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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면의 기사들
작가 : 스와디아
작품등록일 : 2019.9.2

가면을 쓴 두명의 소년 이야기

 
12.라그나의 회상(5)
작성일 : 19-09-17 01:04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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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타박타박

 

 

 몬스터가 많기로 소문이 많은 바로크 산맥. 사실 바로크 산맥이 아니더라도 깊은 숲속을 다닐 때는 항상 무리를 지어 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인들이 물건을 팔러 갈 때에도 용병들을 데려가며, 마을 사람들이 숲을 통과하기 위해서 마을의 주민들을 모아서 가는 것이다.

 

 

 그러나 발소리의 주인공들은 단 두명이다. 그것도 한참 어려 보이는 아이 한명과 젊은 여자 한명. 위험해 보인다. 그러나 정작 그들의 얼굴에는 걱정이 없다.

 

 

 “이제 조금 있으면 마을에 도착하겠구나, 라그나.”

 

 

 “예, 어머니. 매번 갈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지만, 빈손으로 마을에 가서 식량을 받아 오는게 약간 미안하네요.”

 

 

 “신경 쓰리 마렴. 우리가 생각보다 마을을 위해서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잖니?”

 

 

 “어머니께서는 그렇다고 해도 저는 가끔 마을에 가서 일손을 좀 도와드리는 것 밖에는 없는 걸요.”

 

 

 처음에 일라나 누나라고 불렀던 사람은 이제 나의 어머니가 되어있었다. 3년전 촌장님과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간 낡은 집. 우리는 그곳에서 로크와 함께 세명이서 살았다.

 

 

 부족한 것은 없었다. 식량은 촌장님께서 주기적으로 주셨고, 무엇보다 우리 가족과 함께 지내는 생활은 정말 행복했다.

 

 

  개울가에 가서 가재를 잡기도 했었고, 가끔 마을에서 일손이 필요하다고 하면 로크를 등에 업고 마을 일을 도와주기도 하였다.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이런 일상이 소중한지를 몰랐었다. 그래봐야 5살도 안 되었던 나였지만, 그런 끔찍한 일을 겪고 보았기 때문일까. 나는 지금 이 생활이 너무 행복하였다.

 

 

 어머니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우리는 마을을 향해 가고 있었다. 로크는 얼마전 산에서 발목을 다쳐서 집에 두고 나왔다. 어머니와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의 입구에 도착하였다.

 

 

 “베른 아저씨!”

 

 

 “오, 라그나. 일라나 씨도 오셨군요. 라그나는 어째 볼 때마다 키가 쑥쑥 크는 것 같구나. 그래, 잠시만 기다리렴. 곧 문을 열어 줄도록 하마.”

 

 

 마을을 방어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문. 나무로 만들어 견고한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꽤나 두꺼웠다.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끼기이익.

 

 

 비명과 비슷한 소리가 울려퍼지며 문이 열린다. 그리고 오늘의 경비를 맡고 계시던 베른 아저씨가 나타났다.“

 

 

 “이야. 가까이서 보니, 키가 더 많이 컸구나. 어째 로크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구나?”

 

 

 “로크는 발목을 다쳐서 집에 두고 왔어요. 촌장님은 계신가요?”

 

 

 “어어, 그래. 촌장님 댁에 가보렴. 아침에 나에게 너희들이 올 거라고 언질을 미리 주셨으니 기다리고 계실거다.”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어머니와 나는 문을 통과해서 촌장님 댁을 향해 갔다. 이제는 익숙하다. 마을의 풍경. 사람들의 모습. 모르는 얼굴은 이제 없다. 한번씩은 모두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다.

 

 

 “촌장님, 저희 왔습니다.”

 

 

 “어어, 그래 왔구나. 안 그래도 기다리고 있었단다. 올 때가 된 것 같아서 말이야. 식량은 항상 두던 곳에 모아놨으니 마을에서 출발할 때 가져가거라.”

 

 

 “네 알겠습니다.”

 

 

 “음... 라그나는 여기서 조금 기다리고 있거라. 일라나는 나를 따라오고.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익숙하다. 식량의 위치 여기서 기다리는 것. 그리고 어머니와 촌장님은 항상 어디론가 가시는 것. 무엇을 하시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전부터 이것만은 나에게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우리가 마을에 기여하는 것이 크지 않음에도 식량을 나눠주는 이유가 이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나는 종종 생각했다. 궁금하긴 했지만, 숨긴다면 굳이 들춰낼 필요는 없다. 나는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촌장님. 혼자 있으면 심심하니 빨리 끝내고 와주세요.”

 

 

 그렇게 어머니와 촌장님의 인영은 마을 외곽을 향해 사라졌다.

 

 

 도대체 무엇을 하시는 걸까. 솔직히 안 궁금할 수는 없다. 단지, 내 목숨을 구해준 사람들에게 민폐가 될 일을 하고 싶지 않아 궁금증을 참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다짐은 언제까지고 지켜질 것이다.

 

 

 언젠가 한번 어머니께 직접 여쭈어본 적이 있다.

 

 

 처음에는 그저 받는 것이 고마웠지만 막상 배가 차고 나니 궁금했던 것이다. 촌장님이 우리에게 신경을 이렇게 써주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이유가 나에게 있을 리는 없으니 어머니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기에 직접 물어본 것이다.

 

 

 ‘궁금하다면 결국 알게 되겠지. 굳이 비밀은 아니란다.’

