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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메즈- 꿈의 속삭임
작가 : 김트리
작품등록일 : 2018.11.7

"잘 자... 네 꿈 속의 그 사람이 누구일지는 모르겠지만, 불쌍한 그 사람을 난 동정한다."

......

"네가 내게 속삭여 준 그 꿈 내가 반드시 현실로 만들어줄게. "


< 기구한 운명으로 얽힌 한 소년과 한 소녀의 이야기 입니다. >

 
프롤로그 (3)
작성일 : 18-11-09 18:57     조회 : 62     추천 : 0     분량 : 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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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10분...

 

 

 20분...

 

 눈에 익은 풍경들이 점점 멀어져간다.

 

 헉...헉...헉...

 

 아리스의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있었다.

 

 '여긴 어디지? 어디까지 가려는 거야?'

 

 하지만 어째서인지 눈앞에 여유롭게 걸어가는 요정과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니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더 달려 우리 동네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외진 도로를 따라가니

 

 과거에 산이었을 것으로 보이는 작은 소나무 숲이 눈에 들어왔다.

 

 미지의 공간에 혼자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이 아리스를 덮쳐왔지만,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헉...헉...

 

 그렇게 얼마를 더 달렸을까 요정이 발걸음을 멈춰 섰다.

 

 소나무 숲에 들어오고 나서도 한참을 더 달린 뒤였다.

 

 

 

 

 "여기쯤이면 괜찮겠지?"

 

 주변을 잠시 살피던 요정이 천천히 뒤돌아섰다.

 

 17...18...?

 

 요정의 앳돼 보이는 얼굴이 아리스의 눈에 들어왔다.

 

 "반가워~ 아리스~ 내 이름은 슈~ 이렇게 만나는 건 피차 처음이지?

  내가 물론 슈퍼동안이지만 나이가 제법 있으니 언니~ 라고 불러줘"

 

 검은 생머리를 흩날리는 요정이 갑작스럽게 인사를 건네왔다.

 

 놀랍게도 눈앞의 요정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에...? 저기... 저도 반가워요."

 

 엉겁결에 인사를 건넨 아리스였다.

 

 "그런데 왜 날 따라온 거니? 혹시 스토커?"

 

 슈가 고개를 갸웃 거리며 아무것도 모른다는 순진한 표정을 지었다.

 

 "아..저기 그게 아니라, 언니 오늘 어떤 할아버지랑 같이 있었잖아요?

  그 할아버지한테 할 말이 있어요."

 

 아리스의 말을 들은 슈는 깜짝 놀랐다는 듯 크게 벌린 입을 한 손으로 가렸다.

 

 안 그래도 커다란 슈의 눈은 더 커져 있었다.

 

 "어머~ 첫눈에 반한 소녀? 연상이 취향인거야?

  연상도 좋은데 나이차이가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슈가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키득키득 웃었다.

 

 "아..아니 그런 게 아니라"

 

 "응? 아니야?"

 

 "아! 그럼 혹시 그 할아버지가 못된 짓이라도 했어? 그런 거라면 이 언니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이번에는 슈가 두 눈을 찡그렸다.

 

 "아니.. 그런 건 아닌데요.."

 

 "응? 이것도 아니야? 하긴 그 할아버지가 그런 짓을 할리가 없지. 그럼...."

 

 슈가 한 손으로 턱을 괴었다.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 모르겠네. 그 할아버지랑 왜 만나고 싶어?

  그 할아버지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이라고"

 

 슈가 머리를 긁더니, 어깨를 들썩였다.

 

 "도.. 동사무소에서 할아버지에 대해 알아봤어요.

  우리 동네에 그런 할아버지는 안 계신 댔어요.

  그래도 그 할아버지 살아계시잖아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니.... 그럴 리가 없어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언니가 가장 잘 알지 않아요?"

 

 아리스가 슈의 말에 항변했다.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다니.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설명이 아니었다.

 

 아리스의 항변을 들은 슈는 숲속에 난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옅은 바람에 풀들이 눕는 소리가 들려왔다.

 

 

 "음~ 너 말대로. 몸은 분명 살아있지.

  하지만 말이야. 자신이 살아왔다는 흔적이 아무것도 없다면, 그건 살아 있는 걸까?

  그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고, 그 누구의 마음속에도 남아있지 않다면...

  그건 존재 하는 걸까?"

 

 슈의 씁쓸한 표정에 바람이 스치었다.

 

 "네,,,,? 언니 그게 무슨 소리에요...?"

 

 아리스가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평범한 고등학생인 아리스에게는 너무 철학적인 질문이었던 모양이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새파랗게 어린 학생에게 이런 어려운 말을 던지다니

  미안~ 방금 그 말은 잊어버려. 별 의미 없는 언니의 푸념이었어."

