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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연:[시간속의 연인]
작가 : 한이현
작품등록일 : 2017.11.21

꿈속에서 지켜보던 여인의 삶. 그녀의 비참한 끝을 본 그날.
그녀가 찾아와 손을 내민다.

비틀린 운명을 제자리에 돌려놓기위해 제안을 받아 드린여자 수빈.
달라진 여인의 눈빛을 본 그날, 바뀌기 시작한 남자 선.

+ 천천히 진행됩니다.

 
그의 눈물
작성일 : 17-11-23 02:57     조회 : 31     추천 : 0     분량 : 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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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그게 벌써 열흘 전 일이었다.

 

 “미쳤지. 내가 미쳤어!!”

 

 “네, 확실히 마마가 미치신 것이 틀림없으세요.”

 

 [휙] 고개를 돌리니 옆에서 서책을 정리하는 서나인이 움찔거리는 것이 보였다.

 

 “서나인, 한가한가 봐?

 

 “그럴 리가요? 지금도 마마의 서책을 정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 난리를 피우고 쓰러져서 깨어난 것은 일주일 만이었다. 그리고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끙끙거린 것이, 이 사흘 동안이었다. 소현에게 그리 잘하겠다고 잘 해내겠다고 다짐해놓고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한 것이라고는 그 세자라는 인간의 뺨을 내리치고 난동을 부린 것이었다.

 

 그때 자신이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신의 사자라는 그 인간의, 아니 신의 말에 따르면 오류 같은 것이라고 했다. 갑작스러운 영혼의 변화에 따른 오류. 결국, 일주일 동안 천천히 그녀의 기억을 받아들이고 몸과 영혼의 동화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깨어날 수 있었다.

 

 “후-”

 

 “마마 땅 꺼지겠어요. 이미 일어난 일 어쩌겠어요. 그냥 마음 편히 가지세요.”

 

 “서나인, 그대 같으면 마음이 편하겠나?”

 

 “뭐 저같으면 혀를 깨물고 콱 죽어 버리고 싶겠지만 저야 마마가 아니니까요.”

 

 “서나인 그대 지금 나를 놀리려고 그리 말하는 것이지!”

 

 “어머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어찌 마마를~~.”

 

 그녀는 분명 놀리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마마 한 상궁입니다.”

 

 “들게.”

 

 조용히 문이 열리고 중년의 여인이 들어와 조심히 고개를 숙였다.

 

 “역시 한 상궁은 궁인의 표본일세. 누구와는 다르게 말이지.”

 

 “예? 그것이 무슨 말씀이신지?”

 

 구시렁거리며 서나인이 한 상궁의 옆에 서자 그제야 무슨 소리인지 알아차린 그녀가 짧게 혀를 찼다.

 

 “서나인. 또 마마의 심기를 어지럽힌 것인가?”

 

 “아닙니다. 마마님.”

 

 두 사람이 조심히 자리에 앉자 소현이 궁금한 것을 물었다.

 

 “그래 궁내 상황은 어떻던가?”

 

 “그것이…….”

 

 “괜찮네. 그냥 사실대로 이야기해주게.”

 

 [후-]

 

 한숨을 내쉰 그녀가 대략적인 궁의 상황을 이야기해주었다.

 

 휘의 죽음은 사고사로 처리되었고, 어린 원손이기에 장례는 소박하고 짧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어떻게 세어나간 것인지 세자와 세자빈의 설전이 궁 전체에 파다하게 퍼졌다.

 

  그 일로 대신들이 한바탕 난리를 피웠다는데 세자가 직접 나서 사건을 무마시켰다. 세자빈과의 말다툼 중에 화가 난 세자가 그녀의 뺨을 내리친 것이 어찌 그리 와전된 것인지 모르겠다며, 부부 사이의 사적인 내용이 편전에서 다뤄질 정도로 중한 일이었냐며 그대들은 그리 할 일이 없나보다고 힘껏 비웃어 주기도 했다. 는 이야기였다.

 

 “그래? 그렇구나. 알겠네. 얘기를 들어보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어 보이는군.”

 

 “문제 될 것이 없다니요. 이 일로 마마의 입지가 더욱 좁아 질 것입니다. 그리고 세자전하와의 사이도요!”

 

 걱정 가득한 민희의 말에 소현은 괜찮다며 웃어 보였다.

