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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3.외화내빈(外華內貧) (4)
작성일 : 18-12-07 23:25     조회 : 71     추천 : 0     분량 : 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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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과연 무엇일까? 내가 직접 전장에 나가 적의 예봉을 꺾어버렸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군사적 자원인 염초와 유황을 다량 소비했지. 이 모든 건 무엇? 자, 무엇일까, 언니?”

  “딴 사람에게 말 돌리지 말라는 말을 해주도록 하지.”

  갑자기 자신에게 질문이 날아와 당황한 별을 대신해 미리내가 귀찮다는 듯 말했다. 번거로운 건 질색이라는 투로 자신을 바라보는 미리내에게 유비연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어깨만 한 번 으쓱할 뿐이었다.

  “다량의 염초와 유황 소비라……. 물론 전투라는 게 그것만으로 하는 건 아니나 그렇게 중요한 군수물자가 소모되었다는 걸 안다면 적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겁니다. 이것이 기회라고 생각할 공산이 큽니다.”

  갑작스레 신경준이 말을 꺼내자 전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물론 중앙정부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 그들로선 중요한 군수물자를 이렇게 허무하게 낭비했다는 사실에 유수를 비롯한 중경의 지휘부를 탓할 공산이 크죠. 그 사용이유가 적을 막기 위해서라는 건 가볍게 무시하면서 말이죠.”

  “허나 이건 어떤 이유에서든 위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쓴 것 아닌가? 아, 물론 우리 귀여운 아가씨가 괜시리 낭비한 거긴 하지만 말이야.”

  “게다가 아직 중경에는 다수의 병력이 있다. 심지어 법보를 사용하거나 도술을 쓸 줄 아는 사람도 있어. 게다가 만일을 위해 준비한 비밀무기도 있는 걸로 안다만?”

  한울과 미리내의 반론에 신경준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들에게 있어 그런 자세한 내막은 중요치 않습니다. 중요한 건 그들이 정한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느냐 하는 것뿐이죠. 그것이 적이든 아군이든 말이죠.”

  “덤으로 제 아버님은 분명 이 계림 왕실의 종친이시긴 하나 적이 나름 있으신 분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무리 큰 고을이라지만 왕도로부터 거리가 꽤 되는 중경의 유수로 오지 않았겠죠, 후후후. 아마 다량의 염초와 유황이 가벼이 소비된 일이 알려지면 개떼 같이 제 아버지에게 죄를 추궁하려 할 겁니다.”

  뭔가 씁쓸함이 담긴 그의 말에 박인하가 뒤이어 보충설명을 해주자 전원은 이해는 하지만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과연 인간이란 건 참으로 어리석다고 할 수 있군. 이토록 위기에도 자기들 밥그릇 싸움부터 하다니 말이야.”

  “그렇긴 하지. 속세의 일은 이래서 관심을 갖고 싶지 않단 말이야. 추잡하고 더러워.”

  “스스로 초월적인 존재임을 자랑하면서 잘난 척하지 마시지, 노친네 2인조.”

  혀를 차는 미리내와 한울에게 뫼머리가 한 소리 하고는 걱정스레 박인하를 보며 말했다.

  “참으로 걱정인 일이군. 유수께서 꽤나 골머리를 썩히겠어.”

  “네, 그렇답니다.”

  걱정과 함께 위로를 해주는 뫼머리였으나 정작 박인하는 여전히 미소를 유지하며 별로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별은 최근 지친 모습의 박경을 떠올리며 자신의 주인에 대한 걱정스런 마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한숨을 내쉬며 안색이 어두워진 별과 달리 별다른 표정 변화가 없는, 오히려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박인하를 보며 구주는 혀를 차며 비아냥 거렸다.

  “하, 제 아비가 고생하는 꼬라지를 듣고 보는 데도 웃고 있다니. 미친 거냐? 아님 정이 없는 거야. 이런 계집이 드나드는 데 못 본 척하고 어울리겠다고? 미친 거 아냐?”

  “자꾸 인하에게 그런 소리하지 말라고! 인하도 나름 괴롭지만 우릴 위해 웃고 있는 거라고.”

  “아니, 그건 너무 과한 해석이 아닌가 싶은데.”

  구주의 비아냥에 매화가 항변했으나 바우는 박인하를 쳐다보며 부정했다.

  “후후후, 어떠려나?”

  “그래서 어떤가요?”

  새난슬의 질문에 박인하는 잠시 망설이듯 입가에 손가락을 대며 허공을 응시하며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녀에게서 무슨 말이 나올지 궁금하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이 된 별이 안절부절 못하며 박인하를 바라보았다.

  “그게 그 준비라는 건가?”

  미리내가 꺼낸 말에 박인하는 고개를 끄덕인 뒤 말했다.

  “맞아. 다만 아직 너희에겐 말을 하지 못하지만 말이야.”

  “하! 벗이니 뭐니 하더니 결국은 얘길 할 수 없다는 거냐?”

