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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녀는 독신주의
작가 : 서도
작품등록일 : 2020.8.26

N포시대에 많은걸 포기하고 살아가는 요즘, 지담은 악바리 근성으로 다행히 취업에는 성공...그러나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 건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안하는 그녀다. '그래, 사랑따위만 하지 않는다면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건 평생 없을 일이야'라고 다짐하며 일에만 집중하는 지담에게 두명의 남자가 나타났다.
한명은 오랜친구 다른한명은 새로운 남자! 과연 지담의 다짐은 지켜질 수 있을까?

 
6. 남자친구 있습니까?
작성일 : 20-08-31 18:13     조회 : 37     추천 : 0     분량 : 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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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남자친구 있습니까?

 

 이 여자 몇 번 만나지 않았지만, 강현의 예상을 너무나 쉽게 깼다.

 

 당연히 레스토랑으로 가는 줄 알았던 강현은, 순대국밥 집을 향하는 지담을 보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지담은 아무렇지도 않은 체, 오히려 보란 듯이 힘차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활짝 폈던 맑은 미소는 점점 쏘~옥 들어가고 있는 강현이었다.

 

 "이모, 나왔어... 방에 누구있어? 좀 늦은 시간이지... 저녁 안 먹었는데 국밥 둘 부탁해 응?"

 

 지담은 정말 단골인 듯, 식당 아주머니를 보자마자 팔짱을 끼면서 반말을 했다.

 

 "우리 지담이 왔어? 여태 뭐 하느라 밥도 못 먹었어? 어?.. 이 훤~칠하게 잘~생긴 총각은 누구? 남자친구 생겨서 소개 시켜주려고 왔구나? 그렇지?"

 "아이~참, 이모... 앞서가지마세용~봉사활동 때문에 만난 사람이야...일 때문이라고, 일..."

 

 지담은 식당 아주머니에게 강현을 짧게 소개 시켜 드렸다.

 

 "그래? 그것 참~아쉽네.. 너랑 잘 어울리는데 말이야..."

 

 그렇게 말한 식당 아주머니는 다시 지담을 흘겨보며,

 

 "으이구~뭐가 모자라 아직 남자친구도 없어? 직업이 없길 해, 인물이 빠지길 해... 내가 아들만 있어도 며느리 삼는 건데..."

 "이모, 또 그 소리~자꾸 그러면 여기 안 와, 그래도 돼? 그리고 지금 손님 앞이야..."

 "딸 같아서 하는 소리야~근데 총각은 결혼은 했나?"

 

 식당 아주머니는 진심으로 아쉬운 듯, 강현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을 건넸다.

 

 "아뇨.. 안했습니다"

 

 강현의 말에 눈을 반짝이며 또 질문을 하는 식당 아주머니였다.

 

 "그래? 그럼 우리 지담이 어때?"

 "이모!!!"

 

 지담은 소리를 빽 질렀다.

 

 "알았어~알았어... 방에 아무도 없어, 들어가.. 국밥 금방 돼"

 

 식당 아주머니는 정말 아쉬운 듯, 강현을 다시 슬쩍 쳐다보며 주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지담이 말한 방은 탁자와 방석만 놓여져 있었지만, 아늑한 분위기를 풍겼다.

 

 아늑한 방 분위기완 달리 두 사람은 어색했다. 아무래도 방금 전 식당 아주머니의 말이 더 어색하게 만든 것 같다.

 

 지담은 이 어색한 분위기 때문이라도 음식이 빨리 나오길 바랐다.

 

 침묵이 잠시 흘렀다.

 결국, 참지 못한 지담이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이모가 하는 말 신경 쓰지 마요... 내가 여기만 오면 하는 말이니까..."

 

 강현은 고개만 끄덕이고, 벽에 걸려 있는 메뉴판만 바라보았다.

 

 "혹시 순대국밥 안 좋아하세요?"

 

 메뉴판만 쳐다보는 강현을 향해 지담이 물었다.

 

 "아~먹어 본 적이 없어서... 지담씨 덕분에 오늘 처음 먹어 보네요"

 

 그 말에 황당한 지담은,

 

 "근데...한국 사람은 맞는 거죠?"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가 하고 지담을 빤히 쳐다보면서 강현이 말했다.

 

 "네~에? 지금 순대국밥 처음 먹어본다고 외국인으로 보는 건 아니죠?"

 "하하...그게..순대국밥을 먹어 본 적이 없다고 하는 사람은 처음이라... 하하하"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뜨끔한 지담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당연히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한국 사람 맞습니다"

 "그럼 김치는 먹을 줄 알죠?"

