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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서글픈 여인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4

바른 말만 하는 국민, 바른 말만 하는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국민
강자만이 사는 나라, 약자가 설 자리 없는 나라.

가장 힘 없는 사람.
돈 없는 사람.

더 힘없는 사람.

돈 없는 여자.

 
11. 모두가 위선(6)
작성일 : 18-12-24 20:37     조회 : 15     추천 : 0     분량 : 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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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장이 어깨를 두드리며 뜬금없이 축하한다는 말을 한다.

 

 “무슨 축하요?”

 

 놀라서 부장을 쳐다 본다.

 

 “너! 차장으로 진급했다”

 

 걱정스럽게 쳐다 보는 표정이 그리 축하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저! 과장 진급한지 아직 일 년도 안되었는데 무슨 진급 요?”

 

 부장 성품으로 농담을 하시는 분이 아니고 어두운 표정을 봐서는 사실임이 분명하다.

 

 “그래! 이번에는 회사에서 너무 성급한 것 같아. 네가 누구보다 더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것을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지. 지금 차장 자리가 공백이라 누군가는 그 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회사의 입장도 이해를 하는데 너랑 같이 입사한 친구들이 아직 대리이고 과장 승진 발령도 없이 너만 차장 진급이라 애들이 많이 섭섭해 할 거야. 네 의지와 다르다는 것은 알지만 지금 애들이 네가 승진을 하기 위해 노조 활동을 했다고 오해를 하고 있어. 위에서 보는 내 눈으로는 네 동료들은 아직 어린애와 같아. 그런 어린애들 속에서 네가 어떻게 버텨내야 할지 걱정이다. 본사에서도 좀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걱정스런 표정을 헛웃음으로 대신하고 있다. 가물치도 같이 헛웃음을 쳤다. 진급을 위해 노조활동을 했다는 말에서 동료들과의 사이에 벽이 너무 두껍게 쳐져 있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한숨도 나왔다. 진급을 하고 싶은 놈이 사장이 가장 신임하는 노조 위원장의 귀싸대기에 주먹질을 했겠는가? 월급쟁이 상에게 가장 두려워해야 할 짓을 할 때는 모두 이유가 있다. 분명한 것은 자신도 동료들도 전부 자신들만의 꿈속에 표류해 상대를 망각하고 있음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자리가 이 회사와 마지막 자리, 송별식 자리로 만들기로 했다.

 

 어울리지 못하는 자가 어울리는 자를 억지로 떠밀어내는 건 치졸한 짓이다. 어떤 이유에서 저들이 자신을 회피하는지 이유는 알 수가 없지만 아마 작은 기대에서 가져온 실망들이 너무 쌓여 폭발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기대는 가물치도 동료들에게 가지고 있었다. 누구나 무엇을 가지고 싶은 욕망은 가지고 있다.

 

 가지고 싶어하는 욕망의 대상이 고귀하기 때문에 그 대상은 누구에게나 욕망의 대상이 된다.

 

 그 욕망의 대상도 다른 욕망의 대상을 찾고 있다. 그 욕망의 대상끼리 마음도 의견도 같아야 서로 어울릴 수가 있다. 어울릴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 더 이상 미련을 두지 말아야 한다.

 

 미련은 더 추한 자신만 내비쳐주고 만다.

 

 그들끼리 잘 어울리게 떠나주는 것이 자신을 더 초라하게 만들지 않는다.

 

 이 회사에 더 있어봤자 자신만 초라하게 만들 것 같다는 생각이 음습해 온 가물치는 어느 누구와도 대화 한마디 없는 송별식을 마치고 다음 날 사직서를 소장 자리에 올려 두고 집으로 갔다.

 

 진급에 목이 맨 놈이면 사직서를 어떻게 내겠는가?

