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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모자이클
작가 : Ulyss
작품등록일 : 2018.7.23

판타지 성장 소설.
헬릭이라는 신비한 힘이 지배하는 세계.
헬릭을 다루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카렐.
장애를 극복하기위한 노력, 하지만 방해하는 무리들.

 
1.3. 보호만 받는 나란 놈
작성일 : 18-07-23 15:49     조회 : 23     추천 : 0     분량 : 7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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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 산간 지역의 상위 포식자인 은빛늑대는 겨울철에 굶주리지 않으면 민가로 절대로 내려오지 않는 비교적 안전한 동물이다. 이 머리 좋은 동물들은 사람들을 교묘하게 피해 다니기 때문에 이런 대로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 하지만 가끔씩 겨울철 먹잇감이 너무 부족해지면 사람들이나 가축들을 공격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카렐. 만일의 사태를 위해 무장을 하려무나. 저 녀석들은 사냥 표적이 생기면 끈질기게 따라와서 성가실지도 모른다. 차라리 따끔하게 본때를 보여줘서 쫒아버리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구나.”

 

 우리가 타고 있는 말들도 본능적으로 겁을 먹고 흥분하기 시작한다. 나는 말의 목을 쓰다듬으면서 진정시킨다. 곧이어 등에 메고 있는 원형의 방패를 벗어 왼쪽 팔에 단단히 고정시킨다. 우리는 말을 탄 채로, 조심스레 늑대 무리근처로 다가간다. 늑대들은 우리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탐색을 한다.

 

 ‘제발.. 제발.. 그냥 도망가라..’

 

 “그르르르...”

 

 역시 나의 바람은 빚나간다. 늑대들은 물러날 생각이 없는 듯, 낮게 으르렁 거리며 공격할 준비를 한다. 아버지는 말에서 내리면서 태연하게 말한다.

 

 “카렐. 아무래도 우린 이미 표적이 된 것 같구나. 넌 저~ 뒤에서 내 말 고삐나 꽉 쥐고 있어. 다행히도 네 마리밖에 안되니까 이 강한 애비가 저 녀석들 단단히 혼쭐을 내주고 지. 하하핫!!”

 

 아버지가 야생 동물이나 몬스터와 싸우는 모습을 직접 본 적은 없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저렇게 자신만만한 것을 보니 왠지 안심이 된다.

 

 “아버지. 그래도 조심하세요.”

 

 아버지는 검을 뽑아들고 홀로 늑대 무리들을 향해 당당히 걸어 들어간다. 너무나 당당한 아버지의 기세에 놀랐는지, 영악한 늑대들은 으르렁 거리기만 할 뿐 쉽게 공격하지 못한다. 늑대들은 뒷걸음질로 슬금슬금 빠지듯 움직이면서 결국 아버지를 감싸버린다. 무리에게 포위당한 아버지는 옅은 미소를 짓더니, 갑자기 우렁찬 고함을 내지른다.

 

 “이 영악한 늑대 쪼가리들아!! 이 마렉이 니들 혼쭐을 내러왔다!! 어디 감히 인간에게 이빨을 보여? 이참에 교육을 제대로 시켜주지!!”

 

 은빛늑대들은 아버지의 고함소리에 움찔하며 조금 뒤로 물러난다. 하지만 이내 곧 무리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녀석이 크게 짖어댄다.

 

 “컹- 컹- 컹!!!”

 

 우두머리의 명령에 늑대들이 공격 태세를 취한다. 아버지는 허리춤에서 검을 천천히 뽑아들곤 검술 기본자세를 취한다. 그러면서도 입으로는 주문을 외워 헬릭을 포켓에 끌어 모은다. 일촉즉발의 대치상황도 잠시. 전투는 시작도 되지 않고 허무하게 끝난다. 갑자기 늑대들이 양 옆의 숲으로 도망치기 시작했기 때문.

 

 “푸하하하! 네놈들이 머리가 좋긴 좋구나. 강한 자를 알아보는 선구안이 있어. 명줄이 길겠어. 하하핫!”

 

 기세만으로 굶주린 늑대들을 내쫓아버린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려고 하는 그 순간.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숲으로 도망가던 늑대들이 방향을 틀어 내 쪽으로 달려오는 느낌이랄까.... 갑자기 말들이 미쳐 날뛰기 시작한다.

 

 “히이이이잉!! 푸히히히잉!!!”

