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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면의 기사들
작가 : 스와디아
작품등록일 : 2019.9.2

가면을 쓴 두명의 소년 이야기

 
7.로크의 회상(7)
작성일 : 19-09-09 00:43     조회 : 27     추천 : 0     분량 : 2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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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달콤한 냄새에 눈을 떴다.

 

 

 여기저기에 흩뿌려져 있는 꽃잎, 들려오는 웃음소리. 달콤한 냄새의 주인은 저 꽃에서 나는 냄새인 것 같다.

 

 

  웃음소리. 나는 웃음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익숙하다. 나는 눈을 돌려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것은 꿈이다.

 

 

 내가 바라보는 곳에서는 어머니께서 계셨다.

 

 

  옆에는 역시 라그나가 있다. 씹어서 죽일 놈. 하지만 여기서까지 저 녀석을 신경 쓸 이유는 없다. 이제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어머니께서 여기 계신다. 조금이라도 더, 어머니를 보고 있어야 했다.

 

 

 꽃밭에 서 계시는 어머니의 모습은 정말 그리웠다.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 그 사람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미어지는 것만 같았다.

 

 

  어머니의 환영은 그것도 모르는지 나는 신경도 쓰지 않고 웃고 계신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바다보다 깊은 파랑색의 바탕에 뭉게구름이 올려져 있었다. 눈물이 났다. 돌아가고 싶었다.

 

 

 그 때,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어머, 로크! 언제 와 있던 거야. 어서 여기로 오렴. 라그나와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꽃밭을 발견했지 뭐니. 정말 아름답지 않니?”

 

 

 그 말과 함께 어머니는 나를 향해 손을 뻗어주셨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머니께서 나를 보고 계신다. 나는 환영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 여기는 꿈이 아니다.

 

 

 역시, 평생을 함께 했던 라그나가 하루아침에 어머니를 죽이는 폐륜아가 되는 것이 더 이상하다. 너무 고통스러웠던 그 곳이 꿈이었던 것이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악몽.

 

 

  나는 있는 힘껏 대답했다.

 

 

 “예, 어머니”

 

 

 그리고 나는 어머니의 손을 잡았다.

 

 

  그 순간 나의 얼굴에 무언가가 튀었다. 끈적끈적한 것이 조금 불쾌했다. 뭐지?

 

 

  나는 그것을 손으로 닦아냈다. 검은색이다. 나는 이것을 본 적이 있다. 검은색 액체. 어머니의 피였다.

 

 

 나는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곳에는 어머니께서 계셨다. 그러나 목에 칼이 박혀 있는 끔찍한 모습을 하고 계셨다.

 

  어머니의 목을 뚫고 나온 그 칼은 은은하고 밝은 빛을 내고 있었다. 아름다웠다. 지금 이 꽃밭과 하늘에 가장 어울리는 색깔이었다.

 

 

 그리고 그 칼을 잡고 있는 사람은 라그나였다. 그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름다운 색깔의 눈물이다. 그리고 그는 작게 읊조렸다.

 

 

 “세상의 균형을 위해서.”

 

 

 머리가 약간 어지러우면서 눈은 서서히 뜨여진다. 젠장.

 

 

 “꿈...”

 

 

 다시 밝은 빛이 나를 향해 쏟아져 내려왔다. 그러나, 그것은 아름다운 꿈도 아니었고, 희망으로 향하는 빛도 아니었다. 시간이 되었다. 사형의 집행 시각이 된 것이다.

 

 

 사람을 죽이러 가는 길이었으나 병사들의 얼굴에서는 그 어떤 죄책감도 보이지 않았다. 마녀의 아들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겠지. 상관없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일어났다. 그들로 굳이 말을 하지 않았다.

 

 

 터벅 터벅.

 

 

 네모반듯한 빛이 아닌 바깥의 빛이 보였다. 그리고 나의 목을 자를 단두대는 그 빛을 반사시켜 그 존재를 스스로 부각시키고 있었다.

 

 

 단두대 앞에 도착하자 나를 끌고 온 병사들은 나를 단두대에 무릎 꿇게 하였다. 나는 간신히 얼굴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광장에 빼곡히 모여 있는 사람들.

 

 

  차림새를 보니 전부 나보다는 부유해 보인다. 그 중에서도 정말 멋있는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 저들이 분명 귀족이겠지. 그리고 나를 죽이는 곳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높은 건축물에 있는 저 자들이 아마 귀족 중에서도 가장 높은 사람들일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에는 라그나도 있었다. 그것을 확인하고 나는 다시 고개를 내렸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렸다.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로버트라고 했던 기사의 목소리였을 것이다.

 

 

 “마녀의 아들, 로크. 너는 어미를 따라 농노들의 반란을 기획했으며 어린 나이를 이용해 실재로 사람들을 선동하기 위해 자신의 집으로 농노들을 불러들였다. 도시의 전복을 기한 죄. 절대로 가볍지 않다. 또한 도시에 돌고 있는 흑사의 병의 원흉이 마녀에게 있다. 마녀의 피를 이어받은 너 또한 흑사의 병이 퍼지는 것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따라서 너의 존재 자체도 이미 죄다. 이상 두가지의 죄명으로 너를 사형에 처한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있나?”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라..

 

 

  존재 자체가 죄인 놈을 위한 배려일까? 아니 그럴 리가 없다. 그렇다면 저 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지.

 

 

  내가 마지막으로 남길 말은 분명 이 세상에 대한 저주와 나를 죽이는 자들에 대한 저주일 것이다. 저들이 원하는 것은 그것이다.

 

 

  저들은 내가 저주를 쏟아내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야만 저기 저 대중들은 쥐꼬리만큼밖에 없던 동정심마저 떨쳐버리고 나를 죽일 수 있을 것이다.

 

 

 ‘로크. 내 아들. 죽음을 두려워 하지 말아. 너는 죽음으로써 다시 태어날 것이야.’

 

 

 어머니께서 나에게 마지막으로 남기셨던 말이 생각이 났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죽음따위 두렵지 않습니다.

 

 

 나는 입을 열었다.

 

 

 “나는 저기에 있는 저 폐륜아 새끼와는 다르게 우리 어머니를 절대로 부정하지 않는다. 그 끝에 죽음이 있더라도 말이야. 나는 마녀의 아들이다.”

 

 

 반응은 역시나 생각했던 대로였다. 분노한 대중들은 나에게 수많은 욕 내뱉고 오물 덩어리를 던졌다.

 

 

 철퍽 철퍽.

 

 

 썩은 토마토, 똥과 오줌 덩어리. 돌맹이와 나뭇가지들이 날아 왔다. 겨우 나한테 던지고자 저 더러운 것을 여기까지 들고온 것인가.

 

 

 “쓰레기 자식 죽을 때까지도 자신의 죄를 반성하지 않는 것이냐.”

 

 

 “머리 잃은 망자가 될 녀석이 자존심 하나는 아직까지도 살아 있는 거냐? 웃기는군.”

 

 

 그리고 단두대가 떨어진다.

 

 

 매정하다. 단두대의 정의의 칼날은 허무하고 매정할 정도로 싹뚝 나의 머리를 잘나내었다.

 

 

 머리 잃은 몸둥이. 나의 마지막 시력은 그것을 보고 있었다. 나의 분노는 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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