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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서글픈 여인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4

바른 말만 하는 국민, 바른 말만 하는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국민
강자만이 사는 나라, 약자가 설 자리 없는 나라.

가장 힘 없는 사람.
돈 없는 사람.

더 힘없는 사람.

돈 없는 여자.

 
10. 모두가 위선(5)
작성일 : 18-12-24 20:36     조회 : 15     추천 : 0     분량 : 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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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물치는 서울이라는 곳에 자신이 없었다. 총각 때 잠시 서울에서 생활을 하고 일본으로 갔다. 일본에서는 숙소가 있어 큰 불편이 없었지만 서울에서는 차디찬 엄동설한에 고양에서 고속버스터미널까지 출퇴근을 해야만 했다.

 

 중간에 일본어 학원도 다녀야 했다. 어쩌다 직원들과 한잔을 하면 여관 신세를 졌다. 술을 좋아하는 가물치에게 서울과 여관은 지옥이나 다름없는 힘든 동네였다.

 

 그리고 가족과 떨어질 수 없으니.

 

 전세 비! 더 이상 고민할 필요 없었다.

 

 “총각이면 한번쯤 생각해보겠는데 그냥 울산에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장의 미련을 없애려는지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 그래도 일단은 서울로 오는 걸 염두 해 두게. 본사에서도 다시 한번 검토해 보게”

 가물치는 울산으로 내려 왔다.

 

 그 검토를 하라는 말에 또 다른 고민이 생기고 있었다. 절반의 마음은 서울로 가 있었다.

 그러나, 그런 절반의 고민은 울산으로 내려 오자 마자 고민을 할 필요도 없이 이 회사와 영원한 이별을 고해야만 했다.

 

 사장과도 아닌 노조 위원장과 치고 박고 싸워서 올린 임금에 대한 동료들의 보답은 가물치의 속내가 벌써 만천하에 공표되어 버린 듯이 냉혹한 외면으로 보답했다.

 

 정보에 오류는 있었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진리를 일깨워줬다.

 

 항상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그 날도 늦게 일을 마치고 도착한 회식 장소인 식당은 동료들의 회포를 푸는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어! 가물치! 이번에 고생했어. 자! 한잔 받게”

 

 간부들과 함께 앉아 있던 소장이 소주잔을 가득 채웠다.

 

 “아닙니다. 괜히 싸워서 소장님에게 폐만 끼쳤죠. 죄송합니다”

 

 노조 위원장과 치고 박고 싸우면서 아주 잠시 가물치가 몹쓸 놈이라며 노조위원장이 소장에게 벌써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로 항의를 했다.

 

 “아니! 잘 했어. 그 놈 내가 한번은 박살을 내려고 했는데 네가 시원하게 두들겨 패 줬더구먼. 허! 이제 그 주먹질 좀 그만해라. 말도 해도 충분한데. 허! 허! 그 놈이 말을 함부로 하긴 하지!”

 

 명문대를 나온 노조 위원장은 고졸이지만 탁월한 영업력으로 일찍이 소장이 된 소장을 영어를 못하는 무식한 놈이라고 은근히 천대하며 무시했다. 그런 위원장에게 소장은 늘 주눅들어 있었는데 몇 십 년 동안 가슴에 담은 한을 가물치가 시원하게 한 방 풀어 준데 대해 은근히 고마워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풀었는지 소장이 흐뭇한 미소로 직원들을 쳐다 보고 있다.

 

 소장의 시선을 따라 가물치도 직원들을 쳐다 보는데 왠지 이번 임금 인상에 대해 불만이 있는지 아니면 가물치가 뭘 잘못했는지 전부 시선을 외면하고 있다.

 

 깊은 밤 공동묘지에서 길을 헤매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 어색한 분위기임을 감지 하면서도 가물치는 소장 자리에서 일어나 동료들에게 가서 자리를 같이 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가물치 몸에 무슨 역한 냄새가 나는지 전부 일어서 다른 자리로 가서 열심히 떠들고 있었다.

