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어 슬비의 방에서 연우와 함께 침대에 누워있는데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슬주가 책상에 카드를 놓고 간다.
"블랙카드라 몇 천원짜리 계산하기가 그래서 그냥 가져왔어요"
"그냥 쓰지 그랬어"
"다 필요없고 우리 누나 잘 부탁해요"
라는 말을 하고 나가는 슬주의 모습을 보고 마음에서 끌어오르는 감정으로 인해 울컥한다.
"좋은 동생을 두었구나 나도 이제 가족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기쁘다"
"오빠... "
"그만 자자 우리 슬비 내일 출근해야하니까"
연우의 팔베개를 베고 품에 안겨 잠든 슬비의 모습을 보면서 잠을 못 이룬 연우가 새벽이 되어 잠이 들고 슬비가 출근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동안에 잠에서 깬 건우도 같이 일어난다.
"좀 더 자요. 밤새 잠 못 이루는 것 같던데"
"알고 있었어?"
"한숨 소리가 자는데 다 들렸어"
"미안 피곤하겠다"
"아니에요. 다 이해해"
"오늘 출근하면 힘들텐데 괜찮겠어?"
"이겨내야죠. 난 도연우 아내 이슬비니까 이젠..."
일부러 씩씩한 표정을 짓고 웃는 슬비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연우가 회사 앞까지 출근을 함께 해주었다. 연우의 차에서 내려 정문으로 걸어간다. 그 뒤로 건우의 차가 서고 건우가 내린다. 이미 가버린 연우의 차를 보고 빨리 안으로 들어가면 슬비가 앞에 가고 있다.
엘리베이터 타는 슬비를 보고 열림 버튼을 눌러 같이 엘리베이터를 탄다. 둘은 아무말이 없고 같은 층에서 내리고 슬비가 앞에서 걸어가고 그 뒤로 건우가 따라간다. 결국 슬비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왜 계속 따라오는 거야"
"이슬비 사원 뭔가 착각을 하는 것 같은데 난 내 사무실로 가는 거야"
이번엔 건우가 앞장서서 걸어간다. 도연우 이사실 글씨가 쓰여진 사무실은 이제 도건우이사실 글씨가 쓰여있다. 순간 슬비의 걸음이 멈추고 그 곳에 서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뭐하는 거야 오늘 일정 좀 보고해줘."
"내가 왜 너에게 일정을 보고 해야하는 거야"
"아직 모르는 구나 연우형 아니 네가 모시던 도연우이사 사표 수리됐어"
"알아!"
"둘이 같이 있었구나"
"근데 왜 네가 이 사무실을 쓰고 내가 왜 너에게 일정을 보고해야해"
"아직 상황 판단이 안 되는 모양인데 넌 이제 내 비서야"
"뭐라고?"
"정 못 믿겠으면 인사 발령 메일 읽어봐"
건우는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고 슬비는 비서실 자리에 앉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인사 발령 공고 메일이 온 것을 읽는다.
[이슬비 비서는 도연우 이사의 비서에서 도건우 이사 비서로 발령]
그 내용을 읽는 순간 연우에게 전화를 하려는 순간 커피를 주문하는 건우
슬비는 커피를 들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간다. 책상에 앉아있는 건우가 그 옆에 서서 일정을 보고하라며 손짓한다. 슬비는 감정을 억누르면서 오늘의 일정을 읽고 조율한다. 사무실에 나가려고 할 때 건우가 손을 잡는다.
"연우형이 너를 두고 왜 사직을 했는지 이유를 모르겠어 넌 알고 있어?"
"나도 몰라 왜 알고 싶어? 알고 싶으면 직접 물어봐"
"난 네가 아는 도건우가 아니야 이제 깍듯이 모셔야 할 도건우이사라고"
"명심하겠습니다. 도건우 이사님"
당당하게 걸어가는 슬비의 뒷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오른다. 주먹을 쥔 건우의 손이 책상을 내리친다.
사무실에서 나오는 슬비와 비서실 안으로 들어서는 채린이 마주 서 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네가 새로 채용한 도건우 이사 비서?"
"네. 누구시죠"
"알잖아 곧 건우랑 결혼하게 될 여자 안에 건우있지"
"네. 보고하겠습니다."
"됐어 서프라이즈로 깜짝 놀라게 해줄 거야"
"그럼 마음대로 하세요"
슬비는 자리에 앉아서 업무를 보고 그런 슬비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얼굴이 굳어지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면 힘들어 하는 건우의 얼굴을 본 채린이 다가간다.
"왜 하필 저 여자야?"
"언제 왔어. 슬비 밖에 없어?"
"내가 보고하지 말라고 했어. 나의 깜짝 방문이 위로가 될 줄 알았는데 좀 그렇다 지금 너의 모습을 보니"
"오해야 일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어"
"그럼 짤라 왜 곁에 두려고 그래"
"일종의 보험이지 연우형의 상황을 제일 먼저 알 수 있는 사람"
"많이 변했다. 우리 아빠가 그래서 널 마음에 두었나봐"
채린의 말에 그 어떤 답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