 

 아무리 고삐를 세게 틀어쥐고 제압하려 해도 이미 공포가 말들을 완전히 지배했다. 급기야 내가 타고 있는 말이 앞발을 높이 치켜든다.

 

 쿵-

 

 겁먹은 말들은 주인을 떨어뜨려 버리곤 달려왔던 길로 줄행랑을 쳐버린다. 나는 떨어지면서 허리를 살짝 다쳤지만 아프다는 것도 느낄 새가 없었다.

 

 “아버지!!!! 늑대들이 이리로 와요!!”

 

 저 먼발치에서 홀로 자아도취에 빠져있던 아버지도 이미 내 쪽으로 달려온다. 하지만 난 이미 늑대들의 또렷이 얼굴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재빨리 검을 뽑아들었지만 왜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는지.

 

 ‘젠장.. 검이 원래 이렇게 무거웠던가? 늑대가 원래 이렇게 소만큼 큰 동물이었던가?’

 

 온몸을 짓누르는 공포가 검의 무게와 늑대들의 크기에 관한 관념을 흐리게 만든다. 가장 선두의 늑대가 코앞까지 달려와서 입을 벌리고 정면에서 공격해온다.

 

 “크와와아아앙”

 

 나는 이에 질세라 눈을 질끈 감고 고함을 지르며 방패를 들고 돌진 해 들어간다.

 

 “야압!!!”

 

 쿵!

 

 늑대와의 충돌에 나는 그만 뒤로 넘어져 버렸다. 재빠르게 다시 일어나려고 했지만 어느새 다른 늑대들이 나를 포위하고 서있다. 어쩔 수없이 급한 대로 몸을 최대한 말아 방패 뒤로 몸을 숨긴다.

 

 “컹! 컹! 크와아앙!”

 

 쿵- 쿵-

 

 “저.. 저리가!!!!”

 

 나를 물어뜯으려고 얼굴을 들이미는 늑대들의 머리를 이를 악물고선 방패로 밀쳐낸다. 하지만, 이내 곧 옆으로 돌아온 다른 늑대들이 내 왼쪽 다리와 옆구리를 공격한다. 나는 힘껏 검을 휘둘렀지만 그 속도는 형편이 없다. 늑대들은 쉽게 내 검을 피하면서 계속 머리를 들이밀어 댄다. 결국 늑대 중 한 놈이 내 다리를 문다.

 

 “악.!!!”

 

 다리를 문 놈을 향해 검을 휘둘렀지만 늑대는 또다시 쉽게 피하고선 다시 다리를 물고 늘어지고, 오른팔도 결국엔 다른 녀석에게 물려 검을 놓치고 만다. 살갗이 찢겨나가는 고통을 느끼면서도 나는 누워서 방패로 목을 물리지 않도록 단단히 막아선다.

 

 ‘아버지. 빨리...’

 

 하지만 방패와 땅의 좁은 틈을 파고들어오는 거대한 늑대와 눈이 마주쳐 버린다. 날카로운 이빨들이 고르게 난 입을 벌려 내 목덜미를 문다.

 

 “크와아아아앙!!”

 

 “아아아악!!”

 

 퍼버벅-

 

 늑대에게 목덜미를 물렸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방패사이를 거칠게 비집고 들어오던 늑대의 머리가 나로부터 갑자기 멀어져간다.

 

 “카렐. 정신 차려! 방패로 잘 막아!!”

 

 아버지가 아슬아슬하게 도착해서 내 목을 노린 늑대를 발로 힘껏 밀쳤던 것. 아버지는 곧바로 내 팔을 물고 거칠게 흔들어대고 있는 늑대의 등을 그대로 검으로 찌른다.

 

 푸욱-

 

 그 늑대는 아버지의 일격에 급소를 깊이 찔려 내 팔을 문 채로 그대로 바닥에 털썩 쓰러져버린다. 왼쪽 다리를 물고 늘어지던 녀석은 동료의 죽음에 놀랐는지, 내 다리를 놓고는 물러난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바로 서서 방패를 다시 고쳐 멘다.

 

 “헉- 헉- 이 늑대 새끼들.. 주.. 죽여 버릴 거야!!”

 

 이쯤 되니 나도 죽음을 각오하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른다. 이성을 잃고 칼을 휘두르며 앞으로 나가려고 하는 순간, 내 앞을 아버지가 가로막아 버린다.