 

 “이보다 더 좁아질 것이 뭐가 있다고, 멀어질 것이 뭐가 남았다고 그리 흥분하고 그러는 게냐.”

 

 “지금까진 원손 마마가 계셔서 그나마 나았지만, 이젠.......”

 

 “서나인!”

 

 한 상궁의 싸늘한 음색에 그제야 아차 싶은 서나인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괜찮네, 한 상궁. 그게 사실인 것을 어찌하겠나. 괜찮다, 민희야. 내 생각할 것이 있으니 두 사람은 그만들 나가 보는 것이 좋을 듯하군.”

 

 “마마…….”

 

 진짜 생각한 것이 있었던 수빈은 두 사람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뒤로하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두 사람이 방을 나서자 안석에 몸을 기대어 자세를 편하게 한 그녀가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깊은 밤, 답답한 마음에 처소를 나선 수빈은 하늘의 별을 동무삼아 산보를 나섰다. 생각을 정리하면 할수록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 것인가란 생각이 머릿속을 잠식해갔다.

 

 제안을 받아 들일당시에는 당연히 그래야만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해보니 그저 세상이 어찌되던 소멸의 길을 택했어도 딱히 손해 보는 것은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망하는것과 자신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이미 소멸해서 모를텐데. 소멸이란 생각을 하자 이상한 정보들이 머릿속에 흘러 들어왔다.

 

 ‘아! 젠장 소멸도 안 되는 거였군. 이런 것은 미리 미리 알려주라고 망할 신아!’

 

 머릿속이 뻐근해 졌다. 왠지 신의 농간에 걸려 든 것이란 생각도 들었고, 소현의 삶에 너무 깊이 동화되어 그런 것이 아닐까? 란 생각도 들었는데 그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스스로의 방어 기제가 깔려 있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제안을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한참을 겄던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는 이미 처소에서 한참 벗어난 곳이었다. 캄캄한 어둠이 모든 것을 집어 삼킨 듯한 모습에 [꿀꺽] 침을 삼켰다.

 

 그녀가 서있는 곳은 한정당으로 가는 길목이었다. 소현의 아들, 휘가 좋아하던 장소. 처소로 돌아가려던 그녀의 발걸음이 복잡한 마음마냥 무거워졌다. 결국 그녀의 발길은 한정당으로 향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어둠속에서 무엇인가가 웅크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었다.

 

 감짝 놀란 수빈이 몸을 돌리려하는데 억눌린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랬을까? 신음소리에 멈춰선 수빈은 제빨리 한쪽 수풀속으로 몸을 숨겼다. 어처구니없는 제 행동을 알아차린 수빈은 작게 한숨을 삼켰다.

 

 ‘아- 이게 뭐하는 짓이야!’

 

 들어올 때에는 괜찮았지만 이곳에서 벗어나려면 들킬 것은 분명해보였다. 지금 나가는 것은 위험부담이 컸다. 하는 수없이 담 쪽으로 더욱 몸을 붙이는 것을 결정한 그녀가 우거진 나무와 수풀사이로 몸을 구겨 넣었다. 하지만 안도하는 그녀의 마음과는 다르게 그와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져있었다. 제 딴에는 숨는다고 하는 것이 그와의 거리를 좁힌 모양이었다.

 

 ‘이런.’

 

 또 한번 숨을 들이 쉬는데 이번엔 말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휘야.”

 

 ‘휘?’

 

 의문에 고개를 갸웃거릴 때였다. 구름속으로 숨어들었던 달이 고개를 내밀고, 어둠을 희석시키자 그의 모습이 정확하게 보였다.

 

 ‘세자?’

 

 그곳엔 뜻하지 않은 인물이 주저 앉아있었다. 옆모습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세자였다.

 

 ‘저자가 왜 이곳에?’

 

 뜻하지 않은 곳에서 뜻밖의 인물을 만난 수빈은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기기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때 의문의 소리가 들려왔다. 수빈의 고개가 저절로 돌아간다.

 

 ‘설마.’

 

 무엇인가를 참으려는 듯 꽉 다문 그의 입술과 붉게 충혈 된 눈이 보였다. 절대 소리내지 안겠다는 듯이 입술을 짓이기는 모양세가 내일이면 퉁퉁 부어오를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꽉 다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억눌린 울음소리는 수빈이 들을수 있을 정도로 흘러나왔다. 귓속을 어지럽히는 그의 울음소리가 애처롭기까지 했다.

