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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면의 기사들
작가 : 스와디아
작품등록일 : 2019.9.2

가면을 쓴 두명의 소년 이야기

 
18.현자(2)
작성일 : 19-09-26 01:30     조회 : 27     추천 : 0     분량 : 4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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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어렸을 때부터 늘 궁금했다.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지. 바로크 산맥이라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 산맥보다는 벽에 가깝다.

 

 

  빳빳한 종이를 벽에 대고 반대쪽을 밀면 중간 부분이 솟아오른다. 바로크 산맥은 딱 그 모양이었다. 어지나 높은지 산맥의 맨 위쪽은 눈에 덮여 설산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초입에는 푸른 나무들이, 중턱에는 단풍이 든 나무들의 모습이, 산맥의 정상에는 설산의 모습을 하고 있는 바로크 산맥은 멀리서 보았을 때, 꽤나 아름답다.

 

 

 그래서 어머니께 여쭤본 적이 있었다.

 

 

 “엄마, 저 산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글쎄. 이 어미도 가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구나. 생각해보니 들은 것은 몇 개 있구나.”

 

 

 “얘기해주세요.”

 

 

 “우리가 바로크 산맥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산맥은 아니란다. 저것은 나무의 뿌리야. 대륙 한 가운데에 있다고 하는 세계수. 그것의 3개의 뿌리 중 하나가 바로 저 바로크 산맥이란다. 겨우 나무뿌리 하나가 저렇게 큰데 세계수가 얼마나 큰지 상상이 가니? 이 어미는 차마 상상이 안 가는구나.”

 

 

 “에이 어머니. 그런 전설 같은 얘기를 듣고 싶었던 것은 아니에요.”

 

 

 “아 미안하구나. 로크. 혼자 너무 신이 나서 얘기를 한 것 같구나. 음.. 바로크 산맥의 너머라. 엘리스라고 하는 도시가 있다고 들었단다. 뭐 똑같지 않겠느냐. 사람 사는 곳이 다 똑같지.”

 

 

 -----------------------------------------------

 

 

 “저는 바로크 산맥의 너머. 엘리스라는 도시에서 왔습니다. 그곳에서도 여기처럼 흑사의 병이 돌고 있었죠. 그리고 저는 그것들을 치료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 몸이 흑사의 병에 대해 특이 체질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치료라고는 했지만 치료보다는 흡수라는 말에 가깝습니다. 제가 흑사의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다른 사람의 몸에 있는 병균을 제 몸으로 옮긴 다음 정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거의 모두 자신이 겪어본 적이 없는 곳에 대한 환상이 있다. 마을은 도시에. 도시는 마을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환상 하나 정도 항상 있었다.

 

 

  그리고 엘리스라는 도시는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도시. 나는 그들이 그곳에 환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기를 바랐다.

 

 

 내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생각보다 쉽게 그들은 납득하였다. 베일에 싸인 것이 금이든 돌멩이이든 가려진 상태에서는 그것은 다르지 않다.

 

 

 단 여전히 그들은 하나의 의문을 떨쳐내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예상이 된다.

 

 

 “실례되는 말이지만, 그렇다면 왜 바로크 산맥을 넘어서 여기까지 오신겁니까?”

 

 

  뻔한 질문. 나는 둘러댔다. 이미 저들은 나를 믿고 있기에 질문의 의도는 의심이 아니라 호기심에 불과하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원하는 대답을 함으로써 더욱 나 자신을 베일로 감쌀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답. 내가 선인이라는 이미지.

 

 

 “흑사의 병은 몬스터들에게도 전염이 됩니다. 바로크 산맥이 넘기 어려워 인간들 사이의 교류가 없다고 한들 몬스터들은 그렇지 않죠. 그리고 그 몬스터들에 의해 옮겨진 흑사의 병이 이곳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제가 살던 엘리스에서의 악몽이 되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이곳으로 넘어온 것이죠. 충분한 대답이 되셨습니까.”

 

 

 물론. 거짓말이다.

 

 

 어색한 침묵이 공간을 채워나간다. 이번의 정적을 깬 것은 예상 외로 경비병의 목소리였다.

 

 

 “죄송합니다.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마을 입구에서 당신을 박대했습니다. 하마터면 정말 중요한 사람을 모른 채할 뻔 했습니다. 저의 무례를 용서해주십시오.”

 

 

 됐으니까 빨리 환자들이랑 죽은 사람들 위치나 알려달라고. 라는 말이 목까지 차오르지만 잘 참아내었다.

 

 

 ------------------------------------------------

 

 

 땅에 손을 짚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느낄 수 있다. 이 땅 밑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 있는 지. 얼마나 많은 마력이 있는지.

 

 

 “이리 오너라.”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땅 이곳저곳에서 검은색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리고 나의 몸에 흡수되어 간다. 나는 나의 몸속에 점점 많은 양의 마력이 쌓여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후.. 이게 몇 번째 마을이지?”

 

 

 이제는 익숙해진 목소리. 권능이라는 놈의 목소리다.

 

 

 “13번째 마을이다.”

 

 

 “원래 계획은 죽은 이들이 묻혀 있는 곳을 찾아다니고 마지막에 마을에 내려갈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되지는 않았군.”

 

 

 “...”

 

 

 “어쨌든 나에겐 좋은 일인지 모르겠지만 시체 더미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드는 수준인걸. 마을 하나에 적으면 하나, 많으면 두 개정도의 무덤이라니. 너무 많아. 가끔씩은 마력이 느껴지지 않는 시체들도 섞여 있더군. 어떻게 된 일인지.”

