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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완벽한 카산드라에게 평화로운 삶을
작가 : 인싸집순이
작품등록일 : 2018.12.1

태양의 신 아폴론의 사랑을 받아 예언능력을 받았지만 결국 비참하게 요절한 그녀, 카산드라. 하지만 이번 생에선 촉망받는 사제 베르니스 로 굵고 길게, 평화롭고 아름다운 삶을 꿈꾼다.

그러나 남들 앞길은 족집게마냥 족족 맞춰도 자신의 운명이 보이지가 않는다?! 게다가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준다는 고대예언서를 찾는 도중 의도치 않게 도둑으로 몰려 일은 점점 더 꼬여가는데...

“완벽한 사제를 연기하시느라 무척 고되시겠습니다. 베르니스 사제”
“...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공작님”
“베르니스 사제 아니, 도둑이라고 해야 하나”

시몬 공작가를 위해 일하라고 협박받는 그녀 “난 그냥 평온한 삶을 원할 뿐인데!”
평온한 삶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베르니스 드니로의 좌충우돌 로맨스 판타지!

 
신탁의 밤에 관하여
작성일 : 18-12-05 00:00     조회 : 62     추천 : 0     분량 : 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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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무시하자, 무시'

 

 그녀는 지금 네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듯 생긋 웃으며 말을 꺼냈다.

 

 "신탁의 밤에 대해 무엇이 궁금하신지요."

 

 "수배전단지를 사제께서도 알고 계시겠지만 어젯밤 열한시경 공작가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여..역시 시몬가의 안녕이 궁금하신 게로군요. 신탁보다는 축복을 해드리면 될까요?"

 

 그녀가 어떻게든 주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자 하는 모습에 갑자기 조슈아가 피식 웃었다.

 

 '웃어? 뭐가 웃기냐?'

 

 그녀의 이마에 투둑 힘줄이 솟았다.

 아니 대체 어떻게 안거지 이 인간? 게다가 그 도둑이 테베신학교 학생인 줄은 또 어떻게 안건데?

 

 “완벽한 사제를 연기하시느라 무척 고되시겠습니다. 베르니스 사제”

 

 “... 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공작님”

 

 “베르니스 사제 아니, 도둑이라고 해야 하나”

 

 분명 여름도 아닌데 그녀의 이마에선 땀이 샘솟고 있었다. 그녀는 계속 잡아떼느냐 아니면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 하나 고민했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도둑이 들기 전 공작가 저택에 견학요청을 한 리스트를 확인했습니다. 신기하게도 테베신학교의 학생이 있더군요. 게다가 에메랄드 로브는 이 학교의 사제복 중 하나라더군요"

 

 '멍청하다 베르니스...... 내 무덤을 내가 팠구나'

 

 "어두웠을텐데 용케 보셨네요."

 

 그녀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입술을 비죽 내밀며 말했다.

 

 "전 눈이 좋거든요"

 

 그녀의 속도 모르고 세상 화사하게 웃는 공작의 낯을 뭉개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결심했다. 이젠 이판사판이었다.

 

 "후, 공작님 아시겠지만 전 도둑이 아닙니다. 어쨌든 학문적 호기심 때문에 공작가에 침입한 점, 이 부분에 대해선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전 훔친 게 없습니다. 도둑이 아니라구요"

 

 "그거야 모르죠. 꼭 눈으로 보이는 것 만 훔쳤다고 볼 순 없겠죠."

 

 "......."

 

 "이제 제가 입만 뻥긋하면 루시아 신전에서 목 빠지게 기다리는 인재인 베르니스 사제의 앞길을 망치는 장본인이 되는 거군요"

 

 그의 여유로운 태도에 그녀는 소름이 오소소 돋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 생각을 못했다. 모든 게 밝혀지게 되는 순간 그녀가 지금까지 쌓아왔던 모든 인덕과 재능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이었다. 그녀는 학교 청문회에 끌려가는 상상을 하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원하시는게 있으신가요, 공작님"

 

 진즉에 그랬어야지 하는 표정을 짓더니 공작이 갑자기 여유로운 자세를 고쳤다.

 

 "우리 시몬 공작가는 인재가 필요합니다. 시몬 공작가를 보필할 인재. 요즘 마수와 요정의 출몰이 잦아지는 이상현상이 늘어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앞길에 축복을 해줄 최고의 인재인 베르니스 사제와 계약하고 싶습니다"

 

 "전 이미 루시아 신전의 부름을 받은...."

 

 "그럼 뭐 할 수 없죠. 지금 당장 크리스토퍼 교수를 불러서 도둑의 정체를....."

 

 "잠..잠시만요..! 고려할 시간을 좀 주시죠......"

 

 그녀가 다급하게 공작의 입을 막았다. 공작이 그녀의 손을 치우라는 듯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그녀가 후닥닥 손을 내렸다. 그녀는 쓰린 속을 달래며 고민했다. 자신의 탄탄대로 인생이 점점 멀어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탄탄대로도 아니긴 했다. 요절할 나이가 얼마 남지 않았다.

 

 '겨우 2년 남았나......'

 

 잠시 굳어진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보던 공작은 담담히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인내심이 부족합니다. 며칠 후면 신탁의 밤이니 그 때까지 생각해보시죠."

 

 "잠깐....."

 

 그녀의 다급한 목소리를 덮어버리듯 덜컥 문이 열리며 크리스토퍼 교수가 찻잔도구들을 들고 들어섰다.

 

 "말씀들은 다 나누셨는지요"

 

 "신탁의 밤에 대해선 축복과 신탁을 부탁드렸습니다. 기대가 많이 됩니다"

 

 언제 봐도 빛이 나는 미소로 조슈아가 교수에게 말하자 교수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

 

 "저도 그렇습니다. 후원금에 대해서 공작님과 얘기할 부분이 있으니 베르니스 사제는 나가보도록 하세요. 그리고 신탁의 밤까지 몸을 정갈히 하도록 하세요"

 

 "네..."

