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지금, 여기, 우리!
작가 : 옥작가
작품등록일 : 2017.6.26

해랑도에서 만난 동원과 시인,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에게 빠질 수 밖에 없는 둘.
운명적인 사랑이 시작된다!

“또 만났네요? 여기서 뭐합니까?”
찰나였다. 뒤돌아선 시인이 발이 삐끗했고 뒤로 몸이 기울었다. 슬로우비디오처럼 동원의 눈이 커지고 시인을 잡으려고 손을 내밀었다. 시인은 버둥버둥 거렸지만 이미 몸의 중심은 발끝이 아니라 바다 위로 옮겨가고 있었다. 시인은 이제 틀렸다고 생각하며 비명을 질렀다.
“우아아아아! 저 수영 못..”
풍덩!
동원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풍덩!

동원과 시인의 사랑 이야기
시인의 가족 이야기
그래서 결국 동원과 시인이 가족이 되는 이야기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야기

 
제17화. 만취
작성일 : 17-06-28 11:25     조회 : 31     추천 : 0     분량 : 398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요리사들이 일제히 자신을 쳐다보았다.

 엄청 즐거운 표정으로 술을 마시던 시인은

 그 표정 그대로 동원을 바라보고는 씨익 웃었다.

 

  “어? 자까니임~ 자까님이 여기 웬일이세요오?”

  “아.. 시.. 시인씨는 여기 어떻게.. 지금 뭐.. 하는 중..이십니까?”

 

  “우리 딸입니다. 어떻게 아시는 사이신지.”

 

 가게 요리사들이 일순 일을 멈추고 동원을 보았다.

 

  “네? 따..따님? 시인씨 아버님 되십니까? 아..안녕하십니까? 이동원이라고 합니다.”

  ‘젠장.. 또 말을 더듬다니..’

 

  “아~빠아. 호호호. 내가 말했좌나요. 호호호. 섬에 어~~엄청 유명한 자까님이랑 친해져따고요. 호호호. 그런데 여긴 우리 집인데? 자까님이 여긴 어떠케 와써요?”

 

  “모..모임이 있어서요. 먼저 가 보려다가..”

 

 시인의 아버지와 요리사들은 모두

 시인과 동원의 얼굴을 번갈아 가며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모두들 팔짱을 끼고 뭔가 살벌한 눈빛으로

 동원을 쳐다보니

 동원은 가시방석이 따로 없었다.

 

  “어머어머~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시며언 아~~안돼요! 안돼요! 호호호. 한 잔 하고 가요. 한 잔 합시다.”

 

 동원은 난감했다.

 발그레한 얼굴로 너무도 예쁘게 웃으며

 동원을 붙잡는 시인과

 좀 더 있으면 몸이 폭발할 것 같은 레이저를 쏘며

 쳐다보는 남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하지만 동원의 몸은 어느 새

 시인의 옆 자리에 앉고 있었다.

 

  “수철아, 잔 하나 드려라.”

 

 시인의 아버지는 동원을 찬찬히 살펴보더니

 이윽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것을 신호로 나머지 요리사들도

 다시 자신의 일을 시작했다.

 

 수철이라는 요리사는 잔과 수저를 갖다 주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자신을 무척 불쌍하다는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가?

 

 시인의 주사가 앞사람 술 먹이는 거라는 걸

 이 남자는 알까?

 수철은 동원이 불쌍했다.

 

  “자까니임~ 오빠라 불러도 돼요오? 호호호. 오빠가 많아서 오~빠가 좋아요. 호호호.”

  “시인씨 많이 마셨나봐요.”

 

 동원은 살벌한 시선들이 사라지자

 긴장이 풀리면서 따뜻한 미소가 나왔다.

 

  “호호호. 여기는 엄~청 안저난 곳이거든요. 여기서는 쓰러져도 멀쩡하게 방에 옮겨져 있어요. 완전 신기하져?”

  “정말 좋은 곳이네요. 잘 지냈어요?”

 

  “네에~. 아빠랑 오빠들이랑 이쓰니까 너~무 행복하죠. 근데 참치오빠도 쪼금 보고 시퍼써요. 그런 의미로 쫜!”

 

 시인의 옆에는 300ml짜리 빈 맥주병이

 두 병밖에 보이지 않았다.

 술이 약해도 엄청 약한 시인이었다.

 

 동원은 시인과 건배를 한 뒤에

 시인이 술을 마시는 것을 보았다.

 원샷 할 것 같은 포즈로 한 모금만 홀짝 마신 뒤

 잔을 내려놓는 시인이 신기했다.

