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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흑백의 세계
작가 : 새벽빛
작품등록일 : 2022.1.2

이 세상에는 오로지 흑과 백만 존재한다.
흑과 백으로만 보이는 세계, 흑과 백으로만 이루어진 세계.
이 세계에서 악을 물리치기 위한 전쟁과 그 전쟁 가운데에서 선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사정.
이 전쟁의 끝은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빛 혹은 어둠? 선 혹은 악?

 
10. 균열(1)
작성일 : 22-01-06 00:23     조회 : 71     추천 : 0     분량 : 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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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비의 말과는 달리 2대륙은 조용하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친구들은 모두 의아해했지만 가비는 극비라 그럴 거라며 곧 선언이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가비의 부모님이 보조신관이라고 했던 말이 있어 신뢰가 더 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기숙사로 돌아오자마자 가비가 다시 태평하게 잠에 빠지는 바람에 다시 의아해지기는 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궁금한 마음도 컸지만 고된 일정에 나도 모르게 스르륵 눈이 감겼다.

 

 그 후로도 한동안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나 또한 본가를 방문해서 편하게 쉬고 있었다.

 그러나 폭풍전야라고 했던가, 평온한 삶을 살아가던 우리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일이 발생했다.

 

 ***

 

 “긴급 선언이라니.”

 “무슨 일이야?”

 

 예상치 못한 긴급 모집에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 이는 군사대학 학생들도 마찬가지였고 휴가를 떠나 자리에 없는 경우도 있었기에 11대륙 연합 제사가 있는 날처럼 11대륙에 모두 보조신관들이 마력을 이용해 동시에 송출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신전 내부에 도착해서 두리번거리자 왼편에 2대륙에 있던 연합군사대학 학생들이 제복을 입고 서 있었고 나도 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주안~”

 “아서, 일찍 왔네?”

 “응.”

 “오랜만이다?”

 “카야 너도, 기숙사에 있어서 심심했겠다.”

 “아냐, 괜찮았어.”

 “이제 그만 떠들어라.”

 

 테리언 교수님이 무서운 눈빛으로 쳐다보자 학생들은 모두 순식간에 얼음이 되어 입을 다물었다.

 

 “근데 가비는?”

 “몰라. 안 왔어.”

 

 조용해진 와중에 가비가 보이지 않아서 복화술로 옆에 선 카야에게 묻자 카야도 조용히 속삭였다.

 

 “뭐지. 또 아픈가?”

 “걔 걱정 그만하고 테리언 교수님한테 혼나기 싫으면 입 다물어.”

 

 카야의 무서운 말에 저절로 입이 다물어졌다.

 그러고 얼마가 지나지 않아서 데라 왕이 단상에 올랐다.

 순식간에 장내는 조용해졌고 모두가 일제히 데라 왕을 쳐다보았다.

 

 “에헴.”

 

 데라 왕이 서서 목을 가다듬고 백성들을 바라보자 사람들은 궁금증이 폭발했다.

 

 “에, 오늘 이렇게 급히 모이라 한 것은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려야 할 중대한 사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대한 사항이라는 말이 나오자 장내는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전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전쟁이라는 말에 사람들은 더욱 소란해지고 놀라서 서로를 바라보곤 했다.

 

 “무슨 일이야?”

 “전쟁인가? 전쟁이 다시 터지는 거야?”

 

 “얼마 전 우리는 아주 중대한 사항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뭔데 저렇게 뜸을 들이는 거지?”

 

 “바로, 스파이가 잠입해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자를 끌고 와.”

 

 “어머!”

 “스파이라고?”

 “아무것도 안 하는 줄 알았더니 역시 1대륙에서 뭔 갈 꾸미고 있었어!”

 

 ‘스파이?!’

 

 사람들이 놀란 것처럼 나 또한 깜짝 놀랐다.

 예상은 했지만 전쟁이 시작된 지 8년간 아무 일이 없었던 상황에서 발각된 스파이는 충격 그 자체였다.

 언제부터 스며들어 있었던 것인지, 어디까지 숨어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데라 왕의 명령이 떨어지고 곧 이어 헌병들이 온 몸이 검게 말라붙은 핏자국으로 가득한 다 죽어가는 남자를 끌고 들어왔다.

