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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면의 기사들
작가 : 스와디아
작품등록일 : 2019.9.2

가면을 쓴 두명의 소년 이야기

 
15.라그나의 회상(8)
작성일 : 19-09-23 01:31     조회 : 27     추천 : 0     분량 : 4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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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영주님은 생각보다 자주 뵈었다. 세금뿐만이 아니라 전쟁이 일어났을 때를 대비해서 농노들의 인구수 변동을 보고하거나 영주님의 심부름을 가끔 받기도 했다. 아직 겪어보진 않았지만, 마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청하기 위해 촌장이 영주님을 보기를 요청하는 방법도 있다고 들었다.

 

 

 흑사의 병이 일어나고 지금 계시는 촌장님께서 한번 그러한 방법으로 영주님을 보았다고 들었다. 물론 뾰족한 수는 없었지만.

 

 

 여튼 영주님을 뵐 기회가 많았다는 것은 도시의 거리를 돌아다닐 기회도 많았다는 것이고, 영주의 성에 발을 디딜 기회도 많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로버트 경을 만난 것은 아마 세 번째 즈음의 방문 때인 것으로 기억한다.

 

 

 ---------------------------------------

 

 

 영주님께 마을에 대한 보고를 하고 나오는 길에 멋있는 플레이트 메일을 몸에 걸친 남자가 내 앞을 막았다.

 

 

 “늙은 촌장들과 함께 있으니 확실히 눈에 뜨이는군. 네 이름이 라그나가 맞느냐?”

 

 

 기사를 동경했지만, 그들과 대화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상관없다. 죄를 짓지 않았으니까.

 

 

 “네, 그렇습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잠시 이야기를 조금 하고 싶구나. 마을에 관한 이야기이니 들어두는 것이 좋을 게다. 물론 싫다면 그냥 가도 상관 없다.”

 

 

 “아닙니다. 저희 마을 촌장님을 대신해서 이 자리에 있는 걸요. 마을에 관한 이야기라면 찾아가서라도 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들을 기회를 주셨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는 오른팔을 왼쪽 가슴에 대며 약간 고개를 숙였다. 내 신분과는 안 맞다고 생각은 하지만 예법 중에 하나라고 들었다.

 

 

 나의 대답과 몸짓을 본 그 남자는 호탕하게 웃으며 얘기를 이어나갔다.

 

 

 “푸하하하. 어린 나이에 촌장을 대신할만 하구나. 자신감도 있고, 말주변도 좋구나. 아니 오히려 다른 촌장들보다도 나을 지도 모르겠군. 얘기가 잘 통하겠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사님.”

 

 

 “따라오너라. 내 방으로 가지.”

 

 

 나는 기사님의 뒤를 따라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방이 나왔다. 넓진 않았다. 그러나 벽난로가 있어서일까 굉장히 따뜻했다. 좁은 방이라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하다.

 

 

  검소한 기사들이라도 사치품 정도는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 방에는 그러한 것들은 하나도 없었다. 방만 본다면 우리 집이나 여기나 거기서 거기였다.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이 남자가 정말로 검소한 성품일 경우. 그리고 그 흔한 사치품도 하나 가지고 있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기사. 물론 그래봐야 농노인 나보다는 훨씬 부자이겠지만.

 

 

  어쨌든 나는 이 남자가 후자에 속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 곳이나 앉아 있거라. 차를 한잔 내어오지.”

 

 

 나는 그의 지시에 따라 가까운 의자에 앉아서 기사님을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깨끗한 느낌의 냄새가 바람을 타고 들어온다. 차라면 나뭇잎을 물에 타서 먹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물에 나뭇잎 하나 넣었다고 이렇게 좋은 냄새가 날 수 있는 걸까?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기사님께서 나에게도 차를 한잔 건내 주셨다. 그리고 말을 이으셨다.

 

 

 “그러고 보니 내 소개를 하지 않았군. 나는 여명의 기사단장 로버트라고 한다. 아 네 소개는 괜찮단다. 이미 어느정도 알고 왔으니. 도시의 서쪽 문을 통해 나갔을 때 오른쪽 부분에 있는 마을에 살고 지금은 촌장의 일을 대신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름은 라그나. 나이는 18. 동생과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맞니?”

 

 

 “푸웃.. 켁... 켁...”

 

 

 나는 가까스로 마신 뜨거운 차를 도로 내뱉었다. 나는 놀랐다. 두 번. 첫 번째는 눈 앞의 기사님이 로버트 경이라는 것. 두 번째로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

 

 

 로버트 경이라면 분명 이 도시를 대표할 정도의 기사님이셨다. 농노 마을의 사람들도 그 분의 이름은 한 두 번 들었을 정도였고, 도시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몬스터 토벌에 힘 쓰셨던 분이시라 도시 외곽으로도 자주 나오셨다.

 

 

  그래서 실재로 멀리서 몇 번 본 적도 있었다. 투구로 얼굴을 가리어져 못 봤기는 했지만, 그 멋있는 사람이 내 눈 앞에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푸하하하. 너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놀랐나 보구나. 어쩔 수 없었단다. 그만큼 네가 살고 있는 마을에 큰 일이 생겼거든.”

 

 

 나는 모처럼 들 뜬 마음이 한번에 가라앉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마을에 벌어진 거지?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은 흑사의 병.

 

 

  그러나 그것은 이미 도시 전체에서 유행하고 있는 병이다. 굳이 마을에 관련된 일은 아닐 터. 한참을 생각을 해보아도 이거다! 하는 느낌은 없었다.

