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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18
작성일 : 19-09-07 21:18     조회 : 13     추천 : 0     분량 : 4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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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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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한참이 지난 뒤 나는 욕조에서 나왔다. 물이 나를 적셨다. 그 바람에 몸이 너무나도 무거웠다. 내 몸을 가리고 잇던 겉옷이라는 것에 온 통 물에 젖어서는 그렇게 나를 무겁게도 짓누르고 있었다. 물에 젖은 나는 너무나도 무거워서 일어나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 무겁다. 나의 겉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모든 것이 나에게는 너무 버거운 것이었다. 그 모든 시선들이 그 모든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눈빛들이 그 모든 말들이 나를 짓이겼다. 나를 무겁게도 누르고, 누르고, 죽일 듯이 나를 찢어놓았다. 나는 그 모든 날카로운 칼과도 같은 눈빛에 심장이 찔리고 헐어서 퍼득거렸다. 질리고 찢기고 베이고 나의 모든 마음과 나의 모든 몸은 그렇게 상처로 가득했다. 삶이라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이. 원래 이토록 상처만 가득한 것인가. 아니면 나의 인생만 그런 것인가. 내가 이사애해서 그런 거겠지. 아마도 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않을 텐데. 내가 정상이 아니라서 그렇게 이상한 것임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조차 나를 조절하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그저 찢겨나간 채로 절망하였다. 나조차도 답을 알지 못했으니.

 

 욕조에서 빠져나온 뒤에 옷을 다 벗어내었다. 나를 너무나도 무겁게 짓누르던 물을 머금은 옷이 나의 손에 의해서 벗겨져 내렸다. 윗옷을 벗어내는 것은 너무나도 힘이 들었다. 나는 힘이 들어가지도 않는 손을 간신히 들어서는 물을 머금은 옷을 벗어내었다. 윗옷이 얼굴에서 걸리었다. 숨을 헉하고 들이쉬자 물이 가득 들어찬 옷이 내 얼굴을 삼키듯이 나를 막았다. 헉. 하고 숨이 막혔다. 그러자 내 두 손에 힘이 바싹 들어갔다. 벗겨내야만 했다. 강하게 힘을 주고 옷을 당겨냈다. 그렇게 나를 강하게 가리고 있던 물에 젖은 옷이 떼어졌다. 얼굴이 빠져나가자 내 손에서 힘이 쭉 하고 빠져버렸다. 나는 간신히 소매를 벗었다. 그렇게 벗겨졌다. 옷이 나로부터 벗어났다. 제발 그만 떨어져 나가라. 나를 무겁게도 짓누르는 무거운 옷들아. 바지는 윗옷보다는 수월했다. 그렇게 나는 텅 빈 나의 본모습으로 화장실 거울 앞에 담기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너무나도 초라했다. 나의 얼굴은 울음에 담가졌다가 꺼내어진 것 과 같이 슬픔에 젖어있었다. 눈이 너무나도 빨갰다. 울음에 화를 내었던 나의 눈이 그렇게 붉게도 화를 내었다. 나의 온 눈이 너무나도 붉게도 울고 있었다. 눈과는 다르게 내 입술은 파랬다. 그 자신의 붉은 생명의 붉은 끼를 마치 위로 올려버린 듯이 그렇게 나의 입술은 자신의 붉음을 나의 눈에게 빼앗긴 채로 너무나도 푸르게 그곳에서 존재했다. 나의 눈은 붉게, 나의 입술은 파랗게 그렇게 제 색들을 잃어버린 채로 거울에 담기었다. 나는 거울에 가까이 다가섰다. 그리고는 나의 손을 뻗어 거울에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나의 몸에 남아있던 물의 열기가 화장실 거울에 새겨졌다. 손의 열기가 거울에 새겨져서 안개와도 같이 뿌연 색을 거울에 새겨 넣었다. 그렇게 내 흔적이 거울의 표면에 남았다. 나는 살아있었다. 거울 속에 담긴 나는 살아있었다. 만져지지 않았으나 거울에 대어진 내 손은 그렇게 내가 살아있음을 알리었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죽고 싶은데 살아있었다.

