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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미래에서 온 신녀
작가 : 시엔시엔
작품등록일 : 2019.9.21

걸쭉한 입담을 가졌다는 것 외에는 평범한 취준생이던 한미리. 혼자만의 여행 중 갑자기 백제로 이동했다? 현대로 돌아갈 단서를 찾지도 못한 채 백제궁으로 가게 된 미리. 그곳에서 엄청난 일에 휘말리게 되는데... 치열한 궁에서 살아남기 위한 미리의 생존기가 시작된다. 잠깐, 그런데 여기에 로맨스가 빠지면 또 서운하지. 백제의 남자들은 또 왜 이렇게 멋진 거야. 과연 미리는 휘말린 위험도 극복하고 사랑도 쟁취할 수 있을까?

 
19화-말할 수 없는 비밀
작성일 : 19-10-05 20:36     조회 : 34     추천 : 0     분량 : 6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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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서 무엇 하는 것이오?”

 

  막 내실로 들어간 궁녀의 뒷모습을 훔쳐보던 날 겨냥한 목소리에 내 심장이 마구 요동쳤다.

 

  아씨, X됐다.

 

  인상을 찌푸리며 입모양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은 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당당한 표정으로 뒤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자고로 필요한 것은 뻔뻔함이렸다.

 

  “길을 잃었습니다.”

 

  “길을 잃은 사람이 수상한 모양새로 뭘 그렇게 훔쳐보시오?”

 

  윽, 쓸데없이 예리하군.

 

  난 무슨 핑계를 둘러댈까 눈알을 요리조리 굴렸다.

 

  근데 이 목소리…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내가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입을 다물고 있자 그 사람이 천천히 다가왔다.

 

  그런데 다리를 다친 것인지 장애가 있는 것인지 그는 다리를 조금 절었다.

 

  “흐음. 아무래도 수상하군.”

 

  뒷짐을 진 채 그 사람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의 목소리가 꽤 심각했다.

 

  “이번엔 또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이오, 미리 궁녀?”

 

  진지했던 그의 목소리가 순간 장난스럽게 바뀌었다.

 

  그는 바로 변태 귀족 목마지였다.

 

  아니, 저 양반이 왜 여기서 나와?

 

  “변태 나리?!”

 

  토끼 눈을 한 나를 바라보며 그가 짓궂은 웃음을 흘렸다.

 

  에라이, 이 몹쓸 귀족아!

 

  사람을 놀리니까 그렇게도 재밌냐!

 

  덕분에 심장이 입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고!

 

  “놀라는 걸 보니 진짜 무슨 일을 꾸미고 있었는가 보오.”

 

  “일은 무슨…. 진짜 길을 잃은 것뿐이에요.”

 

  그때 등 뒤에서 자박대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아까 내가 뒤를 밟았던 궁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덕 나리 아니십니까? 조금 더 누워 계시지 않고….”

 

  궁녀가 목마지를 향해 정중히 인사했다.

 

  말단 하급 관리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발이 넓잖아?

 

  “내 낙연 궁녀 덕에 씻은 듯이 나았구려.”

 

  “농이 지나치십니다. 소인이 한 것이 무어라고….”

 

  “정말이오. 내 낙연 궁녀의 얼굴을 보니 지금이라도 단숨에 날아 하늘의 별을 딸 수 있을 만큼 힘이 솟는 구려.”

 

  낯간지러운 말에 낙연이라는 이름을 가진 궁녀는 부끄러운 듯 손을 마주잡고 고개를 비껴 내렸다.

 

  아니, 누가 봐도 수작질하는 걸 모른단 말이야?

 

  내 속마음도 모르고 낙연 궁녀는 얼굴을 붉히기까지 했다.

 

  속지 마시오, 궁녀.

 

  저 자는 천하의 변태란 말이오.

 

  “그래도 며칠 동안은 쉬셔야 합니다. 그러다 상처가 덧나기라도 하면 큰일입니다.”

 

  “허허허. 걱정 마시오. 내가 누구요? 그리고….”

 

  장난스럽게 웃음 짓던 목마지가 낙연 궁녀 앞으로 성큼 다가와 허리를 숙여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내가 앓아눕는다면 낙연 궁녀의 얼굴을 보지 못해 견딜 수가 있겠소?”

 

  낙연 궁녀는 그의 느끼한 말에 얼굴이 터질 듯 붉어지며 어쩔 줄 몰라 몸을 베베 꼬았지만 난 오글거림에 몸서리를 쳤다.

 

  작업은 둘만 있을 때 걸라고!