 

  “어머어머, 술은 원샷해야 제맛인데!”

 

 갑자기 울 것 같은 눈망울이

 안타깝게 자신을 바라보자

 동원은 에라 모르겠다 하며 벌컥벌컥 맥주를 마셨다.

 

 낯선 자리에서 재미도 없었는데

 시인의 강요로 마신 맥주가

 얼마나 시원한지 뱃속까지 한 번에 쭉 내려갔다.

 

  “이거 안주 완전 마씨써요. 매운 무너 하나, 고소한 튀김 하나 먹어요오!”

  “하하하하. 네. 알겠습니다.”

 

 동원은 맘편히 젓가락질을 했다.

 손으로 턱을 괴고 동원을 바라보더니

 시인이 중얼거렸다.

 

  “자까님 소리내어 웃는 거 처음 본다.”

  “그래요? 시인씨 볼 때마다 늘 웃고 있지 않았어요?”

 

  “아니요! 계애속 뭔가 불펴내 보여따니까요. 근데 어뜨케 그래요? 사람이?”

 

 시인은 뽀로통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키스도 해 노코! 어뜨케 연락 한 번 업써요?"

 

 순간 모든 요리사들이 칼을 꽉 쥐는 것 같았다.

 동원은 식은땀이 흘렀다.

 

  "시인씨 줄 게 있어서 찾는다고 그랬습니다. 서운했어요?"

  "그럼요! 쳇! 그래서 차자써요?"

 

 동원이 씨익 웃었다.

 

  “난 또.. 연수언니 못 잊나 했네....”

 

 동원이 손을 들어 시인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

 

  "평생 못 잊을테지만.."

 

 시인의 아버지가 살벌한 눈빛으로 칼을 닦았다.

 

  "이젠 시인씨 생각만 나네요."

 

 동원이 미소지었다.

 갑자기 시인은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으며

 또 울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미안해여. 연수 언니 가엽다. 미안해여. 저 화장실 좀 도망갔다가 올께여.”

 

 동원이 부축해 주려고 하자 시인은 괜찮다며

 화장실을 향해 걸어갔다.

 그 뒷모습을 쳐다 보고 있는 동원에게

 시인의 아버지가 말을 건넸다.

 

  “시인이가 술 많이 취한 것 같지요? 불편하게 만든 것 아닙니까?”

  “말 편하게 하십시오. 아버님. 계속 술 먹어도 되는지 걱정이 되긴 합니다.”

 

  “처음 맥주 한 병을 먹고부터 저 상태가 되었을 때 우리 가족도 얼마나 황당했는지 모릅니다. 근데 저렇게 맥주 서너병 더 먹어도 더 나빠지지는 않아요. 희한하게 술이 엄청 취한 것 같은데 적당히 더 먹으면 그만 먹겠다고 일어난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 아이가 유일하게 술 먹는 곳이라서 우리도 별로 말리지 않습니다.”

 

 시인의 아버지는 예쁘게 깍인 과일을

 한 접시 놓았다.

 초밥집에 웬 치즈인지 치즈도 놓여 있었다.

 화장실은 다녀온 시인은 안주가 바뀐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보세여! 희한하져? 안주도 막 바끼고 그런다니까요. 너무 신기해요.”

  “풉, 하하하하하. 시인씨 너무 귀엽네요.”

 

  “그러면 그런 의미로 원샷? 원샷?”

 

 시인과 동원은 맥주잔을 힘있게 부딪쳤다.

 동원은 오늘따라 맥주가 너무 맛있었다.

 시인을 보고 있으니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근데요. 자까님은 연수 언니 많이 조아해서 계속 못 잊고 이써요?”

  “못 잊죠. 못 잊는다기 보다.. 미안해서 억지로 붙잡고 있었죠. 근데 얼마 전에 작별 인사 했어요. 그만 미안해 하려구요.”

 

  “나도.. 나도요. 많이 떠나 보내봐서 알아요. 낳아주신 부모님도 도망갔고, 길러주신 엄마도 내 놔두고 도망갔고.. 진짜 열 받지 않아요? 어떻게 이렇게 이쁜 딸을 두고 다 그렇게 매정하게 가 버려쓰까. 그래서 막 화가 나요. 그래서 막 욕해요. 두고 보라고! 나 이쁜 거 다 못 보고 가쓰니까 더 막막 예쁘고 귀여운 딸이 돼서 그 분들 다 후회하게 만들어야지 막 그래요. 오빠~ 원샷!”

 

 동원은 시인이 이끄는 대로 마셨다.