 "네~에?"

 

 -이 여자가 정말- 이라고, 속으로 생각한 강현은 김치도 못 먹는 어린아이 취급을 당한 것 같아 기분이 상했다.

 그러나 내색하지 않고 차분히 대답했다.

 

 "네, 당연히..."

 "아~그럼 먹기가 쉬울 거예요... 순대국밥 처음 먹는다면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럴 때배추 김치나 깍두기와 같이 먹으면 먹을만 하거든요"

 "아~"

 

 좀 전까지도 지담이 자신을 놀리는 줄 알고 기분이 상했는데, 배려였다니...

 

 배려도 참~그녀답게 한다고 생각한 강현은, 자신의 기분을 쥐락펴락하는 그녀가 호기심에서 관심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마침, 주문한 음식이 나왔고, 정말 지담이 단골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모듬 순대 한 접시도 나왔다.

 

 강현은 지담이 말한대로 김치와 같이 먹어보니 맛이 괜찮았다.

 그리고 자신보다 더 맛있게 먹는 지담을 보면서 픽 하고 웃었다.

 

 "왜요?"

 "그냥 보기와는 다른 것 같아서... 보통 여자들은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 좋은 곳을 좋아하지 않습니까?"

 "레스토랑... 분위기 좋은 곳도 좋아하긴 하죠. 근데 전 이곳이 더 좋아요.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고, 우리 이모가 솜씨가 좋아서 다른 식당보다 국밥이 더 맛있고... 또 이런 서비스를 어디 가서 받아 보겠어요?"

 

 그러고는 순대를 양 볼에 가득히 밀어 넣은 지담이었다. 그 모습 또한 귀여워 강현은 지담의 양 볼을 만지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지담의 또 느닷없는 질문에 사레가 들리고 말았다.

 

 "이 선생님은 봉사활동 꾸준히 하셨나요?"

 

 강현은 켁켁 거리며, 지담이 건네는 물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숨을 한 차례 고른 뒤,

 

 "아뇨.. 근데 그건 왜... 꾸준히 안 했으면 봉사활동을 못 하는 겁니까?"

 

 강현의 말에 풋 하고 웃는 지담은.

 

 "아니요, 그건 아닌데..."

 

 '넌 너무 솔직한게 탈이야..가끔은 안해도 되는 말은 삼켜' 세윤이 늘 지담에게 하는 말이다. 그래서 지담은 끝말을 흐렸다.

 

 "왜요? 말해봐요" 강현은 궁금함과 조급함이 동시에 일었다. 봉사활동을 꾸준히 안 한 대가로 이 여자를 못 만나게 되는 건 아닐까 하고...

 

 "그럼 듣고 화 안 내신다고 하면요..."

 

 지담은 강현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화 안 낼 테니까 말 해봐요"

 "사실 이 선생님이 메시지를 보내셨을 때도, 아까 카페에서도 봉사활동 얘기를 했을 때 의외였어요"

 "왜 그렇게... 생각했습니까?"

 

 강현 역시 자신의 답장이 궁색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버렸나 하고 조마조마 해하며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

 

 "음~그니까 이 선생님이 외모도 연예인 뺨치게 잘 생겼고.... 직업도 의사고...음...그래서 콧대가... 엄청 높고, 성질이 더러..아니..까칠..도 아니...그게 그러니까...흠흠.. 암튼 그런 의사라고 생각해서...봉사활동과는 거리가 먼~ 싸가...아~아니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푸풉,,,,푸하하하하하~"

 

 갑작스런 강현의 웃음에 지담은 당황했지만, 당연히 화를 낼 거라고 생각한 지담은 그 웃음에 마음이 놓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 웃음 뒤에 상상도 못한 질문을 받게 되리라곤 예상을 못했다.

 

 "혹시 남자친구 있습니까?"

 

 한편, 강현은 지담이 말하는 모습을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담았다.

 

 근데, 이 여자 미치겠다, 정말~ 귀여워서.. .자신이 화를 낼까 봐, 눈도 못 마추고, 눈알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그러면서도 할 말은 다하는...이 사랑스러운 여자를 어쩌면 좋을까...

 

 강현은 점점 그녀가 좋아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일까.

 그의 대답은 앞서 지담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닌, 남자친구 있냐는 본인의 속마음이 담긴 질문이었다.

 

 지담과 식당 아주머니와의 대화에서 지담이 남자친구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지만 남자친구가 있는데 아주머니에게는 말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확인하는 질문이기도 했다.

 

 싱긋이 웃는 강현과는 달리 지담의 얼굴은 점점 당황하고 황당한 얼굴이 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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