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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하나가 되지 못한 기록
작가 : wiin
작품등록일 : 2022.1.4

결국... 나는 끝을 볼 수가 없었다... ,

 
11.박현
작성일 : 22-01-04 22:33     조회 : 50     추천 : 0     분량 : 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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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6월 19일 토요일

 그녀의 집은 병원에서 차로 30분정도 되는 거리였다. 택시에서 내린 나와 그녀는 어두운 골목길 안으로 들어섰다. 길이 마치 미로 같았고 1층 이상의 건물은 없는 골목길이었다. 담벼락 높이가 제일 높아도 2미터 정도가 최고 높이였으며 길 폭은 너무 좁아 두사람이 나란히 지나가기에는 불편했다.

 

 나는 그녀의 뒤를 따라서 천천히 걸어갔다. 그녀는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골목길의 위치를 모조리 외웠는지 앞으로 걸어가다가 왼쪽, 오른쪽으로 몇 번씩 꺾으면서 거침없이 걸어갔다. 그러다 마침내 그녀는 검은 대문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바지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검은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 하지만 검은 대문은 집에 들어가기 위한 첫 관문이었고 곧이어 지하로 향하는 계단과 지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타났다.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위로 가지 않고 아래로 향하는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이번에는 아주 낡고 하얀 문이 나왔다. 그녀가 잠시 주섬거리더니 검은 대문을 열 때 사용했던 열쇠보다 조금 더 작은 열쇠를 사용해 문을 열었다.

 

 그녀가 집안에 들어서고 나도 집안으로 들어섰다. 그녀의 집안은 두 명이서 살기에는 비좁은 단칸방이었다. 좁은 벽의 곳곳에는 상장들과 메달들이 걸려있어 방을 더 비좁게 하는 효과를 두배로 보이게 했다. 눈에 띄는 상장들과 메달들은 그가 공부를 잘했다는 그와 관련된 정보를 떠오르게 해줬다.

 

 “아휴, 비좁지만 잠시 저기 앉아서 기다려요.”

 

 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 집을 둘러봤다. 집이 작아도 너무 작아 모든 것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그 중에서 제일 눈에 띄는 것은 처음부터 눈에 들어왔던 수많은 상장들과 메달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자연스럽게 그 앞으로 다가가 하나씩 천천히 보기 시작했다.

 

 “내 아들이지만 자랑스러워요. 못난 부모와 가난한 집에서 혼자 독하게 공부하더니 그 좋은 대학까지 가고… 등록금이라도 보태는 주고 싶은데 자기 혼자서 다 해결하더라고요.”

 

 잠시 후 그녀는 김치와 김 그리고 갓 구워 낸 햄 반찬과 김이 뜨겁게 나는 갓 지은 밥이 올려진 식탁을 가져와 바닥에 내려놓으며 나에게 말을 거는듯 아니면 혼잣말인 듯이 말을 했다.

 

 “어서 들어요. 식기전에 먹어야 맛있어요.”

 

 나는 벽에 걸린 상장들과 메달들을 뒤로 하고 식탁 앞에 앉았다. 식탁위에 올려진 반찬은 내가 평소 집에서 먹던 음식들에 비하면 형편없었다. 하지만 이 집에 앉아있는 나는 식탁위에 오른 햄반찬이 꽤나 귀중한 반찬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줌마는 안 드세요?”

 

 “나는 괜찮아요. 병원에 오기전에 먹고 왔어요.”

 

 나는 그녀의 말에 시선을 식탁으로 옮기고 젓가락을 들어 햄을 집어 먹었다. 그리고 김치도 한입 먹은 다음, 숟가락을 들어 밥을 한입 먹었다. 깊은 밤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시간에는 야식을 먹는다거나 자고 있을 수도 있는 그런 깊은 밤이었다. 하지만 점심부터 하루동안 먹은 게 없어서 그런지 식탁위에 차려진 음식들을 빠른 속도로 먹어 치웠다.

 

 내 앞에 앉아 있는 그녀는 밥을 먹고 있는 나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순식간에 밥을 다 먹었다. 배가 불러왔지만 그녀가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 듯한 느낌을 간접적으로 나에게 전달하면서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했다. 그러고는 과일을 내오겠다 말하면서 두걸음이면 도착하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한 켠에 자리잡은 내 키의 반정도 되어 보이는 작은 냉장고 문을 열었다. 그녀가 어떤 종류의 과일을 찾으려고 하는지는 모르지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꽤 긴 시간동안 들려왔다.

 

 나는 그녀의 움직임들을 바라보다 내 시선을 다시 벽에 걸린 상장들과 메달들로 돌렸다. 그리곤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상장들과 메달들을 찬찬히 살피는 중에 구석 모서리 밑에 있는 작은 책상에 눈길이 갔다.