  “본디 아무리 가까운 벗이라도 서로 밝힐 수 없는 비밀이란 게 있는 거야. 어찌 보면 그게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하나의 밑거름이 되지 않겠어?”

  구주의 빈정거림을 가볍게 넘긴 뒤 박인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 벌써 가게?”

  아쉬워하며 박인하의 옷자락을 꽉 잡는 매화를 보며 박인하는 미소와 함께 그녀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었다.

  “헷, 제 할 일만 마치고 가는 여자에게 뭘…….”

  “오늘은 소개뿐인가요?”

  “그렇지. 언니에게도, 그리고 여러 사람들에게도 말이야. 무대를 준비했다면 거기에 어울리는 배우도 준비해야지. 놀이판이 아무리 화려하고 깔끔히 준비되었다고 한들 거기에 뛰어놀 이들이 누군지 몰라서야 관객이 재밌게 즐길 수 있겠어?”

  구주의 말을 자르며 새난슬이 묻자 박인하는 마치 놀이판의 소리꾼처럼 과장되게 두 팔을 벌리며 말했다. 그 모습에 매화는 감탄하는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았다. 새난슬과 한울도 흥미진진한 표정을 짓었으나 바우와 구주는 오히려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뫼머리의 경우에는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미리내와 신경준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묵묵히 바라볼 뿐이었다.

  별은 박인하의 말과 태도, 그로 인한 이 분위기에 어찌 대처해야 하는지 머뭇거리고 있었다. 도대체 이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도 제대로 파악치 못해 혼란스러워 하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박인하는 밖으로 천천히 걸어 나가며 방 안 사람들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렇게 떠나려는 박인하에게 미리내가 말을 던졌다.

  “이봐, 아직 내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잖아. 오고 가는 거야 상관치 않겠지만 적어도 내 질문에는 답을 하도록 해. 그것 역시 인간관계 유지에 필요한 거 아니야? 아, 물론 거기에 내가 포함되는가는 별개겠지만 말이지.”

  미리내의 말에 박인하는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하다가 미소와 함께 돌아보며 말했다.

  “용의 승천을 위해서. 다만 이건 정식으로 등용문(登龍門)을 설치한다기보다는 올라갈 폭포를 마련하는 것뿐이야.”

  거기까지만 말하고 박인하는 그대로 별의 손을 잡고 이끌며 방 밖으로 나갔다.

  매화와 새난슬의 배웅만을 받으며 박인하와 별이 나가자 방 안에는 고요함이 찾아올 수 있었다. 구주가 그 고요함 속에서 혀를 차며 박인하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는 동안 새난슬이 슬며시 미리내를 보며 물었다.

  “어떠하신가요?”

  “무엇이……라고 하기에는 괜한 시간 낭비라 여겨지니 대답을 하도록 하지.”

  그 대답도 시간낭비가 아닌가 생각하는 새난슬의 질문에 미리내는 잠시 생각을 해본 뒤에 말을 꺼냈다.

  “쓸데없는 놀자판을 만들어서 성가시단 생각이 들지만 기대가 되지 않는 바는 아니군. 다만 그게 과연 옳다고 할 일인가는 좀 고민이 되는군. 아니, 옳다고 할 수 없는 일인가.”

  박인하가 한 용의 승천이란 말을 홀로 중얼거리며 미리내는 미소 아닌 미소를 지었다.

  “용인가…….”

  여전히 한껏 박인하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다가 매화와 말다툼을 시작한 구주를 말리는 새난슬, 그리고 이를 그냥 흥미로이 바라볼 뿐인 한울과 뫼머리, 바우, 그리고 이들의 소동과 상관없이 말없이 생각에 빠진 신경준을 보며 미리내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한편, 계속 혼란스러워 했던 별은 박인하에게 이끌려 밖으로 나온 뒤에야 간신히 머리 속을 정리할 수 있었다. 도저히 생각지도 못한 전개와 생각지도 못한 인물과의 만남으로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던 그녀가 간신히 한숨을 돌리자 박인하가 웃으며 돌아보았다.

  “언니도 참 걱정을 사서 하는 사람이야.”

  그 걱정거리를 친절하게 가져다주는 존재에게 별은 불평을 늘어놓지 못하는 대신 질문을 던졌다. 참고로 지금 박인하는 다른 이들을 대할 때의 그 여유로운 미소가 아닌 별과 단둘이 있을 때 짓는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도대체 저 사람들은 뭔가요?”

  “벗이야.”

  “아니, 그러니까 그들은 도대체…….”

  “벗.”

  “그러니까 아씨……아니, 인하야…….”

  “벗. 그 이상의 표현은 좀 어려울 거 같아, 언니.”

  단박에, 그리고 너무나도 짤막하게 나온 대답에 뭐라 항변하려는 별의 어깨에 누군가 뒤에서 손을 올리며 말리었다. 놀라서 누군지 쳐다보닌 다름아닌 오무였다.

  “그 이상의 대답은 이 아가씨에게서 나오기 어렵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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