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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19
작성일 : 19-09-07 21:18     조회 : 14     추천 : 0     분량 : 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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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노력을 통해서 나는 점점 어머니라는 사람의 말에 무너지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음을 그 전에는 알지 못했다. 그 아이를... 그 아이를 알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였다. 그 아이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이겨내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저 여전히 무너진 채로 그들의 말을 사실로 받아들이며 내 자신을 무너뜨렸을 것이다. 나조차도 나 자신을 비하하며. 그들의 말에 녹아내렸을 것이 분명했다. 다행이었다. 그 아이를 알게 된 것은. 그 아이가 나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려준 것은 내 인생에 있어서 동아줄과도 같은 것이었다. 끊임없이 바닥을 향해 떨어지고 있는 나에게 던져진 그러한 동아줄. 더 이상 떨어져 내리지 않고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그러한 동아줄이었다. 죽음을 바라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버티게 해주는. 생명의 줄이었다. 나는 그렇게 나에게 던져진 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죽을 정도로 힘을 내었다. 죽음을 바랬던 그 나약함을 이겨내기 위해서 온 몸으로 그 아이가 던져준 동아줄을 감싸 쥐고는 더 이상 떨어지지 않기 위해 발악하였다. 그렇게.. 그렇게.... 간신히 버텨내었다.

 

 밖으로 나가는 것을 다시 연습하기로 하였다. 나에게 있어서 사람들의 시선은 너무나도 두려운 것이 되어버렸기에. 정상인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아무 것도 아닌 일이었으나, 무너져 버린 나에게 있어서는 두려운 일이었기에. 노력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밖으로 나갔다. 밖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고 내 자신을 다독였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라고 나 자신을 타일렀다. 그저 내가 나쁜 사람들을 만난 것이라고 나 자신을 달랬다. 그저 운이 나빠서 그랬던 거라고. 모두가 나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고 나를 다독였다. 사람들의 눈을 무서워하지 말자고 다짐도 했다. 두려워하지 말자고. 용기를 내자고 나 자신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줬다. 이겨내야만 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나를 타일렀다. 나의 마음을 들어준. 내가 내 감정을 끄집어낼수록 내 마음을 들어준 그 아이를 위해. 그 아이를 실제로 현실에서 만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사람들의 시선 앞에서 나약해 질 때마다 그 아이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면 그 할머니를 만나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다. 제발. 다시는 나를 무너뜨리지 말라고. 무서우니까. 다시 무너지면 일어날 수가 없을 것만 같아서. 그렇게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빌고, 빌고 또 빌었다. 다행히 그 할머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너무나도 행복했다. 나를 비난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나아갈 수 있는데 방해가 되지 않아서. 그렇게 하루. 하루. 내 방으로부터 조금씩 나아가기로 하였다. 하루는 1층까지. 그 다음 날은 슈퍼까지. 그 다음 날은 버스 정류장 까지. 그렇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밖으로 나가는 거리를 늘려나갔다. 사람들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너무나도 두려웠다. 엘리베이터에서 누군가를 만날까봐. 길거리에서 나를 괴롭히던 아이들을 만날까봐. 그러나 다행히 그 누구도 나를 비난하지 않았다. 나를 무시하는 눈길로 내려다보지 않았다. 물론 그냥 사람들조차도 두렵기는 마찬가지였다. 내가 기억하는 사람들의 눈빛이 다들 그런 것이었기에. 아니, 내가 내 기억에 스스로 남긴 사람들의 눈빛이 그런 것 뿐 이었기에.

 

 하루, 하루. 그렇게 매일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끔찍한 기억들이 내 안에 침투하면 그 아이에 대한 생각으로 그 기억들을 지워나갔다. 그렇게 그 아이에 대한 기억이 상처만 가득한 기억들을 덮어주었다. 그렇게 상처가 관심과 애정으로 덮어씌워졌다. 점점 잊을 수가 있었다. 그 아이의 관심으로. 그 아이를 만난다는 기대감으로. 그렇게 과거의 상처가 점차 흐릿해졌다. 더 이상 갇혀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더 이상 내 자신을 방구석 안에만 가둬두지도 않았다.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사람들이 있는 밖으로. 나는 그렇게 사람들이 있는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고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자, 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나를 욕하는 엄마와 나를 괴롭혔던 아이들을 내 안에서 지우기로 하였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이 세상의 전부가 아님을. 흔들리지 않기로 했다. 그 사람들의 말에 굴복해서 내 자신을 무너뜨리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겨내기로. 단단하게 서 있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내 안에서 스스로를 공격했던 사람들을 좋은 사람들로 바꿔서 기록하기 시작했다. 내 안에서는 사람들이 다들 나만을 공격했다. 나를 무시했으며 나를 비하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그저 나의 과거가 나의 현재를 덮어씌우고 있는 것이었다. 사실이 아닌 것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나 스스로 나를 아름답게 바라보기로 하였다. 더 이상 나를 괴롭히던 사람들의 말로 나를 바라보는 것을 멈추지 않기로 하였다. 나 자신은 내가 새로이 바라보기로 하였다. 사람들이 나를 안 좋게 바라볼 것이라고 단정했던 마음을 내던져 버리기로 하였다. 그렇게 떼어지지 않는 그림자와 같이 내 곁을 따라다녔던 나를 공격하는 말들을 나로부터 떼어놓기로 결심했다. 길을 걸어갈 때마다 사람들이 보였다. 사람들이 나를 비난하는 것만 같이 보였다. 아니다. 아니다. 하였다. 사실이 아니다. 하였다. 이겨내야만 했다. 이겨내야지 그 아이에게로 향할 수가 있기에. 죽을힘을 다해서 이겨내야만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밖에 나갈 때마다 내 안에서 나를 괴롭혔던 기억을 하나씩 지워나갔다. 나를 향해 가해졌던 어머니라는 사람의 폭언을 지웠다. 그리고 또다시 한 번 밖으로 나가면 나를 괴롭혔던 반 학생 한 명을 지워나갔다. 그렇게 내 방 밖으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나는 과거의 암울함에서 한 걸음씩 멀어져갔다. 그렇게 내 안에서 암울함을 밀어내었다. 우울하기만 했던 어두운 내 기억을. 그렇게 이겨냈다. 그렇게 지워나갔다.