 

  멀쩡한 사람의 눈, 귀 썩게 만들고 말이야.

 

  “아, 그런데 옆에 계신 분은 뉘십니까? 보아하니 궁녀인 듯한데….”

 

  낙연 궁녀는 이제야 내 존재를 알아차렸다는 말투로 물었다.

 

  고것 참 빨리도 알아차렸군.

 

  “전 일월전 나인인데 발목을 다쳐 치료를 받고 처소로 가려다 길을 잃었습니다.”

 

  “아… 그럼 제가 출구까지 안내해 드리지요.”

 

  “어차피 나도 퇴궐해야하니 미리 궁녀는 내가 안내하겠소이다.”

 

  목마지가 잽싸게 끼어들자 낙연 궁녀는 조금 실망한 얼굴로 나와 목마지를 번갈아 쳐다봤다.

 

  하지만 그녀는 무어라 토를 달진 않았다.

 

  아니, 지금 뭔가 굉장한 오해를 받은 느낌인데?

 

  저 궁녀는 왜 날 꼭 연적 바라보듯이 보는데?!

 

  그의 말 한 마디에 졸지에 아침 드라마 여주인공이 된 난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는 걸 간신히 참아냈다.

 

  “알겠습니다.”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무시한 채 낙연 궁녀는 목마지에게만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총총걸음으로 사라졌다.

 

  “감사 인사는 됐소.”

 

  낙연 궁녀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목마지가 내게 나직하게 말했다.

 

  “뭐라고요?”

 

  “내가 곤경에 처한 미리 궁녀를 구해주지 않았소?”

 

  지금 이 변태 귀족이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사람 앞에 두고 뻔뻔하게 연애 사업한 사람이 누군데?

 

  “아, 네. 그것 참 고맙네요.”

 

  나는 다소 퉁명스럽게 말하며 그를 지나쳐 걷기 시작했다.

 

  몇 걸음 걸으니 접질렸던 발목에 다시 무리가 오는 듯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다친 발목에 체중이 가지 않게 하려니 나는 어쩔 수 없이 다리를 절뚝이며 걸었다.

 

  “많이 다친 것이오?”

 

  뒤늦게 따라붙은 목마지가 내심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난 대수롭지 않은 듯 손을 휘휘 저었다.

 

  “살짝 삔 것뿐이… 으아악!”

 

  몸이 갑작스럽게 둥실 떠올라 내 말은 외마디 비명으로 끝이 났다.

 

  “뭐… 뭐하는 거예요?!”

 

  목마지가 절뚝이는 날 안아들었다.

 

  졸지에 외간 남자에게 공주님 안기를 시전당한 난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창피함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물에 걸린 고기처럼 버둥거리지 말고 가만히 있으시오. 다 미리 궁녀를 생각해서 그러는 것이오.”

 

  그의 말에 내 몸은 남극에서 갓 건져 올려 얼어버린 물고기처럼 딱딱하게 굳었다.

 

  “특별히 신경써주는 척 하지 마요. 나리는 여자라면 다 그러잖아요.”

 

  내가 입을 삐죽 내밀며 뾰로통하게 말하자 그와 맞닿은 어깨와 옆구리를 통해 그의 웃음으로 인한 진동이 전해졌다.

 

  “지금 투기하는 것이오?”

 

  “뭐… 투기요?!”

 

  퍽!

 

  “아이고오! 내 옥 같은 얼굴…!”

 

  투기라는 말도 안 돼는 말에 머리를 급히 들다 내 머리가 목마지의 턱을 가격했다.

 

  내 머리통은 돌덩이처럼 단단하기로 어렸을 적부터 유명했으니 꽤 아플 게다.

 

  그러게 왜 말도 안 돼는 말로 사람을 모함하려고!

 

  “무슨 말도 안 돼는 소리를…!”

 

  “아, 하지만 저는 만민의 연인인 것을 어찌하겠소…. 미리 궁녀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음이 참으로 안타깝소.”

 

  저 양반이 제 멋대로 내 마음을 저울질을 하디니…!

 

  게다가 내가 저를 마음에 품었다는 모함까지 하다니!

 

  이제 보니 저 귀족은 변태에 중증 왕자 병에 아주 몹쓸 사람이구만.

 

  “저기요, 뭔가 착각하시는 모양인데… 저 그런 것 아니거든요?!”

 

  내 절박한 해명에도 목마지는 듣는 둥, 마는 둥 여전히 날 안은 채 뚜벅뚜벅 걸음을 옮겼다.

