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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운명의 외로운 레이디
작가 : 네번째별
작품등록일 : 2018.11.1

17살의 소녀 아리아, 아리아는 제 부모도 모른 채 어느 저택에서 자라왔다. 그곳에 있는 시녀들조차 그녀를 반갑지 여기 않았고 누구도 믿지 못한 채 살아왔다.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는 '운명'이었지만 그 '운명'은 아리아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16화.
작성일 : 18-11-25 22:59     조회 : 23     추천 : 0     분량 : 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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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케이와 네리알은 아리아와 레오나르를 황제가 있는 방으로 안내했다. 두 사람이 그들을 안내한 방은 저번에 알현했던 방과 같은 방이었다. 간단히 노크를 하고 아리아와 레오나르는 방으로 들어갔다. 동시에 시녀가 들어와 세 사람 몫의 차를 테이블에 세팅하고는 바로 물러났다.

 

  “황제 폐하를 뵙….”

 

  아리아가 치맛자락을 들며 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황제가 손을 들어 그런 아리아를 저지했다. 그리고 소파를 가리켰다. 아리아와 레오나르는 소파에 앉아 황제를 응시했다.

 

  “앞으로도 인사치례는 되었다. 나는 대공과 친해지고 싶으니 그런 예의적인 인사는 하지 않아도 되네.”

 

  “알겠습니다.”

 

  그녀는 딱히 거절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찻잔을 들어 따뜻한 차를 호록 마셨다.

 

  “주방장이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고 하니 조금만 기다려주겠나?”

 

  “물론입니다.”

 

  아리아의 대답과 내려놓는 찻잔의 소리를 마지막으로 다시 정적의 시간이 다가왔다. 아리아의 옆에 앉은 레오나르는 단지 이 정적을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다.

 

  “…대공은.”

 

  그때, 황제가 먼저 이 정적을 깨었다.

 

  “가족이 없다고 들었네.”

 

  그는 주제가 주제인 만큼 조심히 물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의 배려가 무색할 만큼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가족이 나타나면 어떨 것 같나?”

 

  “그 질문에는 확실한 답변을 해드릴 수 있겠군요.”

 

  아리아는 고개를 들어 황제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그녀의 보석 같은 눈동자에 황제가 비추었다.

 

  “………?”

 

  “얼마 전에 제 오빠라는 사람이 저를 찾아왔었죠.”

 

  그녀의 오빠, 아멜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다시 고개를 내려 찻잔을 응시했다.

 

  “솔직히 저는 내심 궁금했습니다. 만약 제 피붙이가 저를 찾아온다면 저는 과연 무슨 감정을 느낄까, 하고 말이죠. 흥분, 설렘, 분노, 원망.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의외로 아무 느낌이 들지 않았죠. 다만, 나중에 또 오겠다는 말에 불쾌감만 느꼈을 뿐.”

 

  붉은 색 차에 그녀가 비추었다. 그녀는 언제나 그랬듯 무표정이었다.

 

  “…왜인지 물어봐도 되겠나?”

 

  “더 이상 제게는 의미가 없는, 필요 없는 존재가 온다면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니죠. 솔직히 그 이상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단언하고 확신드릴 수 있는 말은 제게 가족 따위는 상관 밖이라는 것 밖에 없겠군요.”

 

  그는 다시 황제를 응시했다. 황제도 아리아를 응시했다. 그는 계속 아리아의 눈동자를 보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정말 신기하리만큼 감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

 

  “…그렇군. 잘 알겠어. 그대 앞에서 쓸데없이 말을 놀렸군.”

 

  “아닙니다. 충분히 궁금해 하셨을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리아의 말투에는 ‘예의’가 뚝뚝 묻어나왔다. 감정이라고는 단 조금도 들어가지 않은 딱 예의, 그 자체였다. 물론 황제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음식이 나오고 점심을 먹는 동안에도 아무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 때문에 식기가 조금씩 부딪치는 소리만 들려왔고, 그 정적만큼 레오나르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리쉬었다.

 

  “대공.”

 

  “네, 황제 폐하.”

 

  황제의 부름에 아리아는 움직이던 식기를 멈추고 황제를 응시했다.

 

  “그대만 괜찮다면 점심을 든 후 후원을 같이 산책하지 않겠어?”

 

  “…알겠습니다.”

 

  결국 아리아는 계속 황궁에 있어야 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다른 누구도 아닌 황제가 이리 허락을 구하는데.

  점심을 먹고 두 사람은 후원으로 향했다. 레오나르는 실내에서 기다린다고 하여 후원까지 따라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를 데리고 왔던 기사 두 명이 뒤에 따라 붙었다.