 

 “바로 이 자가! 이번에 발각된 스파이입니다. 여러분, 이 자가 다가간 사람이 한 둘이 아닐 것입니다!”

 

 “어머!”

 

 사람들은 놀라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고 분노하는 사람, 저마다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자가 자신의 소속을 절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분명히 1대륙의 소행임이 확실한데도 말이죠!”

 

 그 말에도 그 자는 눈빛 하나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안타까운 눈으로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자의 눈에 비친 사람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그래서 이렇게 여러분들과 모든 대륙에 선포합니다. 이 자의 이름은 펠릭스 아드레아. 이 사람의 소속을 확실히 증거 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포상을 내리겠습니다!”

 “포상? 포상을 내린대!”

 “저런 사람은 바로 처형을 해야 해!”

 “저 자를 그냥 둬서는 안 돼!”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고 남자를 비난했다.

 

 “그리고 만약 1대륙 소속이라면 리한 세테르 역시도 이 사실을 알게 되었겠죠! 리한은 이 자를 살리고 싶다면 단 3일, 3일 내로 전령을 보내든 전서를 보내든 하시오. 그 후가 지나면 이 자의 목숨은 없는 것입니다. 이상!”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데라 왕은 펠릭스라는 남자를 다시 끌고 가라고 지시하며 먼저 신전 내부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다리에 힘이 없는 지 스스로 움직이기도 버거워 보이는 남자를 헌병이 끌고 뒤따라 들어가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저마다 욕설과 분노와 저주의 말을 그에게 던졌다.

 

 나도 1대륙의 소행이라는 확신이 들었기에 그 자가 너무나 싫고 치가 떨렸지만,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던 것은 내 옆에 있는 친구들의 표정이 너무나 어두웠기 때문이었다.

 

 카야의 밝은 눈동자는 얼어붙었고 아서의 인상 또한 구겨져있었다.

 그들의 마음이 정확히 어떤지는 알 수 없었지만 혹여나 나와 다른 것을 느끼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덜컥 들어 두려움이 올라왔다.

 

 ***

 

 긴급 선언이 끝나고 모여 있던 사람들이 모두 빠지고 나서야 학생들이 나갈 수 있게 되었고 나와 카야, 아서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학교에서 잠시 이야기나 할까?’라는 내 말에 그렇게 하자고 하여 학교로 이동했다.

 

 도착한 학교에서는 가비가 있었다. 마치 우리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어서 놀라 다가갔다.

 

 “가비, 너 어디 있었어?”

 “아~ 내가 조금 늦어가지고 뒤에 있었어!”

 “그럼 우리 왜 안 찾았는데?”

 “거기서 너희 찾았는데 안보이더라? 너희 맨 앞에 있었지?”

 “맞아.”

 “그러니까 안보이지! 그래서 그냥 학교로 왔어! 너희 뭔가 올 것 같아서!”

 “오, 통했네?”

 “그럼~”

 

 가비가 자랑스럽게 말하자 다들 살짝은 미소를 지으며 표정이 풀렸다.

 우리 넷은 곧 자리를 잡고 앉아 각자 음료를 골라 마시기 시작했다.

 한동안 말없이 음료만 마시고 생각에 잠겨있을 때 무거운 분위기를 깬 것은 다름이 아닌 아서였다.

 

 “너희는 오늘 어땠어?”

 “어땠냐고?”

 “응. 나는 좀 마음이 좋지는 않네.”

 “나도 동감이야.”

 

 아서의 말에 카야도 한 마디를 꺼냈다. 내 옆에 조용히 앉아있는 가비의 표정을 흘끗 바라보았을 때 표정이 묘하게 딱딱하게 굳어있어서 애써 분위기를 바꿔 보려했다.

 

 “다들 그렇지 않을까? 심란한 일이라고 생각해.”

 “그냥 스파이가 있었다는 게 심란한 게 아니라……. 오늘의 일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 또한 우리 일상에 아무도 모르게 생겨있었던 균열에 적잖이 당황했지만 아서의 폭탄과도 같은 말에 깜짝 놀랐다.

 

 “어떤 부분이?”

 “나도 아서랑 같은 생각이야. 아무리 스파이라고 해도 그렇지 정확한 물증도 없이 심증만으로 대중 앞에 세운다는 것이 과연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정확한 조사와 자료 없이 발표를 해버리면 서로 의심하고 헐뜯게 하는 계기만 될 뿐이야. 누구를 믿을 수가 있겠어.”

