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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11
작성일 : 19-09-07 21:16     조회 : 26     추천 : 0     분량 : 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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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내 방에 누워 그 아이의 영상을 기다렸다. 그 아이의 전화번호를 기억에 담은 채로. 내 스마트폰에 기록한 채로. 웃기지만 외롭고 괴롭기만 했던 내 방안에서의 삶에 자그마한 창이 열린 것만 같았다. 그 아이는 나를 모르겠지만 이 세상에서 그 아이만이 유일하게 내 속을 볼 수 있는 아이였다. 내 안을. 내 우울함을 알아챈 아이였다. 내 안을 들여다봐준 유일한 사람이었다.

 

 

 

 띠링. 그 아이의 영상이 올라왔음을 알리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에 나는 재빠르게 스마트 폰을 켰다. 그 아이가 새로운 동영상을 올렸다. 제목은 ‘엄마에게’. 엄마에게 남기는 동영상인 듯 싶었다. 엄마라니.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가 하는 말을 듣고 싶었다. 엄마라는 단어는 싫었지만 아이가 궁금했기에 나는 결국 아이의 영상을 눌러보았다.

 

 아이가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스마트 폰에 나타난 아이는 그렇게 멍하니 그저 앞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사랑한다고 말하였다. 사랑한다고 말한 뒤에는 감사하다고 하였다. 그 아이가 한참을 고민한 끝에 자신의 엄마께 전한 말은 사랑과 감사였다. 너무나도 모범답안과도 같이 느껴지는 단어들이었다. 그랬기에 전혀 공감이 되지 않았다. 사랑과 감사라니. 나는 그런 감정을 느낀 적이 없었기에. 엄마라는 존재한테서. 그 아이의 말에 단 한 순간도 공감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순간 아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사랑에 대한 감사함으로 빛을 내던 아이의 눈이 순간적으로 꺼져버렸다. 그렇게 아이의 눈에 들어차있던 달빛이 제 모습을 감춘 듯이 순식간에 어둠에 먹혀버렸다. 아이의 마음을 어둡게 칠하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그렇게 아이의 속을 나타내는 눈이 너무나도 어두웠다. 무엇일까. 무엇이 그렇게 아이를 어둠속으로 내보낸 걸까. 순간 아이의 검은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조명이 흐르는 눈물에 닿아서는 반짝하고 빛을 내었다. 눈물이 빛을 품었다. 그렇게 눈물이 흘러서는 아이의 뺨을 타고 흘렀다. 무엇일까. 무엇이 아이의 어두운 눈에서 눈물이 흐르게 만들었을까.

 

 그러자 순간 아이가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암흑이었던 아이의 눈에 고여 있던 눈물이 빛을 받아서 반짝하고 빛을 내었다. 눈물을 흘리는 아이의 표정이 어두웠다. 갑자기 아이가 자신의 엄마에게 감사를 표했다. 자신을 키워준 엄마를 향해 감사함을 표현했다. 그리고 아프기만 한 자신이 죄송스럽다고 했다. 죄송하다고 그렇게 말하였다. 그 아이의 엄마는 아이에게 헌신적인 사람이었다. 부러웠다. 부러워서 시기했고, 시기하니 싫어졌다. 그 아이에 대한 부러움이 내 자신에 대한 혐오 그리고 그 아이에 대한 시기를 불렀다.

 

 아이는 참 사랑을 많이 받고 산 것 같이 느껴졌다. 그 아이에게는 엄마가 있었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정작 죽어야만 하는 사람은 나였다. 가족에게도 쓸모없는 취급을 받는. 그러나 죽게 될 아이는 그 아이였다. 사랑하는 엄마도 있고 살고 싶은 의지도 있는 아이. 그러나 죽음은 그 아이에게 닥쳤다. 내가 아니라. 나는 그 아이를 부러워했다. 그 아이를 사랑해주는 엄마가 부러웠다. 그리고 그 아이의 죽음이. 나는 여전히 죽음이 부러웠다. 그 감정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그 아이의 엄마가. 부러웠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그 아이가 알까 싶었다.

