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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3.외화내빈(外華內貧) (1)
작성일 : 18-12-01 20:54     조회 : 74     추천 : 0     분량 : 4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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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날을 맞이해 아침이 되자 별은 자리에서 일어나 어제와 마찬가지로 하루의 업무를 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바깥은 이제 해가 뜨는 시간이긴 하지만 하인들에겐 본격적인 하루가 시작하는 때다. 역시 이 집의 하인인 별도 일어나 옷을 입고 준비를 하면서 어제의 일을 떠올렸다.

  어제 갑자기 편지만 딸랑 남기고 호위랑 전쟁터까지 나갔다 온 이집의 아씨인 박인하가 돌아오더니 몸종인 자신을 데리고 방에서 같이 침대에 눕게 했었다. 이후 깜빡 잠이 든 그녀는 다행히 박인하를 제외한 이 집 사람들에게 박인하랑 같은 침대에 누웠다는 사실은 들키진 않았다. 대신 다른 일들도 많은 너무 노닥거린 게 아니냐는 집사의 꾸중 아닌 꾸중을 들었지만 그 역시 박인하의 성격을 아는지라 좋게 넘어갔다. 만일 이 집의 귀한 아씨와 같은 침대에 누웠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었든 크게 혼이 났을 것이다.

  그걸 생각하면 괜히 안도의 한숨이 나오는 별이었다.

  “왜 그래?”

  “별거 아니야.”

  어제 일을 떠올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 별에게 같은 방을 쓰는 달래가 물었다. 달래 역시 이 집의 하녀로, 별처럼 태어난 이래로 이 집에서 살아가면서 박경 일가를 모시고 있다.

  “아가씨 때문에 고생하는구나.”

  동정의 감정이 담긴 달래의 말에 별은 자세히 말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가씨 그런 거 어제오늘 일은 아니긴 하지. 덕분에 몸종인 너만 고생이네. 에휴휴, 아가씨께서도 네 고생을 알고 좀 얌전히 있어주면 안 되시나. 다른 집 아가씨들 이야기 들어보면 얌전히 있다 못해 존재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데.”

  투덜거리는 달래의 말에 대놓고 말은 안 하지만 동의하는 별이었다.

  정말 그 말대로 박인하의 행동은 다른 비슷한 입장의 여자아이들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나 왕실 종친으로 받들어지면서 온갖 보살핌과 특혜를 받으며 집안에서 귀하게 자라는 입장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특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집에서 주인을 모셔보지 않은 별로서도 박인하가 특이하단 건 모르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에 아가씨가 몰래 호위들과 나간 것 때문에 너 크게 혼났잖아. 몸종인 넌 도대체 뭘 하고 있었냐고 말이야. 나 참, 그게 왜 우리 잘못인지 모르겠다니까.”

  “어쩌겠냐. 그게 우리 운명이라는 건데.”

  서로 한숨을 내쉬며 신세한탄을 하고 있자니 얼른 나와서 일하지 않고 뭔 수다냐는 반디의 꾸지람이 밖에서 들려왔다. 반디 역시 이 집의 하녀로 올해로 40을 넘기면서 이 집을 충성스레 모셔온 여성이었다. 별과 달래는 황급히 준비를 마치고 나왔다.

  “해가 중천인데 뭘 그렇게 잡담들이나 나누고 있니?”

  ““죄송합니다.””

  “됐다. 그보다 별이 넌 얼른 아씨께 가봐라. 널 급히 찾더라.”

  불길한 감정이 앞서는 와중 달래는 별에게 안 됐다는 표정을 지었다.

  “달래, 넌 나랑 얼른 식사 준비나 돕고.”

  “예.”

  반디를 따라가는 달래가 힘내라는 말을 작게 전해주었다. 그 말에 웃어 보이긴 했지만 불길한 감정을 떨칠 수는 없었다. 아무리 오랫동안 친자매 같이 지내오며 모셔온 박인하이나 도대체 어떻게 행동을 벌일지 예측불허의 모습을 보여 왔다. 이에 따라 그녀를 모셔오는 별로선 걱정이 아니 생길 수 없었다.

  짤막한 인사를 올리며 문을 열고 들어온 그녀를 맞이하는 건 박인하의 재빠른 포옹이었다. 누가 볼까 겁이 난 별은 박인하가 안긴 채로 얼른 문을 닫았다.

  “가, 갑자기 왜 그러시, 옵니까, 아씨……, 아니…….”

  “언니, 둘이 있을 땐 편하게 하라니까?”

  이름으로 부르는 것보다 아씨라고 부르는 게 편하다고 말 못하는 별은 우물쭈물 거렸다.

  “하인의 입장에선 당연히 이름보다는 아씨라는 존칭이 더 편할지도 모르죠.”

  어느새 사람의 모습으로 변해있는 오무의 말을 무시하면서 박인하는 별을 뚫어지듯 쳐다보았다. 그 시선으로부터 도망칠 길이 없었던 별은 일단 방 주변에 사람이 없는지,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을지 걱정을 하면서 작은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이, 인, 하야…….”

  “흐음, 또박또박 제대로 듣고 싶었지만 오늘은 이 정도로.”

  그제서야 포옹을 푼 박인하는 천천히 방 안을 거닐며 말했다.