 

 

 

 내 몸이 점점 허약해져갔다. 너무나도 급격하게 몸이 나빠졌다. 싫었다. 덤덤할 줄 알았는데 죽음이 점점 다가오자 너무나도 큰 두려움이 나를 집어삼켰다. 덤덤할 수가 없었다. 냉정할 수가 없었다. 나약하기만 했다. 흔들리기만 했다. 그 아이를 응원해야 했는데, 죽음 속에서 나오기를. 그런데 내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 두려웠다. 무서웠다. 죽음이 나를 불렀다. 동영상 조차 제대로 찍을 수 없었다. 몸이 너무나도 악화되어서. 살이 급속도로 빠져서 뼈가 드러났다. 그렇게 마치 죽음이 나를 파먹은 것만 같았다. 피부색조차 점점 누런빛을 띄었다. 이미 죽음에 먹혀서 오염된 것만 같았다. 나를 바라보는 의사의 표정도 점점 어두워져만 갔다. 의사의 표정에 한 번 더 무너지고 말았다. 의사가 회진을 돌때마다 나를 위로한다는 마음에서인지 ‘아직’은 괜찮다고 하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그 말을 하지 않았다. 괜찮지 않은 것이었다. 나의 상태가. 의사가 말했던 ‘아직’이 ‘오늘’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렇게 죽음에 점점 가까워져 가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정말로 죽음이 닥쳐오는 것이 분명했다. 의사는 거짓말을 못했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의사의 침묵에서 나의 죽음을 읽었다. 누구나 다 죽지만 나는 아직 젊다. 근데 죽는다. 죽어야만 한다. 죽는다고 한다. 더 살고 싶은데. 엄마가 눈에 들어온다. 엄마의 얼굴은 퉁퉁 부어있다. 며칠 사이에 엄마의 눈이 가라앉는 일이 생기지 않았다. 어쩌면 엄마도 나와의 이별을 눈치 챈 건가. 내가 죽는 것도 두렵고 싫었지만 내가 죽고 난 뒤에 괴로워할 엄마가 더 가슴 아팠다. 마음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끔찍하게도 괴로웠다. 싫었다. 죽기. 더 살고 싶었다. 아니, 더 살아야만 했다. 싫다. 싫다. 싫다. 나는 그렇게 점점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살고 싶다고 발악하였다. 살 수 있으면 좋겠다. 제발. 건강한 몸이었으면 좋겠다. 무너져가는 몸이 너무나도 허약하게 내 정신을 지워가고 있었다. 정신은 너무나도 또렷한데 병들어 버린 몸이 그러한 정신을 앗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점점 나 자신을 빼앗겨가고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아니 순간순간마다 그렇게 내 자신을 빼앗겼다. 그렇게 어느 순간부터 죽음이 내 앞에 훌쩍 다가와 있었다. 내 몸은 나의 한계를 아는 듯이, 그렇게 미칠 듯이 발광을 해대었다. 자신이 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는 듯이. 그렇게.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왔다. 마치 발작을 하듯이. 몸이 점점 제 기능을 하지 않자, 나는 내 정신을 붙잡을 수가 없었다. 점점 혼미해져 갔다. 불이 꺼지려는 듯이 그렇게 깜빡. 깜빡하였다. 위태로웠다. 내 생명이. 나라는 존재가. 그렇게 점점 세상 속에서 지워지려 하고 있었다. 미친 듯이 발광하는 내 몸과 점점 흐릿해지는 내 정신을 엄마만이 내 곁에 남아 나를 붙잡아 주었다. 힘이 없었으나 나는 간신히 엄마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속으로 내가 죽고 나서 사라지게 되면 엄마가 꼭 내가 남긴 동영상을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남긴..... 엄마에 대한 사랑을..... 그 사람..... 그 사람을 실제로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병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았다. 내 몸이 그 아이를 기다릴 정도로 버틸 수 있을지 알지 못했다. 그 사람이 하루라도 빨리 용기를 내주었으면.... 어서 빨리 죽음에서 벗어나서 나에게 오기를. 바랬다. 만나고 싶기에.... 만나야만 할 것 같아서.... 그렇게 바라고 바랬다.

 

 힘이 너무 없었다. 그러나 나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고 그 사람에게 알려야만 했다. 빨리 어둠 속에서 벗어나서 나를 찾아오기를. 전해야만 했다. 나의 죽음이 나를 찾았다고. 그렇게 죽음에게 내 자신을 빼앗겨 버릴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고. 알려줘야만 했다. 그 사람이 하루 빨리 용기를 내서 나에게 올 수 있도록. 그렇게 나는 간신히 스마트 폰을 집어 들었다. 살이 너무 빠져서 힘이 없었다. 며칠 동안은 밥을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내 안으로 음식을 넣으면 바로 다 토로 나와 버렸기에. 그렇게 영양분이 부족했다. 제대로 된 생활조차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정상이 아니었다. 나는. 간신히 스마트 폰을 켜서 그 아이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그런데 스마트 폰이 너무나도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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