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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셀다 론도
작가 : 녹차양
작품등록일 : 2017.6.19

셀다 론도의 여왕은 왜 죽어야만 했는가.
천 년의 여왕과 지상 최후의 용 이야기.

 
1. 약속의 땅 (7)
작성일 : 17-06-19 10:30     조회 : 27     추천 : 0     분량 : 6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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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일기장을 찾았다. 벌써 5년의 세월이 흘렀구나. 그 사이에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엘드리치는 우리 가문의 충성에 보답하기 위해 나를 거두어주셨다. 꿈같은 일이지. 난 언제나 엘드리치님의 곁에 서고 싶었다. 신하가 아니라, 여자로서. 따라서 가끔은 여왕이 부러웠다. 신원도 알 수 없던 천박한 여자가 이젠 가장 고귀한 여인이라니. 엘드리치님도 그 얼굴에 넘어가신 건 아닐까. …(중략) … 사막 가운데의 작은 마을은 벌써 셀다 론도라는 도시국가가 되었고 이곳엔 질서가 없다. 여왕은 무지몽매하기 짝이 없어 노비도 시민으로 인정하여 받아주었고 무언가를 결정할 때는 모두의 의견을 모았다. 내 하녀였던 제니가 나와 똑같은 위치라니 믿을 수 없었다. 그런데 모두들 좋다고 웃는 꼴이라니!]

 

 

 바얄로와 왕비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도통 밖에 나오지 않았기에 티타임에 초대해도 늘 무시당했었다. 다만 엘드리치가 그녀는 낯을 많이 가리고 요란한 것을 좋아하지 않다고 말하자 그러려니 하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샤를롯테가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엘드리치를 섬기던 가문의 영애였다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이 은근한 악의에 할 말을 잃었다.

 

 

 샤를롯테는 아델론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다른 론도들처럼 세계수의 결계를 관리하지도 못했고 힘을 사용할 수 있는 마법들에 대한 것도 배우지 못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꽃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 것뿐. 그마저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이 싫어 시작한 일이었다. 단지 이름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제 존재가 용납되지 않았었다.

 

 그런 샤를롯테가 이 땅에 내려와 사람들을 통솔하는 위치가 되었을 때, 모든 사람들이 선망의 눈길로 지시를 기다릴 때, 숨이 멎을 것처럼 긴장했다. 어떤 것이 좋은 선택인지 판가름할 능력도 없었고 어떻게 해야 좋은지도 몰랐다.

 

 

 그래서 그저 사람들을 모아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듣고 그것이 다수의 찬성을 받으면 시행하는 식의 정치밖에 할 수 없었다. 사실 그것이 정치인 지도 몰랐지만.

 

 

 노비도 시민으로 받아들인 일은 셀다에 인력이 없었기 때문이었고 그 노비들을 부릴 수 있는 것은 주인들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엘드리치가 주도하여 모두를 설득해서 일이 수월하게 되어 고민이 많지 않았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나. 사람들의 신분제는 지금에 와서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그 뒤의 일기는 사소한 이야기밖에 없었다.

 한참이나 페이지를 넘기자 의미심장한 내용이 있었다.

 

 

 [여왕에게 몰래 붙인 감시자에게 기이한 소식을 들었다. 여왕은 무언가 중요한 걸 숨기고 있는 것 같다고. 그게 뭘까?]

 

 

 샤를롯테는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무엇을 숨겼다니,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약간의 두통이 몰려왔다.

 

 

 [난 언제까지 엘드리치님의 혼약자로 남아 있어야 할까. 엘드리치님께 졸라봐도 희미하게 웃는 낯으로 미안하다고 하실 뿐이었다. 그분이 날 사랑하지 않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럴수록 더 애가 탄다. 이곳의 여인은 모두 그분을 흠모하고 있는데 당당하게 나설 수 없는 내가 비참하다.]

