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우는 집이 아닌 카페에 있는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집에 가지 않고 그곳에서 생활을 하면서 알바로 용돈을 벌고 학교 생활을 이어간다. 한편 집엔 건우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처음에는 반응이 없다가 몇 달이 지나도 집에 들어 올 생각을 하지 않는 건우가 걱정이 되어 학교로 사람을 보내고 잡았다가 놓치기를 반복하는 싸움이 시작되었다.
오아시스 블루 사무실로 찾아와서 건우가 있는 곳을 알려 달라며 어머니와 아버지가 찾아와 애원한다. 그 모습을 보며 망설이는 연우와 깊은 생각에 잠긴 슬비의 얼굴이 서로 마주하며 바라본다. 둘은 결심을 한 듯이 건우가 있는 곳을 말해준다.
이야기를 듣고 당장 치훈의 카페로 간다. 문을 열자 건우가 여자 손님들과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당장 달려가 멱살을 잡고서 그 카페 밖으로 나온다.
"아빠... 여긴 어떻게 알고..."
"이야기 좀 하자"
"이것 좀 놓고 말해요 그럼"
"놓으면 또 도망 갈 거잖아"
그 말에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 숙이는 건우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좀 아픈 듯 슬며시 멱살 잡은 손에 힘이 덜 들어간다.
"조용하게 이야기 할 곳이 없을까?"
"저기 공원이 있는데 그곳으로 가죠. 영업 방해하지 말고"
건우와 아버지는 근처에 있는 공원으로 갔다. 의자에 앉은 두 사람 영 어색하지만 그 가운데 묘한 기운이 두 사람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건우야 연우를 위해서 슬비인가 뭔가 하는 여자는 그만 포기해"
"사랑하는데 왜 포기 해야해요?"
"연우 불쌍하잖아"
"그럼 사랑하지 않는 여자와 결혼해서 살게 될 아들은 안 불쌍해요?"
"서로 사랑하게 될 가능성이 있잖아 네가 슬비를 포기하면"
"그런 일 없을 테니까 그만 돌아가세요"
"힘들다. 이제 회사 경영에서 손을 놓고 싶다 내 마음대로 되는게 없어"
"잘 생각하셨네요. 이제 손 놓고 그냥 집에서 편히 쉬세요"
"회사는 어떡하고 넌 아직 졸업하려면 몇 년이나 남았는데"
"연우형한테 맡기세요. 형은 아빠에게 인정 받으려고 노력하는데 왜 아빠 자신은 연우형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세요"
"결국 내 친 아들이 아니니까... 내가 연우를 인정하는 순간 내가 바닥으로 추락하게 될까 봐"
"그게 두려우세요. 연우형 그런 사람아니에요"
"우리 부부가 연우에게 한 행동들을 생각하면 연우는 충분히 그럴 수 있어"
"내가 태어나고 어린 시절이라 그 생각까지 못했지만 한번만 형을 믿으면 안 될까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형이 나를 아무리 괴롭혀도 난 형이 있는 그 시절이 더 좋았다구요"
건우가 그 말을 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어디론가 달려간다. 아버지는 그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긴다.
어린시절 늘 연우에게 맞거나 괴로운 고통을 당하면 늘 달려와서 형을 더 때려 달라고 야단쳐서 괴롭혀 달라고 했던 건우였는데 이제 연우가 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건우의 진심이 아버지를 힘들게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서재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았다. 걱정이 되어 들어가면 그냥 혼자 있고 싶다며 나가 달라고 말하고 그럼 그냥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엄마가 그런 남편의 모습에 걱정이 되어 건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전화했어"
"아버지가 좀 이상해"
"오늘 내가 만났는데 여전히 그대로였어"
"서재에서 나오지 않아"
"생각이 많겠지 내가 이상한 말들을 좀 했어"
"무슨 말"
연우는 오늘 아버지와 만난 이야기를 투덜거리며 다 이야기 해준다. 그런 말을 들은 엄마는 전화를 끊고 거실 소파에 앉아있다.
그때 서재에서 나와 부엌으로 가서 양주를 마시는 아버지 그 모습을 보고 걸음을 옮겨 마주 앉는다.
"건우에게 이야기 다 들었어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우리가 연우에게 한 행동들을 이제와서 용서를 빈다고 용서 할까요?"
"나도 같은 생각이야"
"그래도 연우에게 용서의 의미로 기회를 주는 건 어떨까요?"
"그게 무슨 말이야"
"회사를 맡겨 보는 건 어때요. 연우가 인정 받으려고 회사도 차리고 이번에 스티브 정과 계약을 했다는 걸 보면 다른 의도는 없어 보이는데"
"그럴까?"
조금씩 흔들리는 아버지의 모습에 더욱 이야기를 더해가며 두 사람은 양주 한 병이 다 마시며 이야기는 밤새도록 계속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