 “맞아. 그것뿐만 아니라……, 그 남자는?”

 “뭐?”

 

 카야가 조곤조곤 자기 생각을 이야기할 때도 불같이 자신의 생각으로 반박을 하던 가비가 평소와 같지 않게 차분히 듣고만 있어 의아할 때 쯤, 아서의 말에 의문을 표했던 것이었다.

 

 “많은 고려가 있었던 결정이었을지 모르지만……, 내가 우려하는 부분은 그 자는 오늘 많은 사람들 앞에서 스파이로 완전히 인식되었기 때문에 설령 그가 죄를 깨우치고 다시 돌아오고자 해도 결코 우리 삶 안으로 돌아올 수 없을 거야. 낙인이지.”

 “그 자는 반성하지 않을 거야.”

 “그렇겠지. 절대 돌아올 생각이 없어보였지만 혹시라도 앞으로 이런 일들이 발생할 때 모두가 이렇게 범죄자로 낙인 된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거기서 끝이니까……. 회생불가잖아.”

 

 아서가 말하는 것들은 나조차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보다 더 확고한 생각을 가진 가비도 묘하게 얼굴이 일그러져있었고 카야만이 공감하는 듯 아서의 말을 집중해서 듣고 있었다.

 

 “난 이해가 되지 않아. 그 사람은 이미 우리를 배신했어. 배신자는 그에 마땅한 벌을 받아야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고 봐. 이번 일은 아주 좋은 본보기였어.”

 

 카야와는 평소에도 자주 의견 충돌이 있던 가비였지만 아서의 말이라면 무한정 좋아했던 가비가 아서의 말에 반박을 했고 아서는 예상한 것처럼 태연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가비, 네 말도 맞아. 그저 다른 여러 가지 생각과 경우가 있는 거니까.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하고 흘려들어도 돼. 그자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야.”

 

 조금은 화가 난 듯 보이는 가비를 어르고 달래자 하고 싶은 말을 삼키는 가비였지만 이내 한숨을 깊게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겠어. 하지만 난 그런 말 듣는 거 자체가 싫어서! 오늘은 먼저 일어날게.”

 

 토라진 것 같은 표정으로 일어난 가비를 아무도 잡을 수 없었고 모두 알겠다고만 할 뿐이었다.

 

 “가비 기분이 좀 상했나봐. 나 때문에 분위기 이상해졌네. 미안.”

 

 아서가 어색해진 분위기에 민망했는지 사과를 했고 카야는 괜찮다며 자신도 아서와 같이 생각한다고 했다.

 

 “주안, 넌 어때?”

 “나……, 난…….”

 

 아서의 걱정이 담긴 눈빛에 섣불리 말을 할 수 없었다.

 

 “사실은 나도 너희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아……. 물론 그 사람도 중요하지만 전체를 봤을 때는 오늘의 결정이 맞다 생각해.”

 “그래. 관점이 다른 것일 뿐이야.”

 “그래. 내 생각도 이해해줘서 고마워.”

 

 나도, 친구들도 어색하게 서로 이해한다고 말을 했지만 우리들의 생각과 관점에서 나타나는 차이는 상당한 거리감을 느끼게 했다.

 

 평소와 다르게 숨을 턱턱 조여 오는 공기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한 내가 피곤하니까 이제 집에서 쉬자고 말을 하자 둘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많은 생각에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끼익-

 

 “우리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을지 몰라요!”

 “우리도 조심합시다.”

 

 “다녀왔습니다.”

 “주안 왔니?”

 “네.”

 “차라도 마실래?”

 “아, 아뇨. 친구들이랑 뭐 마시고 왔어요. 전 잠시 올라가서 쉴게요. 쉬셔요.”

 

 부모님께서도 선언이 끝난 지 한참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스파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머리가 복잡한 나는 더 이상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방으로 향했다.

 

 ‘과정과 결과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할까?’

 

 목적을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배려를 다 해주어야 할 것인지와 그렇게 했다가는 돌아가게 될 수밖에 없다는 효율성에 부분에서 나오는 충돌은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늘 목적 달성이 우선이라는 확고했던 나의 신념에도, 우리의 사이도, 나아가 이 사회 전체에도 균열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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