 

 

 

 [여왕을 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오늘은 건국 1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가 열렸고 각 나라의 사신들이 왔다. 정말 이 조그만 도시가 나라로 인정받은 것이다. 사신들은 셀다에 와서 경탄을 금치 못했다. 하기사 이곳은 이전에 지냈던 이살롯과 비교해도 많이 다른 곳이었다. 길은 전부 매끈하게 다듬어진 돌로 깔아놔 비가 와도 진흙이 신발에 묻지 않고, 궁전이 아닌 평민들의 집이 복층이라는 건 믿을 수 없었다. 우물이 있지만 집집마다 물이 나왔고 마차 전용 길, 도보 전용 길이 따로 있어 길이 막히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여왕의 공이 아니라 용의 지혜일 것이다. 여왕은 용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고 울기만 하는 여자니까. ……… 먼발치에서 본 것이지만 여왕은 조금도 늙지 않았다. 나는 벌써 서른이 넘었는데, 그 아름다운 얼굴은 세월이 비껴나간 듯 했다. 여왕의 곁에 선 엘드리치님을 볼 때면 억장이 무너지는 것만 같다.]

 

 

 단지 아델론에서 지냈던 것을 셀다에서도 구현한 것인데. 샤를롯테는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바얄로와 왕비의 자신에 대한 적의는 일기를 읽을수록 뚜렷해져서 오히려 착잡했다. 엘드리치를 그렇게나 사랑했었던가.

 

 

 

 [이살롯이 침략해왔다. 하기사 늙지도 않는 여왕이라니. 불사(不死)에 집착하는 그 헤일 이살롯이 여왕을 탐내지 않을 리가 없었다. 걱정인 것은, 셀다엔 병사의 수가 너무 적어서 엘드리치님도 전장에 직접 나서야 하신다는 점이다.]

 

 

 

 [감시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피를 마신다고? 정말 항간에서 떠도는 소문이 맞단 말인가? ]

 

 

 피? 설마 그것을 본 것인가? 샤를롯테는 당혹스러운 얼굴로 다시 읽어보았지만 변하는 것은 없었다.

 

 피를 마셔본 것은 단 한번이었다. 병사와 다친 시민들을 치료하느라 몇 달 째 힘을 소진하자 강인한 론도의 생명력에도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 앞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붕대 하나를 들지 못하고 손이 벌벌 떨렸다. 하우드의 부축이 없으면 걷지도 못했고… 그래도 아프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을 보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푸른 달이 휘영청 떠 있던 밤이었다. 바람은 을씨년스럽게 창문을 두들기고 있었다.

 

 「샤샤, 더는 안 돼! 이러다 네 몸이 … 」

 

 괴로운 듯 한 목소리에 더듬더듬 하우드의 얼굴을 매만졌다.

 

 「그래도 날 지키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나만 편하자고 쉴 수는 없어.」

 

 

 하우드는 그런 내 손을 세게 쥐고는 한참을 말을 아꼈다. 조금 아팠지만 따뜻한 온기가 좋아서 그에게 기대고 있었던 것 같다. 침묵을 가른 것은 하우드였다.

 

 

 「-그럼, 내 피를 마셔. 내 힘을 직접 불어넣으면 네 몸이 버티질 못할 것 같으니 네가 내 피를 취해. 」

 

 

 그때 그가 어떤 표정으로 말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피를 마신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한 일이어서 거세게 도리질했다. 그러자 하우드는 직접 팔을 물어뜯어 피를 내고 내 입에 물려주었다. 피 비린내. 그러나 이내 몸에 차오르는 편안함에 내가 더 달라고 졸랐던 것도 같았다.

 

 여전히 뿌연 시야로 하우드를 올려다보면 그는 낮게 웃으며 잘했다며 내 코끝에 입을 맞추었다.

 

 

 기이한 날이었다.

 

 

 그 것을 본 사람이 있었다니 여간 당혹스러울 수가 없었다. 인간들은 피를 내는 행위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이상하게 보였겠지. 그럼 항간에 떠도는 소문이란 것은 무엇일까? 내가 피를 마신다는 소문?

 

 

 궁금증에 다음 페이지를 넘기자 찾았던 것이 나왔다. 안드라페.

 

 [새벽에 전장에서 돌아오신 엘드리치님께서 급히 말씀하셨다. 혹시라도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다면 여왕을 지켜달라고. '안드라페'라는 것이 있는데 절대 이살롯에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하셨다. 순간 전에 들었던 것이 생각났다. 여왕이 중요한 것을 숨기고 있다던데, 그것이 '안드라페'라는 정체불명의 것인가? … 엘드리치님은 나를 너무 믿으시는 것 같다. …… 난 절대 그 여자를 위할 마음이 없는데.]