 

 

 어머니의 대답이었다. 그 뒤로는 무슨 말을 꺼내든 대답해 주시지 않으셨다.

 

 

 하...

 

 

 역시 지금이 비밀을 파헤칠 시간인 것 같다. 어머니께서도 굳이 비밀은 아니라고 하셨긴 하지만, 촌장님께서는 비밀일테니.

 

 

 

 그렇게 비밀에 대한 나의 다짐은 해가 한번 넘기도 전에 깨져버렸다.

 

 

 나는 그 둘을 따라 밖으로 나섰다.

 

 ----------------------------------------------------

 

 촌장님과 어머니를 따라 마을 외곽으로 나왔다. 거리가 멀어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는 들리지 않지만 모습은 보인다.

 

 

 어머니께서 지나다니시며 어른 한손에 잡힐 정도의 크기의 돌멩이를 계속 주우셨다가 뿌리셨다가를 반복하는 것이 보였다.

 

 

 뭐지?

 

 

 아니 본 적이 있다. 우리 집 근처에서도 똑같은 작업을 하셨다. 분명 몬스터를 쫓아내는 작업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나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목소리가 들린다.

 

 

 “매번 고생이 많구나, 일라나.”

 

 

 “고마움을 받을 것은 아니에요. 거래잖아요, 촌장님. 식량을 받고 몬스터의 침입을 막는 것. 제가 해야되는 일을 하는 것뿐이에요.”

 

 

 “허허.. 마을을 나가고부터는 어쩐지 선을 긋는 것처럼 얘기를 하는구나. 서운한걸?”

 

 

 “그러라고 하는 말이니까요. 겨우 3명밖에 안 되는 가정을 마을 밖으로 쫓아내놓고서는 좋은 말을 듣기를 원하셨나봐요?”

 

 

 나는 순간 촌장님의 얼굴에 그려진 당황스러움을 볼 수 있었다. 촌장님은 항상 표정에 감정이 드러난다. 물론 지금 나의 표정도 분명 촌장님과 같은 표정일 것이다. 의미는 다르겠지만.

 

 

 우리 어머니께서 몬스터들을 막는다고? 저 돌멩이로? 집 주변에 뿌린 돌멩이는 그냥 미신인 줄 알고 있었는데.

 

 

 개인적인 감상에 빠져있는 동안에도 어머니와 촌장님의 대화는 계속 되었다.

 

 

 그러다 촌장님께서 짐짓 긴장한 것이 역력한 표정을 지어 보이셨다. 굉장히 긴장한 표정. 분명 힘든 부탁을 할 때의 표정이다. 어머니께 부탁을 드릴 생각인가보다.

 

 

  분명 어머니께서도 촌장님의 표정을 알아차리셨을 것이다.

 

 

 “긴장한 표정 짓지 마셔요, 촌장님. 안 그래도 편찮은 곳이 많으실 나이인데, 긴장하면 건강에 안 좋아요.”

 

 

 “역시 마녀는 마녀인가 보구나, 일라나. 너만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알아보는 사람도 없을게야.”

 

 

 “무슨 일이에요?”

 

 

 “마을에 다시 들어오렴.”

 

 

 “마녀라고 쫓아낼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요?”

 

 

 “너희를 내쫓은 것은 나의 불찰이었다. 라그나는 네 말이 맞아. 나이에 비에 지나치게 총명한 것. 그것만 뺀다면 그저 똑같은 사람이었을 뿐이었어. 그리고 요새 내 몸이 시원찮단다. 조금 있으면 죽을 거라는 것이 느껴져. 물론 내가 죽더라도 나는 내 아들이 나를 대신해 마을을 잘 이끌어 나갈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조금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 네가 우리 마을의 밖에서 지낸다는 것이 말이다.”

 

 

 “.... 생각해볼께요. 지금 당장은 어려워요.”

 

 

 “그래. 그래주는 것만 해도 나는 고맙단다.”

 

 

 맙소사. 어머니께서 마녀라고? 그렇다면 저 돌멩이의 효력은 진짜라는 말이 아닌가?

 

 

 너무나 큰 사실을 알아버린 나는 그 자리에서 소리가 약간 새어나와 버렸다.

 

 

 왁!

 

 

 얼른 입을 막았지만 어머니께서 기척을 느끼셨다. 다행히 촌장님께서는 못 보신 것 같다.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지만 어머니께서는 그저 빙긋 웃어 보이시고 다시 촌장님께 말을 거셨다. 나를 배려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나는 누가 볼 새라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났다. 다시 촌장님의 집으로 향했다.

 

 -------------------------------------------------

 

 “잘 가렴, 라그나. 일라나도 다음에 또 보자꾸나.”

 

 

 모든 일이 끝나고 어머니와 나는 마을을 나설 준비를 하였다. 정문에 이르니 베른 아저씨가 문을 열어주셨고, 촌장님께서 우리를 배웅해주셨다.

 

 

 “네 촌장님. 식량은 잘 먹을께요.”

 

 

 빙그레 웃어주시는 촌장님. 그러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어머니께 여쭤보고 싶은 말들이 너무나 많다.

 

 

 타박타박타박..

 

 

 마을에서 꽤 먼 거리를 빠져나오고 나서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어머니께 말을 건내려한 순간. 어머니께서 먼저 말을 거셨다.

 

 

 “나는 마녀가 맞단다, 라그나.”

 

 

 그리고 어머니와 나는 집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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