 

 “카렐!! 뒤로 물러나 있어.”

 

 아버지가 낮고 묵직한 말투로 명령한다. 그러자 죽음을 불사했던 나의 전투의지가 꺾여 결국 절뚝이면서 몇 걸음 물러난다. 늑대들도 동료를 죽인 아버지를 용서할 생각이 없는지 재빠르게 퍼져 아버지 주위를 포위하듯 에워싼다. 아버지는 검 끝을 정면에 있는 늑대를 향해 가리키더니 이내 곧, 머리위로 비스듬히 들어 올려 본인의 검술 기본자세를 취한다. 그의 입에서 묵직하게 흘러나오는 주문.

 

 “라 하릭 흐라니트!”

 

 아버지가 주문을 읊조리자 검은 연기들이 스멀스멀 피어올라 그의 몸을 감싼다. 늑대들은 기이한 현상에 조금 놀란 듯이 움찔했지만 곧 오른쪽에 있던 한 마리가 입을 벌리며 아버지에게 돌진한다. 아버지는 오른쪽 늑대의 공격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정면에 있는 녀석을 향해 검을 크게 휘두르며 짓쳐 들어간다. 정면의 늑대는 본인을 향한 공격에 급하게 왼쪽으로 몸을 피한다.

 

 “크와아아앙!?”

 

 아버지를 향해 돌진 했던 오른쪽 늑대는 힘껏 아버지의 옆구리를 물었지만 입에는 검은 연기만 묻어나올 뿐. 돌진 해온 속도 그대로 아버지의 몸을 통과하여 왼쪽으로 나뒹굴어 버렸다. 아버지를 공격했던 늑대는 분명히 입에 느껴졌어야 할 살코기를 무는 감촉, 그리고 몸으로 부딪히는 충격이 전혀 없었기에 어리둥절한 듯 아버지를 바라본다. 하지만 곧바로 다시 일어서서 아버지를 노려보며 으르렁대기 시작한다. 그렇게 아버지는 그의 왼쪽으로 늑대 세 마리를 몰아넣었다. 그것은 명확히 아버지가 의도한 바. 아버지는 부드러운 동작으로 몸을 틀어 왼 손을 땅에 짚으면서 외친다.

 

 “라 하릭 프리스탓!”

 

 아버지의 몸을 감싸고 있던 검은 연기들이 일순간 왼손을 따라 땅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순식간에 늑대들의 발밑이 까맣게 물들어 버린다. 마치 검은 잉크가 물에 퍼지는 듯. 늑대들은 위험을 감지하곤, 벗어나려했지만 이미 늦었다. 그들의 몸이 쑥 땅으로 꺼져버렸던 것. 아버지는 손을 땅에서 떼어낸다.

 

 “컹! 컹! 깨갱!”

 

 그 짧은 순간 세 마리 늑대 모두 땅에 머리만 제외하고 파묻혀버렸다. 늑대들은 몸부림을 치며 마구 짖어대지만, 그저 애처롭게 머리만 겨우 움직일 수 있을 뿐.

 

 “후.. 땅에 쳐 박히고도 목숨이 붙어있는 것을 보니, 니들 가죽이 그래도 이 꽁꽁 언 겨울 땅보다는 질긴가보구나. 흥!”

 

 늑대들에게 퉁명스럽게 한 마디 던지고서 내게로 걸어오는 아버지. 평소답지 않은 우울한 얼굴로 말한다.

 

 “카렐. 이 애비가 정말 미안하구나. 아들 하나 지키지도 못하고 위험하게 만들어서... 물린 곳은 어떻게 되었니?”

 

 아버지의 근심 가득한 얼굴을 보니, 그의 기를 살려주고 싶단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픈 티를 내지 않고 당차게 말한다.

 

 “아버지. 걱정 마요. 아버지도 잘 알잖아요? 제 회복력은 트롤급인 거. 키킥. 상처는 벌써 어느 정도 아물었어요!”

 

 아버지는 늑대들의 이빨에 찢어져 너덜너덜해진 내 옷을 재껴 상처를 확인하더니 안심하는 표정으로 말한다.

 

 “그래. 네 엄마가 네게 정말 큰 축복을 주었구나. 바로 옆에 있는 나는 널 못 지켜줬는데. 멀리 있는 엄마는 아직도 널 지켜주는구나.”

