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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녀는 독신주의
작가 : 서도
작품등록일 : 2020.8.26

N포시대에 많은걸 포기하고 살아가는 요즘, 지담은 악바리 근성으로 다행히 취업에는 성공...그러나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 건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안하는 그녀다. '그래, 사랑따위만 하지 않는다면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건 평생 없을 일이야'라고 다짐하며 일에만 집중하는 지담에게 두명의 남자가 나타났다.
한명은 오랜친구 다른한명은 새로운 남자! 과연 지담의 다짐은 지켜질 수 있을까?

 
13. 3개월짜리 남자
작성일 : 20-09-14 21:21     조회 : 26     추천 : 0     분량 : 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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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13. 3개월짜리 남자

 

 

  강현은 이번에는 절대 놓치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곧바로 지담을 뒤따라 나왔다.

 

 지담은 그렇지 않아도 집에 가고 싶었는데, 강현의 실없는 농담이 오히려 반가웠던 차에, 욕 짓거리 한마디 해주고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 남자 이렇게 금방 뒤따라 나올 줄이야... 지담은 귀찮았다.

 

 강현은 다급하게 지담의 손목을 잡아체면서,

 

 “기분 나빴다면 미안하군...농담이었어 ”

 

 급한 마음에 강현은 반말까지 나왔다.

 

 지담은 헛웃음을 터트리고는,

 

 “저는 그쪽한테 관심 없습니다. 정 그렇게 연애를 하고 싶다면 다른 상대 찾아보시죠? 저한테 이러지 마시고요”

 

 라고 말하고는 손을 뿌리치려는데, 강현이 더 힘주어 잡았다.

 

 손을 놓으면 도망갈 게 뻔하니까...

 

 그리고 그녀의 말에 자신의 고백이 또다시 무시당한 것 같아 화가 났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자꾸 당신만 생각나.... 그런데 다른 사람을 어떻게 찾아?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어떻게 하라고...”

 

 다소 격앙된 강현의 목소리에 지담은 어떨떨했다.

 

 -어쩜 그렇게 오글거리는 말을 이렇게 진지한 얼굴로 할 수 있는지...-

 

 지담은 순간 마음이 찌르르했다. 머리에서 경고신호가 왔다.

 

 지금 차단을 해야 한다고...

 

 “그건 그쪽 마음이죠... 나더러 어쩌라고?”

 

 “그래 이건 내 마음이야... 그래서 이제부터 나도 마음 가는 대로 해 보려고...”

 

 -안돼...차단해야 돼-

 

 지담의 마음이 다급했다.

 

 “나 당신 말고도 머릿속이 터질 것 같으니까 보태지 마... 그리고 경고하는데 더이상 다가오지마”

 

 “그럼 나하고 3개월만 만나자, 서지담...”

 

 강현은 철벽 수비 서 철벽에게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천천히 다가가고, 지켜보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강현은 무대포로 나가기로 했다.

 

 “뭐, 뭐하자고?”

 

 “나랑 3개월만 만나자고... 3개월 뒤에도 당신 마음이 지금처럼 그대로라면 내가 깨끗이 물러나지”

 

 이 황당한 제안에 어이가 없는 지담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강현을 올려 다 보았다.

 

 여전히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은 체, 말을 이어갔다.

 

 “당신한테는 손해 보는 제안은 아닌 것 같은데... 결혼하자는 것도 아니고... 3개월 후에 당신마음이 그대로면 내가 귀찮게 안 하겠다고...”

 

 “내가 거절한다면?”

 

 “그럼 내가 당신을 이렇게 따라다니며, 귀찮게 할 수 밖에...”

 

 “하~”

 

 지담은 다른 한 손을 자신의 이마에 대며,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3개월 후, 당신이 나와 같은 마음이 된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가야 돼”

 

 “무,무슨.. 그런 말도 안되는...거절하겠어”

 

 “왜? 겁나? 그럼 하는 수 없군... 내가 평생 따라다녀야지”

 “..........”

 

 평생이라는 강현의 말에 움찔한 지담이었다.