 

 

 내가, 엘드리치에게 직접 부탁했던가? …하지만 자신은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설마. 샤를롯테는 흠칫 몸을 떨었다. 봉인에서 깨어났을 때 기억에 혼란이 있다고는 느꼈다. 정확히 어떤 기억인지 생각하면 할수록 두통이 심해져서 차근차근 알아낼 생각이었는데, 그것이 '안드라페'에 관한 기억이라면. - 그것이 가장 중요한 기억이라면.

 

 안드라페에 대한 다른 정보도 있을까 싶어 다음 장을 넘겨보았지만 분노에 휘갈긴 듯한 낙서밖에 없었다.

 

 

 [마녀! 마녀! 마녀!!]

 

 다음 장에도, 그 다음 장에도. 힘을 주고 썼는지 찢어진 부분도 있었다. 한참을 더 넘기자 다시 차분한 글씨가 나왔다.

 

 

 

 [엘드리치님께서 오른 팔을 잃으셨다. 난 잘려진 오른쪽 팔의 빈 소매를 부여잡고 계속 울었다. 전부, 여왕 때문이었다. 이 전쟁도 그 여자때문이고, 고귀하신 분을 그런 곳의 선봉에 서게 한 것도 그 여자였다! 난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일기장을 넘기던 샤를롯테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여왕이 사실 마녀라는 소문이 거의 확실히 퍼지자 시민의 대다수는 이살롯으로 귀화했다. 헤일 이살롯은 그런 셀다의 시민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난 갈 수 없었다. 엘드리치님이 아주 굳건하게 마녀의 곁에 남았기 때문이다. 엘드리치님을 설득하려 했지만 불벼락같은 호통이 떨어졌다. 엘드리치님은 마녀의 농간에 휘둘리고 계신 게 분명해… 마녀를 믿는 소수의 시민들만이 셀다에 남았다.]

 

 

 [마녀가 자신을 믿는 셀다인을 다른 곳에 이주시키기 위한 준비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끝까지 착한 척. 구역질이 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엘드리치님은 전장에서 피를 흘리고 계실텐데…]

 

 

 [한밤 중에 마녀가 나를 성으로 불렀다. 께름칙했지만 혹시 엘드리치님의 전언이 있을까 싶어 달려갔다. 마녀는 전과 다름없이 아름다운 얼굴로 날 맞이했다. 그 얼굴을 긁어버리고 싶었는데… 마녀는 내게 자신이 늘 쓰던 루비가 박힌 머리장신구를 꽂아주더니 엘드리치님을 따라가라고 말했다. 마녀는, 엘드리치님께 왕으로서의 모든 권위를 주고 자신을 따르는 시민들을 통솔하게 하여 안전한 곳으로 떠나라 하였다. 그리고 난 동시에 증오스러운 여자의 손에서 바얄로와 왕비가 되었다.]

 

 

 [시민들은 무력했기에 마녀는 혹시 모를 급습에 대비해 모든 병사들을 우리에게 붙여주었다. 심지어 용까지 우리를 지켜준다고 따라나섰다. … (중략) … 사흘이 지났고, 마녀는 이살롯 왕에게 붙잡혔다는 소식이 들렸다. 용은 눈이 뒤집혀 셀다로 급히 떠났고 엘드리치님도 가고자 하였으나 내가 붙잡았다. 이제 엘드리치님은 이곳의 왕이시고, 당신을 따르는 백성이 있으니 이곳에서 이 땅과 백성을 지키는 것이 그 여자의 뜻이 아니겠냐고. …엘드리치님은 늘 그 여자의 말이라면 못할 것이 없었다. 그것을 내 눈으로 확인하는 일은 비참하고 서러웠다. (무언가로 지워진 흔적이 있다.)… 난 더이상 아름답지 않고 주름은 하나씩 늘어가는데, 늙지도 않는 언제나 아름다운 연적이란!]

 

 

 비죽 눈물이 나왔다. 옆에 서 있던 까마귀가 놀란 듯 급히 손수건을 건넸지만 거절했다. 이상하지. 이 일기엔 나에 대한 것들이 잔뜩 적혀 있는데 조금도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마녀라고 불리었다고? 그래서 다들 날 떠났다고… 마녀… 기억에 없는 나는 대체 뭘 했던걸까. 난 결국 이살롯 왕에게 붙잡혔고 무엇을 했지?