 

 자신만만했던 아버지가, 자칫하면 죽을 뻔했던 나 때문에 미안해서 자책감에 빠진 듯하다. 늑대들이 물고 늘어져 너덜너덜해 진 다리와 팔은 내 몸속에 붙어있는 어머니의 치유의 힘으로 인해 이미 어느 정도 아물어 있었다. 물론 늑대에게 급소를 물렸으면 매우 위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웬만한 상처들은 저절로 쉽게 치료되는 몸을 가지고 있기에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단지 내 옷이 찢어지고 피에 젖어버린 것만이 유일한 피해였다.

 

 “그럼 네가 상처를 완전히 회복 할 때까지 조금만 쉬었다 가자꾸나.”

 

 우리는 비위 좋게도? 세 마리의 늑대 머리들 바로 옆에서 불을 피우고선, 가져온 간이 식량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늑대들은 땅에 파묻힌 것이 억울해서인지, 아니면 배가 너무 고파서인지 우리 부자를 애처롭게 쳐다보고 있다.

 

 “아버지. 쟤네들 쫄쫄 굶어서 우릴 공격한 것 같은데 남은 고기 좀 주죠.”

 

 “넌 뭘 그렇게 쓸데없이 착하냐? 저 놈들이 네 팔다리를 그렇게 만들었는데도 먹을 것을 주겠다고?”

 

 “그러는 아버지는 아들을 이렇게 만든 녀석들을 죽이지 않고 땅속에 몸만 고이 파묻었잖아요?”

 

 “난 죽일 생각이었는데 저 녀석들의 가죽이 생각보다 단단한 것 뿐이라구! 흥!”

 

 “에이.. 죽일 생각이었으면 머리까지 묻어버렸겠죠. 그리고 아버지의 기술로 몬스터들을 한두 번 파묻어 본 것도 아닐 텐데. 다 의도 한 거죠.”

 

 “아냐!! 이 마렉이 감히 우리 아들을 공격한 놈들을 용서할 리가 없지. 암. 그렇고말고...”

 

 아버지는 강하게 부정을 했지만 말끝을 흐리고선 도망친 말들을 찾으러 가버린다. 내가 아는 아버지는 아마도 불필요한 살생을 즐기진 않기에 살려 둔 것일 것이다. 나는 머리만 내놓고 있는 늑대들이 불쌍해 보여 말린 고기를 물에 불려서 가져간다.

 

 “크르르르릉..! 크르르”

 

 늑대들은 내가 다가가자 으르렁대며 잔뜩 경계를 한다. 하지만 옆으로 고기를 던져주자 불편한 자세로 혀를 길게 내밀어 허겁지겁 주워 먹기 시작한다.

 

 “컵! 커헙! 낑. 낑. 낑”

 

 “으이그.. 산에 얼마나 먹을 게 없었으면.. 많이 먹고 다른 사람들은 공격하지 마라.”

 

 늑대들이 허겁지겁 고기를 씹는 것을 구경하는 그 때, 저 뒤에서 말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버지가 도망쳤던 말들을 찾아온 것이다. 마침, 내 상처도 거의 다 아물었기에 피워 놓은 불을 끄고 떠날 채비를 한다. 떠날 채비가 모두 끝나고 길 위에 처량하게 튀어 나와 있는 늑대 머리들을 한번 바라본다. 내 팔다리를 물어뜯은 놈들이지만 왠지 안쓰러워 보인다.

 

 “아버지. 쟤네들 풀어주죠. 제가 배불리 먹여서 뒤에 오는 여행객들을 공격하진 않을 거예요.”

 

 “안 돼!! 늑대들은 집요해서 우릴 따라올 수도 있어. 살려 준 것도 감사해야지.”

 

 “아버지! 빨리 숲으로 보내주고 오세요.”

 

 아버지는 심기 불편한 표정으로 투덜거리며 늑대들에게 다가간다.

 

 “이놈들 다음에 또 내 아들을 건드리면, 그때는 아주 가죽까지 벗겨 주마. 라 데로 체 하릭 디스락!”

 

 아버지가 늑대의 목덜미를 잡은 채로 주문을 읊조린다. 그의 손에서 뻗어 나온 검은 연기가 늑대의 몸을 따라 땅 밑으로 들어간다. 곧이어 아버지는 움켜잡은 늑대의 목덜미를 힘껏 들어 올려 숲 쪽으로 던져버린다. 나머지 늑대들도 똑같이 던져 놓곤 그들에게 외친다.

