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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여동생을 주워 왔더니 마교 교주라고 합니다만?
작가 : 린키나
작품등록일 : 2019.11.10

여동생이 가지고 싶었던 나. 어느날 갑자기 그 꿈이 이루어졌다.

 
여동생의 정체(3)
작성일 : 19-11-10 15:11     조회 : 36     추천 : 0     분량 : 4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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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교(魔敎). 사파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그들은 무림의 타 방파에 비해 색깔이 뚜렷하게 다른 무력 집단이다. 사악한 군학(群鶴)들의 제일가는 흑도(黑道)라 할 수 있다.

 

  그런 마교도들을 이끄는 우두머리인 교주는 독자적인 내가심법(內家心法)과 막대한 내력을 가진 자만이 익힐 수 있는 외공(外功)으로 악마적으로 강력한 무공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마교의 교주는 정파 무림의 구심점인 무림맹 맹주와 더불어 무림을 이끄는 두 개의 태양으로 불린다.

 

  특히 72대 교주로 임명된 한연비는 어린 나이에 여검제(女劍帝)라 칭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치 막강한 강검을 구사하는 무술의 천재로, 독보적인 후기지수로 이름을 날리다 역사상 최연소 교주가 된 절정 고수이다.

 

  이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그녀가 어릴 적 먹었던 내단(內丹)과 영약 탓인데 그 정체는 알려진 바가 없다.

 

  그녀의 검은 이기어검(以氣馭劍)의 경지에 달해 있으며 이미 화경(化境)의 단계에 올라 천마검(天魔劍)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이는 전 무림을 통틀어 다섯이 채 되지 않는 경지이다.

 

  장황한 설명을 끝마치고 콧대가 높아져 있는 여동생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대충 알겠다. 무진장 세다는 거구나.”

 “그래. 이제 알아듣겠어? 네가 얼마나 지고한 존재와 마주하고 있는 것인지를.”

 “하지만 집도 제대로 찾아오지 못하지.”

 “이익!”

 

  분해하는 여동생을 보니 쌤통이다.

 

 “너 아직도 내 말 못 믿는 거지?”

 

  그럼 그걸 누가 믿겠냐. 오히려 방금의 거창한 설명으로 얼마나 무협지에 푹 빠져 있는지 알겠다.

 

  그렇게 여유를 부리고 있는데 갑자기 여동생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레이저라도 나올 기세다. 설정충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저 애의 눈빛만큼은 진짜로 무서웠다.

 

 “왜 믿지 못하는데?”

 “무림이니 뭐니 그거 다 무협지에 나오는 설정이잖아. 설사 실존한다 해도 중국에 있겠지. 게다가 그게 사실이면 더더욱 이상하잖냐. 어째서 사악한 종교 집단의 교주씩이나 되는 분이 내 여동생으로 들어온 거야?”

 “윽, 그, 그건.”

 

  오, 약점을 잡은 건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좀 더 밀어붙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교주인지 뭔지를 떠나서 그렇게 칼부림을 해대면 경찰에 잡혀간다고. 덕질도 좋지만 여동생이 쇠창살 신세가 되는 건 싫어. 내가 궁금했던 건 너희 집 사정이란 말이야.”

 

  부모님은 뭔가 아실지 모르겠지만 말해주지 않을 거다. 당사자에게 묻기로 결심한 건 잘한 일이었다. 때때로 험악한 표정을 짓기는 해도 이 녀석은 거짓말 같은 건 하지 않을 스타일이다. 무협지에 관한 건 빼고.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이었다.

 

 “뭐 천하제일 검객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휘둘러대도 내 몸에 상처하나 내지 못한 걸 보면 역시 말뿐인 거지?”

 “…….”

 

  응? 어째 분위기가.

 

  검집에서 칼을 뽑아 드는 동작이 왠지 무겁다. 스르릉 뽑히는 칼날이 빛에 반사되어 무시무시한 살기를 전해준다. 황급히 망령된 말을 뱉은 걸 취소했다.

 

 “미, 미안! 이 말은 취소다!! 내가 정신이 나갔었나 봐. 하하, 그러니까 그것 좀 집어넣지 않을래?”

 “……일반인이니 겁을 주려고 했던 거야. 절대로 못 벤 게 아니라고.”

 “알겠어! 알겠습니다!”

 “어차피 그 집은 낡아서 철거해야 했어.”