 

 

 감옥에 있을 때 라그나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도시가 흑사의 병을 무서워하고 있다고.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건 그렇고 꽤나 처음에 비해 정말 많은 양의 마력이 모인 것이 느껴진다. 마력이 모일수록 몸이 가벼워지는 것이 느껴져서일까. 체감이 될 정도였다.

 

 

 “이 정도의 마력으로도 군대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가?”

 

 

 “... 손을 앞으로 내밀어 보아라.”

 

 

 나는 군말없이 그의 말에 따랐다.

 

 

  그 순간에 또다시 땅 밑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른다. 마력을 흡수할 때와는 다르다. 그렇다고 내가 가진 마력이 빠져나간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정확히는 땅 밑이 아니라 그곳에 있는 시체에서 검은 연기가 떠오른다. 보이지는 않지만 느낄 수는 있었다.

 

 

 그리고 그 검은 연기는 점점 인간의 형상을 만들어 나간다.

 

 

  눈이 비고 코가 없고 혀가 없는 모습. 나의 모습과 똑같다. 그리고 그것은 움직인다.

 

 

 “허.. 정말로 신기하군. 혹시 말도 할 수 있나?”

 

 

 “....”

 

 

 그건 아닌 것 같다.

 

 

 “처음이라 신기할 뿐이다. 이 녀석은 최하급 개체다. 지성이 뛰어나지도, 힘이 쌔거나 몸이 빠르지도 못하지. 당연히 소통도 불가능하다. 그만큼의 지성이 없기 때문이다.”

 

 

 “시체에도 급이 있다는 거냐?”

 

 

 “당연하다. 살아 있을 때의 능력이 거의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해도 된다. 물론 강한 개체일수록 강한 힘이 있어야 일으킬 수 있지.”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잖아? 되살아나는 거랑 동시에 비교도 못할 정도로 힘도 쌔졌고 키도 커졌는데?”

 

 

 “너는 저들의 왕이다. 그들은 일개 병사이고.”

 

 

 “.... 무슨 말인지 알겠어.”

 

 

 그 때 멀리서 소리가 들렸다. 사람의 소리였다. 꽤나 다급해 보인다.

 

 

 “현자님. 어디 계십니까? 현자님!”

 

 

 현자. 마을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마력을 모으다보니 나에게 붙은 별명같은 것이다. 그들의 눈에는 어떻게 보더라도 치료로 보인테니.

 

 

 어쨌든 큰일이다. 지금은 새로 일으킨 망자 녀석이랑 같이 있으니 사람 눈에 띄이면 안된다.

 

 

 “권능. 그 동굴로 공간이동 좀 해줘.”

 

 

 ---------------------------------------------------------------------

 

 

 슈욱!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처음에 있었던 동굴이었다. 몇 개월 있었더니 마치 집인 것처럼 편한 느낌이 들기는 하다.

 

 

 그래서 이 녀석을 어떻게 한다.

 

 

  일단 맨 처음 일으킨 병사이기 때문일까 마음이 가지 않을 수는 없었다.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어쩐지 감옥에 갇혀 있는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더 그런 마음이 들었다.

 

 

 “병사를 일으키면 다 이렇게 생겼나?”

 

 

 “기본적으로는 그렇다.”

 

 

 “하.. 정말 힘들군.”

 

 

 “원한다면 모습을 바꿀 수 있다. 이 녀석뿐만이 아니라 너도. 이미 그정도의 권능은 모였다.”

 

 

 마을에 계속 돌아다니려면 필요했던 것이다. 이런 몰골을 사람들에게 보일 수는 없으니. 아니 나는 상관이 없다만 아마 기사들에게 잡혀서 다시 죽겠지. 목숨을 연장시키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다.

 

 

 “그건 뭐 나중에 동굴을 나갈 때 생각하기로 하고.”

 

 

 잠깐의 침묵이 있다. 폭포의 물소리가 들린다.

 

 

 “이 녀석을 강하게 만드는 방법은 혹시 없나? 처음 만든 병사라 그런지 솔직히 마음이 좀 더 가는군.”

 

 

 “없지는 않지만 굳이 추천하고 싶지는 않군.”

 

 

 이 녀석이 자기 의견을 내는 것은 처음 봤다. 호기심이 동한다.

 

 

 “어떤 방법이길래 그러는 거야?”

 

 

 “너의 마력을 나눠주는 것이다.”

 

 

 “마력은 다시 채워지는 것 아냐?”

 

 

 “내가 말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네가 지금 모으고 있는 것. 마력. 그것을 말하는 것이다. 네가 마력을 모으면 모을수록 네가 모을 수 있는 마나의 양이 많아지지. 쉽게 말해서 우리가 지금 모으고 있는 마력이라고 하는 것은 물통이고 마나는 물이다. 물은 채울 수 있지만 마력은 그렇지 않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내가 이 녀석을 강하게 만들수록 나 자신은 약해진다는 것인가.

 

 

 상관없다. 아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이미 결정한 일이니. 나는 처음 일어난 그 병사의 머리 위에 손을 얹었다. 힘이 빨려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떼었다.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이야기의 출처는 자신이 읽었었던 책들. 그 책 내용을 기억해놨다가 까먹은 부분은 어머니께서 각색을 하시고 나에게 말씀해주셨던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는 수많은 기사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했고 가장 좋아했던 주인공의 이름.

 

 

 “란슬롯. 이제부터 그게 너의 이름이다. 이름처럼 최강의 기사가 되어야 할 거야. 왜냐하면 너는 이제부터 내가 만들어나갈 기사단의 첫 멤버거든. 기사단의 이름은 그림자 기사단! 잘 들어봐 얼마나 멋있어? 그림자 기사단장 란슬롯! 그게 지금부터 너다.”

 

 

 “나..의...이름.. 란슬롯.”

 

 

 그림자 기사단의 비공식적인 선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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