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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서글픈 여인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4

바른 말만 하는 국민, 바른 말만 하는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국민
강자만이 사는 나라, 약자가 설 자리 없는 나라.

가장 힘 없는 사람.
돈 없는 사람.

더 힘없는 사람.

돈 없는 여자.

 
17. 충전(2)
작성일 : 18-12-24 20:55     조회 : 29     추천 : 0     분량 : 2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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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 고민이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고민을 쳐다 본다. ‘이게 왠 말인가?’ 얼토당토않다고 가물치에게 핀잔을 줄 놈이 너무 쉽게 간단히 수긍하는 눈치다.

 

 ‘이럴 리가 없는데…’.

 

 고민과 가물치의 영혼이 잠시 우두에게 빨려 들어 가고 있다. 저놈이 간단히 이렇게 쉽게 수긍할 놈이 아닌데……

 

 분명히 무엇이던 얘기를 할 놈이 너무 쉽게 ‘응 그래!’. 참! 알 수 없는 놈이다.

 

 더 알 수 없는 놈이 또 있다.

 

 올라 갔다면 그러려니 하고 그냥 지나치면 될 걸 가지고 기어이 확인을 하려는 이놈의 야속한 고민이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

 

 그것도 5분이나 앞당겨 가물치를 올려 보내려고 한다. 평지에서 5분을 걸어도 숨을 헐떡이는 가물치가 비탈 산에서 5분을 줄여서 올라 가라고 한다면 그건 죽으라는 말과도 같다.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이 놈의 고민이가 전생에 가물치에게 원한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야 임마! 가물치가 40분만에 문수 산을 오른다는데 그걸 믿냐?”

 

 젠장! 이러다 10분에 올라간다는 말이 나오겠다. 이 놈의 술이 뭔지! 우두에게서 아주 부정적인 대답을 원하는지 고민이 미간을 박살낸 채 올리는 목 덜미 핏대가 공감을 강요하고 있다는 증거다.

 

 “우리 친구들 중에 누가 골프를 제일 잘 쳐?”

 

 “야! 지금 문수 산 이야기하는데 갑자기 골프는 왜 튀어 나와?”

 

 고민이 묻는 질문에 아랑곳하지 않고 갑자기 골프 이야기가 나오는 우두다. 그랬다. 우두는 항상 이런 식이다. 대화의 맥을 딱 끊어버리는 묘한 매력을 가진 우두다.

 

 그제서야 가물치도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문수 산을 30분만에인지 40분만에인지 어떻게 말했는지 가물치는 술기운에 벌써 까먹었다. 분명한 건 가물치가 문수 산을 오를 때 항상 45분을 목표로 개 거품을 흘리며 기어 올라갔다.

 

 그 45분.

 

 중간에 쉬는 시간을 빼고 기어 올라가는 시간만으로 뻥을 쳤다.

 

 “가물치가 제일 잘 치지”

 

 고민이 잠깐 부추겼던 내기를 잊었는지 우두가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한다. 답이 나오기도 전에 우두 눈이 또 동그랗게 찢어졌다.

 

 “그래?”

 

 전혀 예상치 못한 것 같다. 이 놈 머리 속에 누군가가 있는 것 같다.

 

 분명히… 고민도 가물치도 쳐다 보지 않는 걸 보면 다른 누군가를 떠올리고 있다.

 

 가물치는 아닌 게 확실하다. 간혹 이 놈이 신기하기도 하다.

 

 이럴 땐 다른 누군가의 이름을 끄집어내는데 지금은 고개만 갸우뚱거리기만 한다.

 

 상대에게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묘한 매력. 그러나 어느 누구도 묻지 않는다. 대답은 또 삼천포로 빠져 버리기 때문에 아마….. ‘응! 그래!’ 도 아무 생각 없는 유행어로 튀어 나왔다가 사라질 언어일지도 모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갑자기 튀어 나오는 말들은 모두 알지도 못하는 정치판 끄나풀이나 여자 얘기뿐.

 

 문수 산에서 시작해 백두산까지 갈 수가 있기 때문에,

 

 이게 우두다.