 “알겠다고.”

 

  무시무시한 녀석. 말 한마디 더 잘못했다가는 정말 목이 몸통에서 가출하겠다. 정체에 대한 건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 검은 진짜다. 아직도 반으로 쪼개지던 소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연비는 검을 집어넣고 탄식했다.

 

 “알겠어. 그럼 믿을 수 있게 보여주면 되는 거지?”

 

  또 뭘 하려고. 여동생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여동생과 친해지는 게 이렇게나 힘들 줄이야. 단순히 뭐 하나 물어보려 했던 게 왜 이렇게 된 걸까.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의자에 앉았다.

  그런 날 두고 입을 굳게 다무는 여동생.

  대체 뭘 보여준다는ㅡ

 

 [들리지?]

 “헉?”

 

  뭐야 이건! 환청?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틀림없는 연비의 목소리다. 하지만 그녀는 입도 벙긋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머릿속에서 저 녀석의 말이 울리는 거지?

 

 [당황할 거 없어. 이건 전음이니까. 음공에 능한 건 아니지만 전음 정도는 어렵지 않지.]

 “헐.”

 

  입을 쩍 벌리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진짜냐? 진짜냐고. 아무리 봐도 속임수 같은 건 없는데? 내 여동생이 진짜 무림인이라는 건가!

 

  한참을 감탄과 혼란 사이에서 헤엄치고 있는데 연비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제 알겠지? 난 거짓말 같은 거 한 적 없어.”

 “대, 대체 어떻게 한 거야? 이거 짱이다! 휴대폰도 필요 없겠네. 시험 시간에 커닝하는 것도 우습겠다!”

 “휴대폰?”

 

  그러고 보니 이 녀석 번호도 모른다. 고개를 한쪽으로 갸웃거리는 그녀에게 휴대폰을 꺼내 내밀었다. 새침한 눈동자가 내 스마트폰으로 향한다.

 

 “이거 말야. 너 번호는 뭐야? 아, 아무래도 오빠니까 여동생 번호 정도는ㅡ”

 “나 이런 거 없는데.”

 “뭣이!”

 

  크윽, 설마 했는데 현대 문물의 결정체인 스마트폰이 없다니. 이쯤 되니 슬슬 불쌍해진다.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며 휴대폰 만지작거리는 즐거움도 모르고 살았다는 뜻 아니겠는가. 측은한 눈빛으로 여동생을 직시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을 깜박이는 그녀. 난 여동생에게 휴대폰에 대해 차분히 설명해 주었다. 멍하니 듣고 있던 연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게 왜 필요하지? 전음이나 전서구 만으로도 충분히 통신이 가능해.”

 

  전서구?

  가만히 기억을 되짚어 그것의 뜻을 깨달았다.

 

 “비둘기?”

 “훗훗훗, 그래. 마침 이곳은 비둘기가 굉장히 많더군.”

 

  아니, 관두는 게 좋을 텐데. 도시의 비둘기를 제대로 된 조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닭둘기가 올바른 표현이다. 날지도 못하는 놈들에게 쪽지 같은 걸 매달아봐야 무슨 의미가 있는데.

 

  전음이 얼마나 멀리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휴대폰 하나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선물을 받으면 저 애의 경계심도 조금은 줄어들겠지.

 

  뭐 그건 그렇고…….

  가만히 그녀를 살펴보았다.

 

  설마 무림이라는 게 실존했다니. 우리 집이 그런 거에 연관되어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저 애가 갑자기 찾아온 이유 말이다.

 

 “그래서 앞으로 어떡할 건데? 가만 보아하니 돌아가는 건 싫은 것 같고.”

 “다, 당연하지. 그런 곳에 돌아갈 것 같아?”

 

  고모할머니가 어떤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악물고 부르짖는 저 태도를 보아하니 꽤 골치 아프셨을 것 같다. 높으신 귀족 영애의 가출 이야기가 생각났다. 하지만 본인 입으로 교주라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는 건 이미 우두머리 직을 맡았다는 뜻일 텐데.

 

  아무래도 이건 단순 가출과는 다른 것 같다.

 

 “어떡하기는.”

 

  연비는 다리를 끌어안고 침대에 앉았다.

  무릎에 묻은 얼굴이 살짝 붉게 물들어 있다.

 

 “……펴, 평범하게 살 거야. 학교라는 곳도 가보고 싶어. 싸우는 것도 지긋지긋해.”