  “자, 오늘은 아주 귀중한 일이 있거든. 그 때문에 언니보고 오르고 한 거고 말이지.”

  그 귀중한 일이 무엇인가 궁금증보다 걱정만 가득해지는 별의 눈에 오무의 모습이 들어왔다. 가면을 쓰고 있는 그의 표정은 자세히 알 수 없으나 뭔가 그녀를 안됐다고 여기는 동정의 감정이 담겨 있음이 느껴졌다.

  “언니도 알다시피 난 어제 아버지께 크게 꾸중을 들었지. 아울러 바깥출입 금지명령도 받았고 말이야.”

  어제 저녁 간신히 지친 몸을 이끌고 귀가한 박경은 허락 없이 전쟁터까지 나갔다 온 박인하에게 한바탕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박인하가 크게 꾸중이라고는 말했지만 요즘 업무로 바빠서 그런지 전보단 그 강도가 약해 있었다. 대신 다시는 바깥으로 나갈 생각하지 말라는 말을 내리긴 했다. 무사해서 다행이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그렇지만 내겐 아직 일이 있지. 이 무대를 마련할 준비를 말이야.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오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해주기로 한 벗들에게 아직 아무 얘기도 하지 못했다 말이야. 그건 정말 큰 일이라 할 수 있는 일이지.”

  정말 별 자신에게 큰 일이라 할 수 있는 일이 벌어질 거란 게 사실로 다가옴에 따라 별의 얼굴은 점차 새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거지.”

  “그러므로 당신이 이 아가씨를 도와서 함께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거랍니다. 물론 당신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일임을 알 리 없지 않습니다만.”

  오무의 추가 설명(?)을 들으면서 별은 자신의 불길한 생각이 적중했음에 속으로 한탄했다. 왜 슬픈 예감이 틀리질 않는가 하고 울고 싶어하는 그녀에게 박인하는 다가가며 말했다.

  “허나 언니라면 도와줄 거지? 나와 함께 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어. 당연하지. 언.니.니.까. 안 그래?”

  사실상 강압적인 명령임을 모르진 않으나 이후에 벌어질 별 자신의 고생과 불행을 떠올리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그치?”

  어린 아이가 엄마에게 부탁하듯 어리광이 넘긴 어투와 표정으로 부탁해도 말이다.

  그렇다고 딱 잘라 거절하기 힘든 별이기에 아무 말을 꺼내지 않고 곤란하다는 표정만 지으며 박인하를 바라보았다. 별에게 살짝 안기며 어린 아이처럼 간절한 마음을 담아 부탁하는 박인하 역시 그 이상 얘기치 않고 별의 눈을 바라보기만 했다.

  서로 그렇게 말없이 바라보던 중 박인하가 먼저 한숨을 내쉬며 말을 꺼냈다.

  “과연, 언니는 이 집의 하인으로서의 일이 더 중요하다는 거지. 동생인 내 부탁보다도 말이야. 나래와 주랑도 오래 같이 정을 나눈 내 부탁을 거절하고 말이야. 어젯밤에 둘에게 살짝 부탁하니 딱 잘라 거절하더군. 아, 정말 다들 너무하다니까. 내 주위에는 왜 이렇게 사람이 없는 건지.”

  과장된 어조로 한탄하는 그녀를 보며 오무는 어깨를 한 번 들썩일 뿐이었다. 별 역시 별다른 말없이 그냥 제자리에 서서 박인하를 볼 뿐이었다.

  “그렇다면 역시 나 혼자 나가야 하나? 나 혼자 몰래 나가는 수밖에 없겠지. 암, 지금으로선 그게 최고일 거야. 그거 외엔 방도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후후후?”

  멋대로 외출하겠다는 그녀의 말에 놀란 별의 얼굴을 보며 박인하는 음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저, 저기……, 호, 혼나, 시, 실 거에요.”

  당황해서 말까지 더듬는 별이 보는 앞에서 박인하는 침대 옆에 있는 작은 서랍에서 가장 위 칸을 열었다. 그리곤 거기서 종이 한 장을 꺼내어 팔랑팔랑 흔들어보였다.

  “이게 뭘까?”

  당연히 뭔지 잘 알지 못하는 별이긴 하나 저것이 분명 평범한 종이가 아님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박인하의 뛰어난 재능, 특히 그녀가 부친인 박경 몰래 도술을 익혔다는 점 등을 미루어 봤을 때 짐작되는 물건이 있었다.

  “…부……적……?”

  “정답.”

  짤막한 박인하의 대답에 별은 불길한 자신의 예감이 적중했다는 사실에 절망하며 스스로의 입장에 대해 한탄했다.

  그리고 지금 박인하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잘 이해하는 스스로에게 원망의 감정이 커져갔다.

  “알다시피 난 내 재능을 발휘한다면 혼자 나갈 수 있어. 그리고 당연히 들키지 않고 말이지. 헌데 말이야, 만일 그럴 일은 없으나 내가 위험한 일에 처한다면? 그걸 알고도 말리지 않거나 아무도 따라가지 않아서 그런다면? 후후후, 설령 잡아떼도 정황상 언니는 위험치 않으려나?”

  이제 아주 협박을 한다며 허탈해진 별아게 박인하는 부적을 흔들어보이며 다가갔다.

  “언니? 가자?”

  답은 정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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