 

 슈가 방금 전의 씁쓸한 표정을 감추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할아버지 만나고 싶댔지?"

 

 슈가 발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슈의 미소에는 여전히 어딘지 모를 씁쓸함이 묻어 있었다.

 

 "아아...네! 그 할아버지를 꼭 만나야 해요. 그 할아버지 지금 어디 있어요?"

 

 아리스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주변에 사람이 살만한 인가는 보이지 않았다.

 

 

 

 "자~ 그럼 여기서 이 언니의 질문, 이 언니는 혼자 왜 이곳에 있을까~요?"

 

 슈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아리스가 알고 있을 리가 만무했다.

 

 "여기 근처에 그 할아버지 집이 있어서 아닐까요...?"

 

 아리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가장 그럴듯한 추측이었다.

 

 혼자 사는 독거노인을 보조해주는 직업은 그리 희귀한 직업이 아니었다.

 

 요정이 하는 경우는.... 들어보지 못했지만.

 

 "음~ 땡~ 아쉽지만 아니네요."

 

 "그럼 언니네 집이 이 근처여서가 아닐까요?"

 

 "아쉽지만 그것도 땡! "

 

 "아이~ 언니 장난치지 말고 그 할아버지 어디 있는지 알려주세요.

  저 엄청 진지하단 말이에요~"

 

 아리스가 투덜거리자 슈가 히죽 웃음 지었다.

 

 귀엽게 땡깡 피우는 어린아이를 보는 부모님 같은 웃음이었다.

 

 "푸흡. 연상... 프로포즈..."

 

 슈가 또다시 입을 가리고는 키득키득 웃었다.

 

 "그런 거 아니거든요!!"

 

 아리스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금까지 남자친구도 사귀어 본 적 없는데,

 

 누군지도 모르는 할아버지에게 프로포즈 같은 거 할리가 없지 않은가.

 

 슈는 그 반응이 재미있는지 계속해서 키득키득 웃었다.

 

 "뭐~ 장난은 여기까지만 해둘까? 이미 해님도 모습을 감췄고..."

 

 슈의 말대로 이미 해는 지평선을 넘어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시간이었다.

 

 "정답은 그 할아버지랑 한 약속을 어기려고~ 입니다~"

 

 "약속이라니요?"

 

 "음~ 실은 말이지, 자기 숨이 다할 때까지 너한테 아무 말도 하지 말아 달랬거든"

 

 슈가 웃는 표정으로 얼굴을 긁적이며 말했다.

 

 "숨이 다한다니 그 말은..."

 

 "응...아마 오늘 자정을 넘기기 힘들 거 같아."

 

 슈는 여전이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왜인지모를 답답함과 슬픔이 아리스의 가슴을 옥죄여왔다.

 

 "아무 말도 하지 말랬다는 건.. 역시 그 분과 저 사이에 무언가 있는 건가요?

  그게 대체 뭐죠? 당신은 대체 무엇을 알고 있는 거죠?"

 

 아리스와 슈의 눈이 마주쳤다.

 

 슈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많이 옅어져 있었다.

 

 "음~ 나보다 너 자신에게 물어보는 건 어때?"

 

 "저 자신에게 물어보다니.. 대체 뭘 말이죠,,?"

 

 "어머? 너도 어렴풋하게 무언가 느끼고 있지 않아?"

 

 슈가 손을 꼭 움켜쥐어 가슴에 올려놓았다.

 

 

 "뭔가 기억 속에 퍼즐이 빠진 듯한... 가슴속에 가시가 박힌 듯한 그런 기분

  소중한 걸 잃어버렸는데, 잃어버린 게 뭔지 모르는 기분.... 그게 대체 뭔지 말이야."

 

 슈가 천천히 아리스를 향해 다가갔다.

 

 “언니가 그걸 어떻게.....”

 

 시린이에게 말고는 아무한테도 말 한적 없는 이야기였는데...

 

 아리스는 놀라움에 말문이 막혔다.

 

 슈는 아무 말 없이 아리스의 앞에 똑바로 서 있었다.

 

 

 "모르겠어요.. 도저히 생각이 안나요. 언니

  제 가슴은 아프다고 울부짖는데, 제 머리는 왜 아픈지를 모르겠대요.

 

 아리스가 꽉 움켜 쥔 두 손을 가슴 위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그 사람을 만나면 분명! 분명 무언가 기억이 날거에요. 그런 확신이 들어요."

 

 아리스가 슈의 두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과학적인 이유나 근거 따위는 어디에도 없었지만, 어째서인지 이 확신은 절대적이었다.

 

 

 "정말로 그 사람을 만나고 싶어?"

 

 아리스의 눈을 한동안 주시하던 슈가 다시 한번 물었다.

 

 "네! 그게 아니었다면 언니를 따라오지도 않았을 거예요."