 

  이제 겨울인지라 후원은 좀(상당히) 추웠다. 하지만 황제는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아리아는 이미 밖에 나온 시점으로부터 보온 마법을 걸었기에 전혀 춥지가 않았다. 아리아는 황제를 살짝 보았다. 황제가 춥지 않을까 살짝 생각을 해 보았지만 그는 지나치게 멀쩡해 보였다.

 

  ‘……….’

 

  아리아는 책에서 본 내용을 떠올렸다.

 

  황제는 제국의 기둥이니 절대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고, 때로는 고통도 보여서는 안 되며 약점은 더 더욱 들어내면 안 된다고 설명이 되어 있었다. 왜냐면 황제가 곧 제국이고, 제국이 곧 황제라는 말이 있는 만큼 황제가 흔들리면 제국 전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결국 아리아는 아무 말 없이 황제에게 마법을 걸었다. 덤으로 뒤에 따라오고 있는 기사들까지 말이다. 순간 따뜻해짐을 느낀 황제는 살짝 놀라며 아리아를 바라보았다. 아리아는 그의 시선을 느꼈지만 굳이 그를 보지는 않았다. 단지, 짧게 말을 이었을 뿐이다.

 

  “황제께서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 아닙니까.”

 

  “고, 고맙네.”

 

  황제는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왜, 하필. 이 겨울날에, 그것도 후원에서 산책을 하자고 했을까. 차라리 후원 말고 차라리 온실 화원으로 산책가자고 할 것을. 그때는 너무 분위기가 어색하고 어수선해서 무슨 말이라도 꺼내고 싶었다. 그러다가 산책이 생각났고 그냥 아무거나 내뱉어 버렸다.

 

  그런데 이곳이라니.

 

  겨울이라 필 꽃도, 볼 나무도 없는 이 휑한 후원에서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아, 혹시 대공은 눈을 좋아하는가?”

 

  이 어색함을 없애고자 아무 말이나 내뱉었지만, 황제는 다시 후회를 했다. 질문을 해도 이런 질문을 하는 건지.

 

  “최근에는….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황제의 눈이 커졌다.

 

  방금 그녀의 발언. 그녀가 한 말은 예의적인 말이 아닌 그녀의 진심이 담긴 말이었다. 아주 조금이었지만 그녀의 진심에 황제는 충분히 기뻤다.

 

  “다행이군, 대공.”

 

  “그런가요.”

 

  조금은 누그러진 분위기로 느긋하게 산책을 하고 있을 쯤에 한 기사가 허겁지겁 달려왔다. 아리아와 황제에게 간단히 인사를 하고 황제에게 작게 속삭였다.

 

  “후작이 왔습니다.”

 

  “후작이? 하, 그래. 대공.”

 

  “네, 황제 폐하.”

 

  “미안하네. 뜻밖의 손님이 올 줄은 몰랐어. 이만 돌아가도 되네. 그대의 시간을 내게 할애해 주어 고맙군. 그리고… 다음에 또 불러도 되겠나? 슬슬 나이가 드니 황후 말고도 멋이 필요할 때가 있어서 말이야.”

 

  나이가 들었다고 하기엔 그의 외모는 아직 출중하였다. 아리아 못지않게 빛나는 얼굴이었으니까.

 

  “…물론입니다.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아리아는 꾸벅 인사하고는 황제를 등지고 실내로 다시 들어갔다. 그리고 실내에서 기다리고 있던 레오나르와 만나 같이 저택으로 돌아갔다.

 

  황제는 돌아가는 아리아의 뒷모습을 보고는 기사들과 함께 후작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가 후작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불쾌감이 물씬 묻어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응접실로 들어간 순간 그런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후작은 소파에서 일어나 황제에게 인사를 표했다.

 

  “지엄하신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그래, 후작. 오늘은 무슨 일인가, 내가 부르지 않았는데 오다니. 게다가 나는 그대의 알현을 승인한 적도 없고 말이야.”

 

  황제는 소파에 털썩 앉아 다리를 꼬았다.

 

  “죄송합니다. 요즘 황제 폐하를 너무 보지 못한 듯하여….”

 

  그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

 

  “…후작은 나를 참 좋아하나봐?”

 

  그는 삐딱하게 얼굴을 기울이고는 후작을 바라보았다.

 

  “일일이 내 안부까지 챙기는 것을 보면 말이야.”

 

  “지엄하신 황제 폐하이신데, 제가 어찌 좋아하지 않고 베길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기엔….”

 

  황제는 피식 웃었다. 정확히는 그를 조롱하는 웃음이었다.

