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우를 대문 밖까지 배웅하고 다시 거실로 들어오는 슬주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슬비가 서 있다. 슬주가 슬비를 끌고 방으로 데려간다.
"저 사람 혹시 청운고 엄친아 도건우형 아니야?"
"네가 어떻게 알아"
"우리 학교 여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해 저 형..."
"그래 그렇구나"
"그런데 저 형이 왜 누나하고... 설마 둘이 썸?"
"아니야 친구사이야"
"그래? 친구사이라 침대에서 19금 찍어"
"그건... 쉿! 엄마아빠한테 비밀이야"
"저 형 유명하던데"
"유명하다니 뭐..."
"집안 빽 하나 믿고 이 여자 저 여자 다 건드리고 다닌다고 공부도 자신이 잘해서 그런게 아니라 도건우 아바타? 여럿 있다던데 돈으로 사서..."
"그런 아이 아니야"
"누나도 조심해 다른 여학생들처럼 넘어가지 말고 뭐 이미 반쯤 넘어간 것 같기도 하지만..."
슬주의 말을 듣고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 있다.
"나 피곤해 그만 잘 거야 나가"
슬주가 방문을 열고 슬비를 밀어냈다.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워 생각에 잠겨 잠 못 이루고 늦게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학교에 가기 위해 교복으로 갈아입고 거실로 나오자 슬주가 작은 종이가방 하나를 건네준다.
"이게 뭐야 왜 나한테 줘"
"어제 그 형 옷이야 누나가 갖다 줘야지 내가 갖다 줘야해"
"알았어"
종이가방을 들고 대문을 나오자 슬주가 말한다.
"내 옷도 받아와 그 옷 내가 제일 아끼는 옷이란 말이야"
"알겠어 그만 가라 학교"
"조심해 그 형..."
"너 건우한테 무슨 원한이라도 있어"
"응 있어."
"네 여자친구라도 뺏긴거야"
"지은이 알지?"
"응 너랑 오래전부터 사귄 그 여자아이"
"지금 도건우 팬클럽 회장이야"
"그래서 너 지금 질투하는 거야"
"이미 헤어졌는데 질투는 무슨 그때 그 형에 대해서 좀 알아봤지"
"그래서 잘 알고 있었구나"
"난 그 형 싫어 매형이라고 못 불러 다른 남자 만나라"
"그럴 일 없어"
슬비는 도건우의 본 모습을 본 적이 없기에 동생이 했던 말들이 무섭게 더 다가왔다. 그리고 건우를 만나는 것이 조금씩 겁이났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건우가 다니는 학교로 갔다. 몇 분 뒤 건우가 보이고 그 모습을 보고 다가간다. 그리고 종이가방을 건네며 말한다.
"어제 집에 벗어놓은 옷 가져왔어 늦어서 세탁도 못하고 그냥 젖은 그대로 가져왔어 가서 바로 세탁기 돌려"
"난 옷 안 가져왔는데"
"그럼 다음에 줘"
"아니 가자"
"어딜"
"어디긴 우리 집이지"
"뭐?"
건우의 손에 이끌려 건우가 살고 있는 집으로 가게 된 슬비. 동네 입구부터 럭셔리 타운이다. 넓은 잔디 정원에 비싼 나무들이 집 주위를 감싸있고 집 대문은 크고 넓고 높았다.
"여기서 기다릴게 가져와"
"오늘 우리 집에 아무도 없어"
"그럼 더더욱 못 들어가"
"그런가? 알았어 그럼 여기서 기다려"
건우가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 혼자 멍하니 서 있다. 하지만 몇 분이 지나도 건우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때 전화가 울리고 건우 이름이 뜬다.
"왜 안 나오고 전화야"
"슬.. 슬비야..."
"왜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나 너무 아파 갑자기 배가 너무.."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슬비는 열려있는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넓은 정원을 가로질러 현관문을 열었다. 그러자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서 있는 건우
"뭐야 아프다며"
"배가 너무 고프다고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니깐"
"얼마나 놀랐는데 나 갈래"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보내줄 것 같아"
슬비를 끌어 당겨 집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건우는 웃으며 애교 섞인 얼굴 표정으로 배고프다며 부엌으로 데려갔다.
"이왕 이렇게 된 것 라면이나 끓여 먹고 가 내가 끓여 줄게"
건우는 라면을 끓이고 슬비는 집을 구경하기 위해 거실로 나왔다. 벽면에 가족사진이 있었고 그 속에 연우의 모습을 보고 서 있다. 건우가 부엌에서 그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