 

  닿은 곳을 통해 그의 절뚝이는 걸음걸이가 느껴졌다.

 

  내가 그의 상처에 대해 물어보려고 한 순간 목마지가 나를 땅에 내려놓았다.

 

  “오늘은 이만 가봐야겠소. 다음에 또 봅시다.”

 

  “저기요…!”

 

  내 부름에도 목마지는 다친 사람이라고는 생각 되지 않을 정도로 민첩하게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참 이상한 사람이란 말이지….

 

  “미리야!”

 

  저 멀리서 날 부르는 소리에 난 그가 사라진 어둠에서 눈을 돌렸다.

 

  “어? 화인아, 리타야.”

 

  날 부른 사람은 다름 아닌 나의 룸메이트인 미화인과 고리타였다.

 

  “네가 하도 안 오기에, 무슨 일이 생겼나 하고 걱정돼서….”

 

  희미한 등불에 비친 화인의 얼굴엔 나에 대한 걱정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깊숙한 곳에서부터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약방이 하도 커서 길을 잃어서 헤맸어.”

 

  “약방이 그렇게 컸었나?”

 

  화인은 고개를 갸웃했다.

 

  나는 괜히 화인의 팔짱을 끼며 화제를 돌렸다.

 

  “아, 배고프다! 빨리 가면 저녁밥 먹을 수 있겠지?”

 

  “식사시간은 이미 끝났지. 내가 이럴 줄 알고 소주방에서 먹을 거 조금 챙겨왔어.”

 

  “참, 미리야. 다친 곳은 어때? 리타 말로는 발목을 접질렸다면서!”

 

  화인의 말에 아까 낮에 있었던 일들이 머릿속에 떠올라 내 얼굴이 조금 굳어졌다.

 

  “너는 내가 안 무서워?”

 

  내 걸음이 느려지다 그 자리에 뚝하고 멈췄다.

 

  오늘 하루 종일 따라다니던 집요한 시선이 다시 되살아나 내 몸을 에워싸는 것 같았다.

 

  마치 문둥병 환자를 보듯 경멸과 두려움이 섞인 시선, 철창 안에 갇힌 하찮은 금수를 보듯 내 붉은 머리를 보던 시선들이 보이지 않는 거미가 되어 내 몸을 슬금슬금 기어올랐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이들의 차가운 시선은 지독하게 차가운 현실이 되어 돌아왔다.

 

  네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백제에서 넌 그저 이방인일 뿐이야.

 

  귓가에서 누군가가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았다.

 

  백제에 홀로 떨어졌을 때, 지금 이순간보다 더 큰 외로움은 없을 것 같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애초에 주변에 아무도 없었을 때의 외로움보다 어설프게나마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 모두 떠나가는 상황에서의 외로움은 비교도 할 수 없었다.

 

  입궁하고 처음으로 따뜻하게 날 사람으로 대해 준 화인이 다른 궁녀들처럼 떠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자 숨이 턱하고 막히는 듯 했다.

 

  “뭐가 무서워? 너도 나와 같은 백제인 인데.”

 

  화인은 뒤돌아 중도에 멈춰서 뒤처진 나를 향해 말했다.

 

  그녀의 말에도 내가 여전히 쭈뼛대며 가만히 있자 그녀가 다가와 내 손을 잡았다.

 

  “미리야, 난 널 믿어. 누가 뭐라 하던 너랑 같이 사는 내가 너에 대해서 가장 잘 알지 않겠어?”

 

  “하지만… 나랑 같이 다니면, 너도 피해 입을 거야.”

 

  “바보야. 네가 왜 그런 걸 걱정해. 이건 엄연히 내 선택이야. 널 친구로 선택한 것도, 같이 다니기로 한 것도 다 내 선택이라고. 그러니 그 뒤에 일어날 일에 대한 책임은 내게 있어. 그리고… 누가 감히 신들린 궁녀가 아끼는 친구를 건들겠니?”

 

  “비련의 주인공 납셨네. 뭐, 세상이 네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알아? 그깟 소문 몇 달 지나면 시들해질 것을.”

 

  어느새 등불을 들고 우리의 곁으로 다가온 리타가 덧붙였다.

 

  리타가 말은 밉상으로 해도 그 속뜻은 화인과 다르지 않음을 알았다.

 

  난 감동에 젖은 촉촉한 눈으로 화인과 리타를 바라보다 팔을 벌려 둘을 꽉 껴안았다.

 

  “으이구! 날개 잃은 천사가 여기 둘이나 있었네!”