 

 “너흰 내 아들이 착해서 목숨을 부지한 거다. 두 번 다시는 사람들을 공격하지 말거라!”

 

 땅에 박혀 꼼짝도 못했던 늑대들이 갑자기 가벼운 종잇장처럼 밖으로 던져져 당황한다. 하지만 금세 정신을 차리고 숲속으로 황급히 도망쳐 버린다. 그 중 우두머리인 듯 보이는 녀석은 우리를 한 번 지긋이 쳐다보곤 곧바로 동료들을 뒤따라간다.

 

 “아버지 실력이 예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은데요?”

 

 “당연하지! 푸하하!! 이 마렉은 누구보다 끊임없이 강해지는 남자지. 하하핫”

 

 방금 전까진 고분고분 미안함이 묻어나오는 말투가 그새 원상복구 되어 버렸다. 내 부상에 대한 죄책감이 벌써 날아간 모양. 이럴 땐 ‘엄마의 치유력이 약해서 조금 더 오랫동안 부려먹었더라면..’하는 생각도 잠시 스쳐간다. 나는 팔과 다리를 살펴보곤 아버지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우리는 다시 여행을 시작한다.

 

 말을 달리면서 아까의 전투를 곱씹어 본다. 아버지의 ‘존재 소멸’ 속성은 누군가를 보호하기에는 부족할지라도 전투력에 있어서는 발군이다. 이 세상의 물질과 비물질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인 ‘존재’ 그 자체를 소멸시키는 속성. 늑대들과의 전투에서 아버지의 몸을 뒤덮은 검은색 존재 소멸 속성 헬릭이, 돌진해 온 늑대의 존재를 소멸시켜 아버지의 몸을 그대로 통과시켜버렸다. 게다가 검을 휘둘러서 정면의 늑대까지 왼쪽으로 몰아넣은 다음에 늑대들이 모여 있는 그 주변 땅을 순식간에 존재 소멸시켰다. 늑대들의 몸이 땅으로 꺼지자마자 빠르게 헬릭을 거둬 묻어버렸다. 아버지 말처럼 늑대가죽이 땅속의 흙보다 약했으면 아버지가 헬릭을 거두는 순간 땅이 물질로 다시 돌아와 그들의 몸이 갈기갈기 찢어져 버렸을 것이다. 아버지가 그들을 풀어줄 때에는 늑대 몸통을 존재 소멸시키면서 동시에 무게도 소멸 시켰다. 그래서 가벼워진 땅에 박혀있는 거대한 늑대를 한 손으로 쏙 뽑아? 멀리 던져버렸던 것. 나는 아버지의 강함을 재차 확인 할 수 있었다.

 

 저런 무시무시한 존재 소멸 속성과, 아버지가 개인적으로 집중해서 익혀온 무게 소멸 속성, 그리고 그와 어우러진 그의 검술까지 함께라면 웬만한 몬스터들도 수월하게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알로이스 형도 아버지와 같은 존재 소멸 속성을 타고 난데다가 무게 소멸 기술까지 전수 받았으니 전투력이 굉장할 것이다. 물론 형은 아버지처럼 정상적인 헬릭 포켓이 아닌, 엄마의 시술로 얻은 대체 포켓. 그래서 아버지와는 달리 토크가 약하기 때문에 헬릭을 외부로 (Outer) 발산하여 본인 외에 다른 존재를 소멸시키는 기술은 불가능하다. 그 대신, 내부 (Inner)의 힘으로 전신에 빠르게 확산시키는 데에는 온몸에 퍼져있는 작은 대체 포켓들이 훨씬 유리하단다. 그래서 형은 본인 신체를 빠른 속도로 존재 소멸, 무게 소멸시키는 방법으로 본인만의 길을 걷고 있다. 아버지와 형은 같은 속성이지만 서로 많이 다른 능력인 것이다.

 

 ‘나도 형같이 대체 포켓이 있으면... 최소한의 토크만 일으킬 수 있다면 발산은 못해도 내부 힘을 이용한 나만의 길을 찾을 수 있을 텐데... 토크만...토크...’

 

 목숨이 위험했던 늑대와의 전투는 어느덧 내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그저 나의 장애 극복에 대한 희망을 품은 채로 면접을 향해 달리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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