 

 ‘뭐지?’

 

 소현의 기억에도 수빈의 기억에도 없는 모습이었다. 무엇이 저 냉정한 사내의 감정을 뒤흔든 것일까? 아까 휘의 이름을 들은 것 같았는데? 휘때문인가? 설마? 왜? 이런 저런 생각들이 순서 없이 쏟아져 나왔다

 

 [퍼석]

 

 생각에 빠져있던 수빈이 실수로 발을 헛딛고 말았다. 생각보다 소리가 컸던 것 인지 그도 들은 모양이었다.

 

 “누구냐?!”

 

 재빨리 얼굴을 수습한 세자가 뒤로 돌아섰다. 수빈은 그의 시야에 들지 않기 위해 최대한 몸을 낮추며 담벼락으로 붙었다.

 

 어둠속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찬혁입니다.”

 

  우익위 이찬혁이 세자의 곁으로 다가섰다.

 

 “또 이곳에 오셨습니까?”

 

 “…….”

 

 ‘또?’

 

 “이만 처소로 드시지요.”

 

 “오늘이 마지막이야. 마지막으로 온 것이다.”

 

 “지난번에도 마지막이라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이제 그만 추스르셔야 할 때입니다.”

 

 “나도 알고 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번 더 사죄를 하고 싶었다. 이제 다시 찾지 않을 생각으로 찾아 온 것이니, 그쯤하거라.”

 

 그의 말을 끝으로 두 사람 사이에선 아무런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한동안 그렇게 서있던 세자가 찬혁을 부른다.

 

 “그 아이가 나를 용서해 줄 것 같은가?”

 

 그 아이가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았다.

 

 “저하의 아드님이 아닙니까? 이미 용서하셨을 것입니다.”

 

 “아니, 아닐 것이란 사실은 너도 알고 나도 알고지 않은가? 어찌 나를, 이 못난 아비를 용서한단 말인가?”

 

 고개를 내젖는 그의 어깨가 무거워 보였다.

 

 “이 정원을 좋아하던, 제일 좋아 한다던 아이였는데. 착하고 바른 아이였는데. 그렇게 밝게 웃던 아이가, 그리 가버렸는데 내가 한것이라고는 서둘러 일을 덮는 것이었어. 내 자리를 지키기위해. 세자라는 허울뿐인 자리를 지키려고! 그러니 그 아이가 나를 용서할일을 없을 것이야.”

 

 “저하…….”

 

 “구를 차며 웃던 휘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아, 약과를 들고 세상 다 가진 듯 웃던 모습도. 아버지라 부르며 안겨들던 모습이…….”

 

 수빈은 혼란스러웠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의미하는 것을 찾기 위해 연신 머리를 굴려야했다. 수빈도, 소현도 몰랐던 사실들은 그녀의 가슴속을 헤집어 놓고 있었다.

 

 그는 그 후로도 휘를 떠올리며 제 스스로를 갉아 먹는 슬픔을 토해내었다.

 

 달이 어느 정도 기운 후에야 그들은 그곳을 떠났다. 하지만 수빈은 떠날수가 없었다.

 

 “그렇구나 휘는 이곳에서 아버지를 만났던 것이구나. 제 어머니에게조차도 비밀로 하고, 그렇게 몰래 만났던 거야. 그래서 이곳을 제일 좋아했구나.”

 

 평소에는 냉정하게 무시로 일관하던 아버지가 이곳에서 만큼은 세상 누구보다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사랑해 줬으니 이 장소가 얼마나 특별했을까?

 

 처음 세자를 보았을 때 뺨을 내리칠만큼 그가 미웠고, 억울했다. 어린 휘를 냉대하던 모습이 떠올라 화가 났는데, 그런데 아니었다. 그는 정말 휘를 귀하게 여겼다. 자신의 아들을 아끼고 사랑했지만 대외적으로 보일수는 없었던 것이다.

 

 “아마도 아이를 보호하려 한것이겠지.”

 

 마른세수를 하고 한숨을 내쉰 수빈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반짝이는 별들이 제 눈속으로 쏟아질 것 같았다.

 

 “소현마마, 이미 휘에게 들으셨겠지요? 다행입니다. 다행이에요. 정말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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