 

 그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자신이 낳은 딸을 핍박하는 내 어머니라는 사람과는 다르게. 나를 갉아먹는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끔찍하다. 있어도 없는 사람보다 못한 그런 부모들이 싫다. 그 아이가 너무나도 부러웠다. 차라리 부모님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엄마가 있는 것이 부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죽음. 죽음이 부러웠다. 나와 그 아이가 바뀌었으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아이가 부럽고 내가 너무 초라해서 이번에는 어떠한 댓글도 남기지 않고 그냥 스마트 폰을 꺼버렸다. 화가 났다. 부러워서. 부러웠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엄마와 죽음이 그 아이에게 있어서. 내가 가지고 싶은 모든 것을 그 아이가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처참한 내 속을 알아봐 주는 것 또한 그 아이가 유일했기에 그 아이가 그리 밉지는 않았다. 내 자신에게 화가 날 뿐. 그 아이가 부러울 뿐. 이었다. 그러나 이번 영상에는 댓글을 남기지 않았다. 댓글을 달 수가 없었다.

 

 

 

 밤이 가고 아침이 왔다. 낮이었다. 집 안이 고요했다. 다들 나갔나. 다들 나갔기를. 이 집에 나 혼자 이기를. 나는 배가 고팠기에 방을 나서서 부엌으로 향하려고 했다. 어젯밤에 그 아이를 영상을 보고 잠에 들어서 왜인지 모르게 방 밖을 나가는 것이 더 무서워졌다. 심리적으로 나 자신을 옥죄는 두렵다는 감정. 나를 막는 감정이라는 것이 더욱 강하게 나를 방안에 갇혀있게 만들었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무엇이라도 먹기 위해 방을 나섰다. 문을 열자 밖이 고요했다. 다들 나간 것이 분명했다. 다행이었다.

 

 부엌에서 먹을 것을 챙겨서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순간, 내 방의 반대편에 있는 문이 열리면서 그곳에서 엄마가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온 동시에 내 등 뒤로 쏟아지는 나를 향한 공격.

 

 “언제까지 그렇게 방구석에 처박혀서 먹기만 할래.. 좀 정상적으로 살아!”

 

 그 순간 아직 닫히지 않은 내 방 문 밖에서 들려오는 나를 찌르는 소리. 오늘도 화가 나는 일이 있었나보다.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엄마라는 사람은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없을 때마다 나를 공격했다. 잠잠하면 좋을 텐데. 오늘은 무슨 일이 그 사람의 신경을 건드렸을까. 싫었다. 계속 나에게로 쏟아지는 욕설들. 그렇게 날카로운 말이 내 심장을 찔렀다. 뒤를 돌아서 문을 닫아야 했지만, 내 몸이 굳어져서 움직이지를 않았다. 그러자 나를 깎아내리는 엄마라는 존재가 점점 내 방을 향해 다가왔다.

 

 나를 비하하고 나의 겉을 비난하는 말들이 계속해서 내 뒤로 꽂혀왔다.

 

 그러나 그 모든 말은 사실이었기에 나는 그 모든 말에서 괜찮은 척을 하였다. 나는 쓸모없었다. 나는 정상이 아니었다. 나는 보잘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엄마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이 사실이었다. 괜찮아. 괜찮아. 참아. 참아야 해. 제발 울지마. 저 사람 앞에서 우는 거 아니야. 나는 속으로 나를 달래고 달래었다. 괜찮아. 괜찮아. 제발 울지마. 울지마.

 

 그러나 나는 나의 슬픔을 조절할 줄을 몰랐다. 그렇게 눈물이 꽉 감은 두 눈꺼풀 사이를 흘러 내 뺨 위로 흘러내렸다. 들키면 안 돼. 나는 눈물을 닦아내지도 못했다. 저 사람의 얼굴을 마주보지 말자 우는 걸 들키면 안 돼. 나는 그렇게 상처를 내 안에 품었다. 그리고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내 뒤에 있는 문을 닫았다. 그러나 문이 닫히자마자, 내 뒤에서 확 하고 밀쳐지는 방문. 그 방문에 문을 등지고 있었던 내 등이 손잡이에 콱 하고 찍혀버렸다.

