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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3.외화내빈(外華內貧) (2)
작성일 : 18-12-02 02:35     조회 : 66     추천 : 0     분량 : 4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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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별은 박인하를 따라 갈 수밖에 없었다. 도깨비인 오무 역시 가면인 상태에서 박인하의 허리춤에 매달리어 함께 가게 되었다. 한숨을 내쉬는 별에게 당당히 미소를 지으며 박인하는 꺼내든 부적에 불을 붙였다.

  부적이 타들어감과 함께 푸른색의 연기가 그들을 휘감았다. 이윽고 연기가 옅어지자 박인하는 당당히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생각해보면 박인하를 말리긴 커녕 함께 했다는 이유로 혼이 나는 건 똑같지 않나하고 뒤늦게 떠올린 별도 별 수 없이 박인하를 따라 나왔다.

  연기의 영향인지 다른 하인들은 박인하와 별을 전혀 인식치 못하고 있었다.

  “후후후, 과연이야. 역시 훌륭해.”

  어느새 챙겼는지 자신의 부채를 확 펼치면서 박인하는 작게 웃었다.

  “아, 맞다. 소리까지 완전히 지우지는 못하는 듯 해. 그러니까 말소리는 좀 줄여서 얘기토록 하자, 언니.”

  “못하는 듯? 누구에게 받으신 건지요……아니, 받은 거야?”

  “응.”

  도대체 누가 줬다는 건지 머리를 굴리는 별의 손을 잡고 박인하는 그녀를 이끌 듯 출발했다.

  “궁금하지? 궁금하면 따라와, 언니.”

  별은 신이 나서 자신의 손을 이끌며 출발하는 박인하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어머니를 잃고 크게 낙심해 있는 어린 박인하를 이끌고 주변을 놀려다니던 자신의 모습을 말이다. 그 때문에 참 많이 혼났는데 하면서 별은 박인하를 따라갔다.

  “왠지 현실도피를 하는 것 같군.”

  물론 그렇게 추억에 잠기려다가 오무의 이 말 하나에 금방 현실로 돌아와 다시금 온갖 걱정에 휩싸이게 되었지만.

  어찌 되었든 별은 박인하를 따라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박인하가 쓴 부적의 힘덕에 아무도 그녀들의 존재를 인식치 못하고 있었다. 몇몇이 인기척을 느끼고 그녀들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긴 했지만 모습이 보이지 않는지 고개를 갸웃거리곤 제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자자, 이제 우리가 향하는 곳은 어디라고 생각해?”

  당연히 알지 못하는 별이 대답을 못하는 사이에 박인하는 그냥 말을 이어갔다.

  “모르나? 모르는 게 당연하겠지. 언니에겐 단 한 번도 얘기해 주지 않았으니까. 그럼에도 난 언니에게 알려주려는 거야. 왜냐면 언니는 내게 있어 진짜 소중한 가족이니까. 아, 물론 아버님도 계시지만 아버님의 경우 이걸 받아들이지 못하실 터이고, 무엇보다 이것저것 사서 고생하시듯 골치를 썩이시는 분께 더 이상의 골칫덩이를 주고 싶지는 않아.”

  지금 당신이 가장 큰 골칫덩이라고 외치려는 걸 꾹 참으며 별은 물었다.

  “도대체 무엇이기에…….”

  “후후후,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란 말이 이 세상에 왜 존재하겠어. 언니 눈으로 판단하는 게 제일 빠를 거야.”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와 같은 눈을 한 박인하에게 끌려가던 별은 점차 중경의 외곽에 해당하는 구역으로 가고 있음에 불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박경이 유수로 부임하며 열심히 노력한 덕에 그 수가 적어지긴 했지만 거대한 중경성 전체를 전부 나아지게 만든 건 아니었다. 일부 겉으로만 괜찮아 보이지 실제론 빈민들이 거주하는 공간이 있었고, 별 부랑자나 위험한 일당이 이러한 공간에 거주한다는 소문을 듣기도 했다.

  “나라 전체가 난세에 휩싸였는데 이런 공간이 없다는 건 이상한 일이지. 물론 중경이라는 곳 자체는 이 나라에서 중요한 도시이고, 내 아버님도 상당히 노력하신 덕에 안정되고 백성들의 삶도 나빠지진 않았지. 허나 이 거대한 중경 전체를 파악할 수 있진 못하시지. 그러니 이런 공간이 있을 수밖에 없는 거야. 아, 물론 아버님을 비하할 생각은 없어. 그 전설적인 요순시대에도 빈민은 있었다고 하잖아?”

  묻지도 않았고, 굳이 궁금치도 않은 내용을 박인하에게서 듣던 별은 자신이 진정 묻고 싶고, 또 궁금한 내용을 물었다.

  “도대체 여기서 누구를 만난다는 거예요?”

  이번에는 하인으로서 나중에 혼이 난다는 걱정이 아닌, 진짜 동생처럼 여기던 이 아가씨가 어떤 위험한 이들과 만나고 지냈는가에 대한 걱정이 담긴 말이었다. 이런 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박인하는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며 답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더욱 불안해진 별을 데리고 박인하가 도착한 곳은 바로 사람의 발길도 닿지 않는 허름한 오두막에 도착했다.