 

  그 모습이 좀 측은해 보였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개인 사정이 있을 거다. 캐묻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묻는 대로 솔직하게 대해주는 그 자체가 고마웠다.

 

  그래서 나도 한결 누그러진 말투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좋아, 그럼 내가 도와줄게.”

 “……네가?”

 “일단은 오빠잖아. 여동생이 생긴다고 들었을 때 얼마나 기뻤었는데.”

 “까, 까불지 마…… 고작해야 한 살 차이잖아.”

 “한 살 차이라고 해도 오빠는 오빠지.”

 “여동생도 없었던 주제에 시스콤 같아.”

 

  당혹스럽네. 그런 말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가만 보면 한참 뒤처진 문명 정보 속에서도 현세의 양태에 대해 파악한 것도 한둘 정도는 있는 거 같다. 뭔가를 볼 때마다 일일이 놀라지 않는 게 그 증거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이 애가 인식하는 현실의 그림은 수박 껍질 같은 느낌이다.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해도 단편적으로 보거나 들은 경험은 있는?

 

  마치 무인도에서 혼자 살다 온 사람 같다고 생각했다. 혹은 타임머신을 타고 현대에 온 과거인.

 

  어쨌거나 난 순순히 그것을 인정했다.

 

 “시스콤이 뭐 어때서! 비록 지금까지는 환상 속의 여동생을 대상으로 꿈만 꿨었지만 이제는 다르지. 너같이 귀여운 애가 우리 집에 왔잖아.”

 “귀, 귀…… 귀엽다니?”

 

  모기만한 목소리다. 지금껏 본 적 없던 여동생의 태도에 마음이 들떴다.

 

 “귀, 귀엽지. 제비꽃 같은 청초한 머리도 예쁘고 보석 같은 눈동자도 굉장히 매력적이야. 하얀 피부도 아기 같아서 꼭 안아주고 싶어. 쭉 빠진 몸매도 멋지고 여성스러운 리본도 좋아.”

 “그, 그만해. 부끄럽단 말이야.”

 “다시 말해 내 여동생은 최고라고!”

 “부끄럽다고! 누가 자기 여동생을 그렇게 평가해! 벼, 변태 아냐?”

 

  하하하…… 낯 뜨거운 칭찬이기는 했나 보다. 나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한쪽 볼을 긁으며 눈치를 보고 있자니 베개가 날아왔다.

 

 “크억! 무림 고수의 강력한 공격에 오빠가 쓰러지ㅡ”

 “적당히 하고 나가! 바보야.”

 

  글썽거리는 눈으로 검을 잡는 그녀. 난 소스라치게 놀라 방을 빠져나왔다. 방문을 닫기 무섭게 무거운 날숨이 쏟아진다. 후아아~ 진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가만히 방문에 붙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넓다.

  지금까지 지낸 어떤 곳보다도 넓고 좋은 집이다.

 

  그녀의 도시 생활 도전기가 어떤 연유로 시작된 건지 모르겠지만 내 역할은 확실히 알았다. 주먹을 불끈 쥐며 결의를 다진다.

 

  나는 여동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거다.

 

 “저기.”

 

  가만히 닫힌 문을 향해 입을 열었다.

 

 “뭐야, 아직 안 갔어?”

 “하, 하나만 더 물어볼 게 있어서. 화내지 말고 대답해주지 않을래?”

 

  잠시간의 침묵 후 그녀의 음성이 들려왔다.

 

 “뭔데.”

 

  흐음.

  어째 이걸 묻는 게 조금 전보다 더 부끄럽네.

 

  헛기침을 하고는 가만히 입을 열었다.

 

 “나에게 전부 털어놓은 이유가 뭐야? 비밀로 해도 되는 거였잖아. 정말 내가 무례하게 군 것 때문에 그런 거야?”

 “…….”

 

  음…… 좀 무리한 질문이었나? 어쩌면 그것은 그녀가 집을 나온 것과 직결된 질문일 수도 있다. 가까스로 쌓기 시작한 관계를 처음부터 위태롭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뱉은 질문을 취소하기 위해 다시 입을 열었을 때.

 

 “그냥.”

 

  그녀의 답이 먼저 떨어졌다.

 

 “그냥…… 일단은…… 오, 오…….”

 “오?”

 “오…… 빠…… 니까…….”

 

  아무래도 난 오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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