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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서글픈 여인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4

바른 말만 하는 국민, 바른 말만 하는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국민
강자만이 사는 나라, 약자가 설 자리 없는 나라.

가장 힘 없는 사람.
돈 없는 사람.

더 힘없는 사람.

돈 없는 여자.

 
5. 슬픈 현실(5)
작성일 : 18-12-24 20:32     조회 : 17     추천 : 0     분량 : 3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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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게시판이 어찌 너희들의 벌금을 기다려! 나 벌금은 못 내면 전과자야! 라는 말로 보였다.

 

 이 직종에 잠시 들어 왔다가 기급을 하고 떠난 녀석들 이름도 이제 가물가물하다. 열악한 하다는 말로 이 직업을 비화할 수는 없지만 들어 왔다가 바로 나가버리는 녀석들이 그 증거다.

 

 게시판을 보고 잠시 저 게시판에 붙여 달라고 사정한 인간도 혹시 터줏대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들어오면 나가버리는 친구가 많아 지니 종놈이 없는 대감 노릇을 할 수 없다는 섞은 동아줄에 매달린 심정으로 위기에서 탈출하려고 청탁을 하지 않았나 하는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손바닥도 팔도 이 섞은 동아줄이 아닌 줄 사다리를 더 이상 잡고 힘을 소진한 것 같다. 마치 힘도 백도 없으면 섞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평생 종놈으로 살라는 터줏대감의 비아냥마저 섞여 있는 것 같았다. 선원이 가물치를 잡기 위해 심하게 기우뚱거리는 갑판에 서서 중심을 잡으려고 애쓰고 있다.

 

 울렁대던 너울이 다시 통 선을 화물선에서 멀어지게 한다.

 

 팔에 다리에 힘이 빠지기 전에 이 놈의 족쇄와 같은 줄사다리에서 탈출해야겠다는 용기가 불쑥 솟아졌다.

 

 더 늦게 전에 일단 뛰기 시작하자.

 

 각오에 차있는 눈이 선원과 마주친다.

 

 ‘하나 둘 셋! 에라 모르겠다. 니기미 18’

 

 가물치가 훌쩍 뛰어내리는 순간 손에서 미끄러져 나가는 농구공을 잽싸게 잡으려는 선수처럼 선원이 비틀거리는 가물치를 잽싸게 낚아챈다. 그 순간 너울에 떠밀린 통 선이 쿵 소리를 내며 화물선에 부딪힌다. 가물치를 낚아 챈 선원 손이 가물치를 놓친다. 다시 잡으려고 애를 쓸 틈도 없이 선원도 중심을 잃어 갑판에 뒹굴다 난관에 묶어 둔 튜브에 걸려 바다에 빠지지 않았다. 통 선이 화물선에 다가가 붙을 때 충격으로 인한 선박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충격 방지용 거대한 고무 덩어리라 상상하면 된다. 여기에 걸려 구사일생으로 바다에 빠지지 않았다. 가물치가 선원에게 기어가 손을 잡고 거의 기다시피 선실로 들어 온다.

 

 “고맙습니다. 잡아주지 않았으면 오늘 황천길로 갈 뻔 했네요. 고맙습니다”

 

 선원이 많이 놀랐는지 사색이 된 얼굴로 가물치를 쳐다 보다가 고개를 바닥으로 떨군다.

 

 “아니! 이제 나이를 생각해야죠. 맨날 청춘인 줄 아세요!”

 

 선장도 많이 당황한 표정이지만 빙긋이 웃으며 두 사람을 안심시키려 한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성급했습니다”

 

 가물치가 다시 미안한 표정으로 쳐다 본다.

 

 “지금 팀스피리트 훈련하는 거 아닙니다. 허! 허!”

 

 기도 차지 않는 그 표정에는 원망도 같이 담겨 있었다. 만약에 파도에 휩쓸려 수장이라도 되면 모든 책임은 선장이 덮어쓸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그러게요. 그때가 좋았는데… 벌써.. 허”

 

 미안하게 쳐다보며 잠시 군 시절을 떠올리며 이 바다와 무슨 인연이 많아 지금도 팀스피리트 훈련을 하듯이 이 배 저 배를 뛰어 다니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뗄래야 뗄 수도 없는 바다가 잘 보살펴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며 먼바다를 쳐다본다.

 

 “저도 그때가 좋았습니다. 우리 그때 여기도 지나친 거 아시죠?”

 

 선장이 멀리 너울이 다시 몰아쳐 오는 수평선을 돌아다 본다.