 

 “너 언제까지 그따위로 살 거야! 내 딸이지만 진짜 한심하다. 내가 너 같으면 죽는다! 진짜 왜 그러고 살아! 방에 박혀서!! 내가 왜 너 같은 걸 낳아서!!!!” 내 뒤에서 들러오는 말들. 너무나도 세게 내 등이 손잡이에 찍혔으나 나를 아프게 한 것은 육체적인 고통이 아니었다. 나를 찢어놓은 것은 내 귀로 흘러들어오는 엄마라는 사람의 욕설이었다. 나는 그렇게 내 안으로 들어오는 그 모든 소리들을 감당해 낼 수가 없었다. 그 말들을 듣자 간신히 잊으려고 애를 쓰던 과거의 기억들이 내 속으로 물밀 듯이 밀어닥쳤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죽어, 죽어. 죽어! 죽어!!!!! 다시 내 안에서 웅웅거리는 말들. 내 안에서 죽음의 위기를 알렸다. 쓸모없는 자식. 죽어!

 

 엄마라는 사람이 내 어개를 강하게 돌려세웠다. 끔찍한 말에 나는 눈을 뜰 수가 없었다. 그러나 눈을 뜨지 않아도 내 감은 두 눈 앞에 진하게도 새겨지는 그 흉측한 엄마라는 존재의 못생긴 얼굴. 악마가 있다면 그런 모습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내 안에 괴물을 그려내었다. “뭐 잘한 게 있다고 그런 눈으로 쳐다봐!” 다시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 어머니라는 존재. 두려워서 눈을 감았다. 무섭다. 무서워. “눈 떠!” 그러나 나는 눈을 뜨지 않았다. 감긴 나의 두 눈에서는 내 안으로 흘러들어와 내가 막지 못하는 그 사람의 소리가 내 안에서 나를 산산이 조각내었다. 그렇게 조각난 나는 눈물이 되어 내 밖으로 흘러내렸다. 죽어. 죽어. 죽으라고. 그러나 모든 소리는 내 안에서 웅웅거릴 뿐 나는 어떠한 것도 하지 못했다. 계속 이어지는 나를 공격 하는 말들. 나는 방어도 공격도 하지 못했다. 그저 나를 죽일 듯이 공격하는 그 모든 공격들을 받아내야만 했다. 나는 이 상처에 이미 너무 깊게 끌어져 내려와져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누가 나 좀 도와주세요. 제발. 그러나 나에겐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았다. 죽어! 내 자신조차 내 나 자신에게 죽으라고 소리쳤다. 저 사람 말대로 너는 쓸모가 없어! 죽어! 죽으라고! 이대로 살 거면 죽어! 그 사람의 말이 내 안으로 들어와서 내 온 몸을 울려대었다. 그렇게 나는 말에 온 몸을 찢겨 버렸다. 내 몸이 모든 비난에 갈갈이 찢기었다.

 

 내가 그저 눈을 감고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자, 어머니라는 사람이 내 방을 나갔다. 여전히 소리치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어머니라는 사람은 나를 신체적으로 때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말로 맞는 것도 정말로 맞는 것 못지않게 아픈 것이었다. 그 사람은 알까. 말로 주는 상처가 얼마나 큰 아픔을 주는지. 자신의 감정을 감당하지 못하고 나에게 풀어버리면 그 모든 고통은 다 내 것이 되는데.... 알지 못하겠지. 그렇게 어머니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그 사람의 화라는 것은 급격하게 나를 찔렀다가 급격하게 식어서 내 몸을 빠져나갔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칼에 찔린 듯이 어머니라는 사람의 화를 받아내야만 했다.

 

 

 

 싫었다. 순간, 감긴 내 두 눈앞에 동영상에서 보였던 그 아이의 엄마가 떠올랐다. 부러웠다. 자신의 딸을 사랑하는 그 마음이. 부러웠다. 그 아이의 엄마가 내 엄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나는 왜 이런 집안에서 태어났을까. 자식을 사랑해주는 집에서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든, 죽음이든. 그 둘 중에 하나라도 나에게 주어졌으면. 내가 원하는, 간절하게 바라는 그 두 가지를 그 아이가 가지고 있었다.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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