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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in「原罪(원죄)」
작가 : 상처
작품등록일 : 2018.6.20

십대들의 혼수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연찮게 꾸게되는 꿈.
이 꿈속에서 탈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발버둥을 치는 주인공 '고은아'
그 과정이 펼쳐지는 이야기.
과연 은아는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Chapter 1. Dream #16
작성일 : 18-06-21 23:27     조회 : 31     추천 : 0     분량 :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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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내 한 몸 추스르기도 벅찬 마당이기에 그다지 크게 아름이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 눈앞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 일단은 집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 아름이가 말했던 에너지 드링크를 찾았다. 종류도 다양했지만, 무엇을 살지 몰라 아르바이트생에게 잘 팔리는 것을 추천을 받은 뒤에야 계산을 마치고 나왔다.

 

 잠시 뒤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책상에 앉으니 서서히 졸음이 밀려오자, 아까 샀던 에너지 드링크를 그제야 들이켰다. 그러고는 가만히 앉아있자니 효과는 모르겠지만 커피를 마실 때처럼 정신이 또렷한 게 자연스레 밀려오던 졸음이 서서히 사라졌음을 느꼈다.

 무언가 쉽게 성공한 것 같아 허무함을 느끼자 배고프다는 느낌에 주방으로 가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나왔다. 배를 채우고 나오자 방으로 올라가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거실에 있는 소파에 누운 채 TV를 켰다.

 

 재미있는 드라마나 영화가 있나 싶어 찾아봤지만,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딱히 눈에 띄는 게 없었다. 고작 꿈 때문에 밤을 새우는 마당에 볼거리까지 없으니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는 수 없이 축 늘어진 채로 아름이에게 말했던 대로 공부하기 위해 방으로 올라갔다.

 책상에 앉아 책을 펼쳤다. 오늘 어디까지 배웠는지 되짚어갔지만,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인지 이상하게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신도 산만해진 게 도무지 집중하질 못하겠다. 연필을 입에 문채 어떻게 할까 하다 문득 아름이가 생각났다.

 

 ‘설마 아까 말한 대로 진짜 밤새는 건 아니겠지?’

 

 현재 시간 「PM 22시 11분」, 많이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름이한테 문자를 보냈다.

 

 “아름아 자?”

 

 문자를 보내고 나니 이상하게 긴장됐다. 설마 자는 것을 방해한 건 아닌가 했다. 하지만 그런 걱정과는 달리 핸드폰에서는 문자가 도착했다는 알림이 울렸다.

 

 “아니, 너 밤새 공부한다고 하기에 이제 막 씻고 나왔어. 어때? 공부는 잘되가?”

 

 살짝 감동했다. 하지만 내가 공부가 안돼서 손놓고 있는 마당에 굳이 아름이가 밤을 새울 필요는 없었다.

 

 “아니. 이상하게 집중이 안 돼서 손놓고 이러는 거야. 굳이 같이 밤새우지 않아도 될 거 같아”

 

 이러면 어느 정도 귀찮아함을 알고 수긍할 것 같았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른 문자가 도착했다.

 

 “은아, 너 혹시 무슨 고민 있는데 숨기고 있는 건 아니지?”

 

 나를 꿰뚫어본다는 식의 답장에 심장이 빠른 속도로 뛰었다. 혹시 뭔가를 알고 있는 건가 했지만, 단정 지을 순 없다. 이게 말한다고 곧이곧대로 믿어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었다.

 

 “아냐. 그랬다면 너에게 먼저 말해줄게”

 

 하지만 둘러댄 게 먹힌 건지, 아니면 숨기는 걸 들킨 건지 문자를 보냈음에도 시간이 지나도 답장이 오질 않았다. 내가 무언가 잘못 말한 건가 싶을 때쯤, 답장이 왔다.

 

 “알았어. 밤샌다고 무리하지 말고. 먼저 잘게, 내일 봐”

 

 다행이다. 속으로 그렇게 외쳤지만 얼마 가지 못한 채 다른 문제가 찾아왔다.

 

 ‘오늘 밤을 어떻게 보내지..?’

 

 무엇을 할지 고민했지만, 답이 좀처럼 나오질 않았다. 하다못해 엄마라도 기다릴까 싶어 휴대폰을 만지자 엄마에게서 문자가 왔다.

 

 “딸, 엄마 오늘은 일이 많아 집에 못 들어갈 것 같아. 엄마 없다고 아침 거르지 말고 꼭 챙겨 먹고 가. 차려주지 못해서 미안해. 잘 자고 사랑한다.”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 놀라워서 아무 말도 못할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새삼 이쯤 되면 모든 게 나를 위해 계획된 게 아닐까란 의심이 들었다. 너무나도 절묘한 타이밍으로 인해 계획이 계속 어긋났다. 일단은 엄마에게 괜찮다고,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문자를 보낸 뒤 침대에 엎어졌다. 비록 잠은 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마땅히 할 것도 없었다. 답답함에 결국 이불에 얼굴을 파묻은 채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도대체 뭘 어쩌란 거야!’

 

 꿈 때문에 이러고 있는 것도 서러운데, 되는 일 조차 없다. 내일 수업을 들으려면 자 둬야 하는데, 그러면 또 꿈 때문에 시달릴 테고, 안자면 내일 수업 때 퍼질러잘게 분명했다. 결국 이러나저러나 자야 한다는 결론이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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