 

 

 그럴 때의 결론은 간단하다. 내가 모르는 일이 있는 것이다. 나는 기사님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

 

 

 “마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그곳에 마녀가 있다.”

 

 

 “....!”

 

 

 “일단 어느정도 설명을 해주는 것이 맞겠지. 갑자기 다짜고짜 말한다고 풀릴 이야기는 아니니 말이다. 흑사의 병이라고 불리는 것이 요새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느냐?”

 

 

 나는 조금 긴장을 했다. 이 사람이 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보가 어느정도인지 모른다. 나의 어머니께서 마녀인 것을 알고 나에게 찔러본 것인지 진짜 그냥 정보를 주고 있는 것인지 파악이 안된다. 일단 조금 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네 알고있습니다.”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사실 마녀 자체는 별로 다른 사람들에게 해롭지 않단다. 그러나 흑사의 병이라는 것이 유행하며 상황이 바뀌었지. 음.. 먼저 이 말을 해야겠군. 마녀는 사실 농노들이 생각하기에 불이나 저주같은 마법을 슉슉 쓰는 그런 모습이 연상되겠지만, 사실 그것은 아니란다. 물론 마법에 보통 능통하긴 하지만 마녀가 마녀일 수 있는 이유는 마녀가 가지고 있는 기운 때문이란다. 마력이라고 보통 부르는데, 문제는 이 마녀의 마력이 흑사의 병을 더 빠르게 퍼뜨린다는 것이지.”

 

 

 전에 어머니께 들었던 내용과 일치한다. 그러나 마녀의 마력이 흑사의 병을 빠르게 퍼뜨린다는 말을 처음이다.

 

 

 “죄송하지만, 마녀의 마력이 흑사의 병을 더 빠르게 한다는 것은 어떻게 밝혀진 사실입니까?”

 

 

 로버트 경은 내가 질문을 할지는 몰랐다는 느낌의 표정을 지어보였다. 음.. 조금 놀란 것 같은 표정이다.

 

 

 “마력은 마녀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지. 사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마나를 가지고 있단다. 너와 나도 말이란다. 그리고 그런 마력을 다루는 사람들은 마녀 말고도 있지. 그들이 마법사들이란다.”

 

 

 “이 도시에 마법사가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똑똑하구나. 맞단다. 흑사의 병이 퍼지고 도시의 마법사들을 소집해서 흑사의 병에 대해 연구하게 했지. 병의 근원을 찾지는 못했지만 부가적으로 알아낸 사실이 바로 마녀의 마력이 병을 가속화 시킨다는 것이란다.”

 

 

 이해가 되긴 한다. 그러나 질문은 질문의 꼬리를 물고 다니는 법이다. 하나가 해결되니 몇가지나 되는 질문들이 계속 생각이 났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 생각되는 질문을 던졌다.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자 가장 궁금했던 질문.

 

 

 “그런데 기사님께서는 왜 저에게 이런 얘기를 하시는 건가요?”

 

 

 짐작이 안 가는 것은 아니다. 십중팔구 마녀를 찾아달라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조사가 필요하다면 도시에서 직접 병력을 파견하여 가는 것이 더 쉽지 않은가. 쉬운 길을 나두고 어려운 길을 가는 사람은 없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어려워 보이는 길이 사실은 더 쉬운 길인 경우밖에 없지.

 

 

 만약 저 기사가 내 어머니께서 마녀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나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쉽겠지. 긴장이 된다. 이 남자는 나의 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질문이지. 너는 분명히 왜 도시에서 정규병력을 편성하지 않는가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을 것 같은데 맞니?”

 

 

 “...!”

 

 

 “정곡을 찔렸다는 얼굴이구나. 괜찮다. 나라도 궁금했을 내용이니 바로 생각이 났을 뿐이지. 간단해. 영주성에 있는 시설로 대강 마녀의 위치가 어딘지는 파악이 됐다. 그것이 너희 마을이지. 그러나 마법사들이 그곳에 갈 순 없어. 흑사의 병은 병이라기보다는 마력에 가깝다는 연구 결과가 나타났다. 외부의 마력을 끌어 마법을 쓰는 마법사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리였지. 그들은 어쩌면 일반인보다도 병에 취약하다. 그 때문에 도시는 정규병력을 편성할 수 없는 것이란다.”

 

 

 로버트 경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당연히 내가 너에게 요구할 것은 마녀를 찾아내는 것. 찾아내지 않는다고 한들 상관은 없단다.”

 

 

 “무슨 의미입니까?”

 

 

 “정규병력을 파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을 자체적으로도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이다. 영주님께서는 무슨 결정을 내리셨을 것 같나?”

 

 

 나는 머리를 굴렸다. 생각지 못했던 질문. 내가 만약 영주님이었다면?

 

 

  이 문제는 골치 아픈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지금이야 병에 걸린 사람이 많지 않다지만, 조금만 늦으면 도시가 멸망할 지도 모르는 상황. 반드시 마녀를 잡아야 한다. 희생이 있더라도 나라면 마녀를 잡는 선택을 하였을 것이다.

 

 

 머리를 굴리면 굴릴수록 답은 하나밖에 없다. 얼굴이 점점 창백해진다.

 

 

 “마녀의 위치를 알지만 마녀를 특정할 수 없다면...”

 

 

 설마..

 

 

 “마을을 통째로 없앨 생각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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