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젊게 봐줘서. 그런데 나는 내 얼굴에 불만이 많아.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너무 똑 같아서 피해를 많이 봤지. 어릴 때는 미팅에 가면 여자 애들이 나이 많은 아재가 왔다고 다 도망 가버리고 지금은 어린 애가 왔다고 할머니들이 다 도망가버리잖아. 내가 그렇게 어려 보여?”
그때 잠자코 얘기만 듣던 권태가 벌떡 일이서 수리 이마를 세게 한대 갈기고는 다시 앉는다.
“아이고 이놈아! 이 놈아! 언제 철들래?”
수리가 손가락으로 이마를 세게 문지르고 있다. 그때 동원이가 피씩 웃으며 수리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침을 튀기며 웃는다.
“아이고! 형님! 이거 맞았다고 눈물을 펑펑 흘리십니까? 소문이 완전히 헛소문이었네요. 형님도 뭐 별 볼일 없네요. 허허허”
그때 수리가 일어서 거울 앞으로 어기적거리고 가서 이마를 빤히 쳐다보며 구시렁거린다.
“아이 씨! 이 좋은 인물 다 버렸네. 그런데 형님! 저 어렸을 때 잘 생긴 거 맞죠? 웬만한 연애 인들은 제 못 따라 왔죠? 맞죠?”
또 수리가 어린 아이로 돌아 가 있는 것처럼 보였던지 권태가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듯이 은은한 미소를 띄며 고개를 끄덕이며 수리 말에 인정인지 아니면 놀리는 건지 어쨌던 동의를 해준다.
“그럼! 너 어렸을 적에 네 아제인 우리 아버님께서 항상 말씀 하셨잖아. 너는 촌 동네 있을 애가 아니고 서울 가서 배우 해야 한다고 했잖아”
이 말에 수리 눈이 초롱초롱하게 반짝이고 어깨도 으쓱거리고 있다. 그때 동원이가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초를 치는 말로 수리 눈알을 부라리게 했다.
“배우도 배역이 많잖아요. 형님은 산적이나 해적이 딱 맞을 것 같네요. 형님! 서울에 연애 인 소속 사에 아시는 사장님들 아직 계시죠. 우리 수리 형님 소원 한번 들어주죠. 맞다. 형님은 바다서 일을 하니 해적 배역을 맡으면 딱 좋겠다”
이마에 통증이 사그라졌는지 수리가 소파에 몸을 던지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해적이야 뭐 내 인물로도 충분한 데 해적선을 만들 영화사가 있을까? 뭐 산적 섭외가 들어오면 그때 생각해보자. 동원아 회의 시작하자. 조사한 것 형님에게 보고 해야지”
그렇게 잠시 웃고는 세 사람의 대화가 무거워지기 시작했고 동원이가 그 동안 확인한 내용들을 보고를 하고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벌써 준비를 해 설명을 시작했다.
“다른 차들은 쫓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 제품을 가장 급하게 필요로 하는 회사는 강성호와 김경일 회사인데 서로 경쟁 관계에 있습니다. 김경일이는 형님하고 동기죠?”
씁쓸한 미소로 인정을 하고는 수리가 맥이 빠진 소리로 대답을 한다.
“그래! 그 놈은 내가 여기 있다는 걸 모르지. 자식이 쪽 팔리게 어찌 이런 짓으로 나를 또 만나. 이번에는 이 근처에 아예 얼쩡거리지도 못하게 만들어버려야지. 계속 해봐”
동원이도 씁쓸히 웃고는 다시 설명을 보고를 시작한다.
“잘 아시겠지만 이 회사들이 작은 회사여서 원료를 비축해 둔 게 없답니다. 공장 불을 당장 꺼야 할 정도로 긴박한 차지인데 날씨까지 나빠서 배가 들어오지 못하다 보니 지금 더 급한 상황이립니다. 그리고 여기 석유 저장소에 형님도 아시겠지만 이영재 라는 사람이 있는데 이 놈과 제가 보고 드린 임기사가 우리 몰래 지금 손을 잡고 밀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배가 들어오자 마자 이 놈들이 움직인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그때 권태가 한숨을 내쉬며 빙긋이 웃으면서 동원에게 묻는다.