 

 그 책상위에는 수많은 책들이 놓여 있었다.

 

 그 중에는 소설도 간간히 보였다. 당장 내 눈에 보이는 소설들은 모두 한 작가가 쓴 책들이었다. 작가가 귀욤 뮈소로, 추리 소설들이었다. 나는 아마 그가 추리 소설을 즐겨 읽었다고 추측해 보았다.

 

 아주 자연스럽게 내 관심은 책상위의 책들로 쏠렸다. 그러다 훑어보는 중에 자물쇠가 걸린 수첩을 발견했다. 내가 초등학생 일 때, 그 당시 내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비밀일기 수첩과도 비슷하게 생겼다. (내가 이런 유치한 짓을 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과일 드세요.”

 

 수첩을 발견했을 때에 나는 그녀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말에 나는 태연스럽게 수첩을 내 뒤로 숨겼다.

 

 내가 다시 식탁 앞으로 다가가 앉았다. 그녀는 내가 비운 밥그릇과 반찬그릇들을 식탁 오른쪽 구석으로 몰고는 작은 접시위의 과일을 내 앞에 가져다 주었다. 그녀가 가져온 과일은 사과였다.

 

 애초부터 난 과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남들이 하는 행동과 비슷하게 예의상 한 조각 집어먹었다.

 

 사과를 입에 넣어 씹고 있는 나를 바라보던 그녀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눈치를 끊임없이 보냈다. (내 추측이 맞았다. 과일은 명분이고 실제로는 그녀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음이 분명했다.)

 

 나는 사과를 마저 다 씹어 삼키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끝내 입을 열었다.

 

 “실은 수민이 친구가 우리집에 온 적이 처음이에요. 하나밖에 없는 아들 놈이 젊을 때 좀 놀아야 하는데 매일 일하고 공부하고… 혹시 우리 수민이 학교에서는 잘 지내요?”

 

 그녀의 예상치 못한 질문에 나는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그와 나는 그렇다 할 친분자체가 없다. 굳이 기억해내자면 내가 기억하는 그의 이미지는 귀찮은 녀석일 뿐이었다. 또한 그가 딱히 다른 사람들과 어울러 다니는 모습을 본 적도 없었다. (애초에 그가 다른 이들과 같이 어울러 다녔는지는 관심이 없었기에 기억을 떠올리는 자체가 무의미했다. 그의 표정과 지금 그가 처한 상황만이 나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나는 과 안에서 흔히 말하는 아웃사이더이다. 하지만 나는 딱히 상관은 하지 않는다. 아마 그도 나와 비슷하다고 추측을 했다.

 

 “교우관계가 아주 좋고 성실한 친구입니다.”

 

 나 자신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내가 그녀에게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하루종일 그녀에게 그에 대해서 내가 친구라고 말한 사실을 순간 깨달았다. 경찰관에게는 그저 학교 동기라 말했었다. 그런데 그녀에게는 친구라 말하고 있는 이 순간들이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러웠다. 물론 대답하기 수월한 존재의 단어는 친구가 적당하다. 어느 순간이었을까. 그 친구라는 단어 자체에서 스스로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저 그렇게 말해야만 한다는 느낌만은 정확했다.

 

 “다행이네요…”

 

 “…”

 

 “오늘 수민이 옆을 지켜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나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의 고맙다는 말에 무엇으로 답을 해야 하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도대체 무엇이 고마운지 모르겠다. 그저 이 나의 모든 행동의 이유는 배가 고팠고 그와 관련된 이 사건이 궁금했기에 이 시간, 그리고 이 집에 그녀와 같이 있을 뿐이었다. 아주 잠깐이지만 나는 나도 모르게 다른 이유 때문이라는 가정을 내놓았지만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

 

 침묵으로 답을 한 나의 반응에 그녀가 머쓱했는지 작게 웃음을 지었다.

 

 “시간도 많이 늦었는데 괜찮아요?”

 

 “아... 괜찮습니다. 택시타고 가면 돼요.”

 

 “아휴, 택시비 많이 나와요. 그리고 여기서 큰길로 나가려면 길이 복잡한데,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요.”

 

 허름한 단칸방, 이 집에서 잔다면 바로 옆에 있을 그녀를 상상만해도 불편하다. 그리고 지금은 당장 집에 가서 샤워를 하고 싶었다.

 

 “아니에요. 오면서 길은 다 외웠습니다. 그럼 이만 일어나 볼게요.”

 

 나는 자리에 일어나 그녀에게 잘 먹었다는 인사(보통의 사람들이 하는 인사) 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밖은 불과 몇시간 만에 더욱 어두워져 있었다.

 

 검은 대문을 나서기 전에 지하에 있는 단칸방의 불빛이 희미하게 내 신발을 비추었다. 그리고 그 검정색 신발은 그 무엇보다 밝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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