 

 순식간에 모두 떠난 텅 비어 있는 자리 뒤로 들리는 소란한 소리가 공동묘지 홀로 선

 귀신들의 서글픈 울음소리처럼 가물치 마음을 혼란스럽게 했다.

 

 모두 떠난 텅 빈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는 그 고통보다 차라리 무엇을 잘못했는지 이 자리에서 비난을 받는 것이 훨씬 덜 고통스런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지독한 형벌을 받는 자리였다.

 

 등 뒤의 자리에는 떠드는 소리로 가득 차 있는데 그 소리를 한마디도 들을 수가 없었다. 돌아서 앉은 귀가 반대로 향해서가 아니라 전부 외면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마음과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모든 동료들에게서 관심 대상에서 벗어난 줄도 모르고 한 푼이라도 더 임금 인상을 하려고 사장 앞에서 전무 앞에서 타 사무소 노조 위원들 앞에서 비웃음의 주인공인줄도 모르고 혼자 떠들었다.

 

 그리도 회사가 생긴 이래로 가장 많은 임금 인상을 하고 울산으로 돌아 왔다.

 

 모두의 환영을 기대하며.

 

 외톨이가 된 자리에 앉아 있는 자신이 불쌍하다는 생각과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되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가득 차 있는 시간이 길어 질수록 다른 자리로 옮긴 저 친구들도 잠시 동안이나마 마주 보고 있는 자신에게서 얼마나 불편을 느꼈을까 하는 생각 마저 들었다.

 

 이때는 멀리 보이지 않게 비켜주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하고 밖으로 나가 담배 연기를 길게 내 뿜는다.

 

 차라리 잘못을 명확히 설명하고 두들겨 패 주는 것이 더 진한 동료의 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들겨 맞을 가치도 없는 놈이 되었다는 사실이 가물치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다.

 

 시골 마을이라서 인지 오랜만에 별들이 깨알처럼 모여 있었다.

 

 고개를 돌려 식당 안으로 들여다 본다.

 

 동료들이 깨알처럼 둘러 쌓여 앉아 온갖 담소를 나는 것 같았다. 가물치가 없어서 편안한지 아무도 돌아다 보는 사람도 없었다.

 

 밤하늘의 별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너무 먼 거리에서 자기들끼리 놀고 있었다.

 

 비행기를 타고 가고 싶었지만 비행기를 불러 오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고 너무 먼 거리였다. 차라리 식당 안에 깨알같이 둘러 쌓여 건배를 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들어 가는 것이 더 가깝고 편한 것 같았지만 그 자리는 밤 하늘의 별보다 더 멀고 불편한 자리가 되어 버렸다.

 

 어디 한 군데라도 자신이 앉을 자리가 없었다.

 

 차라도 몰고 왔으면 음주 음전이라도 해서 따듯하게 자신을 반겨주는 아내에게 가고 싶었다.

 

 음주 단속에 붙잡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것이 이 자리보다 훨씬 편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비록 가 본적은 없지만 요란하게 떠드는 소리로 가득한 식당 안이 지옥의 소굴 같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지옥의 소굴에서 제 각각 서로를 위로 하며 떠드는 자리에 자신이 또 다시 들어 가면 적막만 감도는 살얼음 같은 자리로 변하게 하는 것 같아 들어 갈 수도 없었다.

 

 모두에게 버림받은 단 한 놈 때문에 화기 애매한 분위기를 더 애매(애)한 분위기로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

 

 “왜! 들어가지 않고 여기 있어?”

 

 부장이 담배에 불을 붙이며 묻는다.

 

 “저 밤하늘의 별들이 저 안에서 북적거리는 자리보다 더 친근감이 있어 보이네요”

 씁쓸하게 웃으며 부장을 쳐다 본다.

 

 “그래! 너무 앞서도 외로운 거야. 어쨌던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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