 늘 가슴 한 켠에 묵직하게 있던 딱딱한 감정들이

 맥주 한 잔을 들이킬 때마다

 조금씩 부드러워지며 옅어지는 것 같았다.

 

  “그니까 오빠도 연수 언니 막 욕해요. 나쁜 사람! 나 버리고 가쓰니까 내 완전 머찐 남자 돼서 막막 여자들 꼬시고 다녀야지. 그러면서요. 근데, 비밀인데 오빠 쫌 멋진 것 같긴 해요. 크크크. 원샷?”

 

 동원은 계속 마셨다.

 계속 마시고 싶었다.

 이젠 자기도 어쩔 수 없었다.

 

 이 여자한테 빠지면 큰일이 날 것 같아서...

 그래서 더 마음을 다잡았는데..

 도저히 빠져 나갈 길이 없었다.

 한계였다.

 

  “나 쫌 술이 치했쬬? 막 술 먹다가 뭔가 그만 먹어야게다 하는 순간이 있어요. 그 순간에 안 먹을 수 있는 게 제 특기예요. 머찌죠? 그니까 걱정말고 원샷?”

  “그만 먹어야겠다는 순간은 어떻게 느낍니까?”

 

  “음.. 음.. 예를 들어.. ”

 

 순간 시인이 상체를 쭉 숙이며

 동원의 얼굴 가까이에 얼굴을 들이 밀었다.

 동원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시인이 동원의 귀에 입을 갖다 대며

 귓속말로 속삭였다.

 따뜻한 숨결이 동원의 뺨에 닿았다.

 

 고개를 돌려서 그녀에게 입맞추고 싶었다.

 여기가 시인의 아버지 가게 인 것이 정말..

 정말.. 괴로운 순간이었다.

 

  “아빠가 어딨는지 안 보여요. 크크크. 우리 가게에 요리사님들이 네 분 계신데 그 네 분 중에 아빠를 못 찾겠어요. 크크크. 진짜 웃기죠?”

  “풉! 하하하! 진짜 웃기네요.”

 

 시인과 동원은 얼굴을 마주보며 웃었다.

 코가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시인이 갑자기 동원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오빠, 힘내요. 애쓰지 말고 마음 가는대로 살아도 돼요. 그게 죽은 사람한테 할 수 있는 최선이예요. 내가 찾은 방법이기도 하고.... 그들은 그들 마음대로 못 살았으니, 우리는 우리 마음대로 살아요.”

  "......"

 

 동원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두 눈 가득 차오른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시인이 그 눈물을 닦아 주더니 나직하게 말했다.

 

  “원샷?”

 

 동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건배를 했다.

 술 세기로 유명한 동원이었다.

 주사 하나 없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그날 동원은 처음으로 킥킥대며 시끄럽게 웃었고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걷잡을 수 없었다.

 

 술에 취하는 건지

 시인에게 취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만취였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업데이트 공지 2017 / 6 / 28 661 0 -
21 제21화. 안들어가면 안됩니까? 2017 / 6 / 28 75 0 3598   
20 제20화. 가족이란 2017 / 6 / 28 45 0 4220   
19 제19화. 고백 2017 / 6 / 28 32 0 3319   
18 제18화. 시작 2017 / 6 / 28 35 0 3056   
17 제17화. 만취 2017 / 6 / 28 32 0 3982   
16 제16화. 어? 시인씨? 2017 / 6 / 28 28 0 3222   
15 제15화. 집으로 2017 / 6 / 28 32 0 4085   
14 제14화. 유혹 2017 / 6 / 28 37 0 3768   
13 제13화. 이별 2017 / 6 / 28 34 0 2877   
12 제12화. 지켜주고 싶다. 2017 / 6 / 28 33 0 4031   
11 제11화. 보물찾기(2) 2017 / 6 / 28 37 0 3997   
10 제10화. 보물찾기(1) 2017 / 6 / 28 31 0 3292   
9 제9화. 똥도 2017 / 6 / 28 34 0 4534   
8 제8화. 질투 2017 / 6 / 28 30 0 4974   
7 제7화. 초코케이크 2017 / 6 / 28 31 0 3989   
6 제6화. 씨름왕 2017 / 6 / 28 32 0 3615   
5 제5화. 남자친구 있습니까? 2017 / 6 / 26 30 0 3867   
4 제4화. 유명작가 이동원 2017 / 6 / 26 44 0 4284   
3 제3화. 인사 2017 / 6 / 26 60 0 3978   
2 제2화. 해랑도 2017 / 6 / 26 89 0 5851   
1 제1화. 만남 2017 / 6 / 26 361 0 3119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