 

  “아악! 뭐야, 징그러워!”

 

  “수, 숨 막혀, 미리야!”

 

  “으아하하하! 그래, 이런 거에 무너질 한미리가 아니다, 이거야!”

 

  나는 양 옆구리에 리타와 화인을 끼고 실성한 듯 큰소리로 웃었다.

 

  “드디어 정신을 놓았구나. 이제 미친년이란 소문도 돌겠네….”

 

  리타의 불평 섞인 목소리에도 난 싱글벙글 웃으며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을 옮겼다.

 

 

 

 ***

 

 

 

  “그런데 말이야…. 약방의 내실이란 곳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어?”

 

  리타가 소주방에서 챙겨온 음식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나는 이부자리에 누워 뒹굴 거렸다.

 

  화인은 여느 때처럼 어두침침한 등잔불에 의지해 바느질을 했다.

 

  “내실? 글쎄?”

 

  화인이 바느질감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하자 난 몸을 굴려 리타 쪽으로 데구루루 굴러갔다.

 

  “리타, 넌?”

 

  “몰라.”

 

  리타의 시큰둥한 대답에 난 그녀의 무릎에 머리를 턱하고 얹었다.

 

  “진짜 몰라? 너 궁에 대해선 완전 빠삭하잖아.”

 

  “모른다니까…! 그리고 대갈통 치워! 무거워 죽겠네.”

 

  리타가 신경질을 내며 무릎을 들썩였지만 난 그녀의 무릎에서 머리를 치우지 않았다.

 

  “아…. 난 오늘 여기서 자야겠다.”

 

  나는 리타의 무릎을 베고 태연자약하게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내가 물러날 기미가 없자 리타가 드디어 무거운 입을 열었다.

 

  “약방의 내실은… 내가 듣기론, 기밀을 유지해야하는 왕실 사람의 은밀한 치료를 하거나 아니면… 그에 상응하는 은밀한 사람을 숨기기 위해 종종 사용된다고 들었어.”

 

  그녀의 말에 내가 탁하며 무릎을 치고 벌떡 일어났다.

 

  그럼 그 궁녀가 왕실 사람처럼 중요한 사람이란 말인가?

 

  “바로 그거야!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사람!”

 

  등잔불이 타들어가는 소리만 가득한 처소 안에 난데없는 내 우렁찬 고함소리가 울려 퍼지자 화인이 화들짝 놀라며 바늘을 손에서 놓쳤다.

 

  “그게 무슨 소리야? 들키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니?”

 

  “아… 그, 뭐냐. 내가 우연히 아까 치료하다가 들었거든. 약방 내실에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이는 궁녀가 지내고 있다고. 그 말을 들으니까, 딱! 궁금해지더라고.”

 

  내가 대충 둘러대는 말에 리타가 콧방귀를 뀌었다.

 

  “넌 참 궁금한 것도 많다. 그런 은밀한 곳에 숨겼다면 응당 그에 걸맞은 이유가 있을 터! 그런 복잡한 일에 연루되려하지 말고 네 분수에 맞게 살아. 그게 지겹도록 오래살 수 있는 방법이니까.”

 

  “넌 어쩜 매사에 그리 부정적이야?”

 

  “부정적이 아니라 현실이 그러하니 하는 소리야. 헛소리 그만하고 이제 디비져서 자자!”

 

  신경질적으로 카랑카랑하게 말하며 리타는 이불을 획하고 덮어 돌아누웠다.

 

  전부터 느낀 것이었지만 리타는 항상 이런 주제가 나오면 정도를 지나치게 예민하게 굴었다.

 

  특히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련될 법한 이야기가 나오면 특히나 더욱 날을 세웠다.

 

  처음엔 그녀의 행동이 단순히 날 위협하기 위한 공격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녀와 지내다보니 그 행동들이 마치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고슴도치가 가시를 세우듯 방어적인 반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본능적으로 리타가 우리에게 숨기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하지만 난 모른척하기로 했다.

 

  나 역시 그들에게 숨기는 비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우리 같은 천것이야 별 탈 없이 오래 사는 게 목적 아니겠냐!”

 

  나는 그렇게 말하며 이불을 덮었다.

 

  별 탈 없이 오래 사는 것. 백제가 아닌 대한민국에서 누구보다 원했던 미래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이곳에선 발악이라도 하지 않으면 남들에게 특별할 것도 없는 그 삶마저도 누리지 못할 것 같았다.

 

  ‘약방의 내실…. 꼭 가봐야겠다.’

 

  난 속으로 그렇게 되뇌며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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