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준은 눈을 떴다. 스마트폰 알람 소리가 작업실에 가득했다. 두 눈엔 눈물이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생생했다. 잠에서 깼는데도 분하고 억울한 감정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실제로 손에 쥐고 있던 수억 원의 돈이 한 순간에 사라져버린 것 같이 허탈했다.
작품 위에 살짝 걸쳐 놓은 돌의 모양이 그대로 인걸 보니 아무도 다녀간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예준은 자신이 놓아 둔 그림 앞에 서서 스마트폰을 켰다.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조회 수는 아직 2명이었다. 작품을 포장한 종이 위에는 흙먼지가 자욱했다. 예준은 작품을 집어 들어 멀찌감치 잡고 흙먼지를 털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