 

 아리스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완전 남남이었던 이 요정을 따라온 건 그 할아버지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헤헷 다행이네. 실은 네가 따라오지 않으면 억지로라도 끌고 올 생각이었거든 ."

 

 슈의 웃는 표정 사이로 이유 모를 적대감이나 질투심 같은 게 느껴졌다.

 

 "좋아. 만나게 해줘야지. 그러려고 지금 여기 있는 거니까."

 

 슈의 긍정적인 대답에 아리스의 표정에 약간의 미소가 돌아왔다.

 

 "그 할아버지 지금 어디 있어요? 역시 이 근처에 사시는 거죠? 그렇죠?"

 

 "음~ 아니. 할아버지는 여기 없어."

 

 "에? 그럼 왜 여기로 온 거에요?"

 

 "그 할아버지를 만나기 전에 네가 꼭 봐줬으면 하는 게 있거든."

 

 마치 자신이 따라오리란 걸 알고 있었다는 요정의 말이었다.

 

 

 

 뚜벅······ 뚜벅······.

 

 어느새 아리스에게 바짝 다가온 슈가 손을 내밀었다.

 

 그 손에는 작은 크리스탈 수정이 들려있었다.

 

 "와~ 예뻐라~ 이 수정은 대체 뭐에요?"

 

 아리스가 눈이 커다래져서 수정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자세히 보니 수정은 요정의 손에 들려 있는 게 아니라, 손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온 세상의 마법이 사라지던 그 날 생겨난 수정...

  그리고 그 할아버지의 기억이 담긴 수정이야."

 

 슈가 조심스럽게 수정을 쓰다듬었다.

 

 "기억이 담긴 수정?? 수정에 기억이 담긴다니 어떻게 그런 게 가능하죠?

  마법은 또 뭐구요. 그런 게 세상에 있을 리가 없잖아요?"

 

 아리스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수정에 기억이 담겼다느니 마법이라느니 소설 속에서나 나오는 그런 일이 세상에 있을 리가 없었다.

 

 

 "어머. 이제 와서 그런 과학적인 항변을 할 줄이야.

  알지도 못하는 할아버지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는 여고생이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

  하는데?"

 

 슈의 말에 아리스는 입을 다물었다.

 

 자신이 그 할아버지에게 집착하는 것이나, 언제부턴가 느끼기 시작한 무언가 소중한걸. 잃어버린 기분

 

 이런 것들 또한 과학적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다.

 

 "후훗 뭐 좋아~ 이 언니의 말을 믿거나 말거나, 그건 너의 선택이야

  하지만 시간은 무한하지 않아. 이 수정에게 남은 시간도 무한하지 않지."

 

 "수정에게 시간이라니... 없어지기라도 한다는 거예요?"

 

 "후훗 그래. 그리고 그 시간은 아마도 오늘 자정까지..."

 

 입은 웃고 있었지만 슈의 눈에서는 슬픔이 느껴졌다.

 

 "자정... 아까 할아버지에게 남은 시간도 자정까지라고..."

 

 "그래. 그 사람이 죽으면 이 세상에서 영영 사라질 물건이야"

 

 슈의 손에 들려있던 수정에 아리스의 손이 천천히 다가갔다.

 

 손에 닿은 수정은, 상당히 차가웠다. 크리스탈 수정이라기보다는 얼음 수정에 가까웠다.

 

 아주 가느다란 떨림이 손끝을 타고 흘렀다.

 

 '사라진다고...? 그 할아버지의.... 기억이...?'

 

 아리스의 눈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 수정으로 뚝 떨어졌다.

 

 아리스의 손에 넘어간 수정은 밝고 푸르스름한 빛을 뿜었다.

 

 따스하면서도 슬픈 빛깔이었다.

 

 완전히 어둠이 내려앉은 소나무 숲이 수정 빛에 물들어 갔다.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어.

  이제 와서 보기 싫다고 해도 내가 억지로 밀어 넣을 거니까, 각오 단단히 해"

 

 수정을 감싼 아리스의 양 손을 슈가 꼭 감쌌다.

 

 "이 기억에 끝에서 마주하는 게 너에게 있어 잊고 싶은 끔찍한 진실일수도

  잊고 싶지 않은 아름다운 추억일수도 있어,

  어느 쪽이든 넌 이 기억을 볼 자격이 그리고 의무가 있어.

  자! 지금부터 눈앞에 펼쳐질 이야기를 눈에 잘 새겨 넣어. 그리고 "

 

 "그리고......그리...고.."

 

 밝은 표정으로 장난을 걸어오던 슈의 눈에서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울먹거리는 목소리가 점점 더 파르르 떨려왔다.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듯 투명하고 맑은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그의... 메즈의 이야기를...."

 

 눈물을 머금은 두 사람을 수정의 빛이 가득 감싸 안았다.

 

 그 슬픈 빛 속으로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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