 

 순식간에 수장될 뻔한 충격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가까이 다가오는 너울에 아랑곳 않고 가물치가 선실 밖으로 다시 기어 나간다.

 

 “욱! 욱! 욱! 어이 씨~~ 어이 씨~~~ 어이 씹할”

 

 선장이 빙긋이 웃으며 ‘악으로 깡으로’을 고래, 고래 고함치며 주먹을 불끈 쥐며 쳐다 본다.

 

 “아이고! 그만 약 올리세요. 필승! 선배님! 그 운전이나 똑바로 하세요. 비탈길도 아닌데…. 술 드셨어요? 허! 허!”

 

 폭풍이 몰아 치 듯이 뒷덜미를 강타하던 압박이 두 개 골을 윙윙거리게 하다가 한 순간에 내장을 끄집어 내 검푸른 바다에 헹구고 다시 집어 넣은 탓인지 아랫배가 사늘하게 서리고 온몸이 죽은 지렁이처럼 축 늘어지기 시작했다.

 

 선실 밖에 등을 기대 축 늘어져 한참 동안 선수에 부딪혀 비행하다 추락하는 짭짤한 바닷물을 고스란히 맞으며 눈을 감으며 헛웃음을 동해 바다에 흘리기도 한다.

 

 벌써 몇 번째 사직서를 던졌는지도 기억 속에 사라졌다.

 

 잠시 같이 지냈던 동료들이 어느 회사 소속인지도 가물가물한다.

 

 방금 만났던 선장님도 처음 어느 배에서 만났는지 머리 속에서 가물가물한다.

 

 또 누가 기억 속에 가물가물해질진 몰라도 그 사람들이 그리 많이 남은 것 같지는 않다.

 

 검푸르던 바다가 서서히 사라지며 붉은 바다로 변하고 있다. 파래야 할 하늘도 붉게 변하고 있다. 뭉글뭉글하던가 몽실몽실하던가 검게 타 들어 푸른 하늘을 가리던가…. 푸른 도화지 저 멀리 수평선엔 하얗게 실선이 그어져 있다. 넘실거리는 푸른 도화지 저 멀리 수평선엔 붉은 선들로 가득 찼다.

 

 해질 무렵 동해에 뜨는 해가 신기롭기까지 했다.

 

 낀 손가락에 바쳐진 목덜미를 뒤로 제긴다. 문수산 정상에 붉은 보름달이 사라지고 있다.

 천당도 지옥도 떠올릴 여유도 없이 순식간에 왔다가 가버린 두려움에서 벗어나니 지금 시시각각 그려지고 있는 바다와 하늘과 산에서 그려지고 있는 아름다운 예술에 점점 끌려 들어가 그 속에 오래 머물고 싶은 듯 하늘로 바다로 눈이 향한다.

 

 잡아 삼킬 듯 넘실대던 끈적끈적했던 검푸른 바다에서 붉은 석양이 솟구쳐 올라 온다.

 

 흔들리는 붉은 석양이 눈을 아리게 한다. 가물치 미래를 태양도 점치기 어려운 듯 보인다.

 

 방금 선장이 우스개로 말한 인턴이 문득 떠올랐다. 얼마 전에 배에서 만난 어느 회사인지는 모르지만 자기는 인턴 사원이라고 한 그 녀석이 혼자 배에 승선해 일을 마치고 자기 회사 소장 서명을 하고 내려가는 모습을 보고는 이놈의 자격증이 얼마나 하찮았으면 한 놈이면 충분할 일에 감정 6놈과 검량 6놈이나 집어 넣어야 창업을 할 수 있는가?

 

 터줏대감들은 그 당시에 한글 읽을 줄 아는 놈 한 놈, 쓸 줄 아는 놈 한 놈, 영어 읽을 줄 아는 놈 한 놈, 쓸 줄 아는 놈 한 놈, 산수 할 줄 아는 놈 한 놈, 계산기 두드릴 줄 아는 놈 한 놈 등등 족쇄를 채울 당시 모조리 쇠 대가리였냐는 싱거운 의문도 들었다.

 

 요리조리 미꾸라지 새끼처럼 빠져 나가려고 낮은 임금의 저런 인턴을 보조 검정 원으로 두다가 세상에서 가장 열악한 조건인 이 환경의 일에 금새 신물이 난 인턴이 나가면 또 인턴을 채용해서 그 중에 한 명이라도 적응을 하면 청년 실업자 한 명이 드디어 취업을 할 수 있게 한 정부의 정책에 부합하게 된다.

 

 멋진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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