 

 그렇게 나는 텅 비어버린 마음으로 화장실을 나섰다. 방으로, 방으로 향했다. 방으로. 내 방으로. 나는 전보다 더 강하게 방문을 걸어 잠갔다. 내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스러웠다. 더 이상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생각을 멈추고는 바닥에 누워버렸다. 온 몸을 내팽겨 치듯이. 그렇게 땅바닥에 누웠다.

 

 그렇게 찬 바닥에 누워서는 스마트 폰을 켰다. 그 아이에게 문자를 보내고 싶었다. 밖으로 나갔으나 차마 병원까지 향할 수가 없었다고. 실패했다고.... 그렇게 내 손가락이 나의 상황을 알렸다. 너무나도 간단하게. 나의 상처는 그렇게 기록되었다. 그 아이는 나의 상황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 보다는 조금이나마 더 나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공포감에 젖었던 순간을 잊기 위해 스마트 폰 속에서 그 아이를 찾았다. 그 아이에게 내 감정을 털어놓고. 기운을 얻고 싶었다. 나 좀 살려줘. 살려줘. 나 좀.

 

 

 

 

 그 아이의 문자를 읽었다. 그 아이가 나를 찾았다. 나를 실제로 만나기 위해서 밖으로 나가는 것을 시도했다고 했다. 그 사람이. 그런데 그곳에서 실패를 했다고 그랬다. 실패를. 실패라고 했다. 밖으로, 세상으로. 나가고 싶었는데. 무너졌다고 그랬다. 그 사람이. 고마웠다. 나를 만나려고 시도를 했다는 것이. 그런데 나 때문에 겪어야 했던 그 아픔이 느껴져서 미안했다. 그 사람은 그 곳에서 벗어나야 했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아픔인지 알고 있었기에. 쉽게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사람이 나에게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끔찍함 속에서 벗어나서 나를 향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갈 수가 없어서. 나는 갈 수가 없어서. 그렇게 그 사람이 오기를 바랐다. 조금만 더 용기를 내주길. 나를 보러 와주길.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한 걸음을 더 내딛여 주길. 그 암흑과도 같이 무서움 속에서 홀로 떨지 말고 나를 향해 와주길 바라고 바라고 바랬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죽어야만 하지만 그 사람만은 그 끔찍함 속에서 벗어나서 살아주기를. 그렇게 그 곳에서 벗어나서 새 삶을 살아가기를 바랐다. 그러기 위해서는 밖으로 나와야 했다. 세상 속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상처 속에서 나와야만 했다.

 

 그렇게 나는 그 사람을 위한 글을 남겼다. 조금만. 조금만 더. 용기를 내서 나에게 오기를. 그 속에 내포된 의미는 끔찍한 기억들 속에서 빠져나오라는 것을 뜻했다. 제발. 제발하고 바랬다. 상처를 딛고 나오기를. 왜인지 모르게 점점 감정적이 되어갔다. 죽음이 두려웠기 때문일까. 죽음 앞에서 내가 붙잡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일까. 죽기 전에 그 사람만은 그곳에서 구해내 주고 싶었다. 사실은 내가 구해주는 것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용기를 주고 싶었다. 죽음을 앞 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뿐이라서.

 

 

 

 

 