 

 벌써 대화의 흐름이 골프로 돌아섰다는 사실에, 가물치가 절대로 40분만에 문수 산에 오르지 못 한다는 사실에, 사소한 내기에 자존심만 걸고 덤비는 가물치의 승부근성에, 가물치를 문수 산에 올리는 그 순간부터 가물치가 포기하는 그 날까지 소주에 노래방에 룸살롱까지 모조리 공짜인 고민의 환상에 우두가 찬 물을 끼얹어 버렸다.

 

 김샜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고민이 아니다.

 

 “야! 우두가. 조용히 해. 가물치가 문수 산을 40분만에 올라갈 수 있는지 없는지에 내기 걸자”. “야 임마! 내가 언제…”

 

  갑자기 고민이가 가물치 입을 털어 막는다. 순간 우두 눈이 번쩍하나 싶더니 눈치 백 단이란 소문을 입증하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신중해야 하기 때문에 확신이 서지 않는 내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예리한 상황 판단에 존경을 표시하고 싶을 정도였다.

 

 “농협에선 충분히 가능하다. 나는 빠질게”. 잠시 고민을 쳐다보고는 비웃듯이 웃었고 그 모습이 고민이의 경쟁심을 부추기게 된 셈이 되고 말았다.

 

 “그럼! 가물치야! 우리 둘이 내기하자. 만약에 네가 40분만에 문수산에 오르면 내가 너희들 모조리 밤새도록 풀 서비스로 한잔 살게. 우두 너도 덤으로 끼워줄 게. 오케이?”

 

 평소엔 말이 없고 점잖기로는 친구들 중에는 으뜸인 고민이지만 장난끼가 한번 발동하면 고장 난 브레이크로 돌변하여 주위 친구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버릇이 있다. 더군다나 지금 여기에 앉아 있는 어느 누구도 등산을 즐기는 사람은 없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한잔하는 술자리에서 별다른 주제가 없다 보니 분위기나 바꾸려는 의도에서 나온 가물치의 40분 등정이 화두가 되고 말았다. 모처럼 흥미가 생긴 이 화두를 놓치면 또 서로 멀뚱멀뚱 쳐다보며 술만 마시는 자리가 된다.

 

 어떻게 보면 고민이는 상황에 따라 분위기를 올리는 아주 훌륭한 분위기 메이커이다.

 

 “그럼 좋지”

 

 확신이 서지 않으면 절대 배팅하지 않은 우두가 밑져봐야 본전인 공짜 술자리를 마다할 리가 없을뿐더러 모처럼 살아난 분위기를 살리는 분위기 메이커를 지지도 해야 했다.

 

 그런데 아주 어릴 적부터 보아온 우두에게 그런 센스가 있다는 걸 인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 우두가 툭 던진 말에 모두 놀랄 뿐이다.

 

 ‘그럼 좋지!’ 이게 무슨 말인가?

 

 가물치 가슴에서 심한 요동이 출렁이고 있다. 긍정인가? 부정인가? 긍정이라면 증명을 해야 하고 부정이라면 이놈의 우두마저 자존심에 불을 붙인 셈이 되고 있다.

 

 거기다 내장에 들어간 소주가 알코올과 물로 분해되고 있다. 알코올이 기체화 되고 있다.

 

 기체를 머금은 내장에 불만 붙이면 내장부터 머리끝까지 폭발할 것 같은 충동을 가물치는 이미 인지하고 있다.

 

 자제하는 방법을 모르는 가물치가 지금이 어떤 상황이던 인지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알면서도 위기를 모면할 방법을 알면서도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할 줄 알면서도 울컥하는 충동을 자제시킬 줄 모르는 가물치의 약점을 고민도 우두도 너 잘 알기 때문에 기체화된 내장에 연타로 라이터를, 불을 갖다 대고 있다.

 

 이 놈들이 지금 즐기고 있다. 오랜 세월 봐 온 가물치의 성질로는 지금 당장 문수 산으로 뛰어간다. 증명하기 위해. 그래서 이 놈들이 벌써 활활 불타오르는 가물치 가슴에 계속 부채질을 하고 있다.

 

 “좋다. 한 달 정도 시간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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