 

 ‘내가 착각을 해도 아주 많이 착각을 했던 것 같다. 동료들의 의중을 전혀 모르고 오직 내 생각만으로 노조 협상을 했다는 생각이 던다. 그들의 의중이 무엇일까? 너무 궁금하다. 차라리 면전에 대놓고 나의 잘잘못을 이야기해주었더라면 이렇게 비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누구를 위한 임금협상이었는가? 많이 올렸잖아. 그런데 나는 외톨이. 헛웃음이 나온다. 허!’

 

 그 후로 한참 동안 모두들 그 나물의 그 밥이라는 자기만의 편견에 휩싸이기도 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 회사에서 모두에게 버림을 받고 보니 자기만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본인만 제일 바보였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이 모든 건 위선이었다. 이왕 드러나버린 위선을 세상에 떳떳하게 내 놓기로 한다.

 

  지혜 이야기

 

 가끔 신랑을 따라 상가 집에 문상을 가보면 그 자리가 잔칫집인지 상가 집인지 헷갈릴 정도로 북적거리며 요란하게 떠드는 문상객들로 가득 차 있을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지혜는 고인이 살아 생전에 인생을 참 잘 살았다는 생각을 하며 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떠나 보낸 상주의 아픈 마음을 헤아리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상주를 한번 더 쳐다 보기도 했다.

 

 훌륭한 분에게서 태어난 자식들도 모두 훌륭해 보였지만 그렇지 못하고 텅 빈 빈소에 외롭게 앉아있는 상주들을 볼 때 마다 반대의 생각을 가져 보기도 했다.

 

 지금 지혜는 반대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온화하고 가끔 어린 아이처럼 해맑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지금 신랑은 슬픈 눈으로 지혜를 쳐다 보기만 한다.

 

 지혜도 그런 신랑을 원망스럽게 쳐다 보고 있다.

 

 한 사람은 하잘것없는 인생을 살다 갔고 또 한 사람은 더 하잘것없는 사람으로 추락하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

 

 띄엄띄엄 신랑에게 절을 하고 간 사람들이 살아 생전 신랑과의 추억들을 얘기하고 있다. 엄숙해야 할 자리에서 나올 말이 아닌 가볍게 날리는 대화 속에 얼핏, 얼핏 신랑 이름을 끼어 넣어 경박하게 웃으며 힐끗 쳐다 보기도 한다.

 

 듣기도 싫고 쳐다 보기도 싫은 그 입과 눈에 왠지 마음이 끌려가 쳐다 보다 마주칠 때는 그들은 민망해하며 고개를 들리고 그럴 때마다 지혜 가슴이 그들보다 서려 오기도 한다.

 

 그 눈빛에서 나오는 대화는 미망인인 지혜도 아직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장래를 걱정하는 말과 눈빛이었다. 지혜는 지금 신랑이 이렇게 빨리 떠났다는 사실을 믿지 않고 있는 중인데 그들은 벌써 신랑의 마음속에 들어가 있다.

 

 “지혜야! 뭐라도 좀 먹어야지. 이러다 너도 쓰러지겠다”

 

 순이가 아직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축 늘어져 있는 지혜를 억지로 일으켜 세운다.

 

 “나는 괜찮아! 얘야! 뭐 좀 먹어라!”

 

 지혜가 고개를 푹 숙여 힘없이 앉아 있는 아들을 향해 무의식 중에 나오는 모성애로 들릴 듯 말 듯 말한다.

 

 “그래! 너도 뭐 좀 먹어야지. 자! 일어나! 이러다 다 쓰러지겠다. 이럴수록 정신을 바짝 자려야 해”

 

 재촉하듯이 모자를 일으켜 세우는 순이를 밖에서 멀뚱히 서성이며 서있던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건장한 총각들이 잠시 망설이다가 얼른 들어와 아들을 일으켜 세워 나간다.

 

 어린 애 같은 아들 친구들에게 일으켜 세워져 나가던 아들이 잠시 돌아서 지혜를 쳐다 본다.

 

 메어진 가슴에서 쏟아져 나오는 서러움을 보여 주기 싫었는지 고개 숙여 흐르는 눈물을 닦더니 고개만 끄덕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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