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비가 자리에서 일어나 연우 곁으로 달려가 힘들어 보이는 연우를 부축하고 카페 방으로 데려간다. 알바생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방으로 가보면 슬비를 꼭 안고 기대 앉은 연우의 모습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건우가 걸어오는 것을 본 치훈은 건우를 막는다.
"미안한데 오늘은 그냥 가라"
"형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가요?"
"회사 일이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서 힘든가봐 슬비랑 같이 있게 해줘"
"그럼 먼저 간다고 말해주세요"
"응 조심해서 가라"
건우는 집으로 가고 치훈은 카페에서 일을 하면서 신경이 쓰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결국 다시 방으로 가서 묻는다.
"어떻게 됐는지 물어봐도 될까?"
"내일 회사에서 다 말해 줄 테니까 나가 줄래?"
"알았어 쉬어라 참 건우는 먼저 간다고 전해 달래"
"고마워요 사장님"
치훈이 다시 나오고 방안에는 연우와 슬비 둘만 남아서 눈빛을 마주한다.
"오빠 힘들어 보여요 좀 누워서 쉬어요"
"머리가 좀 복잡해서 그래"
"그럴 때는 자는 게 최고에요"
연우를 침대에 눕혀서 이불을 덮어준다. 바닥에 앉아 침대에 누운 연우의 손을 잡아준다. 연우도 꼭 슬비의 손을 잡고 바라본다.
"내가 잠들면 그때 가 줘"
"알았어요. 그러니까 아무 생각하지 말고 자요"
연우는 억지로 눈을 감아본다. 몇 분이 지나 연우는 잠이 들고 조심스레 손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연우를 바라보고 방을 나왔다. 카페에 치훈이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 슬비가 나오는 것을 보고 일어난다.
"연우는 어떻게 하고 나와"
"지금 잠들었어요"
"그래 피곤하겠다 얼른 집에 들어가"
"네 사장님도 들어가세요"
슬비가 카페 문을 열고 나와 골목길을 혼자 걸어간다. 연우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걸음이 점점 느려지고 집 앞 계단에 앉아서 생각에 잠긴다.
건우가 집에 도착해 목이 말라 부엌으로 가니 아버지가 혼자 술을 마시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앉아있다. 건우가 그냥 가려고 하다가 자리에 앉아서 대신 술을 따라주며 아버지의 얼굴을 쳐다본다. 역시 힘들어 보인다.
"오늘 다들 왜 이래 사람들이 왜 다들 힘들어하지"
"나 말고 힘든 사람이 또 있어"
"연우형도 힘들어하며 오더니 아빠도 이러고 있다"
"연우를 만났니"
"네 연우형과 동업하는 치훈형이 운영하는 카페에 갔다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그냥 나왔어요"
"별 다른 말은 없었어?"
"네, 설마 우리 회사 때문에 형의 회사가 문제 있는 건 아니죠"
"아니야 그럴리가 연우가 무슨 말은 없고"
"없었는데 왜 제가 연관되어 있는 일이에요?"
"아니라니깐"
"이 기분은 뭐지 꼭 내가 스파이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빨리 졸업해서 우리 회사에 들어와 이제 일은 그만하고 쉬고 싶다"
"난 아빠 회사 안 들어 간다니깐요"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이층으로 올라간다. 방으로 들어 온 건우가 침대에 쓰러지며 눕는다. 시계를 보고 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아직도 연우형과 카페 방에 있는 거야"
"아니 잠든 모습 보고 집에 왔어"
"연우형 무슨 일로 힘든거야"
"나도 몰라 치훈사장님께도 말 안했어"
"그래 우리 아빠도 힘들어 하던데"
"아마 그럴거야"
"왜"
"오늘 연우오빠 너희 아빠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거든"
"그렇구나 두 사람이 만나서 힘들었구나"
"아버지께서 무슨 말씀 하셨어"
"아니 늘 똑같은 소리지 뭐 내가 졸업해서 아빠 회사 입사하는 것"
"넌 취업 걱정 안해도 되겠다"
"난 늘 말하지만 아빠 회사는 안 들어간다"
"그래도 결국 그 회사는 너의 것이 될 거니깐 반항하는 것 아니야?"
"너도 우리 아빠 회사가 탐이 나냐?"
"넌 갖고 싶지 않지만 사모님 소리는 듣고 싶지"
"그래... 그럼 아빠 회사도 고려를 해야하나?"
"꿈도 크다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을 보면 회사도 재산도 다 물 건너갔어"
"나도 그렇게 생각해 ㅋㅋㅋ"
"나 피곤해 너도 그만 자라 넌 지각해도 용서 받는 학생이지만 난 지각하면 안 되는 직장인이니까 "
"되게 생색낸다 너 나도 학교 그만 두고 회사나 다닐까?"
"말도 안 되는 소리 집어치워"
건우의 말에 괜히 신경질을 내면서 전화를 끊고 잠을 청하는 슬비.