 둘의 한숨이 새벽에 녹아 들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55 어색함 , 불청객- 그리고 계란하나 2017 / 7 / 9 25 0 9539   
54 불꽃놀이 2017 / 7 / 7 18 0 4984   
53 얼어버린 한 여름밤의 꿈 2017 / 7 / 7 22 0 5442   
52 샌드위치 토크 2017 / 7 / 7 22 0 6240   
51 풍선 2017 / 7 / 7 25 0 5687   
50 신데렐라의 형광 신발 2017 / 7 / 7 23 0 5939   
49 현실과의 타협안 2017 / 7 / 7 19 0 4857   
48 깃 사이로 보이는 타인의 기억 2017 / 7 / 7 28 0 4284   
47 보통의 하루, 그리고 뒤의 이야기 2017 / 7 / 7 27 0 6491   
46 졸지에 와일드한 여자 2017 / 7 / 7 24 0 4937   
45 가감없는 입장정리 2017 / 7 / 7 20 0 4822   
44 불편함 그리고 편안함 2017 / 7 / 7 21 0 5716   
43 더 이상은 순진하질 않아서 2017 / 7 / 7 22 0 6323   
42 마음이 누구에게 있는지 2017 / 7 / 7 25 0 6896   
41 구미호는 건드는게 손해 2017 / 7 / 7 26 0 4509   
40 돌아온 호수 2017 / 7 / 7 23 0 4104   
39 망할 궁금증 2017 / 7 / 1 30 0 4766   
38 미묘한 사이 , 그리고 2017 / 7 / 1 27 0 5916   
37 서리가 녹듯이 2017 / 7 / 1 22 0 4485   
36 물보라 2017 / 7 / 1 26 0 4850   
35 한밤중의 커피 2017 / 7 / 1 33 0 3008   
34 맥주 한캔 반 2017 / 7 / 1 25 0 3809   
33 영원히 꿈 꿀 여자 2017 / 7 / 1 26 0 4567   
32 데미지 컨트롤 2017 / 7 / 1 28 0 3692   
31 끌리는 것 보다 더 무서운 것 2017 / 7 / 1 33 0 6709   
30 술렁이는 마음들 2017 / 7 / 1 31 0 3453   
29 너 대체 뭐야? 2017 / 7 / 1 34 0 4627   
28 걱정 2017 / 7 / 1 35 0 5807   
27 방어적인 태도 , 다시 찾아 온 증상 2017 / 6 / 30 30 0 5939   
26 후퇴 2017 / 6 / 30 36 0 5452   
 1  2  3  4  5  6  7  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