  당장이라도 무너져도 이상치 않은 오두막을 눈앞에 두고 불안해진 별과 달리 박인하는 태연히 손뼉을 쳤다. 그러자 그녀들을 감싸고 있던 희미한 푸른 연기가 사라졌다.

  “이거 아니면 여기로 올 수 없거든. 사람들에게서 모습을 숨기는 기능도 하지만 여기로 다가갈 수 있게 만드는 기능도 있지.”

  박인하가 힐끗 쳐다본 방향으로 본 별은 과연 이 장소가 뭔가 특이한 곳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인적이 한적한 골목이라고는 하지만 부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이곳으로 발걸음은커녕 눈길조차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일단 평범한 곳이 아님은 알려준 셈이고.”

  아직 불안함과 걱정이 가시지 않은 별을 두고 박인하는 문을 두드리고자 했다. 그러나 박인하의 손이 문을 두드리기도 전에 문을 벌컥 열렸다.

  “봐봐, 내가 인하가 온다고 했지.”

  열린 문을 통해 자그마한 체구의 소녀가 기뻐하며 박인하에게 안겼다. 갑자기 등장한 소녀가, 딱 봐도 꼬질꼬질하고 낮은 신분의 소녀가 자신이 모시는 아가씨에게, 그것도 왕실 종친에 해당하는 아가씨에게 안기는 장면에 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당황해하면서 제지라도 하려는 별을 역으로 제지하면서 박인하는 소녀를 다정히 안아주었다.

  “안녕, 매화. 잘 지냈어?”

  “응.”

  “나 참, 미안하군.”

  뒤이어 나타난 소년이 매화라는 소녀의 행동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말했다. 이 소년 역시 딱 봐도 매화라는 소녀와 같은 낮은 신분이 분명했다.

  “안녕, 바우. 잘 지냈어? 그보다 찾아 좀 오지 그랬어.”

  “안녕, 아가씨. 그보다 네가 성 밖으로 나간 걸 알고 있는데 뭐하러 찾아가라는 거야. 그것도 나 같이 천한 놈이 널 보러 왔다고 하면 너희 집에서 잘도 환영해주겠군.”

  도대체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이해치 못하는 별에게 박인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 들어가자, 언니.”

  어째야 하나 망설이는 별이었으나 별다른 생각이 나는 게 없기에 박인하를 따라서 오두막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는…….”

  “후후후, 신기하지?”

  “이중삼중으로 친 도술 덕분에 여기가 이런 곳임은 전혀 알지 못하기는 하죠.”

  “정확히는 여길 오려면 언니한테 보여준 그 부적의 힘이 없으면 불가능하고, 설령 그 힘없이 이 오두막을 발견해도 도술로 거의 무너지기 직전의 오두막으로 보여서 흥미를 잃게 만들거든. 마지막으로 여길 강제로 열고 들어가려고 하면 강력한 저주로 한동안 정신이 혼미해지게 만들어져 있지.”

  바우의 말에 친절하게 박인하가 보충설명을 해줬으나 별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 별은 자신이 보고 있는 믿기지 않는 광경에 멍할 뿐이었다.

  분명 바깥에서의 모습은 무너지기 직전의 모습을 한 오두막이었는데 내부는 딴판이었다. 딱 봐도 값이 상당하게 나갈 가구들이 사방에 즐비해 있을 뿐 아니라 정리도 잘 되어 있었다. 어느 귀한 집 자제의 방이라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다.

  “아무래도 갑작스런 광경을 너무 많이 보는 바람에 넋이 나간 모양이군요.”

  어느새 사람의 형체를 갖춘 오무의 말대로 머릿속이 혼란해져 있는 별의 눈에 방 한 구석에 무감정한 눈으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한 사람이 들어왔다. 역시 그 사람을 발견한 박인하는 매화가 안긴 상태로 손을 들어 가볍게 흔들며 인사했다.

  “안녕, 미리내.”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는 중성적인 외모는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한 번 끄덕일 뿐이었다.

  “여전하네.”

  “여전하지.”

  “정말 변함이 없네, 여기도.”

  “정말 변함이 없지, 여기는.”

  “저, 저기…….”

  담담한 바우라는 소년과 대화를 나누는 박인하에게 별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여기는 도대, 체 어디……, 그리고 이들은 누구……인 건가……, 아니 가요, 인하……아가…씨……?”

  “여기선 둘이 있을 때처럼 해도 돼, 언니. 실제로 내가 그렇게 대하고 있잖아?”

  평소처럼의 미소를 지으며 살며시 별의 뺨을 쓰다듬으며 박인하가 말했다.

  “여기는 비밀기지라고 할 수 있어.”

  “비…밀기, 지?”

  “그래. 비밀기지.”

  박인하는 자신에게 여전히 안겨있는 매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방 안 전체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 여기 있는 전부는 당연 내 벗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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