 

 평생 이럴 리는 없겠지만 적어도 3개월 이상은 귀찮게 할 것 같은, 남자인 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거침없고 막무가내인 이 남자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막막한 지담이었다. 그때,

 

 “브라보~난 이 연애 찬성일세~”

 

 뒤에서 이 상황을 다 지켜본 세윤이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지담이 뭐라고 말하려는 순간 세윤이 더 빨랐다.

 

 “생각할 게 뭐 있어? 3개월 후에 네 마음이 변하지만 않으면 되는 거잖아, 그리고 네가 제일 잘하는 거잖아 그거... 뭐가 문제야?”

 

 지담은 곰곰이 생각했다.

 

 -끝이 있는 연애라... 3개월 뒤 내가... 마음이... 변할 리...가 없잖아?...그럼 귀찮은 저 남자를 떼어 낼 수 있겠군...-

 

 생각을 마친 지담은 씨~익 마녀의 웃음을 지으며,

 

 “좋아, 알았어...단 약속 꼭 지켜... 3개월 후면 다시는 귀찮게 안 하겠다고.. 그럼 계약서를 써야겠군”

 

 “아니 계약서는 안 써... 연애 기간은 3개월, 당신의 마음에 따라 내가 떠날지, 나하고 끝까지 함께할지, 조건은 이것 뿐이야”

 

 “3개월 뒤 당신이 떠날지 어떨지, 내가 그걸 어떻게 믿어? 계약서라도 써놔야지”

 

 “계약서는 필요 없어... 계약서보다 더 정확한 증인이 저기 있잖아”

 

 강현은 턱짓으로 세윤을 가리켰다.

 

 세윤은 어깨를 으쓱이며 동의한다고 했다.

 

 “그래도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는 건 싫어...좀 더 세밀한 조건이 필요할 것 같은데?”

 

 “아니 더이상 조건은 필요 없어... 이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해도 돼... 그럼 난 마음 가는대로 행동할 테니까”

 

 “아~알았어...아무튼 3개월 후에 귀찮게 안 한다는 약속 꼭 지켜, 알았어?”

 

 “그러지... 그리고 당신도 당신 마음이 나한테 오는 걸 부정하지도 말고 피하지도 마, 그건 계약 위반이야... ”

 

 사실, 강현은 계약서를 굳이 쓰지 않는 이유는 지담 때문이었다.

 

 아마 계약서를 쓰게 된다면, 온갖 금지사항이란 금지사항은 다 적어 넣을 게 뻔했다.

 

 그럼 남들이 다하는 연애다운 연애는, 제대로 못 하게 되는 건 안 봐도 훤한 강현이었다.

 

 “음~근데 이 손 좀 놓지... 그리고 왜 자꾸 아까부터 반말이야?”

 

 지담은 아까부터 강현이 자신에게 반말하는 게 기분 나빠서 자신도 말을 놓았다.

 

 뜬금없는 질문에 강현은 웃음이 났지만 참았다. 그리고 그제 서야 손을 놓으며,

 

 “그런 당신도 말을 놓고 있잖아”

 

 라고 받아쳤다.

 

 “아니 난.. 이 강현씨가 말을 놓기에 나도 그런 거지...”

 

 “내가 당신보다 나이가 많기도 하고...이게 더 편하지 않아?”

 

 “그래 나보다 늙어서 좋~겠다”

 

 “푸하하하~ 이래서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거라고...말, 한마디, 한 마디에 반응을 하니까...자, 그럼 계약 성립이 된 거지? 3개월 동안 잘해보자고”

 

 그러고는 손을 내민 강현이었다.

 

 “좋아... 3개월짜리 남자, 이 강 현 씨”

 

 자신만만하게 지담은 강현의 손을 잡았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본 증인 세윤은 속으로 흐뭇하고 뿌듯하게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강현만큼은 꼭 지담의 마음을 열어주기를 바랐다.

 

 왜냐하면, 지담이 이제는 그 아픔에서 벗어났으면 했고, 또 자신이 보기에도 강현은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담아, 첫 연애 축하한다-

 

 세윤은 진심으로 지담을 축하했다. 물론, 속으로만....

 

 겉으로 표현하면 자신은 아마 지담에게 살아남지 못 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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