 그 아이가 나에게 글을 남겼다. 마음이었다. 그 아이의. 만나고 싶은데. 진정한 나를 알아준 오직 한 사람. 그 아이를 실제로 만나고 싶었다. 나가야만 했다. 내 상처를 딛고 이겨내서 사람들 앞에 나서야만 했다. 이겨내야만 했다. 세상으로 나가야만 했다. 그 아이가 아니라면 나는 영원히 이 끔찍한 곳에 갇혀서 벗어날 수가 없을 것이 분명했다. 지금. 당장. 나가야만 했다. 나를 괴롭히는 상처 속에서 문을 열고 나가야만 했다. 그렇게 나는 다시 한 번 더 용기를 냈다. 잘하고 있어. 잘하고 있어. 나는 나를 응원했다.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며 수군댄다고 해도. 나를 비난한다고 해도. 듣지 않기로 했다. 세상의 목소리에서 귀를 막아야만 했다. 그래야지 그 아이를 만날 수 있기에. 내 마음 속에 생긴 목표는 단 한 가지. 나를 괴롭히는 상처를 딛고 그 아이를 만나러 가는 것. 그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기로 했다. 나를 향해 가해진 비난들이 나를 집어삼키면서 내 마음에 내었던 그 모든 상처들. 그리고 그 상처로 인해서 나 스스로 또한 내 안에 가하던 그 모든 피해의식들을 집어던지기로 하였다. 그렇게 내 안에서 나에게 속삭이는 죽음에 대한 생각들 또한 무너뜨리기로 하였다. 그렇게 나는 나 자신을 비난하는 것을 멈추기로 했다. 나조차 그들의 말에 무너져서 나를 공격하면 안 되기에. 그렇게 나는 나를 응원하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하루하루 노력을 하기로 했다.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과거의 기억들로부터 도망치기로. 계속해서 내 머리로 치고 들어와서 내 현재와 미래를 지워버리는 과거를 내 머릿속에서 내쫓기로 하였다. 순간순간 과거의 괴롭힘이 생각나면 다른 생각으로 그 생각을 지우려고 애썼다. 잊으려고, 기억을 지우려고. 그렇게 온 힘을 다했다. 행복한 것. 오직 그 아이만을 기억하였다. 괴로운 괴롭힘을 그렇게 나에게 관심을 주었던 그 아이로 채워나갔다. 지웠다. 나를 향해 욕설을 날리고 나를 욕하던 그 사람들을. 그리고 나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려준. 그리고 내 속을 터놓을 수 있게 귀를 열고 내 마음을 들어준 그 아이만을 기억에 담았다. 그 아이의 존재라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소중하고 큰 것이었기에. 그 아이의 존재는 내 안에 급속도로 커져갔다. 그렇게 그 아이의 존재로 인해 나는 점점 과거의 암울함으로부터 점차 밝아질 수가 있었다. 나는 그렇게 상처를 그 아이로 메워나갔다.

 

 

 

 끊임없이 노력했다. 내 안에서 나를 공격하는 소리들을 듣지 않으려고. 어머니라는 사람이 나에게 가했던 그러한 언어폭력들이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세뇌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나를 비하하는 말들을 내 밖으로 내쫓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노력했다. 끊임없이 그 소리들을 듣지 않으려고 간절하게 노력했다. 귀를 막았다. 그러나 나를 깎아 내리는 소리들은 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였기에 귀를 막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일이 아니었다. 나를 깍아내리는 소리를 지우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에게 나쁜 말을 하지 않는 거였다. 나만이라도 나에게 나를 무시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랬기에 나는 어머니라는 사람이 나에게 가했던 그 모든 나쁜 말들을 지우려고 했다. 간절함을 담아서. 듣지 않으려고 했다. 자신의 분노를 나에게 풀어내는 그 사람의 말을. 어릴 적부터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 하지 못하고 자신의 자식인 나에게 풀었던 그 화를 지우려고 하였다. 지우자. 지우자. 그리고 듣지 말자. 그렇게 나는 어머니라는 사람이 나에게 화를 풀 때면 내 안에서 스스로 귀를 막았다. 듣지 말자. 듣지 말자. 하였다. 나에게 좋을 것이 없었다. 나를 낮추는 말을 듣는 것은. 그렇게 내면의 귀를 막고 소리쳤다. 나는 이 끔찍한 곳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그렇게 나 자신에게 외쳤다. 이겨낼 수 있다고. 잔인한 어머니라는 사람의 언어폭행을 듣지 않고 이겨낼 수 있다고. 그리고 반 학생들의 폭력을 잊을 수 있다고. 그렇게 내 자신에게 매 순간 순간 세뇌시켰다. 내 스스로가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에게 나를 물들여버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나 스스로를 세뇌시켰다. 그렇게 계속해서 반복하였다. 할 수 있다고. 이겨내야만 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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