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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녀는 독신주의
작가 : 서도
작품등록일 : 2020.8.26

N포시대에 많은걸 포기하고 살아가는 요즘, 지담은 악바리 근성으로 다행히 취업에는 성공...그러나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 건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안하는 그녀다. '그래, 사랑따위만 하지 않는다면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건 평생 없을 일이야'라고 다짐하며 일에만 집중하는 지담에게 두명의 남자가 나타났다.
한명은 오랜친구 다른한명은 새로운 남자! 과연 지담의 다짐은 지켜질 수 있을까?

 
9. 그 여자 연락처 알아봐
작성일 : 20-09-09 10:59     조회 : 28     추천 : 0     분량 : 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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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그 여자 연락처 알아봐

 

 

 “네, 여사님... 방금 여자분이 나갔습니다. 그리고... ”

 

 남자가 뜸을 들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빨리 말못해? 하나도 빠짐없이 보고하라고 했을 텐데...”>

 

 날카로운 음성이 핸드폰 너머까지 들렸다.

 

 “그게... 사장님이 차인 것 같습니다”

 

 <“같. 습 .니. 다? 네 의견은 필요 없어! 사실만 말해!”>

 

 “사장님이 포기 안 한다고 하시는 걸 들었습니다”

 

 <“그래?”>

 “네...”

 <“음....일단 계속 지켜봐....”>

 “네, 알겠습니다.”

 

 권 여사는 통화를 끝낸 후, 핸드폰을 꽉 쥐며 부르르 떨었다.

 

 “요망한 것이 감히 내 아들을 가지고 놀아? 네 이년... 어디 언제까지 기고만장할지 두고 보자”

 

 자신의 아들 일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치 집착하고 집요한 권 여사다.

 

 화려한 외모와는 달리 음침한 미소를 짓던 그녀는, 다시 통화버튼을 눌렀다.

 

 “그 여자 연락처 알아봐”

 

 ***

 

 문자 한 통 달랑 보낸 후, 그 이후로는 연락 한번 없는 지담에게, 강현은 몇 번이나 전화를 했지만, 소용없었다.

 

 그 사이 봉사활동 하는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어젯 밤, 잠을 제대로 설친 강현은, 긴장감 반, 설렘 반으로 복지관으로 향했다.

 

 ----------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 진료 준비를 끝낸 강현은 시간을 확인했다.

 진료를 시작하려면 10분 정도 시간이 남았다.

 강현이 빠진게 없는지 진료실을 돌아보고 있는데, 세윤이 들어와 커피 한 잔을 강현에게 건넸다.

 

 “안녕하세요, 이 선생님”

 “네...안녕하세요...근데 누..구...신지?”

 

 종이컵을 건네받은 강현은 자신을 아는 듯이 말하는 이 여자가 누구일까 생각했다.

 

 “아~제 소개를 할게요... 이 선생님이랑 앞으로 같이 의료봉사활동을 할 한의사 이 세윤입니다.”

 소개를 마친 세윤이 손을 내밀었다.

 

 “아~네 반갑습니다. 이 강현입니다.”

 

 강현도 세윤이 내민 손을 잡으며 인사를 했다.

 

 “지난번에는 죄송했습니다... 그때는 제가 술이 좀 과했던 것 같습니다.”

 

 지담에게, 강현이 함께 봉사활동을 할 거라고 미리 연락을 받은 세윤은, 그때의 일을 먼저 사과를 해야 덜 민망할 것 같아서 그날 일을 꺼낸 거였다.

 

 그런데 이 남자 기.억.을. 못한다. 더 민망해진 세윤은 종이컵을 두 손으로 꼭 그러 쥐었다

 

 “아~그러고 보니 그때, 지담씨랑 같이 있었던 그 여자분이...”

 

 그제 서야 강현은 그날 일을 생각하며, 말끝을 흐렸다.

 

 “네...저 맞습니다. 그때 일은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아닙니다. 지담씨에게 충분히 사과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어머? 지담이 사과만 받고 싶은 건가요?”

 

 세윤이 강현에게 놀리듯 슬쩍 말을 건넸다.

 

 친구는 닮는 건가?... 강현을 당황하게 만드는 사람이 또 있다니...

 

 “아니 그게 아니라... 지담씨가 너무 많은 사과를 해서....”