“이번에는 무슨 날 파리가 이렇게 많아? 임기사야 몰래 팔아 먹는 건 알았지만 저장소 직원까지 나선다면 제법 판을 크게 벌일 작정인가보지? 그 놈은 어떤 놈이야? 이영재란 놈?”
“예! 이번에 물량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 그런가 봅니다. 이영재는 거기 근무하면서 돈을 꽤 많이 벌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제가 조사한 것 중에 이 일과 관련은 없지만 이영재가 시내에 3층 건물을 짓는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그래서 형님!”
잠시 숨을 고르는지 다른 어떤 제안이 있는지 권태를 쳐다본다.
“그래! 얘기해봐”
“그 건물을 우리가 지었으면 합니다. 뒷조사를 해보니까 그 놈이 번 돈이 전부 임기사하고 작당해 번 돈이었습니다. 공돈을 좋아하는 놈이니 건물도 싸게 주고 지으려고 할겁니다. 그래서 형님께서 다른 회사에서 견적을 높게 해서 올리라고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알아서 따도록 하겠습니다”
권태가 팔짱을 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 건 내가 할 테니까 건축과 애들에게 잘만 지으라고 해”
그때 수리 눈이 사람 염장을 산산이 파헤쳐버릴 정도로 돌아가 권태를 향해 있다.
“뭐 임마?”
권태도 눈살을 찌푸려 묻는다.
“언제 건축부서도 신설했어요? 그건 왜 저한테 말을 안 했어요?”
“야 임마! 네 부서는 거기가 아니잖아. 내가 왜 말을 해야 해?”
“그래도 지금까지 벌은 돈은 우리 부서에서 다 벌었잖아요. 그럼 우리 돈으로 투자해서 짓는 단 말입니까?”
“그 자식 그 말 많네. 돌려주면 되잖아. 동원아! 이번에 그 이영재 라는 놈이 선금 주면 그 돈 저 놈에게 먼저 줘라. 정말 더러워서”
“진작에 그렇게 말씀하시지. 제가 몰랐다면 입 싹 닦았을 것 아닙니까? 동원이 너도 그럼 안돼! 이 회사 창업 멤버를 괄시하면 벌 받아. 이리와! 벌로 연체시키면 나중에 더 아픈 벌을 받아. 자! 머리 대”
“어! 형님! 그 벌은 제가 받을 벌이 아닌데요”
동원이 시선이 권태에게 향했다. 권태가 빙긋이 웃으며 딱 한마디만 했다.
“퉁 치자”
“아! 예! 또 퉁 치자 하면 안 되요”
“아니! 나 그때 든 골병이 아직 완치 안됐어. 얼마나 추웠는지… 아직도 삭신이 쑤신다. 아이고 허리야. 팔이야! 다리야! 허허”
“아! 예! 예! 타 부서 일에는 신경 끊겠습니다. 그런데 부탁 하나만 해도 되겠습니까?”
권태가 눈을 꽉 감고 귀도 막아버린다. 수리가 콧방귀를 한번 툭 친다.
“동원아! 형님은 들을 필요 없다. 들었다 해도 저는 몰랐습니다. ‘직원들이 했습니다’라고 할 위인이잖아. 이영재 건물 지을 때 그 놈이 남의 제품 빼가듯이 천정에서 물이 줄줄 새나오게만 해줘라. 감리는 형님이 알아서 하니까. 알았지?”
동원이 빙긋이 웃기만 한다. 그때 권태가 눈을 감은 채 말을 했다.
“나는 못 들었다. 너희들끼리 공모한 범행이다. 나는 빼라”
“예! 염려 마십시오. 제 단독 범행입니다. 동원아 공사할 때 나 아르바이트 하게 해줘”
“예! 당연하죠. 저는 현장이 절대 안 나갑니다. 형님은 현장 소장 말만 안 들으면 되는 거죠?”
“당연하지. 허허!”
“얘기 다 끝났으면 본론으로 돌아오너라. 나! 바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