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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하나가 되지 못한 기록
작가 : wiin
작품등록일 : 2022.1.4

결국... 나는 끝을 볼 수가 없었다... ,

 
12.박현
작성일 : 22-01-09 19:01     조회 : 43     추천 : 0     분량 :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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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 6월 20일 일요일

 학교 앞, 스타벅스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나는 사람들이 많은 곳을 좋아한다. (사람 자체를 좋아한다는 말이 아니다.) 여러 감정들이 부딪히며 싸우는 전쟁터 같은 곳이며 이 전쟁터 속에서 여러 사람들의 감정을 추리하는 일은 나의 유일한 취미였기 때문이다.

 

 바로 내 앞자리에 앉아 있는 한 커플이 여행을 제주도로 갈지 아니면 여수로 갈지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남자는 지친 표정을 하고 있었고 여자는 그런 남자에게 분노의 표정을 표출하며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이 그런 일들을 가지고 싸우는 상황 자체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은 나의 기다림을 채워주기에 좋은 추리대상이었다.

 

 잠시 후 카페 문 입구에서부터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나타난 남자가 내가 있는 자리로 다가왔다. 그리고 내 앞의 의자에 앉아 내가 시켜 놓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쉴 새 없이 마셨다.

 

 “크으, 이제 진짜 여름인가 보다. 많이 더워졌네.”

 

 “왔어?”

 

 그가 나의 취미시간을 방해했지만 나는 상관하지 않고 그의 말에 답했다.

 

 “일찍왔네.”

 

 “왜, 난 일찍 오면 안 되는 거야? 그럼 너야 말로 약속시간 전에 여기 와서 뭐하고 있었던 건데? 또 다른 사람들 구경하고 그랬지?”

 

 그는 말을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구경하지 않았다. 단순히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감정을 추리한다고 말하는 게 맞지만 그의 말에 반박해줄 의무가 나에게는 없었다. 그래서 그의 말에 대꾸는 하지 않고 그를 쳐다만 봤다.

 

 “쌀쌀맞긴. 어쨌든 너 한번 보려고 했는데, 새벽에 연락와서 살짝 당황했어.”

 

 그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입 마시고는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 장난기 담긴 표정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실은 어제 너희 학교에서 사건이 있었는데…”

 

 “알고있어.”

 

 그는 나의 대답에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어…알고 있었어?”

 

 “응, 아버지랑은 눈도 마주쳤었어.”

 

 “아…”

 

 갑자기 생각에 빠졌는지 한동안 말을 하지 않는 그는 그의 앞에 놓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입이 아닌 마치 불안한 사람처럼 입으로 조금씩 빨아들였다.

 

 “떨어진 학생, 아버지와 관련있는 거지?”

 

 나의 질문이 이상했는지 그가 빨대에서 입을 떼더니 의심의 눈초리로 나를 쳐다봤다.

 

 “너 뭐야… 너네 학교 학생이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

 

 나는 차분히 그의 질문에 답했다. (그의 질문에는 난 절대 당황하지 않는다.)

 

 “근처에 있다가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걸 들었어.”

 

 그는 나의 대답(거짓말) 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다시 대화주제를 전으로 돌렸다.

 

 “그래서, 떨어진 학생, 아버지와 관련 되어있는 거 맞아?”

 

 드디어 그가 나에 대해서 의심하기를 멈췄는지 나의 질문에 답을 하지는 않고 그가 나를 빤히 쳐다보다 고개를 숙이더니 다시 생각에 빠진 듯했다. 그러다 그가 결심했는지 비장한 표정으로 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들을 나에게 말해주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긴 그의 말들을 들어본 결과, 한사람의 입장에서만 생각한 그의 편파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이었다.

 

 “너희 아버지 그런 분 아니야. 너도 알잖아? 넌 걱정 하지마. 내가 이 사건 꼭 해결해 줄게.”

 

 “형.”

 

 난 아주 작은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설이 형, 형은 아직 아버지에 대해서 하나도 몰라.”

 

 그는 나의 말이 의아한 듯이 나의 이름을 부르며 다급히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현아, 너 뭐 알고 있는거야?”

 

 “아직, 정확하지는 않아. 하지만 지금 당장은 말해 줄 수는 없어.”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알고 있는 게 있다면 전부 나한테만은 알려줘.”

 

 그의 말은 부탁이 아닌 강요의 말투였다.

 

 “아버지를 너무 믿지마. 지금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게 다야.”

 

 이 이상 말을 하게 되면 끝이 안보일 게 뻔했다. 그래서 나는 짐을 챙겨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나의 손목을 그가 잡아 세우더니 다시 나에게 물었다.

 

 “그 말, 대체 무슨 의미로 하는 말이야…?”

 

 “말 그대로야. 그리고 형은 형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가 아는 만큼만 행동하자.”

 

 나는 그의 손을 슬며시 풀고 카페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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