 

  “오늘 아침 드레싱은 아주 잘 봤네.”

 

  “그게 무슨 말씀이시온지…?”

 

  후작은 싱긋 웃으며 물었다. 황제는 개의치 않고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아직 나를 죽일 만한 것은 못 찾았나 봐? 이런 조졸한 수법을 쓰고 말일세.”

 

  “하하, 제가 아둔하여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그럼 계속 아둔하게 살아가게.”

 

  후작은 털털하게 웃었다. 그의 대화는 정말이지 늘 재미있었고, 늘 한결 같이 재수가 없었다.

 

  “후작.”

 

  “네, 황제 폐하.”

 

  “내가 그 아이를 떠나보낸 지 벌써 몇 십 년이 지났네.”

 

  후작의 웃음이 서서히 사라져 갔다.

 

  “……그 일은 유감입니다만, 폐하. 어쩔 수 없는 노릇이 아니었습니까. 그날 주술사가 그 분은 제국에 크나큰 재앙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전하지 않았습니까. 안타깝지만 그 분이 돌아가셨기에 제국이 이렇게 번창하지 않았나, 조심스레 생각하고 그 분께 애도를 표합니다, 폐하.”

 

  “그때 후작은 참으로 많이 발끈했지. 솔직히 지금 생각해 보면 그대가 이렇게나 제국을 사랑하는지 몰랐네.”

 

  “당연하지요. 제가 태어나고 자란 땅이며, 폐하께서 관리하고 계신 땅이신데.”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군.”

 

  대화만 떼어서 보면 훈훈했지만 앞 대화가 그러했듯이 분위기는 칼 같이 날카롭고 무거웠다.

 

  “주술사의 말을 따르지 않고… 만약 그 아이가 살아 있다면.”

 

  “지금쯤 제국은 파멸을 맞이했을지도 모르겠군요. 과거의 황제 폐하의 판단은 지금 생각해도 현명하고 옳으신 판단이셨습니다. 그리고 저도 한 자식의 아비로써 그때의 상황은 가슴 깊이 묻어야겠지요.”

 

  입 발린 후작의 말에 황제는 허, 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 말해주니 참 고맙군.”

 

  하지만 그의 말투는 전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네까짓 게?’하며 비꼬는 말투였다. 그의 비꼼에 후작은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았다. 황제와 그의 이런 말은 거의 일상적인 대화와 같았으니까 말이다.

 

  “아닙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봐겠군요, 황제 폐하와 즐거운 대화도 나누었고 하니.”

 

  “그래, 후작. 잘 가세.”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그때까지 부디 강녕하시길 바랍니다.”

 

  후작은 의자에서 일어나 허리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하였다.

 

  “물론, 그럴 생각일세, 후작.”

 

  그의 인사말에 후작은 마지막으로 고개로 살짝 인사하고는 방을 나갔다. 후작이 방을 나가고 문이 닫히는 순간과 동시에 방에는 고요함과 냉기가 흘렀다. 황제는 자세를 고쳐 편히 앉았다. 단지 꼬던 다리를 풀고 팔에 힘을 뺀 것뿐이지만 말이다.

 

  황제는 손을 뻗어 미지근해진 차를 호록 마셨다. 컵을 내려놓자 잔이 살짝 붙이는 소리가 들렸다.

 

  “미하일.”

 

  그는 나지막하게 입을 열어 누군가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그러자 방구석에는 갑자기 어떤 기사가 모습을 보이더니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하였다. 황제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단지, 매우 엄하며 황제로써의 강단 있는 표정이 있을 뿐이었다.

 

  “카엘에게 가서 16년 전 그날, 주술사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 오라고 해라. 그 주술사가 살고 있는 곳부터 시작해서, 옷은 뭘 자주 입고,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까지 알 정도로 세밀하게 알아오라고 해라.”

 

  “알겠습니다, 주군.”

 

  처음에 등장했던 것과 같이 미하일은 그의 명을 받자마자 귀신처럼 사라졌다. 황제는 미하일이 사라진 것을 보고 소파에 등을 푸욱 기대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창문을 바라보았다. 날씨가, 너무나도 좋았다. 밖은 춥겠지만 안에서 보는 밖은 너무나도 좋아보였다.

 

  그날과는 달리 말이다.

 

  그날은, 오늘과 반대로 비가 왔던 날이었으니까 말이다.

 

 
작가의 말
 

 요즘에 전공 일이나 시험 공부 때문에 이런 저런 짬이 나질 않았네요....ㅠㅠ 흑흑. 너무 늦게 올려서 너무나도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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