 

 강현이 당황하는 모습에 세윤이 풋 하고 웃더니,

 

 “풋..농담이에요..큭큭... 첫 시간이라 긴장하셨을 텐데 긴장 푸시라고 한 말이었어요”

 

 이런... 배려 방법도 그녀와 똑같다.

 

 ----

 진료는 정신없었다. 그리고 복지관에 오면 지담을 많이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 강현은 그 생각이 완전히 빗나갔다.

 

 진료받을 사람들을 차례대로 줄을 세울 때 말고는 그녀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린아이부터 나이 많은 어르신들까지 생각보다 많은사람들을 진료 하느라 2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솔직히 2시간은 짧은 시간이었다. 치아 상태가 심각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꼼꼼하게 진료를 할 수 없었다. 지담에게 시간을 다시 제안해야겠다고 강현은 생각했다.

 

 첫 봉사활동이 그렇게 정신없이 끝이 났다. 세윤과 강현은 진료실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고 보니 점심시간이었다.

 

 강현은 지담과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점심 제의를 할 생각이었다.

 근데 그마저도 강현의 생각을 빗나가게 했다.

 

 복지관 1층에 있는 식당 안은 물론이고 밖에까지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강현은 깜짝 놀랐다.

 

 “오늘 무슨 날입니까?” 강현은 세윤에게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아~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특식이 있는 날이거든요, 가게 하는 친구가 있는데... 참 보셨겠네요... 그날 그 가게...”

 

 “아...그 남자 분이...”

 

 “네...그 친구가 거기 사장이에요... 요리하는 것도 좋아해서 매월 한 번 이렇게 잔치를 해요... 저랑 지담이 그리고 식당 안에 그 친구랑 2명의 남자가 더 있는데, 모두 다 대학 동기들이에요. 지담이 덕분에 다 같이 봉사활동하고 있구요...”

 

 강현은 부끄러웠다.

 그제 서야 지담이, 지난번 순수한 봉사활동이 아니라는 말이 떠올랐다.

 

 “지담씨랑 친구들 모두 좋은 사람 같네요...”

 

 강현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고, 그들의 우정이 부러웠다.

 

 “그런가요? 그렇게 봐주시니 쑥스럽네요...하하하...그럼, 우리도 식당 일 좀 도와줄까요?”

 “그러죠...”

 

 식당 안에 들어서니, 다 들 음식을 나눠 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바쁜 탓에 서로 짧은 인사만 나누고 강현도 일손을 거들었다.

 

 그 많던 사람들이 썰물이 나가 듯 다 빠지고 나니, 지담과 세윤, 수훈, 도윤, 상우 그리고 강현만 남았다.

 음식도 동이 나서, 여섯 사람은 나가서 먹어야 했다.

 

 “오늘 봉사활동 하러 새로 오신 분도 있는데 환영회 겸 점심 먹으러 가자”

 

 때마침 세윤이 일어나며 말을 건넸고, 다들 동의했다.

 

 한 사람만 빼고.... 지담이 아무 말이 없자 강현은,

 

 “그래도 제 환영회인데, 설마 한 분이라도 빠지는 거 아니시죠? 그럼 저 엄청 섭섭한데...”

 

 강현은 이렇게라도 지담과 얼굴을 보며 대화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무 말이 없는 그녀 때문에 먼저 선수를 친 것이다.

 

 “그럼요...이 선생님 처음 오셨고, 앞으로 계속 볼 사람인데 친해져야죠... 안 그래?”

 

 세윤이 지담의 팔을 툭툭 치며 말을 했다.

 마지못해 지담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지켜본 수훈은 이상하게도 썩 좋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이런 기분, 느껴본 적이 있었다. 자신의 가게에서, 강현이 지담에게 관심을 가질 때....

 

 -설마 이 사람이 봉사활동 시작한 것도 지담이 때문은 아니겠지?-

 

 수훈은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서둘러 뒷정리를 끝내고, 복지관을 나섰다.

 그때, 지담의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지담은 모두에게 먼저 가 있으라고 손짓을 하고, 전화를 받았다.

 모르는 번호였지만, 혹시 모를 후원금 전화일 것 같아서...

 

 “여보세요?”

 “서 지담씨?”

 “네, 서 지담 입니다”

 “나 강 수훈 엄마 되는 사람입니다”

 

 그 순간 지담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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