 

 그녀가 말끝을 흐리며 자신의 사제복을 살짝 들어 올리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녀가 집무실을 나가면서 조슈아의 표정이 얼핏 스쳤다. 무척이나 즐거워 보이는 표정이었다. 그와 달리 그녀는 마음에 짐 덩이가 늘어난 기분이었다.

 

 

 ***

 

 

 신탁의 밤 전날 밤까지 그녀는 '고대예언서에 관한 회고록'이라는 책을 중앙도서관에서 찾았다. 하지만 아무리 뒤져도 찾을 수 없었다. 그녀는 초점을 잃은 채 중앙도서관 한 귀퉁이에서 자신의 머리를 쿵쿵 찧어대고 있었다.

 

 "베르니스 너 대체 왜 그래? 며칠 전부터 너 정말 이상해. 내일 괜찮겠어?"

 

 "미아...... 나 졸업 후에 루시아 신전 못 갈 것 같아"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같이 루시아 신전의 부름을 받았잖아!"

 

 미아가 그녀답지 않게 날카롭게 물었다.

 

 "나도 몰라 모르겠다구"

 

 그녀의 절망적인 외침에 미아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영원의 서에 관해 유일하게 서술되어있는 프레하 연대기는 어차피 자신의 손에 닿을 수 없었다. 고고학자와 루시아 신전의 사제들의 손에서 때가 닳고 있을테니. 그 회고록은 분명 공작가에만 있는 책이었다. 고민 끝에 이윽고 그녀는 결심했다.

 

 '그래, 공작가를 가자......! 거기 가서 그 책만 계속 파면 무슨 답이 나오겠지!'

 

 신탁의 밤 당일이 되도록 베르니스는 자신의 결심이 과연 옳은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신탁의 밤이 되자 학교는 많은 귀족가문들의 방문으로 북적거리고 소란스러워졌다. 온갖 고급스러운 마차들에서 귀족들이 내려서 학교 중앙 로비를 거쳐 연회장으로 들어섰다. 베르니스는 넓은 연회장 귀퉁이 뒤쪽에서 초조하게 음악회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그녀는 음악회에서 관현악부와 함께 피아노 협주를 할 예정이었다.

 

 신탁의 밤이 시작되면 신에게 바치는 음악회가 시작될 것이었다. 이후 미리 부름을 받은 사제와 귀족은 기도실로 안내 받고 축복의식 또는 신탁의식이 진행될 것이었다. 그녀는 조슈아에게 자신의 결정을 말할 예정이기도 했다.

 

 "오늘은 신의 축복을 받은 날입니다. 프레하 제국에 신의 말씀을 전하시는 세르지오 디 라캄페 대신관님을 어렵게 모셨습니다. 내빈여러분께선 잠시 일어서서 환영해주십쇼"

 

 에두아르도 교수의 안내에 의자끄는 소리와 함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도 놀란 표정으로 가려진 커튼 틈 사이로 연회장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연회장 가장 상석에 앉아있는 세르지오 대신관도 발견했다.

 

 '세상에...... 저 사람이 대신관이라고?'

 

 그녀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신의 대리인이라는 세르지오 대신관은 퀭한 모습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보였다. 아무리 200살을 넘긴 노인이라지만 신성력을 놔둬서 어디다 쓸 것인가. 그녀는 시선을 돌려서 그의 옆 로렌소 부신관을 보았다. 대신관과 달리 로렌소 부신관의 얼굴에선 빛이 났다. 그리고 부신관의 얼굴엔 미소가 만연했다.

 

 "이어서 오늘같이 기쁜 날을 기념하며 음악회를 준비했습니다. 내빈 여러분들께선 부담 없이 함께 즐겨주십쇼"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와 함께 베르니스는 학생들과 함께 무대로 등장했다. 베르니스는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서 그 쪽을 바라보았더니 역시나 조슈아 시몬이 매섭게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만 좀 봐라...... 내 얼굴 구멍 나겠다.'

 

 그녀는 이제 체념한 채로 피아노 앞에 앉았다. 음악회가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이 안날만큼 빠르게 마무리되었고 그녀는 이제 중요한 순간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음악에도 조예가 깊으신 줄은 몰랐습니다, 베르니스 사제"

 

 "부끄럽습니다."

 

 기도실을 안내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종 앞에서 예의상 말하는 조슈아의 말에 그녀는 전혀 부끄럽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윽고 그들이 기도실 문 앞에 도착했다. 시종이 기도실의 문을 열어주며 '신의 뜻이 함께하시길' 하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기도실의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시종이 나가자마자 조슈아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녀도 사제로서 쓰고 있던 투명한 면사포를 벗었다.

 

 "사제, 이제 결정은 내렸나?"

 

 '이젠 반말? 우위에 있다 이거지?'

 

 그의 여유로운 태도에 그녀는 속이 부글부글 끓는 것 같았다.

 

 "......공작님의 제안 받아들이겠습니다."

 

 "역시 듣던 대로 똑똑하군. 자, 그럼 이제 능력을 한번보지"

 

 "뭐라구요?"

 

 "능력이 뛰어나다는 소문만 믿고 계약할 순 없는 노릇이니깐. 가문 특성상 위험한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서."

 

 황당하다 진짜.

 뻔뻔스러운 태도며 귀족다운 오만함에 그녀는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그에게 시위하듯 쿵쿵 발소리를 요란스럽게 내며 축복의식을 거행했다. 공작은 재밌다는 듯 미소 지으며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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