 

 아무리 기억하려 애써도 생각나지 않는다. 아주 명확하게 내 마지막 기억은,

 크라우스트 성으로 추측되는 어떤 방에 들어가 피곤한 몸으로 결계를 그렸다. 처음 시도해보는 일이어서 겁도 났지만 그것 밖에 방법이 없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나 스스로를 봉인하기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마음을 다잡고, 다잡고… 그 때, 하우드가 곁에 와 주었다. 날 끌어안고 울부짖었다. 그가 토해내는 감정들은 모두 내게 닿아 더는 두려움을 참을 수 없어 체면도 잊고 엉엉 울었다.

 

 그리고… 이젠 가야한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하우드는 나와 약속을 했다.

 용은 아주 오랜 세월을 사는 존재이니 내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깨어난다고 해도 곁에 있어줄 것이라고. 내가 눈을 뜰 때, 그 옆엔 자신이 있을 것이라고.

 

 

 

 그것이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한 거짓이었음을 너무 늦게 알았다.

 

 하우드는 섭리를 거역했고,

 

 지상에 더는 설 수 없게 되었다.

 

 

 샤를롯테는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고 그렇게 앉아있더니 홀연히 일어나 침실을 나갔다.

 

 

 

 탈리스는 그런 샤를롯테의 모습을 물끄럼 바라보다 샤를롯테가 미처 넘기지 못한 다음 페이지들을 마저 읽어 내렸다.

 

 

 

 [셀다의 본성, 크라우스트 성과 이샤 숲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그곳에 주둔하던 이살롯의 병사도, 헤일 이살롯도 실종된 것 같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아이를 가졌다. 이 아이는 몬테의 후계자가 되겠지. 그래. 그거면 된거야.]

 

 

 [늘 왕실 창고에 있는 마녀의 초상을 보는 엘드리치님을 더 이상 붙잡기 힘들다.]

 

 

 […내가 마녀의 찻잔에 독을 묻힌 것을 용이 알았 ……(불에 그을린 흔적과 많은 양의 피가 묻어 있어 더 이상 알아볼 수 없다.)]

 

 

 가장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은 그는 비식 웃으며 일기장을 덮었다. 오만한 여자의 비참한 최후같은 건 샤를롯테가 알 필요가 없지. 탈리스는 바얄로와의 마지막을 떠올렸다.

 

 진노한 용은 늙은 여자의 심장을 꺼내 으깨 버렸다. 이를 엿보던 몬테의 왕자는 석상처럼 몸이 굳어 뻣뻣하게 눈물만 흘렸고, 용은 왕자의 어깨를 두어번 토닥이고는 자취를 감추었다. 왕자의 기억을 지우고 여자의 시체를 치운 것은 자신이었다.

 

 그때의 용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고… 샤를롯테와 관련된 것에는 더욱 그랬었다.

 물론 자신도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다 옛날 일이지."

 

 하하 웃으며 일기장을 내려놓은 탈리스는 창문에 팔짱을 끼고 기댔다. 샤를롯테가 왜 저렇게 힘들어 하는 지는 잘 알고 있었다. 가능하면 자신도 그녀를 돕고 싶었다. 하지만 차라리 기억하지 않는 편이 좋은 기억이 있고… 다시는, 망가진 샤를롯테는 보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 해도.

 

 

 그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일기장의 마지막 장은 완전히 없어진 상태였다.

 

 

 

 

 

 

 "뭐야, 아직도 안 끝났어?"

 

 새하얀 털을 고르던 고양이는 귀를 쫑긋거리며 검은 사내를 쳐다보았다. 빛이 거의 들지 않는 어두컴컴한 곳. 사내는 바닥을 꼼꼼히 훑어보며 넓게 펼쳐진 진에 수식을 고쳐 넣었다. 붉은 눈이 냉막하게 빛나고 있었다.

 

 

 "샤를롯테는 지금 영혼이 상한 상태니까 더 신중해져야 해."

 

 "느려터져서는!"

 

 무심하게 대답한 사내는 다시 수식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고양이는 그 곁을 찬찬히 맴돌다 지루하다는 듯 연신 하품을 했다.

 

 

 

 주변은 온통 어둠뿐이고 말없는 영혼만이 고요히 맴돌 뿐이었다.

 

 세상의 끝, 세계의 힘이 미치지 않는 장소.

 

 사람들이 흔히 일컫는 지하세계 혹은 지옥.

 

 카타콤(Cataco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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